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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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러티브와 스토리텔링: 도덕성 발달의 이해
신간
내러티브와 스토리텔링: 도덕성 발달의 이해
저자
Mark B. Tappan, Martin J. Packer
역자
이재호
분야
교육학
출판사
박영스토리
발행일
2022.09.20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210P
판형
신A5판
ISBN
979-11-6519-328-7
부가기호
93180
강의자료다운
-
정가
15,000원

초판발행 2022.09.20


지난 10년 우리는 도덕성 발달이론과 그에 관한 연구 분야에서 인상적인 변화를 목격하였다. 주된 변화는 30년 이상 지배적인 패러다임을 이루어 온 로렌스 콜버그(Lawrence Kohlberg, 1969, 1981, 1984)의 인지발달론적 접근에 대한 비판과 도전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역자 주] 이 책은 1991년에 출간되었다. 따라서 독자는 ‘지난 10년’과 ‘30년 이상’이라는 표현을 1991년을 기점으로 하여 시간을 거슬러 이해하기 바란다.
 인간의 도덕적 삶에 관심을 두고 있는 연구자들과 전문가들이 도덕성 발달 연구를 심리학과 교육학의 주류로 편입시킨 콜버그의 위광(威光)에 적지 않은 이론적 빚을 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의 접근이 안고 있는 메타이론적·이론적·방법론적인 면에서의 한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 또한 사실이다. 콜버그의 연구에 대한 많은 그리고 다양한 비판들 가운데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른바 정의(正義) 추론의 단계에 의해 구조적으로 개념화된 인지발달론적 시도, 달리 말하여 비교문화적으로 보편화된 여섯 가지 계열이라는 전제 조건에 입각하여 도덕적 역량의 개체 발생을 공식적으로 재건하기 위한 시도는 도덕 영역의 다차원적 성질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함으로써 개개인의 실제 삶에서 일어나는 도덕적 경험에 대한 인지적, 정서적, 능동적 복잡성의 측면을 적절히 포착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비판의 핵심에는, 인지발달론적 시도가 성별·인종·계급?문화의 차이를 포함하는 맥락 요인들이 개개인의 실제 삶에서 도덕적 경험의 의미를 형성하는 데 귀중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깔려 있다.
이 책의 목적은 이러한 염려에 응답하기 위한 시도로서 도덕성 발달 연구에 있어서의 간학문적 접근이라는 새로운 장을 소개하는 데 있다. 이 접근은 인간 존재의 중요한 측면에 해당하는 내러티브(스토리텔링)에 중점을 두고 있다. 말하자면, 인간은 주로 내러티브를 통해 자신의 행위와 타인의 행위를 이해하는, 본성적으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동물”임을 공통 전제로 한다(MacIntyre, 1981). 또한 내러티브는 어떤 일련의 사건에 의미, 특히 도덕적 의미를 부여하는 기능을 한다(White, 1981). 그러므로 이 접근은 내러티브가 인간의 도덕적 경험을 이해하는 데 매우 강력하고 효과적인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제공한다는 점을 전제하고 있다.
이 이외에도 도덕성 발달에 대한 소위 내러티브 접근들이 지니는 공통점은 무엇인가? 첫째로 이 접근은 인간의 도덕적 삶에 대한 다양한 도덕적 이야기가 있을 수 있고, 또한 실지로 있다는 인식하에 도덕 영역의 다면적 특성에 대한 이해를 공유한다. 둘째로 이 접근은 서사적 국면에 놓여 있는 모든 일상 삶에서의 시공간과 관계적 맥락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살아있는 도덕적 경험에 관심을 둔다는 점을 공유한다. 셋째로 이 접근은 언어와 문화를 의미 구성의 본질적 요소로 가정함으로써 도덕적 사고?감정?행동이 말·발화·담화의 형식에 의해 중재된다는 점을 전제한다. 왜냐하면 사고·감정·행동은 의미 형성의 주요 방식, 즉 담화의 한 구체적 장르로서의 내러티브에 의해 의미상 구조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 소개되어 있는 모든 접근은 해당 연구자들이 타자의 도덕적 경험이 지니는 의미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방식인, 이른바 ‘해석의 문제’에 방법론적 관심을 공유하고 있으며, 또한 연구자 자신의 선입견, 가정, 도덕적 합의가 타자의 도덕적 이야기를 이해할 때 영향력을 행사하고 뒷받침한다는 점을 인정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의 각 장은 내러티브와 그에 관한 복잡다단한 쟁점의 이해에 초점을 두며, 도덕성 발달 연구에 관한, 나아가 도덕교육의 실제에 관한 새로운 접근으로 안내한다.
마크 태펀(Mark Tappan)은 첫 장에서 개인이 권위를 주장하게 되고 자신의 도덕적 사고·감정·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니게 되는 과정을 탐색한다. 그는 내러티브와 도덕적 경험 사이의 주된 관련성뿐만 아니라 소설을 쓰는 것과 생생한 경험을 하나의 내러티브로 쓰는 것 사이의 유사점을 고찰한다. 태펀은 미하일 바흐친(Mikhail Bakhtin)의 연구를 적용하여, 타인의 말을 자신의 말로 만들 수 있고, ‘내면적으로 설득력 있는’의 담화 형식으로 말할 수 있을 때, 그럼으로써 자신의 살아있는 도덕적 경험에 관한 이야기를 ‘저작하고’ 그것에 ‘권위를 부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도덕적 권위의 발달이 이루어진다고 주장한다.
제임스 데이(James Day)는 제2장에서 내러티브와 극적인 과정이 사실은 도덕성 발달 연구에서의 두 중심 개념인 도덕적 ‘판단’과 도덕적 ‘행동’을 중재하고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특히 그는 도덕적 행동을 연습하고 검토하며 재규정하는 개인 앞의 ‘도덕적 청중’ 개념에 관하여 간략히 소개한 다음, 아동과 청소년 그리고 성인을 대상으로 연구한 인터뷰를 인용하여 도덕적 청중 현상을 설명한다. 결과적으로 데이는 도덕적 이야기에 그 이야기를 듣는 청중의 기능이 존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도덕적 행동에는 그 행동을 보는 청중의 기능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린 브라운(Lyn Brown)과 캐롤 길리건(Carol Gilligan)은 제3장에서 관계의 심리학에서의 내러티브와 도덕성 발달 연구를 방법론적으로 고찰하는 데 중점을 둔다. 관계적이고 도덕적인 갈등이 내포된 이야기를 해석하는 이들의 방법?자신에 관하여 그리고 관계에 관하여 대화하는 방법에 특별히 초점을 두고 자신의 살아있는 경험을 묘사하는, 소위 ‘경청에 대한 안내’라고 명명하는 방법?은 타인과 함께 관계에 입문하는 방법, 타인의 서사적 목소리에 경청하는 방법, 배려와 정의라는 두 개의 관계적 또는 도덕적 목소리에 참여하는 방법을 제공한다. 브라운과 길리건은 이러한 방법의 문학적·임상적·페미니스트 차원을 강조하며, 이러한 차원이 어떻게 그들 연구의 중요한 현상을 명확하게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성인이 되는 미국 여자 청소년들이 마주하는 고뇌에 대하여 다룬다.
마틴 패커(Martin Packer)는 제4장에서, 표현으로서의 내러티브는 개인이 어떻게 행동을 이해하고 어떻게 의미를 생성하는지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제공해 주지만 실지로 개인의 도덕적 삶에 무엇이 일어나는지를 알고 싶다면 행위로서의 내러티브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도덕성 발달에 관한 내러티브 접근을 비판적 관점에서 조명한다. 패커는 내러티브와 행동 사이의 관련 문제를 탐구하고 있는데, 실천이 무너질 때 내러티브는 우리들로 하여금 새로운 행동 과정을 드러내게 한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그는 행동과 내러티브가 내면적이고 변증법적인 관련을 맺고 있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패커는 하이데거(M. Heidegger), 하버마스(J. Habermas), 가다머(H. G. Gadamer)의 연구를 적용하여 행동에 대한 해석적 분석이 우리들로 하여금 발달의 목적에 관한 궁극적인 물음을 비롯하여 도덕성 발달 연구에 관한 전통적인 많은 쟁점들에 대해 재고할 기회를 제공해 준다고 주장한다.
마크 프리먼(Mark Freeman)은 제5장에서 발달의 목적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프리먼은 내러티브와 도덕성 발달이 서로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내러티브가 단지 도덕성 발달 연구에 방법론적인 접근법을 제공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목적을 향한 점진적인 변화로서의 발달 개념에 내러티브와 ‘도덕’(또는 ‘선(善)’)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에 의하면 자아는 내러티브에 의해 규제되며, 발달은 새로운 해석적 맥락을 정립하는 과정에 의해 세계 그리고 자아에 대한 자신의 해석을 다시 쓰는 노력을 일컫는다. 그리고 도덕성은 토론과 대화에 의해 비로소 정립되는 (자신과 타인에게 공히 해당하는) 선에 대한 감각이다.
이 책의 목적은 이론과 연구 분야에서 새롭게 제기되는 방향을 탐색하고, 도덕성 발달 연구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빠르게 변화하는 이 분야의 이론적, 실증적 연구에 관한 대안적 접근을 제공하며, 도덕성 발달의 내러티브 접근에 관한 더 많은 대화·토의·토론의 분위기를 촉발시키는 데 있다.


Mark B. Tappan
Martin J. Packer

저자 소개
Mark B. Tappan
Colby College(Waterville, ME) 교육학과 교수이다. 태펀의 연구 관심 분야는 청소년기의 도덕성 발달, 도덕교육, 해석학적 연구방법, 청소년과 성인의 사회적 관계 문제이다.

Martin J. Packer
Duquesne University(Pittsburgh, PA) 심리학과 교수이다. 패커의 연구 관심 분야는 또래 관계에서의 사회성 발달, 해석학적 연구방법, 일상 삶에서의 현상학이다.


역자 소개
이재호(李在浩)
한국교원대학교에서 비고츠키(L. S. Vygotsky)의 도덕심리학에 관한 연구로 교육학석사와 폴 리쾨르(Paul Ricoeur)의 해석학에 관한 연구로 교육학박사를 취득하였다. 2012년에 초등교사양성 국립대학인 광주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에 부임한 이래 현재까지 교수로 재직하면서, 예비교사와 가르침과 배움을 함께 하고 있다. 연구 분야는 도덕철학과 도덕심리학에 기반을 둔 도덕교육이며, 특히 도덕과 수업의 이론과 실제에 관한 연구에 주된 관심을 두고 있다. 저서로는 <리쾨르와 현대 도덕교육>(단독, 2010, 교육과학사), <초등학교 인성교육 살리기>(공저, 2011, 인간사랑), <도덕과교육방법론>(공저, 2019, 교육과학사), <도덕철학과 도덕교육>(공저, 2021, 교육과학사) 등이 있다.

저자 서문 ∙ ⅲ

CHAPTER 01 내러티브, 저자의식 그리고 도덕적 권위의 발달 / 1
내러티브와 도덕적 경험 8
저자되기와 저자의식 12
도덕적 권위의 발달 18
결론 29
부록: 에이미(Amy)의 인터뷰 이야기  33

CHAPTER 02 도덕적 청중 / 43
도덕적 청중: 참가자의 이야기 47
논의 65
발달심리학에 주는 의의 67도덕적 ‘판단’과 도덕적 ‘행동’ 69

CHAPTER 03 관계적 내러티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 77
경청으로의 안내 83
타냐(Tanya) 88
결론 102
부록: 타냐의 인터뷰 이야기  104

CHAPTER 04 이야기와 삶 해석하기 / 115
내러티브와 서사학 119
표현으로서의 내러티브, 행위로서의 내러티브 124
해석학적 존재론 130
비판의 장 찾기 139
결론 145

CHAPTER 05 다시 쓰는 자아 / 155
목적의 문제 160
내러티브와 발달 165
맥락상의 발달 168
계보학, 내러티브 그리고 인류 진보의 가능성 175
이야기의 도덕 183
결론 186

역자 후기 ∙ 191
찾아보기  ∙ 1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