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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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한 끼는 없다-강아지생식이야기
신간
완벽한 한 끼는 없다-강아지생식이야기
저자
권수정
역자
-
분야
학술 단행본
출판사
박영사
발행일
2026.10.07
장정
무선
페이지
244P
판형
신A5판
ISBN
979-11-442-0092-0
부가기호
03490
강의자료다운
-
색도
4도
정가
23,000원

초판발행 2026. 10. 7


완벽한 한 끼는 없다


저는 아직도 완벽한 식단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오늘보다 내일 조금 더 나아지는 식단은 있다고 믿습니다.

돌아보면 어찌 그리 무모했을까요.

사랑 하나 믿고 참 용감했습니다. 지식도, 완벽한 계획도 없었어요. 그저 아이를 건강하게 살리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덜컥 생고기를 꺼내 들었습니다.

해피를 입양한 건 두 아이를 떠나보내고 난 후였습니다. 열다섯 살과 열아홉 살, 긴 세월을 함께한 두 아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넌 뒤 한동안은 집이 너무 조용했습니다. 그러다 작은딸의 권유로 해피가 우리 집에 왔어요.

시골 농장에서 태어나고 자란 해피는 집에 오자마자 탈이 났습니다. 메노나이트 공동체가 운영하는 농장이었는데, 청결한 환경은 아니었던 모양이에요. 설사와 무른 변을 반복하는 해피를 데리고 병원을 찾았더니 지알디아 진단이 나왔습니다. 어미개의 뱃속에 있을 때부터 옮겨진 것이라고 했어요. 장도, 위도 태어날 때부터 좋지 않은 상태였던 거였습니다.

약을 먹이면 그때뿐이었습니다. 조금 나아지는 듯하다가 다시 무른 변, 또 약, 또 반복. 좋다는 프로바이오틱스는 거의 다 먹여 봤지만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건 없었어요. 그때는 왜 계속 반복 되는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약을 먹으면 잠깐 좋아졌다가 다시 시작되는 걸 보면서 ‘뭔가 근본적인 이유가 따로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생식이 좋다는 글을 읽게 됐습니다. 그게 전부였어요. 더 찾아보지도, 공부하지도 않고 그냥 생고기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말 그대로, 생고기.

영양 균형 같은 건 생각도 못 했습니다. 그냥 날고기를 그릇에 담아 내밀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손이 오그라들 정도지만, 그때의 저는 그게 생식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해피의 변이 달라졌습니다. 무르고 흐물흐물하던 것이 단단하고 알맞은 모양을 갖추기 시작했어요. 그 작은 변화가 얼마나 반가웠는지. ‘생식이 효과가 있구나. 맞는 방향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해피가 아무 탈 없이 버텨준 건 순전히 운이었습니다. 영양 불균형 속에서도 해피는 건강했고, 저는 그걸 실력으로 착각했어요. 해피가 괜찮았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 면 생식을 포기하고 말았을지도 모릅니다. 오히려 그 운 좋은 시작을 계기로 제대로 공부해 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대로 알고 싶어졌습니다. 왜 효과가 있는지, 어떻게 해야 더 잘할 수 있는지. 그래서 반려견 영양 과정(Dog Nutrition Course)을 수료하고, 동물 자연치유 자격(Animal Naturopathy Certification)도 취득했어요. 공부한 내용을 해피에게 하나씩 적용해 보고 결과를 기록했습니다. 지금도 매일 배우고 있는 건 그때의 무모함 덕분 입니다.


그리고 해피 곁에는 조이가 생겼습니다.


조이는 한국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유기견이었습니다. 앞다리 골절 후유증으로 한쪽에 제대로 힘을 주지 못하고, 골반뼈도 일부가 없어요. 발바닥이 두꺼워지고 효모도 잘 생기고, 크고 작은 문제가 끊이지 않는 아이입니다.

사고 당시 두꺼운 목줄에 1미터짜리 쇠줄을 질질 끌고 다녔다고 했습니다. 밭지킴이였는지, 그냥 방치된 아이였는지는 알 수 없어요. 하지만 그 묵직한 쇠줄 하나만으로도 조이가 어떤 삶을 살았을지는 충분히 짐작이 됩니다.

조이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느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가장 놀랐던 건 사람을 원망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몸에는 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데 마음은 어찌 이리 맑은지. 시간이 이렇게 흘렀는데도 조이를 볼 때마다 여전히 마음이 아려옵니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요.

그런 조이가 지금 열 살입니다. 여기저기 손 많이 가는 아이지만, 그래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해피와 조이, 이 두 아이가 제 선생님이었습니다.

그리고 해피보다 먼저 저와 함께했던 토토 이야기를 빠뜨릴 수가 없어요.

토토는 미니어처 슈나우저였는데, 무려 열네 살에 생식을 시작했어요. 늦어도 너무 늦은 시작이었죠. 그런데 토토는 열아홉 살까지 살았습니다. 무지개 다리를 건너기 바로 전날까지 두 발로 걸어 다녔어요.

떠나기 이틀 전, 토토는 저한테 신호를 줬어요. 밥을 안 먹고, 토하고, 몸속에 남아있던 것들을 다 덜어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저는 마치 스스로 마지막을 준비하는 것처럼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조용히, 편안하게 갔어요.

토토가 원래 건강한 체질이었을 수도 있어요. 물론 생식만이 이유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마지막 5년의 삶의 질에 생식이 분명 도움이 되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노령견을 키우는 보호자분들께 특히 이 이야기를 드리고 싶어요. 나이 든 아이가 하루하루 약에 의지해 버텨가는 모습을 지켜 보는 건 보호자에게도, 아이에게도 참 힘든 일이에요.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은 당연하고, 그 마음이 틀린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때로는 오래 사는 것보다 어떻게 사는지가 더 중요할 수 있어요.

토토는 저한테 그걸 가르쳐줬어요. 마지막 날까지 스스로 걷고, 편안하게 떠나는 것. 그게 진짜 잘 사는 거라고. 늦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토토처럼 열네 살에 시작해도 달라질 수 있어요.

이 책은 완벽한 생식 레시피를 알려드리는 책이 아닙니다. 수의사 선생님이 해주시는 치료를 대신하려는 것도 아니에요. 다만 보호자로서, 8년을 부딪히며 배운 것들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증상만 보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증상이 생겼는지도 함께 살펴봤으면 좋겠습니다. 완벽한 한 끼를 찾아 헤매지 말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의 식단을 찾아가자고.

그런데 들어가기 전에, 솔직히 말씀드릴 게 하나 있어요. 저는 캐나다에 산 지 거의 30년이 다 되어가요. 그러다 보니 이 책에 담긴 자료들이 자연스럽게 북미 쪽에 치우쳐 있습니다. 읽으시다가 ‘우리나라랑은 좀 다른데?’ 싶은 순간이 생길 수도 있어요. 그런데 오래 공부하다 보니 알게 됐어요. 생식의 원리는 어디서나 같더라고요. 닭은 닭이고, 소간은 소간이에요. 재료를 구하는 곳은 달라도 몸이 필요로 하는 건 달라지지 않습니다. 한국어로 된 자료가 드문 이 분야를, 멀리서 공부한 만큼 조금이라도 쉽게 풀어드릴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해요.

그 여정을 함께 걸어가고 싶습니다.

반려견을 자연식으로 돌보는 이야기를 책으로 엮고 싶다는 마음만 있었을 뿐, 그걸 현실로 만들 용기도 방법도 없던 저였어요. 그런 저를 대신해 박영사에 이 원고를 들이밀고, 출판의 무게까지 함께 짊어져 준 김수연이라는 친구가 있어요. 이 책의 문장 하나하나에는 제 반려견들과의 시간뿐 아니라, 수연이의 믿음과 응원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

자, 그럼 같이 하나씩 들여다볼까요?

2026년 9월

권수정


권수정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후 캐나다에서 약 30년간 거주하며 15년 이상 셰프로 근무했다. 오랜 기간 반려견과 함께 생활하며 생식 식단을 실천했고, 지난 8년간 식단을 직접 설계 · 관리하며 장 건강 중심의 영양을 연구해 왔다. Dog Nutrition Online Certificate Course와 Animal Naturopathy Certification(캐나다 인증) 과정을 수료했으며, 장이 튼튼해야 건강해진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장 건강 중심의 반려견 식이 프로그램 <Happy Gut Joy Diet>를 정립하고 한국에서 상표등록을 마쳤다. 현재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을 통해 반려견 생식과 자연치유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며,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식단 및 영양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책에는 과학적 근거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오랜 시간 연구하고 실천해온 내용을 담았다.

인스타그램: @happy_joy_rawfood_diet

블로그: https://blog.naver.com/happyandjoycanada


차례


CHAPTER 01 왜 생식인가 1

CHAPTER 02 생식, 제대로 알고 설계하기 13

CHAPTER 03 생식 전환, 어떻게 시작할까요 39

CHAPTER 04 살코기 완전 가이드 57

CHAPTER 05 뼈 완전 가이드 69

CHAPTER 06 내장 완전 가이드 85

CHAPTER 07 야채 완전 가이드 95

CHAPTER 08 발효야채 107

CHAPTER 09 바다에서 온 영양제 117

CHAPTER 10 탄수화물, 넣어야 할까 빼야 할까 129

CHAPTER 11 씨앗과 견과류 141

CHAPTER 12 부족한 2%를 채우는 아홉 가지 153

CHAPTER 13 보충제 167

CHAPTER 14 100%가 어렵다면 179

CHAPTER 15 소형견 생식 가이드 191

CHAPTER 16 해피 & 조이 엄마의 식단 이야기 203

CHAPTER 17 가장 많이 하는 질문들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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