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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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 신들의 전쟁: 중독의 심층심리학적 이해
신간
중독, 신들의 전쟁: 중독의 심층심리학적 이해
저자
David E. Schoen
역자
박성현, 이재갑
분야
상담학
출판사
박영스토리
발행일
2022.03.30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240P
판형
신A5판
ISBN
979-11-6519-220-4
부가기호
93180
강의자료다운
-
정가
15,000원

초판발행 2022.03.30


인간이라는 존재의 독특성을 이해하는 다양한 접근들이 있겠지만, 다른 생명체와 달리 인간만이 유일하게 경험하는 괴로움을 탐구하는 것 또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중독 또한 인간 존재, 특히 인간의 의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하는 인간 고유의 괴로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들은 흔히 중독을 건강을 해치는 부주의한 습관이나 도덕적 결함의 문제로 혹은 알코올과 같은 중독성 물질의 남용에 따른 생리적 수준의 문제로 생각합니다. 전통적인 정신건강 전문가들의 중독에 대한 견해 또한 이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이에 비해 중독을 신들의 전쟁으로 묘사한 이 책의 저자 Schoen 박사는 융의 분석심리학적 관점에서 중독에 얽힌 흥미진진하면서도 한편 오싹한 원형적 힘들의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습니다. 그는 중독의 파괴적 속성에 주목합니다. 여기서 파괴적이란 의미는 문자 그대로 중독자의 생명을 죽이고 관계를 황폐화시킨다는 뜻입니다. 그에 따르면 중독자의 자아가 중독-그림자-콤플렉스에 의해 사로잡힐 경우, 이 콤플렉스는 자신의 제단에 중독자의 생명이 바쳐질 때까지 중독자의 모든 사고, 감정, 충동, 관계 방식을 지배합니다.
세계 곳곳에서 보편적인 인간 현상으로 나타나는 중독의 무시무시한 파괴성은 한 개인의 영역을 넘어선 초개인적인 어떤 힘을 상상하게 합니다. 분석심리학을 창시한 융은 이러한 힘을 인간의 집단 무의식에서 작용하는 원형의 작용으로 묘사했습니다. 원형은 개인성을 넘어선 창조적인 작용도 하지만, 반대로 인간을 죽음과 파멸의 구렁텅이로 밀어넣는 사악한 힘 또한 갖고 있습니다. 히틀러가 저지른 또한 지금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종학살이란 인간 현상이 이를 증거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중독 현상의 뿌리에 원형적 그림자 또는 원형적 악의 힘이 도사리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원형적 그림자/악은 일개의 개인이 의식화하고 통합할 수 없는 초월적 힘으로서 자신에 대적하는 영혼을 철저히 파괴합니다. 중독-그림자-콤플렉스는 개인의 상처받은 내면의 공허감(저자의 표현으로는 구멍)을 파고들어, 공허감을 메꾸기 위해 구축한 거짓 자기를 부추깁니다. 중독-그림자-콤플렉스에 사로잡힌 거짓 자기는 내면의 깊은 공허감을 일시적인 자기애적인 만족과 우월감으로 채우며 생명의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저자는 원형적 그림자/악의 힘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위대한 힘의 지원이 필요하며 A.A로 알려진 ‘익명의 중독자들의 모임’을 이러한 원리에 기초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중독에 빠진 혹은 중독의 경계에 있는 개인이 원형적 그림자/악의 사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힘으로는 중독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위대한 힘 앞에 자신을 내어맡기는 회심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위대한 힘은 신, 불성, (원형적) 자기, 도, 성령으로 표현될 수 있는 신성하고 자아초월적인 선한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 현상을 기계론적이며 인과론적 방식으로 접근하는 전통적 생물심리사회학적 모델은 다양한 심리현상과 정신병리의 이해, 예방, 치료에서 커다란 발전을 이루어 왔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는 초개인적, 목적론적, 비인과론적 영역과 힘이 존재하며, 전통적 모델은 이 영역에서 몰이해와 한계를 보여 왔습니다. 오늘날 마음에 대한 포괄적 이해가 부재하고, 정신병리의 예방, 치료에서 획기적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것은 그러한 까닭에 연유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특히 중독은 전통적 모델이 분명한 한계를 보이는 영역으로서,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기존의 심리학적, 의학적 치료가 아닌 ‘익명의 중독자들 모임’을 최선의 치료법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도 알코올과 마약 중독에 놀라고, 이후 핸드폰, 게임, 인터넷, 쇼핑, 성 및 도박 중독 등 끝없이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 중독에 경악하고 자기파괴적 강박성에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효과적인 예방과 치료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대증요법적인 접근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자아초월적 접근, 특히 분석심리학적 관점은 기존의 전통적 패러다임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관점에서 중독의 자기파괴적이고 강박적 속성을 이해함으로써, 중독에 대한 새로운 조망과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정신건강 전문가를 포함한 독자들은 중독은 왜 그렇게 치료가 어려우며, 왜 전통적 모델이 한계를 보이는 것인지를 이 책을 통하여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우리 자신과 가족, 친구들이 중독의 자기 파괴성에서 벗어나도록 돕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배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모쪼록 이 책이 중독으로 고민하고 고통받고 있는 분들과 중독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치료를 찾고 있는 정신건강 전문가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며, 더 나아가 인간의 다양한 심리현상과 정신병리에 대한 기존의 패러다임의 한계를 보완하고 새로운 통합모델의 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랍니다.

박성현

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 박사 졸업
현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자아초월상담학전공 교수
(사)한국상담심리학회 상담심리사 1급


이재갑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박사 졸업
임상심리전문가

서문 / 1
중독의 정의 6

제1장 기초를 닦다 / 15

제2장 중독의 정신역동: 전형적인 중독의 발달 / 49
1단계–자아의 페르조나 동일시로 “거짓 자기”가 형성되다 51
2단계-개인적 그림자의 발달 55
3단계–잠재적인 중독 행동을 경험하다 58
4단계–중독-그림자-콤플렉스가 형성되다 61
5단계-중독-그림자-콤플렉스가 중독자를 사로잡다 64

제3장 중독의 본질적 구성요소인 원형의 그림자 / 원형적 악의 탐색 / 71
악의 개념의 개관 75
마음의 통합불가능한 측면에 대한 임상적, 이론적 설명 93
민담, 신화, 종교에서의 중독과 원형적 그림자/원형적 악의 상 101
사람들은 왜 원형적 그림자/원형적 악에 끌리는가? 130
원형적 그림자/원형적 악의 개념의 명료화 135

제4장 익명의 알코올 중독자들의 12단계를 통한 치유적 회복 과정 / 141
A. 뒤집기: A.A.의 첫 3단계와 회복의 정신역동의 첫 3단계 146
B. 그림자 작업: 익명의 알코올 중독자들 모임의 4단계에서 10단계 그리고 회복의 정신역동 4단계 161
C. 빛을 유지하기: A.A.의 11단계에서 12단계와 회복의 정신역동 5단계와 6단계 176

제5장 회복 중인 중독자의 “사용 중인 꿈” / 183
“기분 좋은” 사용 중인 꿈 반응 191
“기분 나쁜” 사용 중인 꿈 반응 202
“그 사이 어딘가의” 몰입하는 꿈 반응 207


결론 / 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