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형사소송법은 형벌권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절차법으로 우리들의 일상생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법률 중의 하나이다. 특히 형사소송은 실체적 진실발견과 적정절차의 보장이라는 두 개의 대립된 목적을 향한 절차로서 결코 그 안이한 처리를 허용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그 절차의 대상이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률론으로서 형사소송법은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인다.
본서는 형사소송법을 수강하는 학생들에게는 물론 스스로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해 2003년 「형사소송법강의」로 출간되었다. 그 주된 이유는 형사소송의 기본원칙과 논의의 핵심이 무엇이고, 학설과 판례는 어디서 왜 대립하고 있는지를 한정된 시간에 학생들에게 정확하게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콤팩트한 강의안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각은 2005년의 개정판과 이번에 기본서로서 새롭게 저술되는 이 책에서도 그대로 유지되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본서에서는 2016년 5월에 형사소송법의 일부가 개정되어 그에 관한 내용과 그동안 변경된 판례를 반영하였다. 또한 우리 법체계의 전반에 걸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는 일본의 형사법을 비교법적으로 검토하여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서술하였다는 점을 부언하고 싶다.
형사소송법과 민사소송법은 실체법을 실현하는 과정을 학습하는 법영역이라는 점에서 동일하다. 그러나 민사사건에서는 당사자 간의 화해나 조정과 같은 소송에 의하지 않은 분쟁해결의 수단도 예정되어 있지만, 형사사건에서는 이와 같은 소송에 의하지 않는 분쟁해결은 원칙적으로 상상할 수 없다. 반드시 소송을 통해서 형벌권이 실현될 뿐만 아니라 형사소송의 대상이 되는 사건은 실체법의 범죄개념에 의해서 규제되어 있기 때문에 형사소송법을 학습하기 위해서는 실체법인 형법의 이해가 선행되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형사소송법을 학습하기 위해서는 소송절차 전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소송절차상의 사상(事象)은 절차의 단계에서 서로 깊이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동적인 관점에서 전체적으로 검토하지 않으면 안 된다. 예컨대 수사단계에서의 위법한 체포 후에 구속을 위한 영장청구가 허용되는지 또는 위법한 수사에 근거한 공소제기가 적법한지 여부는 물론 위법한 체포 중에 얻은 자백을 증거로 하는 것이 가능한지 등, 하나의 사상에 대해서 절차전반에 걸친 종합적인 검토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형사소송법의 이념과 구조를 확실히 이해하고 이를 전제로 실체적 진실발견과 적정절차의 보장이라는 형사소송의 근간에 있는 대항축을 중심으로 개별문제를 이해하는 자세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본서의 출간에 도움을 주신 안종만 회장님을 비롯한 이영조 차장님 그리고 한두희 선생님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017. 8
저자 김형만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