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SITEMAP
전체메뉴닫기
닫기
관계기반 근로자지원교육프로그램(R-EAP)
신간
관계기반 근로자지원교육프로그램(R-EAP)
저자
김현경
역자
-
분야
교육학
출판사
박영스토리
발행일
2022.10.21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252P
판형
신A5판
ISBN
979-11-6519-345-4
부가기호
93370
강의자료다운
-
정가
19,000원

초판발행 2022.10.21


임사체험(臨死體驗)을 하듯 사건과 시간들이 스쳐간다. 관계기반 근로자지원교육프로그램(Relations-based Employee Assistance Program: 이하 R-EAP)을 개발하게 된 계기는 2008년 초겨울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이 서넛을 키우는 부모에게는 우스운 일일 수도 있지만, 나와는 너무나 다른 초등학교 3학년 남자 아이 한 명을 키우는 것도 나에게는 매일매일 숨통을 조여 오는 시간이었다. 전화벨과 초인종이 울릴 때마다 심장이 곤두박질쳤다. ‘오늘은 또 누가 무슨 일로 전화를 하는 거지? 초인종은 누가 왜 누르는 거야?’ 담임 선생님의 전화가 가장 무서웠다. 그렇게 살다가는 죽을 것 같았다. 죽어버릴 것 같았다. 그때 중학생 아들을 키우며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지인을 통해 만나게 된 것이 부모교육이었다. 1주일에 한 번씩 듣는 부모교육의 약발은 채 3일을 가지 못했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라기보다 내가 살기 위해, 아이를 이해하고 변화하기 위해 지속적인 부모교육이 필요함을 느꼈다. 그 이후 부모교육 안에 머무르기 위해 부모교육 강사과정을 1년 가까이 밟게 되었다. 아이를 학원에 하나 더 보내는 것보다 내가 부모교육을 지속적으로 받으면서 내 삶을 견디고 변화시키는 것이 더욱 절박했다. 그렇게 시작된 부모교육과의 만남이 R-EAP를 개발하게 된 출발점이 되었다. 

부모교육강사를 하면서 만나게 된 수많은 부모들은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힘든 시간은 결코 부모 중 어느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 변화되거나 극복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안타까운 것은 교육에 올 수 있는 부모들은 대부분 전업주부에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취업모와 아버지들은 부모교육을 듣고 싶어도 들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고 공간적으로도 접근하기 쉽지 않았다. 그때 떠오른 생각이 ‘부모교육을 기업교육 안에 도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였다. 그리고 그런 생각은 경영학 석사과정을 밟으면서 다시 수정되었다. 기업은 궁극적으로 생산성을 중요시할 수밖에 없고, 기존의 부모교육은 기업의 요구를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인식하게 되었다. 근로자의 요구와 조직의 요구를 모두 반영할 수 있으면서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근로자의 성장이 이루어져야 하고, 그 결과 조직에도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만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일과 삶의 균형(Work?Life Balance)과 일-가정 양립의 문제는 더욱 중요시되고 있으며, 가족친화제도가 노동생산성과 이직률 등에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연구들도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관건은 이런 중요성과 효과성을 근로자와 조직이 모두 느낄 수 있어야만 한다는 점이다. 근로자와 조직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그리하여 기업 안에서 지속적으로 자생할 수 있는 대안적인 근로자지원교육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러한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교육공학 박사과정을 통하여 R-EAP를 개발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본 저술은 R-EAP의 해석학적 수업설계모형을 개발한 박사학위논문(김현경, 2019a)과 그 전후로 쓰여진 7편의 학술논문의 핵심내용을 발췌?수정?보완하여 R-EAP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한 것이다.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는 의미는 두 가지다. 첫째, R-EAP의 해석학적 수업설계모형을 개발하기 위하여 EAP, 부모교육, 해석학, 경영학, 교육(공)학, 일반체제이론(Bertalanffy, 1968/1990) 등의 다양한 학문 영역에서 주요 개념과 원리를 차용하였다. 관련된 학문 영역이 넓고 차용된 개념 및 용어가 철학적이고 전문적이며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용어와 거리가 있어서 독자들의 이해가 쉽지 않았다. 본 저술에서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철학적 개념을 최대한 이해하기 쉽도록 진술하여 용어의 낯섦을 덜어내고자 한다. 그러나 특정 철학자의 철학 개념을 저자가 이해한 수준에서 저자의 언어로 재진술하는 것이 과연 오해의 소지 없이 그 의미를 올곧이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를 내려놓을 수는 없다. 또한 여전히 저자의 언어적 표현 능력의 한계를 느낀다. 이런 까닭에 독자의 이해를 어디까지 확장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대답은 명확하지 않다. 추후 이에 대한 독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둘째, R-EAP는 가정과 직장에서 경험한 과거의 결정적 사건과 현재의 문제상황을 연결하여 다양한 맥락 관계에 대한 성찰?통찰을 지속함으로써 일터와 삶터에서의 근로자의 생활을 지원하는 실천적인 수업을 지향한다. 이러한 과정은 관계에 대한 성찰과 통찰, 이를 기반으로 한 변화를 향한 실천이 중요한데, 성찰과 통찰의 과정은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실천 역시 앎과 삶을 하나가 되게 한다는 측면에서 교육적 난제이다. 이와 관련하여 본 저술은 자기성장 또는 관계성 개발과 관련된 성찰?통찰?실천의 방법론적 난제를 상황(인용글)을 중심으로 최대한 쉽게풀이하여독자의이해를돕고자한다.상황중심의이해를통하여 R-EAP에 참여하는 근로자가 자신이 경험한 결정적 사건 및 문제상황에 대하여 관계 인식을 확장하고 본래적 관계맺음을 실천하는 ‘학습자로서의 역할’을 익힐 수 있기를 바란다. 동시에 가정과 직장에서 자녀나 동료 근로자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상황을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수자로서의 역할’도 학습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R-EAP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저자에 의해 창안된 근로자지원교육프로그램이며 그 출발점은 부모교육이었다. 그러나 R-EAP는 부모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자녀양육지원프로그램은 아니다. 가정 및 직장에서의 생활 관련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교수-학습의 주체가 될 수 있다. R-EAP는 자기성장(자기계발)과 가족관계와 직장에서의 관계맺음을 선순환적 관계로 파악하고 그 관계를 통합적으로 지원하고자 한다. R-EAP가 실제로 구현되는 모습은 부모교육과 기업교육을 융합하는 자발적 실천공동체(Community of Practice: 이하 CoP)에 의한 무형식적 교육에 가깝다. 또한 교육과 집단상담의 중간 형태로 보일 수도 있다. R-EAP를 운영하는 교수자는 부모교육 또는 자녀양육과 관련된 외부의 전문가가 될 수도 있고, 직장 내의 인적자원개발(Human Resources Development: 이하 HRD) 담당자가 될 수도 있으며, 자발적으로 모인 직장 내 커뮤니티의 구성원인 근로자가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교수자의 역할을 누가 담당하든지 간에 R-EAP에 참여하는 근로자는 학습자인 동시에 가정과 직장에서 관계성 개발을 촉진하는 교수자의 역할도 실천할 수 있도록 상황맥락에 맞게 R-EAP를 설계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하여 R-EAP에 참여하는 근로자들은 궁극적으로 외부 전문가의 지원 없이도 동료 학습자들과 상호 협력하며 문제상황을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 

R-EAP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지금, 독자는 R-EAP가 구현되는 구체적인 모습을 그려내기 어려울 것이다. 당연하다. 그러나 이 글이 끝나갈 때쯤 독자의 마음속에 ‘아, R-EAP는 대충 이런 모습으로 그려질 수 있겠구나. 나도 동료들과 함께 R-EAP 커뮤니티를 한번 만들어볼까?’하는 생각이 든다면 이 글에 대한 독자의 이해는 충분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지금부터 R-EAP에 대한 이해를 시작해 보자.


김현경(金賢暻, Kim Hyun-Kyoung)

한양대학교 교육공학 박사

고려대학교 경영학 석사


학부에서 교직을 이수하고 교육실습을 마친 후, 참된 가르침은 다양한 경험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생각에 승무원이 되어 보다 넓은 세상을 체험하였다. 결혼 후에는 자녀양육의 어려움을 절감하게 되었고, 부모가 성장하지 않고서는 한 생명을 온전히 키워낼 수 없음을 깨닫게 되어, 인간으로서 부모로서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성장하기 위하여 부모교육강사가 되었다. 그러나 자녀양육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에는 부모 중 어느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벽에 부딪혔다. 이후, 부모교육에 참여하기 어려운 취업부와 취업모를 위하여 자기성장과 자녀양육을 지원할 수 있는 현실적인 교육프로그램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 교육과 상담의 특성을 융합하고, 부모교육과 기업교육을 연계하여개인(근로자)과공동체(가정,조직등)가함께성장할수있는관계융합실천교육(RCPL)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노정 중에 부모교육, 교사․교수 연수, 대학교육, 기업교육 등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을아우르는폭넓은교육경험을쌓았다.고려대학교․한양대학교․진주교육대학교의 학부및대학원에출강하였고,연구교수로서융합교과개발과역량기반수업컨설팅을 수행하였다. 현재는 한양대학교 창의융합교육원에 출강하고 있으며, 한국건강가정진흥원과 전국학부모지원센터의 부모교육 전문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관심분야

관계성 개발 교육, 융합교육, 실천교육, 관계융합 퍼실리테이팅, 근로자지원교육, 부모교육 등


이메일  hooray34@naver.com


프롤로그 5

제1부
시대적 변화와 ‘관계’의 중요성

제1장
시대적 변화와 교육적 요청
1. VUCA의 시대적 특성과 ‘관계’ 19
2. 시대적 변화에 따른 ‘관계’에 대한 교육적 요청 23

제2장
영역별 관계성 개발의 중요성 및 난점
1. 가정에서의 부모교육 관점의 관계성 개발의 문제 31
2. 학교에서의 융합교육 관점의 관계성 개발의 문제 35
3. 직장에서의 HR 관점의 관계성 개발의 문제 38

제2부
관계기반근로자지원교육프로그램(R-EAP)의필요성 및 요구

제1장
근로자지원프로그램(EAP)과의 관계 및 R-EAP의 필요성
1. EAP의 개념과 유형 45
2. EAP 운영의 현실적 한계 50
3. R-EAP 개발의 필요성 55

제2장
관계기반 근로자지원교육프로그램(R-EAP)에 대한 HR 관점의 요구
1. 연구방법 62
2. R-EAP에 대한 요구 66
3. HR 및 교육설계 측면의 시사점 97

제3부
관계기반 근로자지원교육프로그램(R-EAP)에 대한 이해

제1장
관계기반 근로자지원교육프로그램(R-EAP)의 개요
1. R-EAP의 개념 및 목적 105
2. R-EAP와 관계성 개발 108

제2장
관계기반 근로자지원교육프로그램(R-EAP)의 교육적 지향
1. 연구방법 122
2. R-EAP의 교육적 지향 126
3. 교육적 지향의 의미 및 시사점 146

제3장
관계기반 근로자지원교육프로그램(R-EAP)의 해석학적 수업설계모형
1. 수업설계모형 개발을 위한 연구 개관 155
2. 수업설계를 위한 개념어와 구성요소 158
3. R-EAP의 개념적 모형 173
4. R-EAP의 반구조화된 절차적 모형 180
5. R-EAP의 해석학적 수업설계모형의 특징 189

제4장
관계기반 근로자지원교육프로그램(R-EAP)의 의의 및 기여 가능성
1. R-EAP 및 수업설계모형의 개발 노정 199
2. R-EAP 및 수업설계모형 개발의 의의 203
3. R-EAP의 조직 기여 가능성 및 논의 사항 207

에필로그 221

참고문헌 229
찾아보기 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