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SITEMAP
전체메뉴닫기
닫기
위클래스 사용설명서
신간
위클래스 사용설명서
저자
이정준, 전성은
역자
-
분야
상담학
출판사
박영스토리
발행일
2021.10.20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184P
판형
신A5판
ISBN
979-11-6519-210-5
부가기호
03180
강의자료다운
-
정가
12,000원

초판발행 2021.10.20


상담실 앞에서 주저하는 당신에게


저는 학교상담실에서 학생들을 만나는 게 직업인 사람입니다. 지금은 위클래스 선생님이라고 부르지요? 저희 학교는 학생 수가 제법 많아서 위클래스에도 손님이 많습니다.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지켜주는 건 참 힘들고 분주한 일입니다. 매일매일 뭘 했는지 돌아볼 여유도 없이 정신없이 지나갑니다. 바쁜 건 괴롭지만 한편으론 뿌듯합니다. 그만큼 많은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었다는 의미니까요.
제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는 위클래스가 없었습니다. 반면 상담심리사는 가장 유망한 미래의 직업 중 하나였습니다. 그때는 롤 모델이 학교에 없었으니 상담이 무언지도 몰랐습니다. 직업삼고 싶다는 생각은 더더욱 없었구요. 다만 심리학이 재미있어 관련 학과에 진학했고, 몇 번의 우여곡절 끝에 상담교사는 저의 평생직장이 되었습니다. 해 보니 참 재미있고 보람 있는 일이더군요. 위클래스와 상담 센터들이 생기는 속도를 보면 이 직업의 밝은 전망도 실감합니다.
위클래스를 지키고 있으면 가장 아쉬운 건 자기 발로 찾아오는 학생이 드물다는 것입니다. 온갖 일로 마음고생하는 친구들이 실제로는 많은 데도요. 학교폭력을 당한 학생들은 그 사건이 공론화되고 심의된 후에야 피해자의 지위로 오게 됩니다. 위기청소년들은 자퇴, 자해, 자살시도와 같이 최후의 상황에 몰려야 비로소 관심의 대상이 됩니다. 그리고 학부모나 교사에게 발견돼야만 의뢰가 되죠. 이런 고통스러운 사건이 생기기까지 많은 사정이 있었을 겁니다. 사고를 일으키기 전 그 학생은 마음이 뒤틀리고 덧나는 경험을 무수히 했을 겁니다. 그때 상담전문가를 찾았다면 이 지경까지 오지는 않았겠죠. 안타까운 일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짜증스러운 기분 때문에 힘들어 합니다. 자기 마음과 몸이 자기 의도대로 움직여주지 않아서 난감해하지요. 충동적으로 화를 내고 주먹을 휘두른 뒤에 후회합니다. 자기 주변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속만 끓입니다. 청소년기는 마음의 문제 때문에 괴로울 일 투성이지요. 그런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위클래스가 있는 것이구요. 하지만 대부분 상황이 아주 나빠지기 전까지는 상담받는 걸 문제해결의 방법으로 고려하지 않습니다.
누군가 아주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털어놓기 어려운 사연을 말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부끄럽고 죄스러운 마음을 고백했는데 오히려 존재를 인정받았으면 변화의 싹이 생깁니다. 처음 받아보는 대우라서 학생들은 많이 놀라죠. 심리학을 공부한 상담선생님에게 마음을 진단받고 나면 개운해합니다. 오랜 기간 이야기하면 자기도 모르는 내면 깊은 곳에서 해결책을 찾게 됩니다. 이렇게 귀한 서비스를 누가 제공해 주나요? 그런데 청소년에게는 이게 무료입니다. 학교 상담실을 비롯해 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도시부터 시골까지 대한민국 어디든 열려 있으니까요.
아마 상담이란 건 특이한 사람만 받는 처치라고 생각하고 계실 겁니다. 그러니까 아무리 아파도 상담실을 스스로 찾지 않겠죠. 더군다나 자기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고 성찰하는 건 어색하고 불편합니다. 혹시나 누군가에게 들켜 놀림거리가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되겠죠.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상담 내용이 전달되서 곤욕을 치를까 염려하는 친구들도 있을 겁니다. 그러니 상담이 얼마나 유익한 건지 알면서도 선뜻 신청하지는 못하는 거겠죠.
저는 상담실 앞에서 주저하는 학생들을 위해 이 책을 썼습니다. 그래서 ‘위클래스 사용설명서’입니다. 하지만 학교 안과 밖의 상담 서비스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 책을 읽으면 학교상담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이루어지는 포괄적인 상담 서비스도 이해하게 될 겁니다. 어른들에게도 필요한 내용인 거죠. 이 책의 본문에서 ‘위클래스’만 ‘상담센터’로 바꿔 읽으시면 됩니다. 상담은 누구에게나 유익한 것이니까요.
이 책의 작성 목적은 위클래스(그리고 전국의 모든 상담센터)에 관한 의구심을 잠재우는 것입니다. 1장은 상담이 뭔지 소개하는 내용입니다. 2장은 상담 환경에 대한 설명이구요. 3장은 상담절차에 관한 안내입니다. 이 세 장의 내용을 통해 상담에 대해 가지고 있는 막연한 거리감을 줄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 책을 읽는 걸 직접 위클래스나 상담센터를 찾아가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겁니다. 심리적 문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의 측면에서 말이지요. 저는 상담자로서 글이라는 수단을 통해 드릴 수 있는 최대한의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더불어 여러분이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좀 더 상담서비스를 친숙하게 느꼈으면 합니다.

이정준(글쓴이)
(상)담군샘. 전남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심리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8년도부터 광주광역시 교육청 소속 학교의 전문상담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중학교 시절 가지고 있던 작가의 꿈을 심리학이라는 소재를 이용해 실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전성은(그린이)
(상)다미샘. 전남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상담전공으로 심리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박사과정으로 학업 및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2014년도부터 광주광역시 교육청 소속 학교의 전문상담교사로 재직해왔으며, 학교상담 및 상담자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다미샘 인스타그램: weeclass_dami

도대체 상담이 뭐하는 거예요? Ⅰ

01 상담실 문을 두드려 볼까? 11
02 상담에 대한 흔한 오해 17
03 상담은 충고와 달라요. 23
04 라포의 힘, 마음을 열어주세요! 29
05 상담샘이 독심술을 못 하는 이유 35
06 변화에는 시간이 필요해요. 41
07 상담의 성과는 여러분들에게 달려있어요. 47


상담실이 어떤 곳인지 궁금해요 Ⅱ

08 상담받기 좋은 시대 55
09 어떤 문제를 상담 받나요? 63
10 믿을 만한 상담 전문가 69
11 상담샘에 대한 흔한 오해 77
12 위클래스 첫 방문기 83
13 상담 기록은 걱정 말아요. 89
14 가짜심리학 주의보 95


상담 절차를 알려주세요 Ⅲ

15 첫 상담 첫 만남 103
16 아는 만큼 보여요. 111
17 한 사람을 이해하려면 117
18 상담 목표 세우기 123
19 라포의 힘(2), 변화를 만들어요. 129
20 감정이라는 열쇠 135
21 감정조절의 첫 단계 141
22 생각의 한계에 닿기 147
23 상담의 쓴맛 153
24 사람은 쉽게 안 변해요. 161
25 상담 종결 준비하기 167
26 상담 종결, 그 이후 173


마치며  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