초판발행 2026. 6. 30
추천사
AI를 만드는 일은 데이터를 식재료로 삼아 새로운 요리법을 개발하는 일과 비슷하다. 오염되지 않은 데이터, 빈틈없이 기록된 데이터, 일정한 기준에 따라 잘 키운 데이터, 필요한 시점에 확보된 신선한 데이터, 그리 고 서로의 맥락을 보완하는 데이터가 충분히 모일수록 AI라는 요리는 더 건강하고 맛있는 결과를 낼 수 있다.
이 책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의 예방”이라는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역AI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실제 사례를 통해 쉽게 설명한다. 산지에서 식재료를 고르듯 데이터를 선별하고, 정제하고, 부족 한 정보를 맥락으로 보완하며, 현장의 판단과 AI의 예측이 어떻게 함께 작 동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개발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AI가 단순히 편리한 도구가 아니 라, 행정과 현장의 판단 방식을 바꾸는 과정임을 이해하게 된다. 특히 공공 분야에서 AI를 사용하는 공무원, 민간 전문가, 현장 종사자들에게 이 책은 AI가 어떤 데이터 위에서 바르게 작동하는지, 그 데이터가 생산되고 활용 되는 맥락을 왜 이해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AI는 도구이지 목적이 아니다. 우리가 AI의 결과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은 데이터와 더 책임 있는 활 용을 위해 함께 참여할 때, AI는 공동체 전체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발 전할 수 있다.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가 AI를 통해 더 안전하고 지능적인 행정으로 나아가는 길을 고민하는 모든 분께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 백은옥(한양대학교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교수, 국가AI전략위원회 데이터 분과 위원장)
최근 AI 열풍이 거세다. 기업도 정부도 앞다투어 AI를 도입한다. 그러 나 기존 업무 방식은 그대로 둔 채 AI만 덧붙이면, 기껏해야 일부 효율을 높이는 데 그친다.
이 책은 AI를 통해 어떤 변화를 만들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 변화에 어 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방역 행정의 실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AX는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다. 행정이 판단하고 행동하며 학습하는 방식 자 체를 바꾸는 일이다.
저자는 흩어진 데이터를 연결하고, 이를 AI-Ready 데이터로 만들며, 알고리즘을 통해 위험을 예측하고, 현장의 피드백을 다시 학습에 반영하 는 전 과정을 보여준다. 현실의 변화에 맞추어 끊임없이 재학습하지 않는 알고리즘은 결국 죽은 알고리즘이 된다. AX는 한 번 구축하고 끝나는 시 스템이 아니라, 계속 진화하는 살아 있는 시스템이어야 한다. 이 책은 데 이터, 현장, 조직, 제도, 신뢰가 어떻게 연결되어야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 나는지 또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AI의 가치는 사람을 대체하는 데 있지 않다. 사람이 더 나은 판단을 내 리도록 돕는 데 있다. 저자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개별 부처의 데 이터 사일로를 넘어 국가 전체가 연결되고 학습하는 체계를 제안한다. 이 를 국가 지능이라고 부른다.
이 책은 AI 시대의 행정을 고민하는 정책 책임자와 공공기관 리더뿐 아니라, 조직의 AX를 고민하는 경영자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AX 로 어떤 변화를 만들 수 있고 어떻게 이러한 문제를 풀며, 이를 어떻게 진 화시킬지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생생한 경험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 신수정(임팩트리더스아카데미 대표, 《최소한의 경영학》 저자)
디지털 행정을 오랫동안 지켜본 입장에서, 이 책의 문제의식은 공감을 넘어 자성에 가깝다.
수많은 공공 AI 사업이 보고서로 끝나거나 시범사업에 머물렀던 이유 가 기술이 아니라 행정 구조에 있었다는 진단은 정확하다.
저자들이 농림축산검역본부 현장에서 만들어낸 결과는, 단순한 성공 사례를 넘어 한국 행정이 ‘AI 도입’을 ‘AX 전환’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무 엇을 바꿔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국가 지능’은 슬로건이 아니다. 부처와 시스템이 따로 도는 행정을 하 나의 지능으로 엮어내는 일, 지금 한국이 가장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이다.
? 임문영(제22대 국회의원, 前 국가AI전략위원회 초대 부위원장)
단순히 화려한 AI 도입 사례를 열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막대한 예산 이 투입된 공공 AI 프로젝트들이 왜 실질적인 성과 없이 방치되고 있는지 그 원인을 심도 있게 분석한 책이다.
저자들은 기술력의 부족이 아니라 문제의 본질적 구조를 제대로 파악 하지 못한 것이 핵심이라는 날카로운 통찰을 제시한다. 현장의 생생한 경 험과 사례를 통해 우리를 설득하며, AX는 단순히 개별 시스템을 넘어 국 가적 차원의 지능을 조율해야 하는 과제라는 이들의 결론은 향후 우리나 라 공공 AX가 나아가야 할 명확한 이정표를 제시해 준다.
? 한상기(테크프론티어 대표, 《AI 전쟁 2.0》 및 《AGI의 시대》 저자)
머리말
요즘 어느 조직에 가도 같은 말을 듣습니다. “AI를 도입하라.” 위에 서도 밖에서도, 시대도 그렇게 말합니다. 그런데 막상 자리에 앉으면 누구도 쉽게 답하지 못하는 질문이 남습니다. 어디에 도입해야 하는가. 보고서를 요약하는 데? 민원에 답하는 데? 예산을 짜는 데? 그리고 더 근본적인 질문. AI는 정말 만능인가. 무엇이든 넣기만 하면 풀리는 도 구인가. 현장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일수록, 어쩐지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는 의심을 품습니다. 이 책은 바로 그 혼란에서 출발합니다.
이 혼란이 단순한 유행의 문제가 아닌 이유가 있습니다. 한계가 다 가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구는 줄고 사회는 빠르게 고령화되는데, 행정이 감당해야 할 문제는 오히려 늘고 복잡해집니다. 기후 변화, 감 염병, 산불, 홍수, 지역 소멸, 끝없이 늘어나는 복지 수요까지. 더 적은 사람이 더 많은 문제를, 그것도 더 빨리 풀어야 하는 시대입니다. 지금 까지의 방식으로는 곧 버틸 수 없으리라는 예감을, 현장의 많은 사람 이 이미 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AI에 대한 기대가 그토록 절박한 것 도 바로 그래서입니다. 더는 사람을 갈아 넣는 것만으로 메울 수 없는 격차가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절박함만으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인공지능은 공공 부문에도 빠르게 들어왔습니다. 매달 새로운 모델이 혁신을 약속했고, 많은 조직이 서둘러 도구를 들였습니다. 그 러나 현장에서 기술은 자주 문턱을 넘지 못하고 멈췄습니다. AI는 보 고서를 요약하고 데이터를 정리했지만, 정작 조직이 무엇을 먼저 보고 어떻게 결정해야 하는지는 바꾸지 못했습니다. 성능 좋은 엔진은 있었 지만, 그 엔진을 싣고 현실의 도로를 달릴 자동차가 없었습니다. 도구 를 도입했을 뿐, 일하는 방식은 그대로였던 것입니다.
우리는 이 간극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곧 ‘AI’와 ‘AX’는 전혀 다른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AI가 더 좋은 엔진을 만드는 일 이라면, AX(인공지능 전환)는 그 엔진으로 조직이 일하는 방식 자체를 다시 짜는 일입니다. 믿을 수 있는 데이터를 고르고, 현장 전문가의 경 험을 알고리즘이 이해할 언어로 옮기고, 그 결과를 다시 행정이 실제 로 쓸 수 있는 의사결정의 형태로 되돌리는 것. 기술을 도입하는 일이 아니라, 기술을 업무로 바꾸는 일입니다. 그러는 사이 우리는 처음의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물어야 할 것은 “어디 에 AI를 도입할 것인가”가 아니라, “우리가 진짜로 해결해야 할 문제 가 무엇인가”였습니다. 도구에서 출발하면 만능을 찾아 헤매다 길을 잃지만, 문제에서 출발하면 비로소 기술이 놓일 자리가 보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성공담이 아닙니다. 우리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 자 방역이라는 현장에서 먼저 문제를 포착했습니다. 발생한 뒤에 쫓는 것이 아니라 미리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수요, 그러기 위해 충분한 데 이터를 확보해야 한다는 필요. 그 문제를 풀기 위해 여러 기술을 차례 로 끌어왔고, 그 끝에서 비로소 AI에 닿았습니다. 그러나 AI에 닿았다 고 길이 열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믿었던 데이터가 배신했고, 정작 필 요한 데이터는 사고가 터진 뒤에야 생겨났습니다. 무엇을 찾아내려는 지는 분명한데 그것을 측정할 도구가 없었고, 정확도란 무엇인지, 알 고리즘이 내놓은 답을 어떻게 해석하고 현장에서 어떻게 써야 하는지 도 알 수 없었습니다. 이처럼 장벽은 기술의 안쪽이 아니라 늘 그 바깥 에 있었습니다.
이 한 사례가 우리에게 분명히 보여준 것이 있습니다. AX 전환은 뛰어난 기술 하나, 솔루션 하나를 들이면 끝나는 일이 아니라는 것입 니다. 그것은 문제를 정의하는 일에서 시작해 데이터를 다루는 방식, 측정하고 해석하는 기준, 그리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행정 업무 전 반을 함께 바꾸어 나가야 하는 더디고 지난한 과정이었습니다. 비록 하나의 감염병의 사례지만, 여기서 드러난 문제와 해법은 다른 수많은 영역에서도 똑같이 되풀이됩니다.
결국 AI 시대의 진짜 과제는 더 똑똑한 모델을 들이는 것이 아니라, 국가라는 거대한 조직이 더 똑똑하게 일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스스 로 배우고, 기억하고, 더 빨리 판단하는 국가. 우리는 그것을 ‘국가 지 능’이라 부릅니다. 다가오는 한계 앞에서 국가가 무너지지 않고 오히 려 더 단단해질 수 있다면, 그 열쇠는 여기에 있다고 믿습니다.
이 책은 그 지능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한 하나의 경 험입니다. 우리는 이 책에서 모든 답을 내놓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AI 를 어디에 쓸 것인가’라는 물음을 ‘우리는 무엇을 풀어야 하는가’라는 더 나은 질문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다면, 이 책은 제 몫을 한 셈입니다.
이제, 우리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2026년 6월
구름 · 홍승길
구름
데이터로 현실의 문제를 푸는 일에 매달려 온 기업가다. 성균관대학교 경 영학과에 입학한 뒤 2001년부터 병역특례 요원으로 데이터베이스 관리자 (DBA)이자 개발 팀장을 맡으며 엔지니어로 성장했고, 복학 후에는 경영정보 시스템(MIS) 연구실에 몸담아 데이터마이닝과 인공지능을 공부했다. 이후 이 데일리 금융공학연구소, 교보증권, KTB투자증권을 거치며 데이터와 산업, 그 리고 금융을 보는 눈까지 키웠다.
2015년, 데이터테크 기업 ㈜빅밸류를 창업해 지금까지 공동대표로 회사 를 이끌고 있다. 은행 담보대출, 대형 프랜차이즈의 점포 관리와 매출 예측, 가 축전염병 방역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의 AX 전환을 직접 설계하고 수행하면 서, 그 모든 변화의 바탕에 ‘제대로 된 데이터’가 있다는 사실을 현장에서 배 웠다. 그 경험이 빅밸류를 데이터테크 기업으로 키워 온 동력이다. 이러한 공 로로 농림축산식품부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국토교통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정책 영역에서도 꾸준히 목소리를 보태 왔다. 2018년 데이터경제포럼 워 킹그룹에서 AI Hub 데이터 구축 사업을 자문했고, 2022년부터는 국가데이 터정책위원회 자문위원으로 민간 데이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일했다. 2026년 부터는 국가AI전략위원회 데이터분과 위원으로 국가 AI 데이터 전략 자문에 참여하고 있다. 데이터가 행정과 사회를 바꾸는 ‘AX의 시대’를 여는 것이 그
의 꿈이다.
홍승길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출발해 30여 년을 행정 데이터와 함께 걸어온 공직 자다. 숭실대학교 정보과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고, 1991년 전산주 사보로 공직에 들어선 뒤 전산사무관, 과학기술서기관을 거치며 종이와 수기 로 쌓이던 행정을 디지털로 옮기는 변화의 한복판에 있었다. 2021년부터는 농림축산검역본부 동식물빅데이터 팀장으로서 가축전염병 방역 데이터의 통합 · 활용 체계를 고도화하고, 인공지능 기반 위험도 예측 시스템과 행정 AX 모델 구축을 이끌며 22년간 되풀이된 가축방역의 재난을 데이터로 끊어내는 일에 매달려 왔다. 국가가축방역통합시스템(KAHIS)이 처음 세워지던 순간부 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여정을 함께한 산증인이다. 오랜 시간 현장에 서 쌓은 행정 AX가 더 정교해지고 널리 퍼져, 더 많은 행정의 현장을 바꾸어 나가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PART 01: 위기의 시그널: 왜 지금 행정 AX인가?
CHAPTER 01 재난의 경제학:
우리는 왜 1조 원의 실패를 반복하는가? 13
CHAPTER 02 도구의 함정:
업무 편의(RPA)와 행정 지능(AX)은 다르다 31
CHAPTER 03 AX의 실체:
‘기술의 도입’이 아니라 ‘행정의 진화’ 43
PART 02: 지능의 재구성: 빅데이터를 넘어 ‘AI-Ready’ 데이터로
CHAPTER 04 데이터 선별의 미학:
무엇이 인공지능을 똑똑하게 만드는가? 59
CHAPTER 05 기록의 지능화:
인간의 경험과 현장의 역사를 학습하는 알고리즘 83
CHAPTER 06 알고리즘의 성적표:
‘몇 %를 맞췄나’가 아니라 ‘얼마나 효율적으로 골라냈나’ 101
PART03: 현장 수용성: 기술이 사람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법
CHAPTER 07 휴먼 - 센트릭 AX:
현장 방역관이 AI를 신뢰하게 만드는 법 109
CHAPTER 08 매뉴얼의 지능화:
종이 지침을 넘어 ‘살아있는 시스템’으로 125
PART04: 신뢰와 협력: AX를 완성하는 사회적 합의
CHAPTER 09 규제에서 상생으로: 데이터가 만드는 ‘방역 공동체’ 147
CHAPTER 10 CCTV와 차단막이 연결될 때:
AI가 행정 지침을 넘어 실질적 통제가 되는 순간 165
CHAPTER 11 시뮬레이션으로 미래를 읽다:
디지털 트윈이 바꾸는 살처분의 논리 171
CHAPTER 12 생태계의 확장:
실체형 지능(Physical AI)과 민관 협력 179
PART05: 지능형 국가의 탄생: AX 오케스트레이션과 글로벌 표준
CHAPTER 13 AX 오케스트레이터:
칸막이를 넘어 국가 지능을 최적화하다 199
CHAPTER 14 국가 전략으로서의 AX:
K-지능형 행정의 글로벌 영토 확장 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