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발행 2025.07.31
“장면은 지나가도, 질문은 남는다 ? 영화로 만나는 행정학의 세계” 행정학은 일상 속에 있지만,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정부는 어떻게 작동하며, 공공조직은 무엇을 기준으로 움직 이는지에 대해 우리는 종종 관심이 없거나, 막연한 이미지에 기대곤 합니 다. 그러나 이러한 질문들은 단지 시험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 가는 공동체의 질과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주제들입니다. 이 책은 그러한 질문들에 좀 더 흥미롭고, 직관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시도입니다.
많은 사람이 행정학을 처음 접할 때, 추상적인 개념과 복잡한 이론의 숲에서 길을 잃기 쉽습니다. “관료제”, “책임성”, “공공성과 효율성의 긴 장” 등은 중요한 개념이지만, 때로는 그것이 우리 삶과 어떻게 맞닿아 있 는지 실감하기 어렵습니다. 꽤 오래전부터 ‘행정학은 이토록 현실적인 학 문인데, 정작 학생들에게는 왜 멀게만 느껴질까?’, ‘수업에서는 정책결정 의 합리성을 배우고 외우는데, 뉴스 속 정책은 왜 이렇게 비합리적으로 보일까?’ 같은 질문이죠.
이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우리는 ‘영화’라는 창을 열었습니다. 사실 행정학은 우리 삶 구석구석에 스며 있습니다. 출근길 지하철요금, 아이들의 학교 급식, 전기요금 고지서, 재난 문자 하나에도 행정 학은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걸 잘 느끼지 못하죠. 영 화가 재미있는 이유는, 그런 익숙하지만 낯선 세계를 스크린에 펼쳐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거기에서 시작됐습니다. 행정학을 ‘설명’하 려 하지 않고, 영화 속 장면들을 따라가며 ‘느끼게’ 해보자는 마음에서 요. 일방적인 설명보다는 함께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 았습니다. 물론, 이 책은 모든 걸 설명하지 않습니다. 대신 영화처럼 여 지를 남기고, 생각할 거리를 건넵니다. 영화는 끝났지만, 이야기는 끝나 지 않듯이 말이죠.
『머니볼』의 빌리 빈 단장은 데이터를 들고 고집스레 체제를 흔듭니 다. 개혁이란 이름의 낯선 괴물과 씨름하는 그의 모습은, 어쩌면 공무원 조직에서 “이건 왜 이렇게 하나요?”라고 물어봤다가 정적이 흐르게 했던 어느 신입 사무관의 심정과 닮았습니다. 『감기』와 『컨테이젼』에서는 언 론과 권력, 공공조직의 책무가 충돌하는 순간을, 『기억전달자』와 『미래 소년 코난』에서는 통치구조와 권력의 불평등이 어떻게 시스템을 만들고 유지하는지 엿볼 수 있죠.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과 『알고리즘의 편견』 을 통해서는 인공지능(AI) 기반 사회에서 윤리적 딜레마와 책임 있는 의 사결정의 문제를, 『어 퓨 굿맨』이나 『체포왕』을 통해서는 법치주의와 성 과주의, 조직문화의 병폐를 조명해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무거운 교과서를 내려놓고, 영화관에 앉아 팝콘을 먹듯 행정 학을 경험해보자는 제안입니다. 어렵지 않습니다. 각 장에서 한 편의 영 화를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그 영화가 던지는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어 느새 복잡해 보였던 행정학 개념들이 슬며시 친숙한 얼굴로 고개를 내밀 겁니다. 뉴스에서, 동네 주민센터에서 혹은 우리 일상에서. 그렇게 영화 속 장면이 현실과 닿는 순간, 행정학은 더 이상 시험 과목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이해하는 언어’가 될 수 있을 겁니다.
행정학을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는 친근한 입문서가 되기를, 이미 관 심 있는 분들에게는 새로운 관점의 사고 도구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영화라는 매개를 통해 행정학의 세계를 더 생생하게 체험하고, 이론을 넘어 현실의 질문과 책임을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장면은 스쳐 지나가지만, 질문은 남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이 바로, 이 책의 출발점입니다. 스크린은 꺼져도, 생각은 계속됩니다. 이 책이 여러 분에게, ‘아, 행정학이 이런 거였구나’ 하는 작은 깨달음을 안겨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2025년 여름
이철주 · 한승주 · 김공록 드림
엮은이
연곳(硏㖛): 사회과학 콘텐츠 랩
지은이
▼ 이철주
고려대학교 행정학 박사
연곳(硏㖛): 사회과학 콘텐츠 랩 대표 고려대학교 공공감사연구센터 전문연구위원 고려대학교 행정학과 시간강사
주요저서 및 논문
디지털 전환 관련 정부역할에 대한 시민인식(2024), 과학기술 국가연구개발의 감사결과 에서 나타나는 정책오류 현상의 원인적 양태와 그 토대에 대한 연구(2024), 한국 대통령의 역할 변화에 관한 공무원의 인식분석(2023), 민주화 이후 대통령의 역할과 국정성과 간의 관계(2023), 미래통계청: 국가통계거버넌스의 독립적 위상과 ‘통계기반정책분석’ 기관으 로의 재창조(2022) 등
▼ 한승주
고려대학교 행정학 박사
명지대학교 공공인재학부 행정학전공 부교수
주요저서 및 논문
정권교체에 따른 정책변화와 행정부처의 대응(2025), 정책형성에서 행정부처의 자율성과 대통령의 정책추진력(2023), 정부 관료제의 통제와 행정책임(2023), 정책결과에 관한 공 직자의 책임인식(2022), 대통령의 관료통제와 정책공간(2021) 등
▼ 김공록
연세대학교 행정학 박사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교수
주요저서 및 논문
공무원 충원방식과 조직 및 공직몰입(2022), 다산의 행정사상(2010), 공중의 특성에 따른 공중의 정책 PR에 대한 반응과 효과(2008) 등
01 붉은 여왕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1
국가 형성의 역사적 배경: 서구의 시간과 공간 4
국가의 특성과 구성요소 6
붉은 여왕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 주권과 주권행사 9
● 참고한 내용 및 더 읽어 볼 것들 11
02 로사 박사는 왜 바다 한가운데 섬을 만들었을까? 21
국가의 조건은 무엇일까요? 24
정부 규제의 정당성은 무엇인가?: 혁신과 규제 26
어떤 조건을 갖추어야 국가가 될 수 있을까? 29
● 참고한 내용 및 더 읽어 볼 것들 31
03 이도와 정기준이 치열하게 논쟁한 이유는? 39
국가권력은 어떤 형태로 구성될 수 있는가? 42
현대 민주국가에서 국가권력의 행사주체는 누구일까? 45
어떤 국가권력의 형태가 책임성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는가? 47
● 참고한 내용 및 더 읽어 볼 것들 49
04 작은 바닷가마을의 콜랴는 왜 집을 빼앗겼을까? 61
국가권력과 국민의 관계에 관한 세 관점: 국가주의, 자유주의, 마르크스주의 64
국가권력의 행사권자, 국민의 참여 67
현실과 미래: 국가권력이 공정하게 행사되기 위해서는? 69
● 참고한 내용 및 더 읽어 볼 것들 71
05 공무원 카자코시는 왜 자동차 개발을 주도했을까? 77
정부 역할의 변화사: 야경과 방임 시대, 개입 시대, 거리두기 시대 80
정부와 국가발전: 발전국가, 복지국가, 신자유주의 국가 82
현실과 미래: 앞으로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할까? 85
● 참고한 내용 및 더 읽어 볼 것들 87
06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은 왜 싸웠을까? 101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104
시장은 언제나 성공할까? vs. 정부는 언제나 성공할까? 107
그렇다면 사회문제는 누가 해결해야 할까? 108
● 참고한 내용 및 더 읽어 볼 것들 111
07 맥나마라 장관은 왜 숫자를 믿고 전쟁을 계속했을까? 125
이윤과 효율 우선의 경영이 만든 참사 128
정확한 통계정보에 근거한 전쟁의 패배 131
효율을 넘어선 공공가치는 어떻게 추구해야 할까? 133
● 참고한 내용 및 더 읽어 볼 것들 135
08 파인버그 위원장은 왜 생명가치에 대한 생각을 바꾸었을까? 143
인간 생명의 경제적 가치는 얼마인가? 146
정부의 재량으로 기꺼이 예외를 만들 수 있는가? 148
기술위험시대, 인간생명의 경제적 가치는 얼마일까? 149
● 참고한 내용 및 더 읽어 볼 것들 151
09 현실이라면 다크나이트의 사람들은 범죄인들의 배를 터트렸을까? 161
정부목표의 의미와 특성 164
정부목표 달성 과정과 결과에 대한 판단기준 그리고 충돌가능성 166
정부는 어떤 목표를 선정하고, 어떤 행정이념(가치)을 필요로 할까? 168
● 참고한 내용 및 더 읽어 볼 것들 171
10 왜 갤러웨이 소령은 두 해병이 무죄라고 생각했을까? 187
왜 조직은 개인을 과도하게 동일시하려는 것일까? 190
공무원의 정부조직에 대한 복종과 책임도 중요하지만,
모든 상황에서도 복종해야 할까? 192
불법적인 명령과 정당한 이의제기 간의 현실 194
● 참고한 내용 및 더 읽어 볼 것들 196
11 공무원은 플레쳐와 듀이 중 누구에게 더 끌릴까? 209
어떤 리더가 공무원들의 일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 212
공무원들의 일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향상시키는 데 리더만이 중요할까? 214
공무원들이 끌리는 리더는 어떤 모습일까? 215
● 참고한 내용 및 더 읽어 볼 것들 217
12 마포서 팀장과 서대문서 팀장은 왜 체포왕이 되려고 했을까? 225
지난 20여 년간 정부조직에서 추진한 성과 중심의
조직관리는 만족스러웠을까? 228
성과를 측정하고 평가하는 행위가
정부조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을까? 230
성과와 평가의 시대,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있을까? 232
● 참고한 내용 및 더 읽어 볼 것들 235
13 설리 기장은 왜 허드슨강에 비상착륙을 했을까? 245
위기상황에서 조직의 매뉴얼은 무조건 유효할까? 248
설리 기장의 허드슨강 비상착륙은 옳은 판단이었을까? 249
위기상황에서 정부조직 구성원들은 적극행정을 펼칠 수 있을까? 251
● 참고한 내용 및 더 읽어 볼 것들 253
14 흑인 조이는 얼굴에 왜 하얀 가면을 덮어썼을까? 259
인공지능이 국민의 대표자가 될 수 있을까? 262
인공지능에 따른 정책집행은 더 공정한가? 263
AI가 편견을 학습했다면 정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265
● 참고한 내용 및 더 읽어 볼 것들 268
15 리키는 우리가 살아갈 미래의 모습 중 하나일까? 275
디지털 전환 시대, 인간의 노동은 어떻게 될 것인가? 277
플랫폼 노동 시대, 인간과 기술과의 관계는? 280
디지털 전환과 플랫폼 노동 시대에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가? 281
● 참고한 내용 및 더 읽어 볼 것들 283
16 왜 에린 브로코비치는 부동산 무료상담 건에 관심을 가질까? 293
미국 캘리포니아 작은 도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296
화학물질 사고에 대해 정부는 왜 쉽게 처벌하지 못할까? 297
정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예견가능성과 회복가능성 299
● 참고한 내용 및 더 읽어 볼 것들 301
17 다니엘 블레이크는 왜 벽에다 본인의 이름을 적었을까? 309
디지털 전환시대에 기술 취약층은 공공 및 민간영역
서비스에서 불평등을 받고 있을까? 312
디지털 전환시대에 기술 취약층에게 정부는
무엇을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가? 314
컴맹은 복지 혜택을 받을 자격이 없을까? 316
● 참고한 내용 및 더 읽어 볼 것들 317
18 치버 박사는 미어스 박사를 왜 감염현장에 급파했을까? 325
감염병 확산 상황에서 정부는 무엇을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가? 328
감염병 확산상황에서 정부가 적용한 정책수단과 그 효과는? 330
감염병 발생의 일상화와 대응관리의 문제 331
● 참고한 내용 및 더 읽어 볼 것들 333
19 무슨 부탁이길래, 소영은 망설였을까? 341
미래 초고령사회의 대책으로 정부는 안락사를 권할 수 있는가? 343
죽음을 선택할 자유? 정부는 죽고자 하는 의지도 존중해야 하는가? 346
정부는 어떤 정책대안이 필요할 것인가? 348
● 참고한 내용 및 더 읽어 볼 것들 349
20 우주 비행사 쿠퍼가 블랙홀에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355
기후변화 시대에 정부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358
기후변화 시대에 자원순환은 얼마나 가능할까? 359
기후위기의 현실과 자원순환의 미래 361
● 참고한 내용 및 더 읽어 볼 것들 363
21 조너스와 코난이 선택한 미래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371
미래사회는 디지털 전체주의가 될 것인가? 374
미래사회는 지금보다 사회적 연대가 더 단단해질 수 있을까? 375
우리가 선택하는 미래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377
● 참고한 내용 및 더 읽어 볼 것들 380
● 사항색인 387
● 영화제목색인 3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