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발행 2025.04.15
서문
이 트라우마 기반 돌봄(trauma-informed care) 가이드는 지적 장애(Intellectual Disability, ID)를 가진 사람들을 지원하는 실무자를 위해 작성되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지적 장애인들 사이에서 트라우마의 발생률과 유병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 원인 중 일부는 물리적 제지(restraint)나 익숙한 사람들과의 분리 경험과 관련이 있으며, 또 일부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경험에서 비롯된다. 이 책에서는 특히 초기 트라우마 경험이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다룬다.
오랫동안, 트라우마를 경험한 지적 장애인은 심리치료(psychotherapy)의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치료 기회를 제한받아 왔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이러한 가정이 사실이 아님을 알고 있으며, 이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개별 심리치료의 기회는 여전히 제한적이므로, 실무자들이 치료적 접근을 실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 가이드의 핵심 목표이다.
이 가이드는 개인 및 팀이 자가 학습(self-study)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영국 국가직업자격(NVQ) 2단계 수준에 해당하는 학습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Frankish Training(www.frankishtraining.co.uk)에서 제공하는 공식 교육 과정의 기반이 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 책은 트라우마 기반 돌봄의 핵심 개념을 설명하며, 심리치료 및 장애 연구 분야에서 중요한 연구를 수행한 주요 학자들의 이론적 입장을 바탕으로 구성되었다. 이를 통해, 지적 장애인을 지원하는 실무자들이 보다 체계적으로 개입 방안을 계획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다.
STOP AND THINK
이 가이드에는 실무자나 팀이 책의 내용을 자신의 경험에 적용해 볼 수 있도록 돕고자 ‘STOP AND THINK(멈춰서 생각하기)’ 섹션을 포함하였다.
또한, 제10장에서는 개인이 겪는 정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언제, 어떻게 적절한 개입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룬다.
이 가이드는 ‘지적 장애인의 트라우마 영향 평가 도구(FAIT: Frankish Assessment of the Impact of Trauma in Intellectual Disability, 2019)’와 함께 사용할 때 더욱 효과적이다. 해당 도구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웹사이트 www.pavpub.com/health-and-social-care/health-learning-disability/frankishassessment-of-the-impact-of-trauma-in-intellectual-disability-fait
에서 확인할 수 있다.
FAIT는 정서적 고통을 겪고 있는 개인의 정서 발달 수준을 평가하는 도구로, 이를 통해 대상자의 상태에 맞는 개입을 적절한 수준에서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평가를 통해 대상이 어느 정서 발달 단계에서 멈춰 있는지 파악하면, 그 사람이 언제 트라우마를 경험했는지도 추정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트라우마를 유발한 사건을 탐색하고, 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적 접근을 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약 2세경에 트라우마를 경험한 아이의 경우, 동생이 태어난 시점과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다. 동생이 발달적으로 앞서 나가면서 기존의 트라우마가 더욱 심화될 수 있으며, 그 결과 동생이나 어머니를 공격하는 행동을 보이며 지원 서비스를 의뢰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경우, 해당 아동이 기능적으로 더 어린 연령대의 보살핌(nurturing)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절한 보살핌이 제공되면 정서적 발달과 잠재력 실현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폭력 증가, 자유의 제한, 추가적인 트라우마 경험 등 더 부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위험이 크다. 이러한 사례에서는 볼비(Bowlby, 1998)와 위니컷(Winnicott, 1964)의 연구가 개입 방안을 설계하는 데 유용하다.
또 다른 예로, 심한 자해 행동과 원인 없이 보이는 극단적인 기분 변화를 이유로 의뢰된 젊은 여성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정서 발달 수준을 평가해 보면, 그녀의 정서적 연령이 거의 2세 미만에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멜라니 클라인(Klein, 1998)의 ‘우울적 위치(Depressive Position)’ 이론이 이러한 상태를 이해하고 적절한 개입을 계획하는 데 도움이 된다.
FAIT 평가 결과 개별화 단계 이전 상태(pre-individuation)로 확인된 사람은 항상 신뢰할 수 있는 중요한 타인의 존재가 필요하다. 이후의 추가적인 치료적 개입은 대상자의 상태에 맞는 이론적 기반을 바탕으로 결정해야 한다.
저자 소개
팻 프랭키쉬(Pat Frankish)
팻 프랭키쉬(Pat Frankish)는 장애 및 심리치료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가진 임상심리학자이다. 그녀는 어린 시절, 부모가 근무하던 장기 거주 병원(long-stay hospital) 부지에서 생활하며 성장했다. 그때부터 이미 그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을 위한 환경이 더 나아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직감했다.
이후 병원에서 근무하던 중 한 임상심리학자를 만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대학에 진학해 임상심리학을 전공한 후 임상심리학자로서의 길을 걷게 되었다. 훈련 과정에서 그녀는 정신역동적 심리치료를 함께 연구하며, 장애 지원과 심리치료를 결합하는 방향으로 경력을 발전시켜 나갔다.
그녀는 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치료와 트라우마 중심 돌봄(trauma-informed care)을 접목하는 연구에 집중해왔으며, 2015년 장애 심리치료: 트라우마 인식 돌봄을 위한 혁신적 접근(Disability Psychotherapy: An innovative approach to trauma-informed care)을 출간했다.
현재도 팻 프랭키쉬는 복합적인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 즉 트라우마 경험이 있거나 정서 발달이 지연된 사람들을 지원하는 실무자를 위한 서비스 및 교육을 개발하고 제공하는 데 힘쓰고 있다.
역자 소개
남지은
역자는 미국 웰슬리 대학교에서 심리학 학사 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학교에서 교육학(교육상담)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조교수로 재직 중이며, 교내 심리상담센터의 센터장을 맡고 있다. 외부에서는 한국아동청소년상담학회 부회장과 한국상담학회 자격검정 부위원장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주영
서울대학교에서 생물교육과 학사 학위를 받았으며, 서울대학교에서 특수교육전공과 교육학(교육상담) 석사 학위, 교육학(교육상담)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단국대학교 상담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외부에서는 국립중앙청소년디딤센터 입퇴교판정위원회 위원, 성남시 학업중단예방지원단 위원 등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Chapter 01
영아 발달과 정서 건강 1
: 도널드 위니콧(Donald Winnicott)의 연구
Chapter 02
애착과 안전기지 23
: 존 볼비(John Bowlby)의 연구
Chapter 03
생물학적 출생에서 심리적 출생까지 43
: 마가렛 말러(Margaret Mahler)의 연구
Chapter 04
무의식 발견하기 69
: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의 작업
Chapter 05
초기 발달의 중요성 77
: 멜라니 클라인(Melanie Klein)의 관점
Chapter 06
트라우마와 트라우마가 관계에 미치는 영향 85
: 윌프리드 비온과 데이비드 말란(Wilfred Bion and David Malan) 의 연구
Chapter 07
발레리 시나슨(Valerie Sinason)이 이해한 장애 문제 95
Chapter 08
관찰 및 개입 111
: FAIT 도구 활용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