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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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법원에서의 국제법판례
한국법원에서의 국제법판례
저자
정인섭
역자
-
분야
법학 ▷ 국제법
출판사
박영사
발행일
2018.11.10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380P
판형
크라운판
ISBN
979-11-303-3281-9
부가기호
강의자료다운
-
정가
29,000원

초판 2018.11.10

법학연구에 있어서 판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제법의 특성상 ICJ 등 국제재판소 판결이 1차적 연구대상이 될 수밖에 없으나, 그렇다고 해서 국내 판결에 대한 연구 역시 게을리 할 수 없다. 국내 법원의 판결은 국가의 중요한 국제법 실행을 구성하기 때문이다. 국내 법원의 판결은 각국의 국제법 이행의 생생한 현장이기도 하다. 이에 각국에서 발간되는 국제법 서적들은 국제법 원리를 설명하는데 자국 국내 판례를 활발히 이용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내 법원 판례가 연구자들이 접근하기 쉽게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필자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 당시 국내에서 널리 사용되던 국제법 교과서에는 우리 국내 판결이 단 1건도 인용되어 있지 않았다. 아무리 국제법이란 특성을 감안해도 공부를 막 시작한 초심자의 입장에서 국제법이란 우리의 국내 현실과 직접 관련성은 없는 법인가라는 회의가 들기도 했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 보면 한국은 대외경제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국가발전을 도모해왔고, 그 과정에서 외국과의 접촉이 적지 않았고, 일제 피식민이나 6.25 전쟁과 같은 특수한 경험까지 갖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국내 법원에서도 국제법 관련사건이 어느 정도는 제기되었으리라 생각되었다. 이후 필자가 대학에 국제법 교수로 자리를 잡은 다음 언젠가는 우리 법원에서의 국제법 관련 판례정리 작업을 해야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미국․영국․일본 등 선진 각국에서는 자국의 국제법 관련 판례를 정기적으로 정리하고, 책자로 발행하는 사실이 부럽기도 했다. 그러나 그 후로도 한참 동안 이 일은 필자의 마음 속 희망목록 속에만 자리 잡고 있었다.

이 작업의 시작은 1994년 가을 「서울국제법연구」의 창간에서 비롯되었다. 그 해 서울국제법연구원은 새로운 전문학술지의 발간을 예정해서 필자가 준비를 총괄하게 되었다. 그 때 필자의 가장 큰 고민은 이미 오랜 역사를 가진 대한국제법학회의 논총이 간행되고 있는데, - 당시 「국제법학회논총」도 원고 확보가 늘 용이하지는 않았다고 기억된다. - 별도의 국제법 학술지를 간행하는 의의를 어디에 두어야 하느냐는 점이었다. 이에 「서울국제법연구」는 국제법에 관한 국내실행과 관련된 논문을 주로 수록하는데 주안점을 두어 차별화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학회 논총과의 경쟁자가 아닌 협력자요 보완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같은 취지에서 연구지에 국제법 관련 국내판례, 최근 체결 조약과 국제법 관련 국내법령 등을 소개하는 고정난을 만들어 필자가 그 정리를 담당하기로 했다. 이것이 필자가 국제법 관련 국내판례를 정리하기 시작한 시초였다. 이후 필자는 「서울국제법연구」에 반년마다 국내 판례를 정리․소개하는 작업을 25년째 계속하게 되었다.

학계에서 국제법 관련 국내판결을 손쉽게 이용하려면 아무래도 이를 단행본으로 정리한 책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는 국내 판례의 전산화가 전혀 되어 있지 않던 시절이었다. 작업을 시작하기도 전 여러 가지 걱정부터 앞섰다. 우리 법원에서의 국제법 관련 판결들을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하나? 우리 법원에서의 국제법 관련 판례 모음이 과연 책 1권의 분량이 될 수 있을까? 우리 법원에서의 국제법 관련 판례가 단행본으로 출간될 의의가 있을 정도로 다양한 주제를 다루어 왔을까? 이 작업은 필자의 시간투여를 과연 어느 정도 필요로 할까? 필자 혼자 그 일을 감당할 수 있을까? 정리가 된다 해도 상업성이 전혀 없을 책자의 출간을 맡아줄 출판사가 과연 있을까? 필자는 여러 차례 망설임 끝에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해 1997년 여름부터 본격적인 판례정리를 시작했다. 다른 논문작성은 가급적 미루고 도서관에서 광복 이후 발간된 각종 공식․비공식 판례집, 요지집, 판례해설서, 판례카드 등을 찾아 닥치는 대로 읽으며 혹시 국제법과 관련된 대목이 있는가 조사했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해 혹시라도 관련 판례를 찾을 수 있을까 광복 이후의 각종 법률잡지․법률신문도 일일이 들쳐보았다. 서울법대 도서관에 1950년대부터의 옛날 자료가 다른 곳보다 많다는 점이 필자로서는 그나마 다행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의 판례찾기는 조사라기보다 수색에 가까웠다. 판결을 찾으면 새로 타자해 파일을 만들어야 했으므로 교정의 수요도 엄청났다. 약 1년 여의 작업을 바탕으로 1998년 「韓國判例國際法」(홍문사)이라는 책자를 출간할 수 있었다. 국제법 관련 국내 판례가 본원적으로 풍족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름 구색과 분량을 맞추기 위해 좀 무리하게 포함시킨 판례도 있는 등 여러 모로 부족한 점이 많았으나, 국내 최초의 작업이라는 데 의의를 두었다.
그 뒤 2005년 초판 중 국제법 관련성이 낮은 판례를 대폭 정리하고, 새로 찾은 판례를 추가하는 한편 분류와 순서도 상당 부분 재정리한 제2판을 출간할 수 있었다. 그 사이 판례 전산화가 어느 정도 진척되어 추가 작업은 한결 쉬워졌다. 사실 「韓國判例國際法」은 간행한 지 6년을 넘겼지만 당시까지도 초판 재고가 꽤 남아있어 출판사는 개정판 발행에 약간의 난색을 표했는데, 제2판의 경우 인세는 받지 않고 주변 선후배 동학들에게 증정할 책자 상당물량을 필자가 개인적으로 구입하는 형식으로 출판사의 어려움을 좀 덜어 주었다. 그래도 상업성이 없는 판례집을 출간해준 당시 홍문사의 임권규 사장께는 아직도 고마운 마음을 간직하고 있다.

이후 다시 1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르자 이제쯤 그간의 변화를 담은 새로운 판례집을 간행해야겠다는 마음의 부담이 늘어갔다. 과거의 「韓國判例國際法」은 이미 절판되어 구할 수 없게 된 지 오래이다. 이제 공간된 판례는 모두 전산화되어 정리작업이 한층 용이해졌고, 미공간의 판례라도 법원도서관의 종합법률정보난에서 파일을 구할 수 있는 경우가 늘었다. 그래도 법원 외부자에게 미공간 판례 구하기는 여전히 어려운 일에 속한다. 특히 하급심 판례는 공개 비율이 워낙 낮아 외부자로서는 어떠한 국제법 관련 판결이 나오고 있는지 알기조차 힘들다. 필자는 과거 어느 글에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법원이 자신들의 존재 의의라고 할 수 있는 판결문들을 비밀도 아니면서 판사 외에는 현재처럼 접근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은 “사법부가 국민에게 저지르고 있는 무례”라고 지적한 적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5년간 국제법 관련 국내판례 찾기는 필자에게 늘 지루하고 짜증스러운 작업이었다. 그러면서도 필요한 판례를 얼마나 제대로 찾았는지를 알 수 없는 답답한 작업이었다.

정년퇴임이 차츰 가까워 오는 필자로서는 남은 기간 동안 무슨 일을 할까 또는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던 끝에 국제법 관련 국내 판례집을 한번 더 출간하기로 결심하고 지난 겨울부터 기초 작업을 시작했다. 논문 한두 편 더 쓰기보다는 이 일이 국내 학계에 더 큰 기여가 아닐까 스스로 위안을 삼았다. 그리고 이번 작업은 구판의 개정 보완이 아니라, 목차 구성과 서술 체제를 전면적으로 다시 짜는 새로운 책자의 출간작업으로 진행했다. 이 책의 판례 파일은 전부 새로 다시 만들었다. 사실 그동안 이 책자를 만들지 못한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상업성이 없는 책자의 출판을 또 어디에 부탁하느냐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다. 이는 20년 전 필자가 첫 번째 판례집을 만들 때도 가장 큰 고민이었는데, 한국사회가 여러 모로 발전한 2018년에도 실정은 별달리 변하지 않았다. 다행히 이번에는 박영사에서 출간을 맡아 주기로 해 한 시름 덜었다. 금년 상반기 중 작업을 계속해서 대략 6월 말에는 새로운 「한국 법원에서의 국제법 판례」 원고 정리를 마칠 수 있었다. 이 책자의 수록 판례는 한두 건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광복 이후 2018년 5월까지의 국내 판례를 대상으로 하였다.

돌이켜 보면 그간 국내 판례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일일이 이름을 거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여러 동료․후학들의 도움을 받았다. 본 책자에서 출처가 사본입수라고 표기된 판례의 획득에는 이 분들의 도움이 컸다. 필자의 귀찮은 부탁에 응했던 모든 분들께 지면을 통해 감사를 표한다. 또한 이 책자의 출간이 성사되도록 여러 가지로 애를 써준 조성호 이사와 김선민 부장을 비롯한 박영사 여러 분들의 노고에도 감사를 표한다. 내용의 정리는 필자의 몫이지만, 이를 멋지게 꾸며 세상에 내놓은 일은 이 분들의 도움이 없으면 불가능했다. 끝으로 변변치 않은 결과물이라도 이 책자가 국내 국제법학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2018년 10월 15일
정 인 섭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및 동 대학원 졸업(법학박사)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2004-2007)
대한국제법학회 회장(2009)
인권법학회 회장(2015.3-2017.3)
현: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저서 및 편서]
재일교포의 법적지위(서울대학교출판부, 1996)
국제법의 이해(홍문사, 1996)
한국판례국제법(홍문사, 1998 및 2005 개정판)
국제인권규약과 개인통보제도(사람생각, 2000)
재외동포법(사람생각, 2002)
고교평준화(사람생각, 2002)(공편저)
집회 및 시위의 자유(사람생각, 2003)(공편저)
이중국적(사람생각, 2004)
사회적 차별과 법의 지배(박영사, 2004)
국가인권위원회법 해설집(국가인권위원회, 2005)(공저)
재일변호사 김경득 추모집―작은 거인에 대한 추억(경인문화사, 2007)
국제법 판례 100선(박영사, 2008 및 2016 개정4판)(공저)
증보 국제인권조약집(경인문화사, 2008)
신국제법강의(박영사, 2010 및 2018 개정8판)
에센스 국제조약집(박영사, 2010 및 2017 개정3판)
난민의 개념과 인정절차(경인문화사, 2011)(공편)
생활 속의 국제법 읽기(일조각, 2012)
김복진: 기억의 복각(경인문화사, 2014)
신국제법입문(박영사, 2014 및 2017 개정2판)
조약법강의(박영사, 2016)
Korean Questions in the United Nations(Seoul National University Press, 2002) 외

[역서]
이승만의 전시중립론―미국의 영향을 받은 중립(나남, 2000)
제1장 국제법의 국내적 적용
제2장 외교문제와 사법 판단
제3장 관할권의 행사
제4장 주권면제
제5장 대한민국의 영역
제6장 국가승계
제7장 한일 청구권협정
제8장 남북한 관계
제9장 조약법
제10장 해양법
제11장 외교사절제도
제12장 국제기구
제13장 국제경제
제14장 국제인권법
제15장 범죄인인도
제16장 국적
제17장 재외국민의 법적 지위
제18장 외국인의 법적 지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