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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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국제정치의 비극
신간
한반도 국제정치의 비극
저자
전봉근
역자
-
분야
군사학
출판사
박영사
발행일
2023.06.30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444P
판형
신A5판
ISBN
979-11-303-1785-4
부가기호
93340
강의자료다운
-
정가
28,000원


초판 2023.06.30

냉전기 한국의 최대 외교안보 과제는 대북 전쟁 억제와 남북통일이었다. 탈냉전기의 최대 과제는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비핵평화체제 정착이었다. 그런데 남북 분단 78, 한국전쟁 종전 70, 탈냉전 33년이 지난 오늘 한반도 현실은 그런 기대와 크게 다르다. 남북관계 개선, 한반도 비핵평화는 고사하고, 북한은 핵무장 했고 한반도 정세는 제2의 한국전쟁을 우려할 정도로 악화했다. 2010년대 후반 들어 미중 패권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동북아, 특히 한반도가 초강대국 간 지정학적 경쟁의 한 복판에 놓였다. 따라서 북핵문제에 더해 미중 패권경쟁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이 사활적인 외교안보 과제가 되었다.

안타깝게도 이 과제들은 상당 기간 해결될 조짐이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 과제들은 정치군사적 성격을 가진 데다 휘발성이 커서 조그만 충격에도 한국의 국익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공통점이 있다. 결국 한국 외교는 과거에 그랬듯이 앞으로도 남북 분단, 북한 핵무장, 미중 패권경쟁, 한일 갈등 등 중층적인 외교안보 위협요인과 투쟁하고 관리하며 살아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왜 이런 복합적인 외교안보 위기에 빠지게 되었나? 지속가능한 평화와 번영을 보장하기 위해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이런 상황인식과 의문이 필자가 이 책을 쓰게 된 배경이다. 이런 문제의식은 필자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국민과 외교안보통일 연구자들이 다함께 공감하는 문제일 것이다.

보통 외교안보는 어떤 나라에서나 국민의 일상적인 고민거리는 아니다.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우크라이나전쟁과 같이 개개인의 생명이 걸린 전시는 다르지만, 평상시 일반 국민은 공기와 같이 외교안보를 잊고 지낸다. 그런데 평시에도 국민 개개인이 외교안보 동향에 촉각을 세워야만 하는 나라가 있다면, 아마 한국을 손꼽을 것이다. 탈냉전기에도 줄곧 핵 위기와 전쟁 위기에 시달렸던 나라는 아마 한국이 유일할 것이다. 한국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으로서 북한과 제로섬적인 서로 먹고 먹히는안보경쟁 관계에 있다. 휴전선은 군사력 밀집도와 군사적 긴장도가 세계 최고이다. 북한은 9개 핵무장국(nuclear-armed state) 중에서 유일하게 핵 선제공격을 위협하는 나라인데, 그 대상이 바로 한국이다. 북한의 임박한 핵공격에 대해 한국도 선제공격 대응 원칙을 갖고 있는데, 이렇게 상시적으로 서로 선제공격을 위협하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찾기 어렵다.

역사적으로 한반도는 동북아 패권경쟁이 발생할 때마다 이에 끌려드는 지정학의 활성단층 지대에 있었다. 한반도는 20세기 중반 미국과 소련의 지정학적 결정으로 분단되었고, 오늘은 미중 패권경쟁이 초래한 지정학적 소용돌이에 다시 빠졌다. 오늘 한국은 세계 10대 종합국력 중견국가, 6대 군사 강국이라고 하지만, 남북 분단과 주변 강대국으로 인해 안보 취약국가의 본질은 그대로이다. 한국은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지만, 자원빈곤 국가이자 제한된 내수시장을 가진 경제 취약국가의 본질도 변하지 않았다. 한국경제의 대외 의존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며, 에너지·식량·자원의 자급률은 최저 수준이다. 미중 패권경쟁과 각자도생 시대에 국가 간, 진영 간 지정학적, 지경학적 무한경쟁이 벌어지면서, 한국의 안보적, 경제적 취약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동북아에서 세계적 강대국에 둘러싸인 중소국가 한국은 끼인 국가의 비운을 온몸으로 겪고 있다. 한반도의 비극은 동북아 지정학과 강대국 정치의 산물이다. 한반도는 전통적으로 유목세력과 농경세력, 그리고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충돌하는 중간 지대였다. 임진왜란, 청일전쟁, 러일전쟁, 한국전쟁 등 강대국들이 대거 참전했던 동북아 대전(大戰)은 한반도를 끼고 발생했다. 냉전기에는 자유전영과 공산진영이 충돌하는 단층선이 한반도를 갈랐고, 양대 진영이 직접 충돌했던 한국전쟁으로 인해 남북 분단은 더욱 고착되었다. 21세기에는 미중 패권경쟁이 한반도를 신냉전의 전장(戰場)으로 만들었다.

더욱이 한반도는 중층적인 지정학적 단층 지대에 있다. 이런 지정학적 구조는 한반도에서 평화정착과 통일 노력이 반복적으로 실패하고, 갈등과 분단이 재생산되는 주요 배경이다. 오늘 한반도에는 미중 간, 중일 간, 남북 간 등 삼중의 지정학적 단층이 활성화되었다. 국내에서 대북, 대외정책을 둘러싼 남남갈등까지 포함하면, 한국은 사중(四重)의 지정학적 단층대에 살고 있다고 하겠다. 이런 한반도의 비상(非常)한 지정학적 토양은 비상한 대응책을 요구한다. 이런 한반도와 동북아의 지정학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한반도의 영구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가 대전략을 찾는 것은 현 시대 정치인과 전문가들의 역사적 소명이자 숙제가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필자가 2010년대 중반부터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수행한 연구의 결과물이다. 당시 중국의 부상이 지속되면서, 동북아에서 미중 경쟁, 중일 경쟁, 북중 관계 긴밀화, 한미일 대 북중러 진영화 현상 등이 부각되었다. 필자는 이런 동북아 국제정치 동향에 대한 대응을 염두에 두고, 본격적으로 중소국 외교, 한국의 국가 정체성, 동북아 지정학, 한국의 지전략과 대전략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에서 중소국 외교 세미나 시리즈를 운영하고, ‘외교전략연구센터의 책임교수도 맡았었다. 2019년 화웨이 5G 통신장비 사태를 계기로 외교부가 미중 경쟁에 대한 대응책을 수립하기 위해 외교전략조정회의를 가동할 때, 국립외교원을 대표하여 참가했었다. 관련 연구 결과는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정책연구시리즈와 주요국제문제분석으로 발표되었다.

이 책은 아래의 논문과 보고서를 수정 보완하고 재구성하여 집필했다. 포함된 정책연구시리즈 논문은 “21세기 한국 국제안보 연구: 개념과 실제(2015), “동북아 세력정치와 한국 안보(2018), “중소 중추국 외교전략과 한국 외교(2018), “미중 경쟁 시대 한국의 중간국 외교전략(2019), “동북아 지정학과 한국 외교전략: 강중국과 중추국 정체성을 중심으로(2020), “동북아 신지정학 시대 공동안보를 위한 지역안보협력 추진 전략(2021), “동북아 전쟁과 한국의 지전략”(2022) 등이 있다. 주요국제문제분석 보고서는 국가안보전략의 국익 개념과 체계(2017), 미중 경쟁 시대의 동북아 국제정치와 한국 안보(2017), “북핵 해법 논쟁과 한반도 비핵·평화공존체제(2018), “미중 경쟁 시대 정체성 기반 국익과 신외교 원칙(2019), “코로나19 팬데믹의 국제정치와 한국 외교 방향(2020), “미중 경쟁 시대의 동북아 평화협력 추진 전략(2021), “한국 외교를 위한 전략의 역할과 방법(2022) 등이 있다.

이 책의 1부는 과거와 현재 동북아 지정학과 패권경쟁 동향을 분석하고 평가했다. 동북아의 패권경쟁은 역내 국제정치의 반복되는 현상이라는 점을 주장하고, 중소국으로서 강대국 세력경쟁 사이에 끼인 한국의 딜레마와 비극을 분석했다. 2부는 한국 외교의 전략 빈곤현상을 분석하고, 전략적 사고의 방법과 국가안보전략 체계를 제시했다. 그리고 지속가능한 외교전략을 수립하는 데 필수적인 국가 정체성을 제시하고 토론했다. 3부에서는 미중 패권경쟁 사이에서 한국의 효과적이고 지속가능한 외교전략을 제시했다. 효과적이고 지속가능한 외교전략을 수립하려면 국가 정체성에 기반을 둔 외교전략과 국민합의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책은 필자의 정년퇴임기념 저술이다. 필자가 학업을 끝내고 외교안보 분야에 종사한 지 30년이 지났다. 탈냉전기의 외교안보 격변기 동안에 필자는 정부 안팎에서 외교안보 업무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연구할 기회를 가졌다. 필자가 그동안 집중했던 과제 중 하나인 북핵문제에 대해서 30년에 걸친 실무경험과 연구 결과를 핵화의 정치(2020),<<북핵 위기 30(2023)>>에 담았다.

이 책이 완성되기까지 주변에 많은 신세를 졌다. 동료 교수와 학계 전문가들의 지적 자극과 교류는 이 글을 집필한 원동력이 되었다. 수시로 나라의 앞날을 생각하며 한국의 외교안보전략을 같이 토론했던 이동희, 전경만, 한용섭, 박영호, 김태현, 이상현, 김흥규, 전재성, 신범식, 박병광, 이수형, 박인휘, 이병철 박사님께 감사드린다. 이 책이 발간될 수 있도록 안내해 주신 한용섭 박사님께 특별히 감사드린다. 이 책이 완성되도록 도와준 유지선, 김자희, 김수겸 연구원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집필하면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지만,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한반도의 비핵평화, 동북아의 평화공영체제를 구축하는 데 한 장의 벽돌로 쓰이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윤정, 재은 두 딸과 그의 아이들은 핵 위기, 전쟁 위기가 없는 세상에서 살게 되기를 염원한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교수

 

2005년부터 2023년까지 국립외교원 교수로 재직하고,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장 직무대리, 안보통일연구부장, 외교전략센터 책임교수 등을 역임했다. 연구 분야는 북핵문제, 동북아, 외교전략, 군축비확산, 핵정책 등이다. 국립외교원 이전에는 대통령실 국제안보비서관, KEDO 뉴욕본부 전문위원, 통일부 장관정책보좌관으로 근무했다. 그 외 한국핵정책학회 회장, 한국국제정치학회 부회장, 외교부·통일부·국방부의 자체평가위원·정책자문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한미 원자력협력협정 개정협상, 남북정상회담자문회의, 국회 남북화해협력자문위원회, 국회 경제외교자문위원회, 원전수출전략 추진위원회 등에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 주요 저서로는 󰡔한반도 국제정치의 비극(박영사, 2023)󰡕, 󰡔북핵 위기 30(명인문화사, 2023)󰡕, 󰡔비핵화의 정치(명인문화사, 2020)󰡕, 󰡔신 국제질서와 한국 외교전략(공저, 명인문화사, 2021)󰡕, 󰡔북한의 오늘 2(공저, 서울대 국제문제연구소 총서, 2019) 등이 있다.

1부 동북아 패권경쟁과 한반도의 운명

1장 미중 경쟁에 대한 한국의 딜레마와 고민

2장 지정학 시대의 귀환

3장 동북아 패권전쟁 역사와 한반도의 운명

4장 중추국의 외교 옵션과 사례 비교

5장 동북아 지역 안보협력의 모색과 한계

 

2부 한국 외교를 위한 전략적 사고

6장 한국 외교에서 전략의 빈곤과 전략의 활용

7장 국가안보전략의 체계와 방법

8장 한국의 4대 국가 정체성과 국익

9장 국제안보를 위한 전통 안보와 신안보 방법

 

3부 동북아 신지정학 시대 한국의 선택

10장 한국의 지속가능 신외교전략

11장 미중 패권경쟁에 대한 한국의 중추국 외교

12장 공동안보 기반의 동북아 지역 전략

13장 북한 핵무장 이후 북핵 외교와 억제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