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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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불평등과 빈곤 현실
신간
한국사회 불평등과 빈곤 현실
저자
이성균
역자
-
분야
사회학/미디어/언론
출판사
박영스토리
발행일
2022.11.01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244P
판형
신A5판
ISBN
979-11-6519-318-8
부가기호
93330
강의자료다운
-
정가
17,000원

초판발행 2022.11.01


현재 한국사회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사회문제는 불평등과 빈곤이다. 과거 고도 성장기에는 다양한 산업과 직업이 새롭게 등장하고 일자리 기회도 계속 늘어나, 많은 사람들이 노동을 통하여 가구생활에 필요한 소득을 확보할 수 있었으며 빈부격차도 낮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국내외 경제여건 변화에 따라서 안정적 일자리 기회가 축소되어 적정한 소득을 확보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각종 경제활동을 통하여 사업소득과 자산소득 등을 늘리려고 노력하지만,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적 불안정성이 지속되고 있다. 20세기 ‘동아시아의 네 마리 용’ 가운데 하나로서 경제적 궁핍과 불평등 문제를 해결해 왔던 한국사회는 21세기 들어서 불평등과 빈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시대적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주요 일간지와 방송 기사에서 잘 나타난다. “한국, 서유럽처럼 부유하지만 소득·부 불평등 심각”(아시아경제, 2021년 12월 7일), “부자 나라 한국, 소득 불평등 심각…부의 불평등은 더 심각”(KBS, 2021년 8일), “부(富)의 불평등이 소비 위축하고 성장률 저하시켜”(조선일보, 2020년 6월 29일) 등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사회 불평등과 빈곤 문제를 보도한 기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또한 최근 국민 여론조사 결과 “한국사회의 제1 과제는 불평등 해소”이며 2022년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주요 정당들이 일자리정책과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정책들을 주요 공약으로 발표한 점에서 알 수 있듯이, 불평등과 빈곤 문제는 시급한 해결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불평등과 빈곤문제는 4차 산업혁명 흐름과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거대한 변화에 따라서 매우 복합적인 양상을 나타낸다. 경기변동과 시장 위축, 인력채용방식 변화 등에 따라서 전통적 제조업체 및 자영업 부문이 위축되고 있으나, 새로운 기업조직으로서 등장한 플랫폼 기업에서는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직장을 찾지 못하거나 월급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늘어나지만, 동시에 전문지식과 기술력을 갖춘 사람들에 대한 보상은 과거보다 더욱 커졌다. 또한 주식과 부동산 자산 가치상승으로 더 많은 부(富)를 축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무주택자들의 주거부담과 ‘빚(을 지어) 투(자하는)’ 사람들이 확대되는 것도 현재 한국사회의 현실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코로나19 상황은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빈곤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인류 역사의 경험을 볼 때,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대규모 재난은 많은 시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지만, 경제사회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의 어려움이 더욱 심화되는 경향이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실업자가 대폭 증가하였으며 빈곤가구의 생계문제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한국사회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와 경기위축의 장기화로 인하여 자영업자, 중소기업 취업자, 비정규직 종사자 등 노동시장 취약계층의 고용문제와 소득감소가 나타났다. 또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 청년의 고용문제는 심화되었고, 일-가정 양립이 어려운 맞벌이 가구나 경력단절 여성의 고용위기도 지속되었다. 코로나19 상황 이전부터 노동시장에서 취약한 지위에 있던 사람들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더욱 큰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 앞에서 소개한 신문 기사에서도, “코로나로 임금 불평등 심화...현정부 들어 임금 지니계수 첫 상승”(경향신문, 2021년 1월 24일) 혹은 “코로나19사태로 ‘경제적 불평등’ 우려”(내일신문, 2020년 11월 5일) 등 코로나19 상황의 불평등 변화를 주목하는 보도가 다수 존재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고용이나 소득 등 경제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사회적 측면의 취약성을 드러냈다. 과거에도 많은 사람들이 취약한 주거 시설이나 환경에서 생활해 왔으며,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좁은 공간, 열약한 주거시설 및 환경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주거 빈곤상태를 벗어날 가능성이 더욱 줄어들고 있다. 교육격차 문제도 팬데믹 상황에서 다시 부각되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학교 수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부모의 지원 정도와 사교육 기회 등에 따라서 학생 개인별 학업성취도에서 많은 차이가 나타났다. 또한 ‘코로나 블루’라는 용어에서 알 수 있듯이, 대규모 재난 상황은 정신건강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결국 불평등과 빈곤문제는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측면에서 우리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빈곤 문제를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현재 불평등과 빈곤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논란이 없으나,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궁핍함은 어느 정도인가?” 일자리 질과 주거생활, 정신건강의 현실은 무엇인가? 노동빈곤층과 상대적 빈곤층, 주거 빈곤층의 삶은 어떠한가? 팬데믹 상황에서 불평등과 빈곤문제는 어떻게 변화하였으며, 팬데믹의 피해는 집단별로 어떤 차이가 있는가? 우리사회의 불평등현실과 의식은 어떤 특징을 갖는가? 등의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저서는 각종 사회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우리사회의 불평등과 빈곤 현실을 설명하고자 한다. 전통적으로 불평등과 빈곤에 관한 연구는 경제적 차원에 집중되어 왔다. 임금, 소득, 자산 등 각종 자료를 기초로 경제적 불평등 문제를 연구하거나 빈곤문제를 연구하는 것이 한국 사회과학계의 가장 일반적인 경향이었다. 경제적 불평등은 사회·문화·심리적 차원의 불평등을 낳는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불평등이 교육·주거·건강·불평등 인식 등 다양한 영역의 불평등 현실을 모두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불평등은 경제적인 측면과 사회적 측면, 객관적 사실과 주관적 의식 등 매우 많은 항목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이러한 현실을 구체적으로 규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저서는 ‘불평등과 빈곤 문제에 대한 다차원적 연구’라는 장기 프로젝트의 출발점으로서, 필자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이전에 쓴 논문들을 수정하고 최근 현실을 설명한 글을 추가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완전히 종료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그 경제사회적 파급효과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으며, 이를 파악할 만한 자료도 충분하지 않다. 팬데믹 상황의 불평등과 빈곤이 이전 상황의 연속선상에 있다고 생각하여, 필자의 기존 연구 결과를 재정리하고 최근 불평등과 빈곤의 민낯을 소개하는 글을 모아서 출간한다. 

이 저서의 첫 번째 글은 고전 사회과학에서부터 현대 사회과학에 이르기까지 불평등과 빈곤을 설명하는 개념 및 이론을 간략히 정리한다. II~IV장은 불평등과 빈곤 현실을 설명한 것으로서, 2010년대 이후 한국사회 소득과 자산의 불평등 추이와 발생 요인, 그리고 상대적 빈곤과 주거빈곤 문제에 대한 실증분석 결과를 정리한다. V~VII장은 일자리 질의 지역 격차, 직장인의 정신건강, 청소년의 불평등의식 등 사회적 차원의 격차와 빈곤 문제를 분석한 것이며, VIII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의 불평등과 빈곤 현실을 정리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이 저서에 수록된 글의 일부는 과거에 출간한 논문 등을 수정하고 재정리한 결과이다. II장은 필자가 신희주·김창환 교수와 함께 쓴 논문 “한국사회 가구 소득과 자산의 불평등: 연구 성과와 과제”(<경제와 사회> 2020년 9월호, 60~94쪽)를 수정한 글이다. III장은 “가구주 특성과 상대적 빈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비교”(<지역사회학> 20권 1호, 2019년 4월, 5~34쪽)를 기초로 상대적 빈곤문제를 새롭게 설명한 글이며, IV장은 2019년 9월의 비판사회학대회 발표문 “1인가구의 주거빈곤과 사회경제적 특성”을 수정한 것이다. 또한 VI장은 “한국 임금근로자의 스트레스에 관한 연구: 패널자료 분석”(<한국사회학> 제50집 제4호, 2016년 8월, 203~232쪽)을 기초로 고용과 정신건강 격차 문제를, VII장은 “한국사회 고등학생의 기회불평등 의식”(연세대학교 <사회과학논총> 47권 2호, 2016년 11월, 3~26쪽)을 기초로 청소년의 불평등의식을 정리한 것이다. 

필자는 이 저서가 한국사회의 불평등과 빈곤 문제를 이해하는데 도움 되기 바라며, 더 나아가 많은 전문가들이 이 저서에서 다루지 못한 문제들을 더욱 구체적으로 연구하기 희망한다. 한 사회의 불평등과 빈곤 현실에 대해서는 설명해야 할 부분이 매우 많으며, 현재와 같이 급격히 변화하는 사회 문제의 발생 요인이나 한국적 특징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이 저서가 이러한 과제를 수행하는데 초석이 되기 바라며, 포스트(post) 코로나 혹은 위드(with) 코로나 시대의 문제해결을 위한 시사점을 찾는데 도움되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이 저서를 발간하는데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공저의 논문을 이 저서에 포함하는데 동의해 주신 신희주·김창환 교수, 연구주제 선정 및 분석 과정에서 도움을 주신 수많은 연구자들, 그리고 도서를 출간해 주신 박영사 관계자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 또한 필자의 박사과정 지도교수로서 2019년에 승천하신 라이트 교수(Erik Olin Wright)를 언급하고자 한다. 비판적 사회과학자의 삶을 제시하셨고 한국사회에도 많은 애착을 보였던 고인을 추모하며 이 저서를 출간한다.



2022년 9월

이성균 

이성균

필자는 1997년에 미국 위스컨신대학교(University of Wisconsin-Madison)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울산대학교 사회과학부 사회·복지전공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사회학회, 비판사회학회, 불평등연구회 등 다수의 학술단체에서 활동하였다. 주요 저서는 『경제위기와 노동시장변동』, 『울산지역 노동시장과 고용문제』 등이며, 최근에는 행정자료를 활용한 불평등과 빈곤문제, 지역고용정책 등에 관한 연구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불평등과 빈곤의 이해 

소득과 자산 불평등 

상대적 빈곤 현실 

주거 빈곤과 1인 가구 

지역 불평등과 양질의 일자리 

노동시장 불평등과 업무 스트레스

청소년의 기회불평등 의식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의 불평등과 빈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