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발행 2025.01.20
서문
일상 속에서 창의성은 우리와 늘 함께 숨 쉬고 있지만 우리는 그 존재와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각자의 고유한 창의적 잠재력을 지녔다. 이것을 발현하면 삶이 풍요해진다.
창의성의 대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는 창의적인 사람의 특성이 복합성(complexity)을 지니는 것이라고 하였다. 내향적이면서도 필요에 따라서는 외향성을 지향하기도 한다는 말이다. 동양에서도 이와 유사한 개념으로 태극이라는 말이 있다. 우주 만물이 음양과 같은 대립적 속성의 조화에 의해서 발전해 나간다는 뜻이다. 이 책은 처음부터 이러한 복합성 또는 태극과 그 궤를 같이한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여러분은 창의성을 찾기 위한 순례길에 동참한 것이다.
그 길에는 오르막과 내리막을 가지고 있는 산도 있다. 험난한 산을 오를 땐 극한의 고통을 경험하지만 정상에 도달하면 그만큼의 희열과 보람을 맛볼 수 있다. 거대하고 높은 산봉우리를 오르면 정복이라는 말보다는 자연에 대한 경외감과 대자연 앞에 왜소해지는 나를 느끼기도 한다.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한 여행에서도 나를 찾고자 하는 진심과 이를 마주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동시에 존재한다. 으슥한 산길을 걸으며 “왜 이 길을 선택했을까?”, “어디로 가야 할까?”라며 던져지는 끊임없는 물음표는 우리네 삶과 같다. 또 최고의 길을 선택했다는 자만보다 나만의 선택으로 내 길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자부심은 큰 느낌표를 선사한다.
상상의 날개가 생겨서 순례의 길이 하늘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한참 떨어져 있는 무리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날갯짓에 흠뻑 빠져들어야 한다. 그들과 함께 날게 됐다면 바람을 타며 고단함으로부터 벗어날 수도 있다. 내 옆으로 모여드는 먹구름은 변화의 시작을 알리고 이를 피해 구름 위로 올라간 곳에는 모든 것이 멈춘 듯 파란 창공만이 편안히 펼쳐져 있다.
일상에서 보는 성당은 편안함을 주지만 하늘의 빛으로 매 순간 달라지는 성당은 모네의 상상력에 꺼지지 않는 불씨를 던져준다.
하늘의 공간은 채움과 비움을 동시에 품고 있다는 사실도 발견할 것이다. 별들을 채운 밤하늘은 여백의 검은 공간으로 인해서 더욱 빛난다.
순례길은 익숙함과 낯섦을 동시에 보여주는 바다로도 이어진다. 파도 소리는 친숙하다. 그러나 태초 이래 한 번도 똑같은 적이 없었을 파도의 모양새는 늘 낯설다. 모든 감각이 살아있는 듯한 산호초와 열대어들 그러나 모든 빛과 소리를 잡아먹은 듯한 심해의 무감각은 우리에게 공포를 준다. 쏜살같이 발목을 채워오는 빠른 밀물은 흐름이 멈춰 있는 듯한 망망대해와
같은 물이라고 믿기 어렵다.
창의성으로 가는 길에는 첩경이 없다. 그래서 치열한 노력만큼 쉬어 가는 여유도 필요하다. 이 책을 한꺼번에 읽으려고 하지 말자. 다만 가까운 곳에 두고 손때를 묻히고 눈도장을 찍자. 어떤 날은 그림만, 어떤 날은 목차만, 마음 가는 만큼만 같이하자.
목차에서 제시된 활동들을 가벼운 듯 진지하게, 순식간에 또는 긴 호흡으로 그때의 느낌에 따라 자유롭게 시도해 보자. 상황과 맥락, 접근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창의적 산물이 탄생할 것이다. 때론 모자이크의 조각처럼 초라해 보이지만 뭉치면 기대 이상의 그림이 나올 것이다. 멀리서 오래 보아야 알 수 있는 창의성의 큰 그림을.
필자는 집필 과정에서 창조성과 진정한 성장의 여정을 동시에 가지고 싶다는 바람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을 선택해 주신 독자들도 그러할 것이다.
책의 글과 그림에 대한 생각을 나누어 주신 멘토 최인수 교수님께 진심
으로 감사드린다.
전민배 미카엘 신부님과 성당 분들은 항상 마음의 평안을 주셨다. 글 속
의 생각을 그림으로 만들어 준 정은서 님께도 고마운 마음이 크다.
시작이 이미 반이다. 창의성의 여정으로!
저자 소개
지은이 김선진 (creativity.jin@gmail.com / 성균관대학교 초빙교수)
행복한 창의성 여정의 기록자로서, 저는 매일 새로운 가능성을 탐험하는 기쁨을 느끼고 있습니다. 창의성은 특별한 순간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저와 함께하며 제 삶을 한층 풍요롭게 만들어 줍니다. 작은 것에서 시작해 아이디어로 발전하는 과정을 통해 저는 성장하고, 그 과정 자체를 즐깁니다. 이러한 순간들은 저 자신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해주
며, 진정한 나를 발견하는 기회가 됩니다.
성균관대학교의 창의적 사고와 창조스쿨프로그램에서 청춘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특히 소중한 경험입니다. 다양한 관점들이 하나로 모여 창의적 시너지가 발휘되는 과정을 통해 서로의 아이디어에서 배움을 얻고 있습니다. 이러한 협업은 창의성을 극대화 시킬 뿐 아니라, 개인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길을 열어줍니다. 저는 창의성이 협업 속에서 더욱 빛난다는 것을 체험하며, 매 순간이 소중한 배움의 자리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아이들의 미래를 준비하는 성균관대학교 영재교육원의 부원장으로서, 창의성의 씨앗을 심고 가꾸는 역할에도 깊은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창의적 잠재력을 발견하고 발전시키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참으로 감동적이며, 그들을 지원하는 것이 저의 큰 사명이기도 합니다. 저는 창의성이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닌, 삶의 방향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새롭게 보는 힘이라고 믿습니다. 이렇게 창의성을 제 삶의 중심에 두고, 더욱 아름답고 의미 있는 인생을 만들어 가고자 오늘도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창의성의 시작>은 창의성의 본질을 탐구하며, 끌림과 설렘을 불러일으키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사례를 담고 있습니다. 독자들은 각 페이지마다 창의적 사고의 새로운 가능성에 끌리면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발상을 키워 나가고자 하는 설렘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이 여러분에게 눈부신 창의성 여정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목차
01
오름(ON)과 내림(OFF)
: 실패와 성공의 물결 위를 묵묵히 거닐다.
02
진심(ON)과 두려움(OFF)
: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다.
03
물음표(ON)와 느낌표(OFF)
: Why 속에서 새로움을 탄생시키다.
04
빠져듦(ON)과 벗어남(OFF)
: 작은 순간과 몰입으로 성장한다.
05
Go(ON)와 Stop(OFF)
: Play와 Pause의 반복으로 변화가 일어난다.
06
일상(ON)과 상상(OFF)
: 소소함 속에서 소중함이 나오다.
07
채움(ON)과 비움(OFF)
: 더하기와 뺄셈은 영이 아니다.
08
익숙함(ON)과 낯섦(OFF)
: 오래됨과 기발함 사이를 잇자.
09
감각(ON)과 무감각(OFF)
: 감각의 다름을 통해 생각 WI-FI를 수신하자.
10
빠름(ON)과 느림(OFF)
: 디지털과 아날로그는 한 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