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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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예찬
신간
학습예찬
저자
염철현
역자
-
분야
교육학
출판사
박영스토리
발행일
2021.07.20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192P
판형
신A5판
ISBN
979-11-6519-179-5
부가기호
93370
강의자료다운
-
정가
12,000원

초판발행 2021.07.20


학습예찬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는 학(學)과 습(習)입니다. 학과 습은 두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지만, 본래 각각의 단어입니다. 이 캐릭터의 특성은 학의 ‘배움’과 습의 ‘익힘’이 동시에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지만, 시차를 두고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학이 먼저냐 아니면 습이 먼저냐’를 따지는 것은 ‘닭이 먼저냐 아니면 달걀이 먼저냐’를 따지는 것과 같다고 할 것입니다. 바늘 가는 데 실 가고 바람 가는 데 구름가는 것처럼 학과 습은 항상 함께 하고 또 그렇게 해야 합니다.
떼려야 뗄 수 없는 學과 習의 근원(뿌리)을 살펴보는 작업은 의미가 있습니다. 사람에게 족보가 있는 것처럼 언어에는 어원이 있습니다. 어원을 알면 개념이 명확해지고 응용이 쉬워집니다. 네이버 한자사전 한자로드(路)에서 신동윤 교수는 學과 習에 대한 뿌리를 쉽고 재미있게 풀이하고 있습니다. 學의 뿌리에 대한 해석입니다. 學은 臼(절구 구)자와 ?(집 면)자, 爻(효 효)자, 子(아들 자)자가 결합한 모습입니다. 갑골문에 나온 學자를 보면 집을 뜻하는 ?자 위로 爻자를 감싼 양손이 그려져 있습니다. 爻자는 무늬나 배움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고 있으니 이것은 ‘배움을 가져가는 집’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합니다. 갑골문에서 學자는 ‘집이나 서당에서 가르침을 받는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子자가 더해지면서 ‘아이가 배움을 얻는 집’이라는 뜻을 표현하게 되었습니다.
習의 뿌리에 대한 해석입니다. 갑골문에서 習은 白자가 아닌 日(해 일)자에 羽(날개 우)자가 그려져 있다고 합니다. 새가 하늘을 나는 모습을 표현한 것입니다. 새의 날개깃이 태양 위에 있으니 習자는 매우 높이 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새가 하늘을 나는 법을 익히기까지는 큰 노력과 시간이 필요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習자는 수없이 배우고 익혔다는 의미에서 ‘익히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습니다.
어떻습니까? 자연의 형상과 상징에 의미를 부여하여 글자로 만든 지혜가 대단하죠. 인류가 만든 글자 체계는 지식 혁명으로 이어졌고 지식은 오늘날 인류가 고도의 문명과 문화를 꽃피우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글자는 호모 사피엔스가 가진 지식의 총화를 상징합니다. 학습의 어원을 알고 나니 학습에 대한 개념이 쉽게 손에 잡히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학습이란 단어 자체에 다양한 학습의 주체와 의미들이 다층적으로 내포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교사(가르치는 자), 학습자(아이), 교실(집이나 서당), 새(학습자), 학습자의 태도(감싼 양손), 목표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노력 등 오늘날 교육의 마당을 이루는 거의 모든 구성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어원적으로 학습의 의미를 살펴보았습니다. 동양에서는 하늘을 높이 날기 위해 부단히 날갯짓을 하는 새의 형상에서 학습의 개념을 도입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학습을 새가 끊임없이 날갯짓을 하는 삭비(數飛)에 비유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성장과 문제 해결에 필요한 지혜는 대자연을 찬찬히 관찰하면 얻을 수 있습니다.
삭비는 《논어》〈학이편〉에 나오는 여조삭비(如鳥數飛)에서 유래했습니다. 새가 날갯짓을 배우듯 인간 역시 배우기를 쉬지 않고 끊임없이 연습하고 익히는 것입니다. 교문을 〈삭비문〉으로 부르고 도서관을 〈삭비관〉으로 부르는 학교가 있습니다. 건물의 이름을 짓고 교육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에 특별한 교육철학을 느끼게 합니다. 교육자와 학습자들이 〈삭비문〉과 〈삭비관〉에 출입하면서 부단한 배움의 날갯짓을 하는 한 인류 역사의 등불은 꺼지지 않을 것입니다.
예찬이란 ‘무엇이 훌륭하거나 좋거나 아름답다고 찬양’하는 것입니다. 학습예찬에서는 학습이란 존재를 주연으로 삼아 학습을 찬양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다루게 될 주제는 ‘왜 공부를 하는가?’, ‘어떻게 배울 것인가?’, ‘배우는 것의 의미는 무엇이고, 그것은 우리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등 학습의 본질, 학습의 원칙, 학습의 전략, 학습과 삶에 대한 질문과 성찰로 채워지게 될 것입니다. 학습예찬을 쓰게 된 동기는 그동안 학습사회에서 배움과 교육에 대해서는 피로감을 느낄 정도로 강조하고 있지만, 학습이란 본질과 그것이 우리의 삶에 어떻게 연결되는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부족했다는 성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학습예찬은 학교와 같은 교육기관을 학습정원에 비유합니다. 학습정원에 심어진 나무들은 학습자들을 가리키며, 교육자는 학습정원의 정원사로 부르고자 합니다. 학습예찬이 학습정원을 관리하면서 지향하는 철학은 링컨 대통령의 게티스버그 연설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링컨의 민주주의의 기본 철학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입니다. 학습예찬에서는 이 철학을 학습정원에 옮겨 심어 “학습의, 학습에 의한, 학습을 위한 학습정원”을 만들고자 합니다.
학습정원에는 각양각색의 나무들이 심어져 있습니다. 이 나무들은 심어진 곳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꽃마다 꽃을 피우는 시기에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조기에 꽃망울을 터트리는 나무도 있고 한참 후에 꽃을 피우는 나무도 있습니다. 학습정원에서 일어나는 독창성과 다양성은 정원사의 철학과 학습자의 개인차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삶은 끊임없는 문제의 연속이라고 생각합니다. 강물처럼 흘러가는 우리의 인생이란 삶이 직면한 문제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삶이 우리에게 던지는 문제는 기출문제입니다. 앞 세대 역시 같은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이 삶이 던져준 문제들을 푸는 열쇠는 학습에 달려있습니다. 삶의 매듭을 풀어나가는 데 학습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삶이 우리에게 던지는 문제를 알렉산더가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단칼에 잘라버리듯 할 수는 없습니다.
학습예찬은 삶이 우리 인생에게 던지는 질문과 내가 삶에게 던지는 질문이 만나는 교차점에서 시작됩니다. 삶은 문제의 연속이고 인생에 정답이란 없습니다. 삶이란 문제를 해결하고 정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라 생각하면 인간은 학습의 끈을 놓을 수 없습니다. 학습예찬은 학습이야말로 문제해결의 열쇠이고 삶의 질과 가치를 드높이는 촉매제이며 행복에 이르게 하는 징검다리라는 신념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학습정원에서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하여 풍성한 열매를 맺는 것을 생각하면 저절로 힘이 납니다.
교육을 필요로 하는 유일한 동물로서 인간이 ‘배운다’는 말 속에는 학문, 교육, 교수, 학습 등의 다의적인 의미가 중첩되거나 혼재되어 있습니다. 학습은 학습자의 자발성과 자유의지가 반영된다는 점에서 ‘학습예찬’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자 합니다. 학습예찬은 인간의 존재를 학습과 관련지어 탐색하려는 교육적 시도입니다. 학습예찬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격려하고 조언을 아끼지 않은 박영스토리의 노현 대표이사님을 비롯한 편집부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학습예찬이 학습의 주체로서 교육자와 학습자에게 위안이 되고 자긍심으로 이어져 학습정원을 풍성하게 꽃피우는 주인공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학습정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2021년 7월
화정관 연구실에서
염철현 드림

염철현
고려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교육행정 및 교육법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고려사이버대학교(www.cuk.edu)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가르치는 자는 ‘먼저 읽는 자(first reader)’라는 신념으로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하고 이를 자신의 성찰로 연결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주된 학술적 관심 분야는 역사, 문화, 인권, 리더십 등이며 대표적인 저역서는 《교육논쟁 20》, 《다문화교육개론》, 《차별철폐정책의 기원과 발자취》, 《부족리더십》, 《평생학습사회와 교육리더십》 등이 있다. 
hyunkor@cuk.edu

PART
01

학습의 본질 
나는 학습한다. 고로 존재한다.  _11
시간이 좀 더 걸릴 뿐이다.  _19
공부는 왜 하는가?  _29
삭비(數飛), 학습의 힘찬 날갯짓이다.  _39
황홀감, 학습의 알파요 오메가다.  _45
학습에도 마(魔)의 벽이 있다.  _55


PART
02

학습의 원칙 
어떻게 배울 것인가?  _61
학습, 세한(歲寒)의 송백을 닮자.  _75
학습 열정이란 무엇인가?  _81
공부도 습관에 달려있다.  _87
학습은 학습정원에 무우수(無憂樹)를 심는 것이다.  _95
혁신도 중요하지만 학습을 통한     지속적 팔로우 업은 더 중요하다.  _101


PART
03

학습의 전략
일관성의 법칙, 매일 20마일 행군하기  _109
달팽이의 법칙, 꾸준히 그러나 천천히  _117


PART
04

학습과 삶
학습, 행복의 촉진제다.  _123
롱뤈(long-learn)으로 롱런(long-run)하자.  _133
학습은 삶의 무게 중심을 잡아주는 평형수이다.  _141
학습으로 공감 능력과 연민 능력을 키우자.  _149
공부는 비우는 지혜를 배우는 것이다.  _155
역사의 실패, 학습으로 반복을 경계한다.  _159
학습은 삶의 의미를 찾는 나침반이다.  _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