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발행 2025.08.30
이 연구가 주제로 선정한 실크로드의 아시아 7개국이란 한국을 비롯해 바다 건너 일본과 중국, 몽골,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이란을 가리킨다. 실제로 실크로드 상에는 수많은 나라가 존재해 왔는데, 왜 하필 이 7개국이냐고 질문한다면 아직은 정확한 학술적 근거를 제시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지구상에서 동서의 문명교류라는 관점에서 실크로드가 역사적으로 인류의 문화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이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아시아 대륙의 동쪽 끝에 있는 일본 열도는 온대 지방에 속해 있고,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해서 농경 시대가 도래한 이후 문화가 발달하기에 적합하였다. 지리적으로 국토가 수많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고, 동서로 좁고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다. 서쪽은 아시아 대륙에 접해 있고, 동쪽은 넓은 바다를 뜻하는 태평양과 접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로부터의 문화 전파를 수용하기에도 용이했다. 그러나 근대에 들어와 동양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독특한 정치 구조를 지니면서 제국주의를 선택하는가 하면, 제2차 세계대전을 벌이고, 또 전후에는 놀랄 만한 경제적 발전을 이룩한 나라이기 때문에 세계인의 눈에 일본은 무언가 색다른 나라로 인식되어 왔다. 특히 일본은 끊임없이 주변 여러 나라의 문화를 받아들여 자신들의 문화를 풍부하게 가꾸어 왔다. 문화가 전파되어 정착하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는 섬나라의 특성을 잘 살려서 일본 민족의 독특한 문화로 재생산하였다. 특히 자신을 보호하거나 타인과의 투쟁 기술로 몸에 익히며 전승되어 온 무예, 신과 인간의 관계를 밀접하게 연결해 주며 아우르는 제례나 의례, 축제 속의 무용, 또 일상생활 속에서 삶의 즐거움을 풍족하게 해주는 해학, 즉 유희와 같은 신체문화를 풍부하게 가꾸어 왔던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태곳적부터 일본인의 일생과 떼려야 뗄 수 없었던 다양한 신체문화유산에 대해 통사적으로 조사, 분석하여 그 특성을 찾아내는 작업은 인문사회과학의 토대 연구로서 우리 사회의 지식을 넓히고 외연을 확장하는 데 유용할 것이다.
일본에도 다양한 전통무예, 무용, 유희 등이 전해지고 있다. 그들은 민속지적 관점에서 무예, 무용, 유희 등과 관련된 기술을 정리, 연구한 저서들과 연구물 등을 많이 축적하고 있다. 일본인들은 전통스포츠를 전통문화라는 포괄적 개념으로 취급하고 그 속에 전통무예와 무용, 유희와 민속놀이 등을 편입시켜 진흥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배경을 토대로 이 책에서는 일본 사회에서 인류 탄생과 더불어 지속되었던 서민들의 투쟁 기술, 또는 생활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신체문화로서 계승, 발전되어 온 일본의 전통무예와 무용, 그리고 유희에 관해 연구, 정리하였다. 일본에서는 실크로드를 통한 신체문화 항목을 주제로 ‘비교민속학’이나 ‘문학사’, ‘사회문화사’ ‘예술사’ 등에서 동서지역 간의 상호교류를 밝혀주는 여러 연구가 발표되었다. 그중에는 뛰어난 성과를 보여주는 연구도 있지만, 인간의 원초적 본능에서 발현되는 신체 활동 영역(전통무예, 무용, 유희)에 관한 연구는 아직도 각국이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을 뿐이라는 고민을 우리에게 안겨 주었고, 그 해결책을 찾기 위해 시작되었다.
다행하게도 본 연구소는 기초학문을 육성하는 토대연구사업의 인문사회분야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5년간(2017-2022) 실크로드를 통한 아시아 7개국의 전통무예, 무용, 그리고 유희로 나누어 신체문화와 관련된 문화사적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다. 이 연구를 진행함에 있어서 전체를 아우르는 1권과 각 국가의 전통신체문화 7권, 그리고 이 7개국의 신체문화를 총망라한 교류사 부분 1권으로 구성하여 단행본으로 출판하게 되었는데, 그중에 세 번째로 일본의 전통신체문화를 밀도 있게 다루어 집대성한 연구물이다.
이 연구의 가장 중요한 의의를 꼽는다면, ‘신체 활동을 매개체로 한 주변 민족과의 문화교류 현상’을 밝히는 것이다. 교류에는 개인 간의 교류에서부터 지역 및 민족 간의 교류, 대륙 간의 교류 등 다양한 수준의 교류가 있으며, 지금은 우주를 왕래하는 시대를 맞이하여 위성 간의 교류도 상정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연구에서는 사회를 구성하는 각 개인의 신체를 매개체로 한 전통무예와 무용, 그리고 유희 종목으로 나누어 국가(민족)별로 그것들의 역사적 탄생 및 변용과 발전과정 등의 민족적 다양성과 연계성을 조사하여 분석함으로써 인간의 신체 활동과 관련된 문화적 지식의 폭을 넓히고 확장하여 전통무예, 전통무용, 전통놀이의 교류적 문화사를 재현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출발하게 되었다.
이 책은 일반 대중을 위해 평이한 수준으로 쉽게 기술하고자 하였고, 다양한 사진과 그림 자료를 첨부하려고 노력하였으나 저작권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에 더 많은 사료들을 분석하고 해석한 내용을 제시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또 연구 도중에 세계적으로 유행한 코로나19의 여파로 각 지역을 방문해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나 그러한 역경을 이겨내고 연구자들 나름의 결과물을 제시하게 된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 책이 향후 인류의 전통신체문화사의 발전과 한국 전통신체문화의 논의의 지평을 더욱 확장하는 계기가 되는 데 기여하기를 바라며, 덧붙여 전통문화와 관련된 교육 자료로 활용됨으로써 후학들의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데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기초학문 발전을 위한 한국연구재단의 재정적 지원과 격려에 고마움을 전한다. 공동 연구와 집필에 참여한 각 연구자, 연구보조원, 그리고 출판을 위해 편집과 사진 작업 등을 맡아준 박영사를 비롯한 많은 분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2025년 8월
실크로드 아시아 7개국의 전통무예, 무용, 그리고 유희연구 연구책임자
한국외국어대학교 한국글로벌스포츠건강문화센터 소장 김태영
김태영(한국외국어대학교 한국글로벌스포츠건강문화센터 소장)
황의룡(한국외국어대학교 한국글로벌스포츠건강문화센터 책임연구원)
김태양(영산대학교 전통무예진흥연구소)
이명희(공주대학교 역사교육과)
박귀순(영산대학교 동양무예학과)
문창학(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언어문화학부)
편용우(전주대학교 일본언어문화학과)
김미옥(고려사이버대학교 실용외국어학과)
김경희(순천대학교 일본어일본문화학과)
민성희(숙명여자대학교 무용학과)
원유미(대원대학교 운동재활학과)
이택균(한국외국어대학교 미네르바교양대학)
박효주(경희대학교 태권도학과)
임종범(평택대학교 IT공과대학)
심숙경(한양대학교 무용학과)
김채원(한양대학교 무용학과)
발간사 ⅰ
제1부
전통무예
◈ 유도(柔道) 3
1. 들어가며 3
2. 유도의 역사 7
3. 유도가 내세운 근대적 이념 12
4. 유도의 특징과 현황 13
5. 나가며 16
◈ 검도(劍道) 19
1. 들어가며 19
2. 검술의 탄생과 역사적 기원 20
3. 근현대 교육 속의 검도의 세계화 29
4. 나가며 32
◈ 궁도(弓道) 34
1. 들어가며 34
2. 고대사회의 궁술의 탄생 37
3. 중세사회의 궁술과 기사 42
4. 근세사회의 궁술의 정착 46
5. 궁술에서 궁도로 47
6. 나가며 50
◈ 가라테(空手道) 53
1. 들어가며 53
2. 가라테의 역사 55
3. 가라테의 특징 60
4. 가라테의 변용과정과 규칙의 통일 62
5. 나가며 66
◈ 합기도(合氣道) 68
1. 들어가며 68
2. 아이키도의 역사 69
3. 나가며 74
◈ 일본소림사권법(日本少林寺拳法) 76
1. 들어가며 76
2. 일본소림사권법의 역사 78
3. 일본소림사권법이 내세우는 수련의 궁극적 목적 80
4. 나가며 83
◈ 나기나타(薙刀) 85
1. 들어가며 85
2. 나기나타의 기원과 역사 86
3. 근현대사회의 나기나타(무도)로 변용 88
4. 나가며 94
◈ 총검도(銃剣道) 96
1. 들어가며 96
2. 총검도의 역사 97
3. 총검도의 특징 101
4. 나가며 103
◈ 스모(相撲) 105
1. 들어가며 105
2. 스모의 역사 108
3. 스모경기의 특정적 요소 123
4. 나가며 126
◈ 고무도(古武道) 129
1. 들어가며 129
2. 고대-중세의 고무예사 130
3. 근세 고무예사 134
4. 근현대의 고무예사 135
5. 나가며 141
제2부
전통무용
◈ 샤미센(三味線) 145
1. 들어가며 145
2. 샤미센의 도래와 보급 147
3. 샤미센의 악기 구조와 연주법 149
4. 샤미센 음악과 우타(唄)의 변천 152
5. 나가며 158
◈ 아와오도리(阿波踊り) 159
1. 들어가며 159
2. 아와오도리의 기원과 역사 160
3. 아와오도리의 종류 169
4. 아와오도리의 형태 171
5. 도쿠시마현(徳島県) 이외 지역의 아와오도리 173
6. 나가며 174
◈ 가부키(歌舞伎) 176
1. 들어가며 176
2. 가부키의 약사(略史) 177
3. 작가・배우・작품 190
4. 나가며 194
◈ 류큐무용(琉球舞踊) 196
1. 들어가며 196
2. 류큐무용의 역사와 변천 199
3. 류큐무용의 대중화: 전통의 계승과 변용 205
4. 나가며 206
◈ 가구라(神楽) 208
1. 들어가며 208
2. 가구라의 기원 210
3. 가구라의 특징 215
4. 가구라의 역사 218
5. 가구라의 종류 221
6. 나가며 228
제3부
전통유희
◈ 추천(鞦韆) 231
1. 들어가며 231
2. 중세의 추천과 전래 양상 233
3. 근세의 브랑코 237
4. 근현대사회와 추천의 변용 240
5. 나가며 241
◈ 석합전(石合戰) 243
1. 들어가며 243
2. 중세의 석전 기록과 양태 246
3. 근세시대 석전의 쇠퇴와 창포기리(菖蒲切り)의 대두 251
4. 근현대사회와 석전의 소멸 256
5. 나가며 258
◈ 줄다리기(綱引) 260
1. 들어가며 260
2. 기록으로 보는 줄다리기 262
3. 줄다리기의 전국적 분포 및 시기 267
4. 줄다리기의 형태 및 주술성 270
5. 근현대 줄다리기의 변용 273
6. 나가며 275
◈ 게마리(蹴鞠) 277
1. 들어가며 277
2. 게마리의 기원과 귀족 유희 280
3. 무사들이 즐기게 된 게마리가 내세운 근세적 이념 292
4. 근현대의 게마리 부활과 계승 294
5. 나가며 296
◈ 하네츠키(羽根突き) 298
1. 들어가며 298
2. 하네츠키의 기원과 기록 300
3. 하네츠키의 변천과 쇠퇴 304
4. 나가며 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