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 2012. 1. 10.

본서의 연구 주제는 ‘거시적 혹은 비교 노사관계 평가지표의 개발과 이에 근거한 비교 노사관계 평가’이다. 저자들이 이러한 연구를 추진한 데는 거시 환경 변화에 따른 새로운 수준에서의 노사관계 관리 필요성이 공공정책 상의 중요한 과제로 등장했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각국 고유의 사회시스템들은 경제적 세계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세계화에의 적응 능력 정도에 따라 그 유용성을 평가받고 있다. 각국의 노사관계시스템들도 마찬가지여서 경제적 효율성과 사회적 형평성을 조정하는 전통적 역할이 글로벌라이제이션 환경에서 새로이 그 유효성을 시험받고 있는 형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각국 노사관계의 ‘제도적 고유성’이나 ‘질적 특이성’만을 부각시키는 방식의 비교 노사관계 연구는 다소 방향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저자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경제적 세계화라는 환경이 비가역적인 것이라면 각국 노사관계는 세계화에의 적응을 함께 겪을 수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는 각국의 고유성에만 착목하는 방식보다는 각국 노사관계를 함께 평가할 수 있는 공통의 틀과 기준을 마련하여 그 공통적인 추이와 차이를 함께 평가해가는 것이 여러 모로 정책적 유용성을 지닐 것이다.

노사관계 분야에서는 각 분석 수준별 노사관계를 평가하는 연구가 낯설지는 않다. 다만, 거시 수준 혹은 비교 노사관계 차원의 노사관계 평가에 대해서는 다소의 논란도 없지 않다. 이 논란의 중심에는 아무래도 노사관계론이 이론적 기반으로 삼고 있는 제도주의적 시각, 특히 각국 노사관계 제도 형성에 있어서의 ‘경로의존성’ 같은 개념이 존재한다. 이 때문에 국가 수준 노사관계는 고유의 정치․경제․사회․문화․역사적 특수성으로 인해 섣부른 계량적 평가에 대한 경계심이 존재하기도 한다. 논란의 다른 이유로는 지표 개발을 위한 이론적 모형의 구축이 가능하더라도 모형을 구성하는 변수들을 측정할 수 있는 비교 자료들의 수집이 여의치 않았다는 기술적인 점도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그간 많은 상황의 변화가 있었다. 거시 노사관계에 대한 비교 분석이 지속적으로 꾸준히 축적되고, 국제기구들을 매개로 각국의 각국 노사관계 관련 자료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활성화되었다. 무엇보다도 경제적 세계화로 인해 각국 노사관계의 상대적 효율성과 공정성의 비교에 대한 동기부여가 이루어진 점도 중요한 상황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한국 또한 OECD 가입, 국제시장의 중요 행위자로의 발돋움, 정치경제적 민주화의 확장 등과 같은 조건 변화에 따라 거시 노사관계의 관리에 대한 관심이 증대해 왔다고 할 수 있다. 본서는 이러한 변화된 환경에 능동적으로 반응하여 이론적으로나 정책적으로 유의미한 작업을 했다고 자부한다. 한편, 본서는 이후의 연구 진전이나 정책적 활용을 위하여 참고할 수 있는 자료들을 충실히 소개하려고 노력하였다. 실무적, 학문적 차원에서 이루어져 온 기존의 거시 노사관계 평가지표들에 대한 소개를 충실히 하려고 노력했음은 물론, 한국 노사관계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에 대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 조사 결과도 소개하였다. 특히, 이번 연구의 기반 자료(backup data) 전체를 부록에 실어 정책가들이나 실무자들이 OECD 내에서 한국 노사관계의 위치와 장단점을 이해하기 쉽도록 안내하고자 하였다.

본서의 연구작업이 지닌 중요성은 적지 않다. 무엇보다도 국제적으로도 흔치 않은 거시 노사관계 평가지표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보완할 점이 여럿 있지만, 노사관계의 국제적 전개와 조정이 확대되는 조건에서 본서의 작업은 후속 연구들의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변화된 환경에서 효율성과 공정성이 양립하는 21세기형의 새로운 노사관계로의 발전을 기하는 데 있어서도 좌표 구실을 할 수 있길 기대한다.

본서의 자료수집과 집필과정에서 많은 분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도움이 있었다. 직접 집필을 담당해 준 김윤호, 김영두, 김석연 등의 공동저자 이외에도 일본 와세다대학교의 스즈키 히로마사(鈴木宏昌) 교수, 미국 럿거스(Rutgers)대학교의 파울라 부스(Paula B. Voos) 교수 등은 저자들이 개발한 노사관계 평가지표에 대해 비판적인 검토를 해 주었고 한국 노사관계의 개선방향에 대한 발전적인 제안도 아끼지 않았다. 또한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최재황 기획홍보본부 이사, 한국노총의 노진귀 중앙연구원장, 민주노총의 김태현 전 정책기획실장, 고용노동부의 이주일 전 노사정책팀장, 그리고 한국노동연구원의 선임연구원인 방하남 박사 등은 노사관계 평가지표에 대해 소중한 검토와 제안을 해 주었다. 한편, 노사정 및 공익에 속한 40명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노사관계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에 대한 의견 제시를 통해 우리나라 노사관계가 지향해야 할 방향에 대한 좋은 제안을 아끼지 않았다. 이 밖에도 여러 명의 노사관계 전문가들이 노사관계 평가지표의 개발 과정에서 생산적인 비판과 검토를 해 주었다. 이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깊은 감사를 드린다.

아울러 고용노동부의 지원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을 할 필요가 있겠다. 본서는 저자들이 2년에 걸쳐 공동으로 참여했던 고용노동부의 <노사관계 평가기준 연구>를 토대로 하여 쓰여졌기 때문이다. 또한 본서의 출간을 허락해 준 송봉근 한국기술교육대 노동행정연수원장(집필 당시 노동부 노사정책국장)에게도 이 자리를 빌어 심심한 사의를 표하는 바이다.

아무쪼록 본서가 우리나라의 노사관계가 놓여 있는 위치와 문제를 적절히 이해하고 긍정적인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데 작은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2012.1
김동원 외 저자 일동

김동원
고려대 경영대학 및 노동대학원 교수

스즈키 히로마사(鈴木宏昌)
일본 와세다대(早稲田大) 교수

파울라 부스(Paula B. Voos)
미국 Rutgers, The State University of New Jersey 교수

김윤호
기술교육대학교 연구교수

김영두
가톨릭대학교 경영대학 강사

제1장 서 론
1. 국가별 노사관계 평가의 학술적 의의
2. 국가별 노사관계 평가의 정책적 의의
3. 연구의 특징

제2장 노사관계 평가 사례 검토
1. 국제경영개발원 국가별 경쟁력 지표
2. 세계경제포럼의 ‘성장경쟁력’ 비교지표
3. 산업정책연구원 국가경쟁력 연구보고서
4. 국제노동기구의 고용의 질 평가지표
5. Kuruvilla et al.의 노동조합 영향력 지표
6. Kucera의 노동조합 권리 침해 지표
7. 소결: 각 지표의 비교검토와 시사점

제3장 노사관계 평가지표 개발
1. 평가모형 개발을 위한 이론적 접근방식 검토
2. 노사관계 평가모형 설계
3. 노사관계 평가모형의 요인별 지표들에 대한 검토
4. 노사관계 평가지표 설계
5. 소결: 요약

제4장 한국과 OECD 국가의 노사관계 비교평가
1. 자료 수집과 분석방법
2. 횡단분석 결과
3. 종단분석 결과
4. 소 결

제5장 추가분석
1. 추가분석의 의의
2. 협의의 노사관계 지표 평가 결과
3. 재구성한 IMD․WEF 노사관계 지표 평가 결과
4. 소결: 분석 결과의 비교

제6장 결 론
1. 분석 결과의 요약
2. 분석 결과의 시사점

부 록
1. 노사관계 평가기준 및 한국 노사관계 발전방향에 관한 국제세미나의 패널 의견
2. OECD 국가별 노사관계 평가결과 지표별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