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SITEMAP
전체메뉴닫기
할인도서
닫기
ADHD인 아이, ADHD처럼 보이는 아이
신간
ADHD인 아이, ADHD처럼 보이는 아이
저자
곽병준
역자
-
분야
할인도서 ▷ 심리/상담
출판사
박영스토리
발행일
2024.08.19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248P
판형
신A5판
ISBN
979-11-6519-968-5
부가기호
03510
강의자료다운
-
정가
16,800 15,120원

초판발행 2024.08.19


서문

 

전 세계적으로 ADHD에 대한 관심은 무척 크다. 그리고 점점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선진국들에서 그런 경향이 눈에 띄게 나타난다. 이는 교육시스템이 정비된 곳에서 집중력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눈에 쉽게 띄기 때문일 테고, 또 지식 집약적인 산업이 발달해가는 곳, 즉 교육을 받는다는 것이 좋은 직업을 얻는 데에 필수적인 조건으로 여겨지는 사회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특히 ADHD의 치료, 즉 주의집중력을 어떻게 끌어올릴까 하는 데에 더욱더 관심이 많은데, 이에 대한 치료방법 대응방법도 어느 정도는 윤곽이 갖춰지기 시작하고 있다. 당장이라도 서점에 가보면 ADHD에 대한 책들을 셀 수 없이 발견할 수 있다. 서점에 갈 여유가 없다면 인터넷 서점에서 ADHD라고 검색해봐도 된다. ADHD의 치료, ADHD 환자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수기, 고행기, 또 전문가들의 행동주의적 대처방식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서 ADHD는 병이 아니며, ADHD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내용까지. 너무나 다양하다. 이미 모든 것이 밝혀져 있고 완성되어 있다면, 그렇다면 다시 또 이런 책을 읽어서 거기에 복잡함을 더할 필요가 있을까?

다시 시작으로 돌아가서, ADHD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집중이 잘 안 되면 ADHD일까? 그러면 집중이 잘 되다가, 어느 시점부터 안 되기 시작하면 ADHD가 발병한 것인가?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는 집중이 잘되지만 싫어하는 일에는 집중을 못한다면 그 경우도 ADHD인가? 어려서는 괜찮았는데, 직장생활을 하는 중에 집중이 안 되기 시작하면 이것도 ADHD일까? 원래 ADHD였는데 그동안 드러나지 않다가, 이제야 발현된 것인가? 유전병일까? 노는 것, 즐기는 것에는 집중력이 뛰어나나 학업에는 도저히 집중이 안 되는 경우라면, 이것이 ADHD의 정확한 특징일까? 이런 의문들은 그 많은 책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놀랍게도 모든 미디어에서는 공통적으로 이런 물음에 거의 비슷하게 대답한다. “그렇다. 이런 증상, 이런 상황이라면 당신은 ADHD이다라고. 그런데 정작 ADHD의 경계가 어디서 어디까지인지, 어떤 증상이 어느 정도를 넘어서면 ADHD인지, 우리가 일반적인 다른 질병을 진단받을 때 접할 수 있고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의, 진단의 기준을 명확하게 알려주는 것들은 없다. 그냥 특정 증상을 보이면 전문가와 상의하라는 것인데, 정작 전문가가 정상 / 비정상을 판단하는 기준은 절대적으로 경험에 의한다. 그것이 실재의 현실이다.

그래서 ADHD의 기준이 어느 정도 심한 수준을 넘어설 때인지, 어떤 범주까지가 정상인지를 구별해 볼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그것이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싶은 첫 번째 내용이 되겠다. 어쨌든 TV나 방송에서 ADHD에 대해서 뭐라고 하건, 어느 누군가가 다정하고 친절한 얼굴과 목소리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명해 주건 간에, 현재 ADHD 치료라고 이름이 붙은 모든 행위는 최종적으로 정신과 처방전을 받아서, 정신과 약을 먹는 것으로 귀결된다. 이는 ADHD의 치료라고 말하는 모든 약물 / 비약물적 방법들이, ADHD 치료약이라고 알려져 있는 약물의 복용을 필수조건으로 선택한 다음의 추가 옵션으로서나 의미가 있다는 뜻이다. 이런 일련의 프로세스, 진단과 분류, 치료에는 오류나 모순, 허점은 없을까?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일인 만큼 우리가 믿고 따르고 의지할 수 있을 정도의 신뢰도가 있는 것일까?

ADHD라는 것은 주의집중력 부족, 과잉행동 장애라고 정의된다. 그런데 과연 내 아이가, 아니면 내가, 또 가족이, 주변 사람이 ADHD 라는 것을 어떻게 진단할 수 있을까. 근시도 가성근시가 있고 진짜 근시가 있듯이, 그저 주의 집중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가성 ADHD라는 것은 없을까? 한번 ADHD면 영원한 ADHD일까? 청각장애와 일시적으로 귀가 멍하고 잘 안 들리는 것, 시각장애와 눈이 침침한 것, 정신적 충격을 받으면 머릿속이 멍하게 변하면서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 것, 이처럼 ADHD도 다양한 상황과 변수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 장애로서의 ADHD, 일시적으로 주의집중력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로서의 ADHD가 각각 다르게 존재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은 여태까지와는 다르게 접근하고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것은 먼저 주의 집중력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또는 어떤 형태의 것인가 하는 주의집중력에 대한 분석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현재의 이런 혼란은 비정상적인 정신활동에 대한 연구와 분류는 있었을지언정, 정작 기준이 되는 정상적인 정신활동이 어떤 것인지, 또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이상적인 모델로서의 정신활동은 어떤 조건 아래에서 가능한지를 연구하는 노력이 그동안 부족했기 때문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지금의 이런 혼란과 애매모호함이 존재하는 것이다.

ADHD가 낫는 것, 즉 치료하면 완전히 회복되어 치료를 종결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평생 관리해야 되는 것인지? 한 번 ADHD는 영원한 ADHD인지? 이 같은 혼돈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고자 한다면, 주의집중력이 어떤 것인지, 주의집중력은 뼈와 같이 단단한 것인지, 눈꺼풀처럼 피곤하면 내려앉는 것인지 하는 것부터 알아야 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

 

정신과 약을 먹으면 ADHD는 해결되는가? 주의집중력이 향상되는가?

 

이 책에서 두 번째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이 질문들이다. 우리가 ADHD라는 문제를 인식하고, 병명을 붙이고,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무엇을 위함인가? 당신이 여러 정보를 모으고, 해결책을 찾고 하는 등의 부산을 떠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 노력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당신의 아이가 남들보다 뛰어나기를 원하는가? 아니면 그저 단순히 학교에서 지적받지만 않으면 되는 것인가? 남들보다 뛰어나기를 원하지는 않지만, 지적인 능력은 향상되기를 원하는가?

만약에 ADHD에 대한 관심과 목표가 단순히 외부인의 지적을 받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생이 좀 더 나아지기를 원하는 것이라면, 정신과의 약물치료는 해결책이 아니며, 될 수도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차원의 현실에 대한 인식과 전략이 필요할 뿐이다.

우리들 대부분은 인생이란 현장에 내동댕이쳐지듯이 와서 서 있다. 삶의 시작점부터, 우리는 왜 이 자리에 있고, 이 삶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며, 이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또 그 의미를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고, 또 그에 따르는 결정을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지를, 누군가가, 또는 문화적 전통이 가르쳐 주었다면, 다소 부족함이 있더라도 빈 공간은 스스로가 채워나갔을 수도 있겠다. 공터에 최소한의 기준이 될 수 있는 평면도라도 그려주었다면, 각자 자신에 맞게 거실을 키우기도 하고, 주방에 큰 창을 내기도 하면서 자신의 삶을 계획하고 그려나갔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특히 경쟁이란 것이 이른 시기에 시작되는 사회에서 성장하다 보면, 이 길이 맞는 길인지, 내가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인지에 대한 고민 같은 건 할 겨를도 없이, 누구보다 더 빨리 뛰고, 꾸준히 뛰며, 타인이 목표라고 지정한 곳에만 자신의 시선을 고정시켜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는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그냥 상황이 그런 것일 뿐이다. 모두가 다 원인이며, 모두가 다른 이의 의도와 행동에 따른 결과일 뿐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병원에 자주 왔었던 친구가 있다. 상당히 예의 바르고, 호기심 넘치며, 똑똑하기까지 한 친구였고, 대학까지의 학창시절을 좋은 성과로 잘 지낸, 그야말로 모범생이라 하겠다. 누구도 이 친구의 학업능력과, 사회생활에서의 좋은 미래를 의심하지 않았다. 바로 첫 직장에 출근하기 전까지는. 좋은 직장에서 첫 출발을 하고 난 3개월 후, 그가 고민상담 차 들른 자리에서 말했다. “선생님, 저는 원래 ADHD였나 봅니다. 도저히 회사 업무에 집중을 못하겠어요.” 이것은 답답한 이야기인데, 사실 그 다음이 고민의 핵심이었다. “저를 어려서부터 보셨잖아요. 혹시 그때 ADHD의 조짐은 없었을까요?” 어려서부터 ADHD였다면, 너처럼 좋은 대학을 나오는 게 쉽겠냐고 했지만, 본인은 잠재되어 있던 ADHD가 이제 발현된 것처럼, 유전적으로 내재되어 있던 것이 이제 나타난 게 아니냐며 어둡고 절망적인 표현들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애써 설명하려고 해도, ADHD라는 질병명에 사로잡힌 그 친구를 대화만으로 생각을 바꾸게 하기에는 참 힘들었다. 굳이 원인을 찾자면, 내가 보기엔 ADHD가 아니라 지나치게 모범생이었고, 또 순종적이어서 생긴 문제가 아닌가 했지만, 본인은 하고자 하는 것을 하지 못하는 상태가 충격이었나 보다. 그러나 모든 것에 자기가 집중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만이다. 100년 전, 50년 전보다 지금은 모든 지식이 폭발하듯이 증가했고, 여러 다양한 삶의 부분들이 분화해서 개발되었다. 지금의 수많은 우리, 즉 수많은 라는 일반적인 존재들은 이 모든 것을 다 잘할 수 없다. 적성에 맞지 않는 것은 집중할 수가 없는 것이 정상이고, 더구나 집중을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그 분야에 집중을 잘하는 사람들과 같이 있으면 무조건 내가 집중을 못하는 것으로 비춰진다. ADHD도 상대적인 측면, 즉 비교경쟁적인 면이 있다는 점을 참고해야 한다.

어쨌든 ADHD라는 것은 경쟁사회에서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럼 새로운 출발, 희망찬 시작을 위해서는, ADHD라는 것이 실재하는 장애, 즉 생물학적이고 물질적, 세포적 손상인지, 아니면 얼마든지 유동적인 일시적 상태 또는 증상인지 하는 부분부터 뚜렷이 해야 하며, 그 다음에 어떻게 우리의 주의집중력을 유지하고, 좀 더 나아가서 정신적 능력을 끌어올릴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 옳다.

또 하나, 이렇게 ADHD를 살펴보는 과정 중에, 역시 우리 삶의 문제를 다시 인식해 보는 것은 꼭 필요하다. 삶의 기준은 언제나 존재해야 한다. 인생에 있어서 제일 나쁜 방식은 우리가 우리의 특장점, 개성을 말살하고 다른 사람들의 규격에 강제로 맞춰져서 사회의 한 도구와 부품으로서 살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삶의 모든 것이 다른 사람이나 사회의 기준에 강제될 수밖에 없다. 심지어는 행복과 삶의 의미까지도. 다른 사람에 의해 정해진 행복의 기준과 삶의 의미로 과연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을까?

그런 삶, 타인에 의해 강제된 삶도 분명 존재하긴 했었다. 과거의 절대 빈곤 앞에서, 중세의 엄격한 신분제도 아래에서, 개인의 성장과 삶의 의미란 것은 사치일 뿐만 아니라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었었다. 그런 절대적 현실의 어려움이 지금도 완전히 사라졌다고는 할 수 없다. 당장의 주의집중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어떤 것이며, 어떤 이유에서 나타났으며, 어떻게 하는 것이 미래를 위해 좋은 일이라는 이야기는 그저 현실을 모르는 배부른 사람의 느긋한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실에서 어쩔 수 없이 다급한 방법을 택하더라도, 우리가 처해 있는 집중력과 관련된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지에 따라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 모두가 더 자기만의 능력을 개발하고, 자기만의 행복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미래가 왔으면 좋겠다. 지금 당장은 실행하지 못하더라도, 마음속에 지키고만 있어도 삶은 기회를 준다. 모두가 희망을 품고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책을 통해 정신력이란 것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저자 곽병준

현 제원한의원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석사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박사

2000년부터 우울증, 공황장애, 수면장애, ADHD, 틱장애 환자를 치료하며 꾸준한 명상 수행을 통해 건강과 인지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도 연구해왔다.

삶의 현실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명상과 삶의 의미에 대한 탐구마저도 육체가 건강하지 않다면 온전해지지 않는다. 육체를 건강하게 하는 것이 지적·감정의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첫걸음이므로, 육체적 문제, 정서적 문제, 정신적 문제 등을 함께 치료하는 진료를 하고 있다.

 

목차

 

 

: ADHD라고 알려져 있는 증상들 13

: ADHD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것들 39

: ADHD의 진단 51

: ADHD 증상이 나타나는 상황들 71

 

: 질병의 ADHD와 상황의 ADHD 147

: ADHD 상태를 개선하기 위하여 159

: 명상적 관점에서 본 ADHD 205

: 한의학과 주의집중력 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