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판 2023.02.24
중판 2022.09.10
제4판 2018. 9. 5
중판 2016. 8. 20
중판 2015. 1. 15
제3판 2013. 3. 15.
개정판 2008.09.05
초판 2004.09.25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을 이끌었던 사물인터넷, AR/VR,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첨단 기술은 몇 년 후 빠르게 하이프 사이클hype cycle의 피크에 도달한 후 버블기에 진입할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 예상은 완벽하게 빗나갔고 첨단기술은 본격적으로 산업을 변혁시키고 있다. 과연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바로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찾아왔고 스마트 홈과 같은 ‘상상의 기술’은 ‘당장 필요한 기술’이 되었다. 첨단 기술과 인류의 삶이 강력하게 연결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코로나19 발생 이후 3년 만에 정상적으로 개최된 CES 2023에서는 첨단기술 자체의 가능성과 파워를 뽐내기 보다는 인류의 삶을 지키는 데 필요한 기술을 소개하고 토론하는 장이 많이 마련되었고, 지속가능성, 디지털 헬스, 모빌리티, 그리고 인간 안보human security가 유독 강조되었다. 농업기계 기업인 존디어John Deere의 CEO가 기조연설에 참여하여 로봇기반 자율주행 비료 살포기를 통해 인류의 식량문제 해결을 돕겠다고 주장한 것이 한 예가 될 것이다.
코로나는 많은 기술이 캐즘chasm을 신속하게 빠져나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 세계 인류는 한동안 재앙 속에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었지만 인공지능과 로보틱스 그리고 메타버스metaverse를 비롯한 비대면 기술은 급격하게 성장했다. 게다가 단순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아닌 산업의 진정한 디지털화가 빛의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핀테크FinTech’만 하더라도 금융산업이 첨단기술을 도입하여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어 낸다는 관점에서 이제는 테크기업이 주도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의 ‘테크핀TechFin’으로 진화되고 있다. 금융, 자동차모빌리티 산업은 물론이고 농업 및 식품산업푸드테크, 헬스케어, 교육, 물류 서비스 등 앞으로 플랫폼 기업의 파괴적 혁신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고 이에 대한 정책적 고민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웹3.0, 블록체인, NFT, 메타버스, 인공지능AI 등 하이테크 산업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적지 않다. 이들이 아직도 ‘미래산업’이라 불리는 이유다. 미래의 엄청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오해와 저항, 기존 산업계의 대응, 법적인 문제, 그리고 “소비자/사용자 보호”를 내세운 정부의 규제는 첨단 기술의 산업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 책은 정책적 논의보다 소비자의 수용adoption에 조금 더 집중하고 있지만, 하이테크 기업이 어떻게 초기시장을 만들고 혁신의 확산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에 대해 상당 부분 해답을 제공할 것이라 믿는다.
<하이테크 마케팅> 초판이 나온 지 올해로 20년이 되었고 네 번째 개정판인 5판을 내게 되었다. 이 책은 혁신적 신상품을 가지고 시장을 ‘창조’하려는 기업에게 필요한 마케팅 이론과 기법을 소개하기 위해 쓴 책이고, 기존의 전통적 마케팅과의 차별화를 출발점으로 삼았다. 당시에는 생소했던 ‘캐즘’, ‘파괴적 혁신’, ‘플랫폼 전쟁’ 등의 용어가 이제는 일반인들도 대부분 아는 보통명사가 되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하다. 얼마전 블록체인 관련된 포럼에서 청중 가운데 나온 질문이 “블록체인이 아직 캐즘을 넘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근거가 무엇인가요?”였다.
하이테크 마케팅은 혁신적 신상품을 통한 시장창조 기법이다. 혁신적 신상품은 혁신 기술에 기반한 신상품인데 그 기술은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대체된다. 하지만 하이테크 마케팅의 원리principle는 어느 첨단 기술이든 상관없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 책은 하이테크 마케팅 분야에서 지난 수십년간 주요 학술지와 서적에 발표된 핵심 연구 결과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설명할 뿐 아니라, 수많은 기업의 성공 사례를 흥미롭게 소개하고 있다. 따라서 이론과 기법을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대학 학부 및 대학원 과목의 교재로도 유용하지만, 실제 하이테크 산업 또는 전통적 산업에 종사하는 경영 관리자를 위한 실무 지침서로도 손색이 없다.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을 간략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제1부는 하이테크 마케팅의 기초 이론과 하이테크 시장의 경쟁역학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즉, 하이테크 상품이 지니는 시장 불확실성과 기술 불확실성의 유형과 특징, 수확체증의 법칙, 캐즘 모형 등 핵심 개념과, 파괴적 혁신, 표준전쟁, 전략적 파트너십과 같은 하이테크 경쟁역학에 대한 주제를 다룬다. 특히 이번 개정판에서는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논의를 심층적으로 다루기 위해 하나의 절을 신설하여제5장 1절,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하고, 성공적인 플랫폼 비즈니스 정립 방안을 제안했다.
제2부는 하이테크 상품의 개발 및 확산과 관련된 주제들을 정리하고 있다. 즉, 하이테크 상품 시장의 기회를 발견하기 위한 마케팅조사 및 수요예측 기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또 하이테크 신상품의 개발과 출시전략에서는 무엇이 중요한지 알아보고, 초기 고객 기반의 형성과 시장의 확대, 그리고 고객 고착화Lock-in 전략을 차례로 살펴본다.
제3부에서는 하이테크 상품의 마케팅믹스marketing mix 요소들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관리 방법을 논의하게 된다. 이 부분은 전통적인 마케팅에서 말하는 마케팅믹스, 즉 4P제품, 가격, 유통, 촉진에 대응되는데 본서에서는 유통관리에 대한 논의를 생략하는 대신, 하이테크 마케팅 전략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시간 기반 전략을 포함시켰다. 선도 진입자 우위, 패스트무버 전략, 자기잠식 및 업그레이드 전략 등 갈수록 중요해지는 시간 기반 전략의 특성을 고려하여, 이번 개정판에서는 그동안 마지막 장으로 다루었던 시간 기반 전략을 9장으로 전진 배치하였다. 제품 전략에서는 핵심전략비전, 제품 플랫폼 플랜, 차별화 전략 등을 다루고, 가격전략에서는 버저닝과 번들링을 포함한 하이테크 가격전략, 그리고 마지막 장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에서는 하이테크 상품의 브랜딩과 e-WOM 커뮤니케이션 전략 등을 차례로 논의하게 된다.
미래산업은 조만간 현재산업이 되고 또 다른 미래산업이 끊임없이 등장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하이테크 산업의 초불확실성super uncertainty은 필연적으로 혁신기업의 부침을 가져올 것이다. 부디 본서 <하이테크 마케팅>이 인류의 삶을 효과적으로 발전시키고 보호하기 위한 첨단기술로 시장을 창조하고자 하는 하이테크 기업들의 노력에 작은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2023년 2월 3일
저자 김상훈, 이유석, 이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