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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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트라우마와 치유
신간
집단트라우마와 치유
저자
신보경
역자
-
분야
상담학
출판사
박영스토리
발행일
2025.10.30
장정
무선
페이지
324P
판형
신A5판
ISBN
979-11-7279-183-4
부가기호
93180
강의자료다운
-
색도
2도
정가
19,000원

초판발행 2025.10.30

머리말


우리는 살아가며 크고 작은 상처를 품고 살아갑니다. 어떤 상처는 조용히 개인의 기억 속에 머물지만, 어떤 상처는 사회 전체가 함께 겪은 고통으로 남아 우리 모두의 삶에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전쟁과 분단, 재난과 팬데믹과 같은 거대한 사건들은 단순히 지나간 과거가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정서와 관계, 그리고 삶의 태도 속에 깊은 흔적을 남기며 현재를 끊임없이 흔들고 있습니다.

저는 연구와 현장에서 만난 수많은 이야기들을 통해 이러한 상처가 결코 한 개인의 고통에만 머무르지 않고, 우리가 함께 짊어져야 할 집단적 과제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개인의 고통은 사회의 기억과 맞물려 있으며 사회적 상처 또한 개인의 삶 속에서 되살아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오랫동안 집단 트라우마에 주목해 왔습니다. 치유는 어느 한쪽에서만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상처 입은 개인이 회복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토대가 필요하고, 사회가 치유되기 위해서는 개인들의 변화와 연대가 뒤따라야 합니다. 결국, 개인과 사회의 회복은 서로를 비추는 거울처럼 맞닿아 있는 것입니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집단이 겪은 폭력과 상처가 고통의 굴레에 머물지 않고 다시 삶을 살아가게 하는 치유와 회복의 힘으로 어떻게 전환되는지를, 연구자로서 동시에 한 사람의 삶을 살아가는 존재로서 깊이 들여다보고자 했습니다. 특히 이 과정의 시작에 생명이라는 주제에 집중한 것은 수많은 사회적 아픔을 마주하면서 결국 우리가 지켜야 할 가장 근본적인 가치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생명은 단순히 숨 쉬며 살아 있다는 사실을 넘어섭니다. 서로를 잇고, 지탱하며, 함께 살아가게 하는 힘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 쉽게 이 생명의 가치를 잊거나 훼손해 왔습니다. 경쟁과 불평등, 폭력과 무관심이 일상이 되어버린 사회에서 생명은 때로 숫자와 효율로 환산되기도 하고, 때로는 소모되는 자원으로 전락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생명을 다시 바라보고 그 안에 담긴 존엄과 연결, 평화의 가능성을 회복하고 싶었습니다.

또한, 이 책은 집단 트라우마가 단순히 개인이나 사회를 무력하게 만드는 고통으로만 존재하지 않음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역사 속 사건들은 사람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지만, 그 상처 속에는 회복을 향한 능동적 움직임이 숨어 있습니다. 저는 이 과정을 단선적인 설명으로 그리지 않고, 역사적 맥락과 사회적 상호작용, 심리적 회복력, 문화적 기억 등 서로 다른 요인들이 얽히고 맞물리며 만들어내는 복합적 흐름 속에서 조명하고자 새로운 분석틀을 제시했습니다. 이를 통해 독자는 집단의 상처가 개인과 사회 속에서 어떻게 서로를 비추고 이어지며 점차 회복과 치유로 나아가는지를 보다 생생하고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책은 상처와 회복의 이야기를 넘어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와 그 속에서 지켜야 할 가치에 대해 묻습니다. 집단 트라우마의 치유 과정은 단순히 과거의 기억을 정리하는 일이 아니라, 개인과 사회가 서로를 이해하고 연결되며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발견하는 여정이라 생각합니다. 상처를 기억하는 방식, 고통을 나누는 태도, 그리고 서로를 지켜내는 작은 행동들이 모여 결국 사회를 바꾸고 우리의 미래를 새롭게 열어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렇기에 이 책은 특정한 연구자나 전문가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지금 여기에서 함께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위한 기록입니다. 이 책을 통해 상처 속에서도 피어나는 회복의 가능성과 생명의 존엄을 마주하고 나와 우리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

 

202510

신보경

신보경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George Washington Univ.)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보건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인문사회의학교실 기초연구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보건학자로서 몸과 마음에 공유된 기억으로 새겨지는 집단 트라우마가 개인과 공동체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러한 집단 트라우마를 사회를 통해 치료하고 치유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주요하게 연구하고 있다. 이 외에도 통일보건의료, 북한이탈주민, 갈등·화해학, 평화학 등을 주요 관심 연구영역으로 다루고 있다. 주요 공저로는 󰡔트라우마와 사회치유󰡕(역사비평사, 2019), 󰡔한반도 건강공동체 준비󰡕(박영사, 2, 2021), 󰡔통일보건의료의 미래󰡕(박영사, 2023) 등이 있다.

차례

 

CHAPTER 1

생명, 상처 입은 사회를 다시 살아내는 힘

1. 생명의 절대적 가치 5

2. 절대적 가치의 부정: 수단이 되어버린 생명 12

3. 인간 생명과 사회적 삶 21

4. 평화롭게 함께 살기 35

5. 코로나19가 생명에게 남긴 메시지 36

6. Leaving No One Behind: 사회적 약자와의 진정한 동행 45

7. 생명의 인류가 나아가야 할 길 -“공감으로의 평화 48

 

CHAPTER 2

생명의 위기, 집단 트라우마의 시대

1. 집단 트라우마와 치유 62

2. 포괄적 치유 모델(Comprehensive Healing Model, CHM) 101

 

CHAPTER 3

사례로 만나는 포괄적 치유의 과정

1. 독일 홀로코스트 155

2. 캄보디아 킬링필드 179

3. 제주 4·3 사건 203

4. 북아일랜드 분쟁 219

5. 아르헨티나 추악한 전쟁 237

6. 르완다 집단학살 253

7. 포괄적 치유 경향성 270

8. 포괄적 치유의 유형 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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