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발행 2026. 02. 15
Prologue
‘웬만하면 동업은 하지 마라’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법한 말이다. 왜 동업은 망할까? 창업비용도 아끼고, 업무도 나눠서 하고, 그야말로 일석이조와 같은 사업 방식인데 말이다.
동업이 망하는 본질적 이유는 외부적 요소보다 내부적 요소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외부적 요소라고 한다면 경기침체, 전염병 같은 것들이 떠오르는데, 이러한 요인은 ‘사업’이라서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문제들일 뿐, ‘동업’이라서 겪어야 하는 문제라고 보기는 다소 어렵다.
그렇다면 대체 동업은 왜 망할까. 먼저, 현실세계에서 대부분의 동업을 지탱하는 힘은 상호간의 신뢰로 이루어진다. 엄밀히 말해, 동업은 매 순간 발생하는 돌발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획일화된 가치 판단 기준을 상호 약속과 신뢰만으로 정의하고, 이를 실천하는 형태로 흘러간다. 그런데 막상 어떤 기준을 정의하려고 하다 보면, 서로의 가치관이 매우 달라 충돌이 생기곤 한다. 예를 들어 사업을 확장할 것인지 내실을 다질 것인지를 가지고 동업자끼리 서로 싸우는 장면은 드라마나 영화의 오랜 단골 소재이기도 하다.
더구나 그 기준을 어찌저찌 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구현하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또 문제가 생기곤 한다. 서로가 살아온 환경의 차이라든지, 서로가 생각하는 정도의 차이라든지, 심지어 그냥 상대방의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투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동업자 간 신뢰는 금이 가게 되어 있고, 한 번 금이 가기 시작한 신뢰는 회복할 수 없는 수준으로 파탄이 나버려 결국 동업을 지탱하던 모든 것들이 무너져버리고 만다.
허나 이처럼 지극히 개인적인 가치관에서 비롯되는 문제들을 미리 계약서와 같은 것으로 단도리 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어떤 날은 기분에 따라, 또 어떤 날은 상황에 따라 내 가치관과 내 선택이 평소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기 마련인데, 어찌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예상해서 이를 계약서에 담을 수 있으랴.
이 책은 단지 ‘동업하려면 계약서를 잘 써야 한다’는 뻔한 말을 전하려는 게 아니다. 동업을 할 때 주로 분쟁이 어디서 일어나고, 어떻게 처리가 되며, 이를 예방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미리 알 수 있다면, 아마 불필요한 분쟁을 상당수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동업이라는 사업방식의 가장 큰 단점인 ‘동업자간 불화’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고, 동업의 순기능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즉, 이 책은 동업을 하고 있거나 예정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일련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으로써 동업의 본질인 효율성을 높이고, 동업체의 붕괴에 따른 개인적?사회적 손실을 최소화하는 데 보탬이 되고자 한다.
사실, 수많은 사람들이 동업을 하다가 친구에게 배신당하고, 사람에게 질리고, 심지어 사랑하는 연인이나 가족으로부터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기도 한다. 그저 추상적인 희망만으로 모래성 쌓듯 사업을 하다 보니 작고 사소한 견해 차이가 생겨도 이를 해결할 기준이 없어 갑작스럽게 폐업을 결정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동업은 더 이상 개인 간의 문제가 아니다. 감정의 소모가 그 어떤 분쟁보다 크기 때문에 시간이 거듭될수록 우리 이웃들의 정신 건강에는 무리가 갈 것이고, 무분별한 폐업과 파산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동업에 대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창업을 준비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더 이상 동업은 ‘안 되면 말고’ 식이 아닌, ‘좋은 창업 수단’이라고 인식되어야 한다.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 동업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는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의 한 축으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오랜 세월 수많은 동업분쟁을 다루면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동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아야 하는 분쟁 포인트들을 정리해보았다. 먼저 동업의 개념이 무엇인지, 동업계약은 어떻게 쓰는지, 동업체를 경영할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일지, 동업을 법인으로 만들면 어떻게 되는지, 아이디어나 저작권, 노하우 같은 영업비밀을 어떻게 보호할지, 동업을 하면서 마주할 수 있는 형사처벌 사례는 뭐가 있을지, 그리고 동업을 끝내려면 어떤 방식으로 끝내야 할지, 동업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고루 살펴보고자 한다.
황성준
1989년 서울 출생
서울 경문고, 성균관대 경제학과 졸업
변호사(2016), 세무사(2020), 변리사(2021)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스타트업 전문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법 전문변호사
서울시 노동자권익위원회 위원
서울시 임기제공무원 면접위원
경기도 지식재산센터 기술보호 전문가
법무법인 시우 파트너 변호사
법무법인 명재 대표변호사
현대자동차 법무실 선임변호사
법무법인 담박 변호사
고용노동부 법정교육(직장내 괴롭힘, 정보보안) 강의
Prologue 1
동업의 의미 6
동업과 계약 12
동업은 시스템이다 14
좋은 사업 아이템을 무작정 함께한다? 16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사업을 도와준다? 20
결국은 증거싸움이다 26
동업계약서는 어떻게 쓰는 게 좋을까 29
동업과 경영 32
동업은 ‘공동경영’이 중요하다 34
호의가 계속되는 것은 동업이 아니다 40
돈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꼬이기 마련이다 47
때로는 강력한 리더가 필요할 수 있다 55
역할은 공평하고 분명하게 구분되어야 한다 62
동업과 회사 70
법인을 차리면 유리하다? 72
지분율은 명확하게 정하여야 한다 79
지분비율 5:5가 능사는 아니다 87
동업자와 근로자는 천지 차이이다 94
동업과 지식재산 100
동업체의 지식재산은 누구의 것일까 102
조력자와 창작자는 다른 개념이다 108
동업에서 영업비밀은 독이 든 성배일 수 있다 114
동업과 형사 122
공금 횡령은 남의 일이 아니다 124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 131
동업자의 배신이 가장 무섭다 139
때로는 형사고소가 협상의 카드가 된다 147
동업의 종료 156
동업을 하려면 이 목차부터 읽어보라 158
대화로 안 되면 법대로? 167
나눠 먹을 파이의 크기는 누가 정할까? 176
동업을 그만두는 것은 타이밍 싸움이다 184
간판에 발목 잡힐 것인가 195
끝나도 끝난 것이 아니다 204
Epilogue 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