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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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의 함정
유통의 함정
저자
Andrew R. Thomas 외 1인
역자
이영수, 김상덕
분야
경영학 ▷ 마케팅/유통
출판사
박영사
발행일
2017.07.10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240P
판형
신A5판
ISBN
979-11-303-0381-9
부가기호
강의자료다운
-
정가
15,000원
한국어판 서문

전 세계 비즈니스 리더들과 여러 대화를 나누면서, 우리는 많은 리더들이 사업 전반에 일어나는 근본적인 변화를 감지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권력이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제조기업에서 대형 유통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었는데, 그들은 모두 유통기업들의 영향력이 세계 어디서나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데에 동의하는 듯했다. 오늘날 사업이 실패하는 큰 이유로, 이들 유통기업으로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들 수 있다. 최근 40년간, 소수 기업들이 손에 쥐고 흔들다시피 한 권력의 집중 현상에 빠져들어 세계 경제는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다.
1970년대의 미국을 보면, 지미 카터 대통령 이후로 탈규제가 시작되었고, 그 이후로 모든 미국 정부가 탈규제를 기치로 내세웠다. 교통, 에너지, 통신, 금융을 비롯한 모든 분야가 경쟁에 내몰렸다. 역설적이지만 카터 대통령 이후 모든 정권의 사법부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인수와 합병을 막지 못했다. 반독점 법은 일부의 사례를 제외하고는 거의 적용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과거에 엄격한 규제를 받던 많은 산업이 소수의 힘 있는 대형 기업들 손에 들어갔고, 결국 정부의 규제를 벗어나게 되었다. 세계 다른 나라들도 곧 이런 전철을 밟았다.
실제로는 이러한 산업통합의 결과로 자본주의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중소기업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대형 유통기업에 납품 및 지속적인 가격 인하 요구를 맞추느라 뾰족히 매출 증대 수단이 없었던 많은 제조기업들은 임금 비용절감 효과를 즉각적으로 낼 수 있는 해외 공장 이전(offshoring)을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여기게 되었다.
우리가 인터뷰를 한 사업가는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대형 유통기업의 끈질긴 가격 인하 요구 때문에 오하이오 주의 공장을 폐쇄하고 멕시코 몬테레이로 이전할 수밖에 없었던 일을 상세하게 들려주었다. 이런 사례는 아주 흔하다. 게다가 제품이 저임금 국가에서 생산되는 것을 인지한 그 즉시, 대형 유통고객은 추가로 50%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관철시킨다. 이러한 일은 거의 예외 없이 발생하고 있다. 모든 산업 분야에서 권력이 제조기업 및 혁신적인 기업에서 대형 유통기업으로 거침없이 이동했다.
우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경영자들의 탐욕 때문에 해외로 생산시설을 옮긴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해외이전이라는 현상이 발생한 근본적인 이유는 생존본능 때문이다. 즉, 경영자들 대부분이 산업 과점이 불러오는 압력에 견디다 못해 자신들의 회사를 살리고자 해외이전을 결심했다.
근래에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자유무역’ 협정도 해외이전을 가속시킨 원인 중의 하나이다. 우리 연구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이 해외로 이전하게 된 또 다른 원인은 과거 40년 동안 미국 경제 모든 분야에서 발생하고 있는 합병 현상이다.
수많은 경영 사상가, 컨설턴트, 경영/경제 교과서들이 문제가 많은 통합/합병을 옹호해 왔다. 이들은 거의 모든 경영 활동의 모든 면면이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것에 주력한다는 점을 호도하고 있다. 고객은 제품을 적정한 시기와 장소에 알맞은 물량으로, 그리고 물론 적당한 가격에 원한다. 하지만, 많은 경영자들이 모든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물량을 무리하게 쫒는 것이 결코 장기적인 수익과 성공으로 가는 열쇠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대형 유통업체를 통해 판매량과 매출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면 경영자들은 바로 그 기회를 잡으려고 한다. 그 결과, 마케팅은 끊임없이 효율과 규모를 쫒기 시작하게 된다. 전체 매출에서 10% 이상을 차지하는 유통 고객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위해 할인, 특별상품, 보너스 등 다양한 시장 촉진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결국에는 브랜드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 원래 추구했던 가치를 갉아먹고 만다. 결국 이윤은 축소되고 품질을 희생시켜 원가를 인하시키는 것이 기업경영에서 우선시되고 만다. 결국 브랜드 이미지는 더 나빠지며 종종 시장에서 퇴출되는 운명이 되어버린다.
1980년대부터 혁신 기업들은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외부인들을 회사 경영에 들이기 시작했다. 즉, 외부기업들이 판매와 유통부문을 담당하도록 했던 것이다. 혁신 기업과 회사를 이끌었던 사람들은 기업자원, 역량, 혁신, 기술 및 관리 효율성을 강조하던, 소위 조직 혁신이라는 유행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전사적 품질관리(Total Quality Management), 린 생산(Lean manufacturing), 불량제로(zero defects) 등은 경영학자들이 크고 작은 기업들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전파한 기업 경영방식의 예들이다. 기술 및 혁신개발을 잘 관리하던 수많은 기업들이 이런 경영방식을 만병통치약처럼 받아들여, 판매와 유통에 관심을 두지 않고 중요한 ‘사업의 기능’ 즉 판매와 유통을 대형 유통업체들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이러한 현상은 지금까지도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
‘핵심 역량’은 제조기업이 고유한 가치 창출 활동을 충분히 수행한 후에 그 통제권을 서서히 놓고자 하는 현상을 정당화하는 개념이다. 만약 여러분의 핵심 역량 즉 차별화의 기반이 연구개발이나 제조부문에 있다면 왜 수많은 대리점과 딜러네트워크를 관리해야 하는가? 이러한 질문과 충고를 받아들여 많은 기업들이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기업 부문을 떼어냈다. 판매와 유통이 한쪽으로 밀려난 것이다.
유통의 함정은 대형 유통업체가 혁신 기업의 중요 사업 부문을 도매급으로 넘겨받을 때 발생한다. ‘10%의 법칙’이 깨지면, 혁신 기업들은 통제를 할 수 없게 되며 그때부터 권력이 재판매업체나 유통업체로 가차 없이 이동하고 만다. 하나 혹은 소수의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할수록 혁신 기업이 가지는 생산 제품에 대한 영향력이 점점 더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재판매업체나, 중간도매 기업, 그리고 유통업체들이 근본적으로 적대적이거나 피해야만 하는 존재들은 아니라는 점이다. 제대로 관리되기만 하면, 이들 업체들은 제조기업의 브랜드를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특정 유통기업이 매출의 10% 이하를 담당하고 있다면, 그 유통업체가 특정 분야에서 절대적 우위를 가진 업체라 하더라도 힘의 균형이 혁신 기업의 이익이 되도록 맞춰질 것이고, 이것이 자본주의가 작동되는 원리이기도 하다. 위험을 감수한 기업들이 가장 큰 이득을 볼 자격이 있다. 다른 파트너들도 가치를 창출하는 데 이바지한다면 이득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많이 고생하고 가장 많은 투자를 한 기업들에게 가장 큰 공(功)이 돌아가야 한다. 유통의 함정은 이러한 원칙이 깨지고 가장 적게 투자한 경제의 주체가 더 많은 이득을 취하려고 할 때 발생하게 된다.
역자소개

이영수

[주요 경력]
현) 캘리포니아 주립대(California State University, Chico) 경영대학 마케팅 교수
LG경제연구원(산업정보실, 통신전략실), LG전자(LSR 연구소) 근무

[학력]
아이오와 주립대(Iowa State University) 경영학 (마케팅) 박사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학사/석사

[주요 전공분야]
마케팅 전략, 유통 채널 관리
고객 관계 마케팅(CRM,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영업 및 판매

김상덕

[주요 경력]
현) 경남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현) 한국전략마케팅학회 회장, 고령토RIS사업단 단장, 유통물류연구 편집위원장
아모레퍼시픽(마케팅기획팀), 삼성전자(유통연수소), 한국유통연구원(부원장) 근무
창원시, 마산시, 한국은행, 소상공인진흥원 자문위원

[학력]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학사/석사/박사

[주요 저서]
소비자지향적 유통관리, 박영사(2015)
그림으로 쉽게 배우는 유통실무 기본상식, 중앙경제평론사(2014)
프랜차이즈 창업경영 실무, 한올출판사(2012)

[주요 전공분야]
유통관리 및 소매경영
관계마케팅 및 B2B마케팅
화장품산업 및 전자산업
part 01 실패에 빠져들다
part 02 함정을 피하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