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판 2019. 3. 15
중판 2017. 8. 30
초판 2014. 4. 25.
조세는 한 사회가 필요로 하는 재원을 구성원들에게 배분하는 과정이다. 대표적인 재분배정책으로서 조세정책의 변화는 반드시 이익을 보거나 손해를 보는 계층을 만들어내고 따라서 그에 대한 논의는 뜨거운 토론을 불러일으킨다. 따라서 조세개혁의 논의에서는 광범위한 여론수렴과 정책효과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과 함께 이를 통해 서로 충돌하는 다양한 가치들과 이해관계를 절충하는 과정은 매우 필요한 것이다.
본 개정판에서는 이러한 측면에 초점을 두고 작업을 진행하였다. 조용조를 중심으로 하는 조선시대 조세제도가 특히 조선 후기 들어 어떻게 개편되어 왔는지를 살펴보고자 했다. 초판에 있던 전세와 군역 제도 개편을 보다 상세하게 서술하였고, 공납제도의 개혁인 대동법 도입과정을 추가하였다. 또한 마지막 장에서 미국의 소득세 역사상 가장 큰 개혁이라고 하는 레이건의 1986년 조세개혁을 추가하였다. 보수와 진보의 공화당과 민주당이 서로의 큰 차이를 극복하고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이라는 방향에서 어떻게 합의를 이루어냈는지를 살펴보았다.
역사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 조세개혁의 전통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광범위하게 민의를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왔다. 세종시대 전세개혁을 추진하면서 중앙의 관리들은 물론 각 도의 양반과 농민을 포함하여 17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시행하였으며 16년에 이르는 오랜 논의과정을 통해서 제도의 수정과 시범실시 등을 거쳤다. 공납제도를 개혁한 대동법은 광해군 때 경기에서 시작하여 숙종 때 황해도에 시행될 때까지 100년이 소요되었다. 군역제도를 개혁한 균역법은, 고치지 않으면 반드시 조선이 망한다고까지 하면서 영조가 강력하게 추진하였는데 왕이 직접 궐문밖에 나가 유생들을 만나는 등 많은 의견수렴 등이 이루어지면서 최종 시행까지는 20여 년이 소요되었던 것이다.
물론 오늘날 우리나라의 정책환경은 조선시대나 미국 등 외국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이지만 역사에서 살펴보는 세제개혁의 경험들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제시하는 것이다.
본 개정판에서는 편집 측면에서 많은 변화를 시도하였다. 그림을 없애고 각주를 미주로 바꾸어서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하였다. 이번 작업에서 연락과 편집을 담당한 박영사의 손준호 대리와 전채린 과장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019. 2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