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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탄생과 더불어 시작된 정보활동은 국가의 활동영역이 확대됨에 따라 그 중요성이 날로 증대되고 있다. 오늘날 정보활동은 국가의 제반 활동 가운데에서도 그 중요성이 점점 증대되고 있으나 이 분야에 대한 학문적 연구는 그에 상응하게 발전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그러한 이유는 여러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우선 국가정보를 셔먼 켄트(Sherman Kent)가 정의한 것처럼 “국가정책 운용을 위한 지식, 활동, 조직”으로 이해한다고 할지라도 국가정보학의 연구범위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학자마다 이견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본다면 국가정보학은 현재 학문적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국가정보학 연구가 크게 발전하지 못한 또 다른 이유는 자료 활용이 자유롭지 못하여 학문적 엄밀성과 분석의 치밀성이 보장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정보활동은 가능한 한 영원히 비밀에 부쳐져야 한다는 오랜 믿음 그리고 정보활동의 성공사례를 쉽게 공개할 수 없는 정보업무의 현실이 학문적 인과관계 규명에 필요한 자료획득의 어려움과 학문적 발전의 저해를 초래하였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국가정보학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려는 노력이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 우선 학술논총의 발간을 중심으로 국가정보학 연구가 활성화되기 시작하였고 그런 연구의 축적을 통하여 국가정보학의 체계적인 연구가 가능할 수 있었다. 특히 [정보연구(Studies in Intelligence)], [정보와 국가안보(Intelligence and National Security)], [정보·방첩 국제논총(International Journal of Intelligence and Couterintelligence)] 등의 학술연구는 국가정보활동에 대한 체계적 연구에 기여하였으며, [테러리즘과 정치적 폭력(Terrorism and Political Violence)], [갈등·테러리즘 연구(Studies in Conflict and Terrorism)]등은 국제테러리즘의 체계적인 연구를 가능하게 하였다. 더욱이 최근에는 냉전체제의 해체와 더불어 정보활동에 대한 비밀자료의 해제가 이루어지면서 국가정보를 보다 체계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향후 국가정보학의 학문적 전망은 밝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추세에 힘입어 국가정보포럼, 국가정보연구회 등을 중심으로 국가정보학 연구가 이루어져 왔고, 2007년 한국국가정보학회 창립 이후 학술지 [국가정보연구]가 정기적으로 출간되면서 국가정보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와 토론이 활발하게 지속되어 왔다. 뿐만 아니라 최근 국가정보와 관련된 여러 권의 서적들이 출간되면서 우리나라도 이제 신흥학문으로서 국가정보학이 르네상스를 맞이한 것처럼 보인다.
국가정보포럼에서 발간한 [국가정보학]을 비롯하여 국내에 이미 출간된 국가정보학 관련서적이 우리 국가정보 연구 및 교육의 길라잡이로 활용되고 있으나, 이번에 우리 한국국가정보학회가 중심이 되어 새롭게 발간하는 교재는 몇 가지 점에서 중요한 차이가 있다.
첫째, 본서의 저자들은 국내외에 축적된 정보활동 제 분야에 대한 연구 업적을 망라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를 한국적 실정에 적합하게 해석하려고 노력하였다. 본서의 저자들은 국내외 학술논문에 나타난 다양한 연구방법과 주제들을 폭넓게 섭렵하고 업데이트하였으며 이러한 연구 성과들이 한국이 처한 정보환경에 적합하도록 저술함으로써 국가정보연구의 토착화를 이루려고 하였다. 특히 외국에서 출간된 국가정보학 저서나 교재들의 주요 내용을 재해석하여 한국적 상황에 적합한 저술이 되도록 노력하였다.
둘째, 정보환경의 변화에 따라 확장되고 있는 정보활동의 새로운 영역을 단순히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분야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하여 국가정보 연구를 더욱 확장시키고 심화시키려고 하였다. 탈냉전 체제로 전환되면서 국제사회의 주요 관심이 이른바 고위정치(High Politics)에서 저위정치(Low Politics)로 전환됨에 따라 새로운 관심 영역으로 부각된 산업보안은 물론, 이후 관심이 증폭된 국제테러 및 국제범죄를 비롯여, 전통적 방첩영역에 속하지만 잘 다루지 않았던 안보수사 분야까지 심도 있게 다루었다. 특히 정보활동에 대한 통제문제와 이에 선행되는 정보활동의 윤리문제까지 새롭게 다룸으로써 정보활동의 정당성 문제도 논의하고자 하였다.
셋째, 국가정보학의 정체성 확립을 위하여 국가정보의 핵심개념 및 연구방법론, 국내외의 연구 동향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 국가정보의 변천과정과 역사, 해외정보체계 및 정보기구에 대한 내용을 추가적으로 보완하여 국가정보 연구와 교육의 기본토대를 강화하고자 하였다. 집필진 각자 국가정보활동의 주제에 대한 논의를 전개한 후 각 저자들이 바라보는 그 분야의 활동에 대한 미래상황이나 연구가 해결해야 할 과제를 제시하고 전망해 봄으로써 국가정보학 연구를 전체적으로 조망하고자 하였다.
넷째, 국가정보연구의 기존 연구영역이라고 할지라도 국내외 학계에서 새롭게 조명되거나 연구된 부분, 정보환경의 변화나 법령 및 제도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해석이 필요한 부분, 또는 정보활동의 공개가 진행되면서 새롭게 밝혀진 부분 등을 다양하게 포함시킴으로써 가장 최신의 자료를 활용한 국가정보 연구를 시도하였다.
다섯째, 본서는 학문적 엄밀성을 유지함과 동시에 정보활동의 정책 실무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학문적 엄밀성이 요구되는 분야의 저술은 주로 학자들이, 그리고 실무적 경험이 요구되는 분야는 정보활동 업무에 밝은 전문가들이 저술하게 함으로써 정보활동에 대한 학문적 엄밀성과 실무적 경험이 조화롭게 반영되도록 하였다. 이는 정보활동에 대한 학문적 이해를 높이면서 동시에 정보활동의 실제 업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였다.
여섯째, 본서는 국내외 정보환경의 변화에 대응하여 국가정보활동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바람직한 것인가에 대한 국가정보의 방향성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국가정보활동에 대한 국민적 지지는 국가정보활동이 지향하는 바에 대한 다양한 논의와 합당한 평가가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국가정보가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바람직한가를 모색함으로써 우리 국가정보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였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출간되기까지 편집과정에서 각 저자들의 원고를 수정·보완해 주신 허태회 박사, 이길규 박사, 유동열 박사, 이기덕 박사, 김광린 박사께 감사를 드리며 아울러 세심한 교정에 애쓴 이지현 간사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우리 학회의 땀과 노력으로 발간되는 본서가 국가정보 교육과 연구의 길라잡이로서뿐만 아니라 정책실무 일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를 통하여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감히 기대해 본다.
2013년 6월
한국국가정보학회 회장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김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