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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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과 세상을 잇는 SSI 수업
신간
교실과 세상을 잇는 SSI 수업
저자
김재덕·조세린·이현주
역자
-
분야
교육학
출판사
박영스토리
발행일
2026.08.10
장정
무선
페이지
264P
판형
크라운판
ISBN
979-11-7279-272-5
부가기호
93370
강의자료다운
-
색도
4도
정가
19,000원

초판발행 2026. 8. 10


마을을 걷다, 과학을 만나다.

사람들과 함께 과학을 이야기하다.


“왜 요즘 미세먼지가 자꾸 생겨요?”

“미래에는 인공지능이 사람을 배신하는 거예요?”

“맛도 좋고 향도 좋은데 왜 몸에는 안 좋은 거예요?”

“마트에서 산 두부가 싸서 좋은 줄 알았는데, 농부는 손해 보는 거예요?”


아이들은 학교에 오면 학교 밖에서 보고 듣고 경험한 궁금증을 재잘재잘 풀어놓습니다. 그 질문에는 단순한 호기심만 담겨 있지 않습니다. 생활 속 불편함에서 출발해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과학기술에 의문을 품는 태도, 그 원인을 알고 싶어 하는 마음, 일상과 과학을 연결하려는 시선, 그리고 세상의 문제를 사람들과 함께 바라보며 더 나은 사회를 고민하는 시민으로서의 첫걸음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어쩌면 아이들은 교실에 들어오기 전부터 이미 ‘과학’을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과학은 모두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에 “왜?”라고 묻는 순간 시작됩니다. 익숙한 세상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는 질문들이 세상을 바꾸어 왔고, 오늘날의 놀라운 과학기술을 만들어 왔습니다. 그 덕분에 우리의 삶은 훨씬 편리하고 풍요로워졌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풍요로운 세상은 과연 모두에게 좋기만 한 것일까요? 날로 심해지는 기후변화는 폭염과 폭우, 미세먼지처럼 우리의 생존 환경을 점점 더 위태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AI는 인간의 기대를 넘어 빠르게 발전하면서 가짜 뉴스 확산, 개인정보 유출, 판단의 책임 문제와 같은 새로운 질문을 우리 앞에 던지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세상도 예외는 아닙니다. 믿고 먹었던 음식, 매일 만지는 장난감, 신나게 뛰어노는 놀이기구도 겉으로는 맛과 재미, 편리함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그 이면에는 안전보다 이익을 앞세운 선택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식품첨가물, 플라스틱, 어린이 제품, 자율주행차, 재생에너지까지 과학기술은 더 이상 교과서 속 지식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우리의 밥상과 놀이터, 골목과 시장, 하천과 숲속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이 과학기술이 자신과 사회에 미칠 영향을 고민하고, 그 문제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래서 지금 아이들에게 필요한 과학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외우는 것만이 아닙니다. 과학기술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되묻고, 다양한 사람들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며, 그 안에 숨어 있는 위험과 가능성을 함께 찾아가는 교육이어야 합니다. 즉,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더 나은 방향을 함께 고민하며, 배움을 다시 사회로 돌려보는 실천하는 교육까지 포함하는 과학교육이어야 합니다. 이러한 배움을 가능하게 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과학기술관련 사회쟁점(Socioscientific Issues, SSI) 수업의 중요한 힘입니다.

2014년, 학교 현장에서 처음 SSI 수업을 시작했을 때 한 학생이 적어낸 소감이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SSI 주제로 토론을 한다고 해서 조금 긴장했어요. ‘토론’하면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번 수업에서는 그게 아니라서 좋았어요.”


아이들은 그동안 토론을 자신의 논리로 상대방을 설득하고, 결국 내 의견으로 이겨야 하는 활동으로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SSI 수업에서는 달랐습니다. 나와 다른 의견을 잘 듣고, 타당한 부분은 받아들이며, 필요하다면 자신의 생각도 수정해 더 나은 결론을 찾아가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다소 낯설어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은 경쟁이 아니라 서로의 의견이 존중되는 토론을 즐거워했습니다. 친구들의 말에 귀 기울였고, 자신의 생각도 조심스럽게 꺼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은 SSI 수업을 통해 과학기술을 둘러싼 다양한 입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기술이 사람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민하며 공감하기 시작했고, 자신과 사회의 역할에 대해 질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일상에서도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나와 다른 수많은 생각이 존재할 수 있음을 알게 되면서, 일방적으로 내 말만 하고 끝내는 ‘잡담’에서 벗어나 친구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되었다고 말하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아이들은 사회 문제를 이해하고, 공감하고, 책임감도 느꼈지만, 그것을 직접 행동으로 옮겨 세상 밖으로 나아가는 일에는 여전히 조심스러워했습니다.


“이건 정부나 사회에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 아닌가요?”


아이들은 자신의 참여가 사회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아직 충분히 갖고 있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그것은 지금까지의 학교 교육이 아이들에게 사회와 직접 연결되는 경험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수업을 교실 밖으로 확장해 보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살아가는 과학기술의 세상과 학교를 이어 보고 싶었습니다.

아이들이 먹고, 걷고, 놀고, 살아가는 공간 속에서 과학을 만나게 하고 싶었습니다. 북한산의 나무와 꽃, 홍제천의 새와 물고기, 포방터 시장의 먹거리, 골목의 어린이 제품과 놀이터, 마을의 에너지 문제까지. 아이들이 만나는 일상의 풍경 속에는 언제나 과학기술이 숨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학은 사람들의 삶과 선택, 가치와 복잡하게 얽혀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가족과 마을 주민의 이야기를 들으며 과학기술로 인해 생기는 문제가 먼 곳의 일이 아니라, 자신들이 살아가는 마을에서도 실제로 일어나고 있음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과학기술은 누군가에게는 편리함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불편함이나 위험이 될 수도 있다는 것, 같은 문제를 두고도 다양한 입장이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그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2020년,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에도 아이들은 마을 속 이야기를 들여다보며 인간과 자연의 공존에 대해 배워갔습니다. 감염병으로 힘들어하는 주변 사람들을 보며 생명의 소중함을 느꼈고, 인간이 자연을 함부로 대한 결과가 결국 무서운 감염병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올 수 있음을 지켜보며 자연의 소중함을 깨달았습니다. 아이들에게 과학은 단순한 지식을 넘어, 과학기술의 영향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자연의 관계를 이해하는 폭넓은 배움으로 확장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훌쩍 자라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배우는 사람을 넘어, 말하고 실천하는 사람으로 조금씩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줄 때, 아이들은 교실에서 배운 과학이 세상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경험은 아이들에게 단단한 자신감과 책임감으로 남았습니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경험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1부에서는 SSI 교육이 무엇이며 어떤 특징을 갖는지 살펴봅니다. 또한 SSI 수업을 설계할 때 교사가 고려해야 할 방향과 전략을 소개합니다. SSI 수업이 단순한 토론 수업이 아니라, 과학기술과 사회를 연결하고 학생들을 책임 있는 시민으로 성장하게 하는 배움의 과정임을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2부에는 초등학교 교사가 지난 몇 해 동안 아이들과 함께 걸어온 여정을 담았습니다. 교실과 마을을 오가며 과학과 아이들의 삶을 연결하고, 마을에서 만난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아이들의 고민을 기록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찾아낸 해결책을 실천으로 이어가기 위해 마을 사람들과 나누었던 따뜻한 대화도 함께 담았습니다.

3부에서는 중학교 교사가 교실 안에서 과학기술을 ‘사회’라는 렌즈로 바라보며 진행한 수업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아이들은 정답이 없는 복잡한 쟁점 속으로 들어가, 하나의 과학기술을 둘러싸고 얼마나 다양한 이해관계와 가치가 충돌하는지를 마주합니다.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무엇을 믿고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고, 나와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더 나은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경험합니다. 거대한 사회 문제 앞에서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던 아이들이, 대안을 모색하며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지점”을 스스로 발견해 나가는 이야기가 이 안에 담겨 있습니다.

교실을 넘어 마을과 사회 속에서 던진 작은 질문들은 아이들을 변화시키고,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불확실한 과학기술 사회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든든한 힘이 되어 줄 것이라 믿습니다. 이 책이 교사와 학부모, 그리고 미래 교육을 고민하는 분들께 작은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과학을 삶 속에서 다시 바라보고, 마을과 사회와 연결하며, 함께 고민하는 배움의 여정이 또 다른 교실에서도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SSI 수업으로 과학과 마을, 사회를 잇는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는 저자 일동

저자 소개


김재덕

현 서울홍은초등학교 교사로 이화여자대학교 과학교육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0여 년간 과학기술관련 사회쟁점(SSI, Socioscientific Issues) 교육을 학교 현장에 맞게 실현하며, ‘과학이랑 동네 한 바퀴’ 등 지역 연계 SSI 교육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발해 왔다. 과학교육으로 공감과 배려, 민주적 시민성을 기를 수 있다는 믿음으로 학생 · 학부모 · 마을이 함께 성장하는 교육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조세린

현 서울신길중학교 과학 교사로 이화여자대학교 과학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과학기술관련 사회쟁점(SSI) 교육과 과학교육의 형평성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다. 학생들이 과학기술을 사회적 맥락에서 바라보고, 자신의 관점을 형성하며 사회적 참여로 나아갈 수 있는 수업을 고민하고 실천하고 있다.


이현주

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 과학교육과 교수이다. 과학기술관련 사회쟁점(SSI) 교육, 과학소양, 위험 및 해저드 리터러시 교육을 연구하고 있으며, 관련 분야의 다수의 국내외 학술논문을 발표하였다. 학교 현장과 연계한 SSI 교육 연구 프로젝트와 교사 전문성 개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 『SSI 교육이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

차례


1부 SSI 수업의 이해

01 SSI 수업 이해하기 009

02 SSI 수업 설계하기 021


2부 마을과 학교를 잇는 SSI 수업

01 건강과 먹거리길: 우리가 먹는 음식, 정말 괜찮을까? 052

02 생태와 환경길: 마을을 걸으며 만나는 생태계 086

03 안전한 놀이길: 놀이터에 숨겨진 위험 찾기 125


3부 사회와 연결 짓는 SSI 수업

01 더워지는 도시, 우리가 만들어가는 답 166

02 AI 면접,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187

03 집중력 향상 기술, 어디까지 괜찮을까? 201

04 팬데믹을 읽는 수업: 코로나19로 살펴보는 과학과 사회의 쟁점 217

05 내가 선택한 쟁점, 내가 만드는 답 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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