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발행 2025.08.30
이 연구가 주제로 선정한 실크로드의 아시아 7개국이란 한국을 비롯해 바다 건너 일본과 중국, 몽골,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이란을 가리킨다. 실제로 실크로드상에는 수많은 나라가 존재해 왔는데, 왜 하필 이 7개국이냐고 질문한다면 아직은 정확한 학술적 근거를 제시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다음과 같은 관점에서 7개국의 문화교류사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지구상 동서의 문명교류라는 관점에서 실크로드가 역사적으로 인류의 문화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이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졌기 때문이다.
실크로드라는 통칭 하에서 초원로와 오아시스로, 해양로의 3대 간선을 포함한 서역 교역로는 인류가 형성해 온 문화, 즉 종교와 철학, 사상, 풍습 등에서 매우 다양한 성질을 지니고 있지만, 실크로드라는 교역로를 개척하고 이용한 사람들은 서로 간의 교류를 통해 여러 다원성을 극복하는 수단으로 삼아 인류 역사의 큰 줄기를 형성해 왔다. 이러한 교류사적 관점에서 한반도를 중심으로 생성된 우리 문화는 실크로드로 연결된 여러 주변국과 끊임없는 교류 속에서 새롭게 생성되었거나 재탄생된 것이다.
지구상에 존속하는 인류의 신체문화는 생존을 위해 채집과 생산, 어업과 수렵 활동을 병행하는 자연 발생적 과정을 거치는 한편, 여러 문화 집단과의 상호교류를 통해 재창조되거나 변화되고 발달해 왔다. 그러므로 여러 문화는 한 지역이나 민족에서 다른 지역과 민족으로 전파되어 보급되거나 한 문화권에서 다른 문화권으로 보급되는 과정을 거쳐 정착한다. 인류의 기나긴 역사를 다룰 때 이질적인 문화와 문명 간의 만남과 나눔, 활발한 교류의 역사 속에서 파악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여러 민족의 전통문화를 연구할 때에는 타문화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하지만, 그전에 먼저 자문화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는 자문화의 정체성을 찾고 이를 잘 이해해야 한다는 점에 기본적 목적을 두기 때문이다. 자문화의 정체성은 이것들이 내재한 고유한 성격을 추적하는 데에 머무르지 않고 수많은 타문화에서 나타나는 보편적 성질에 기초한 문화 특성을 끄집어내는 작업과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실크로드를 주제로 ‘비교민속학’이나 ‘문학사’, ‘사회문화사’ ‘예술사’ 등에서 동서지역 간의 상호교류를 밝혀주는 여러 연구가 발표되었다. 그중에는 뛰어난 성과를 보여주는 연구도 있지만, 인간의 본능에서 발현되는 신체활동 영역인 ‘전통무예, 무용, 유희’에 관한 연구는 아직도 각국이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을 뿐이라는 고민을 우리에게 안겨 주었다. 그나마 일본에서는 실크로드로 연결된 국가나 민족들의 전통 신체문화에 관한 연구가 일찍부터 조금씩 진행되어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있었다. 다행하게도 한국연구재단의 기초학문을 육성하는 토대연구사업의 인문사회분야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5년간(2017-2022) 실크로드로 연결된 아시아 7개국의 전통무예, 무용, 그리고 유희라는 신체문화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다.
5년에 걸친 연구기간 중에 2019년 11월부터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코로나19’의 발발로 여러 국가를 방문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조사하는 데 커다란 장해를 받았다. 특히 몽골과 이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의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방문하여 자료를 수집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으나 다행히도 현지 연구자들의 도움으로 어느 정도 연구목표로 했던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이 책의 중요 내용에 대한 본 연구팀이 설정한 의미와 목적 등을 간략히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오랜 기간 실크로드를 통해 교류해 온 동아시아와 중앙아시아 7개국이 민족별로 즐기며 계승해 온 전통무예와 무용, 그리고 유희 종목이 어떻게 탄생하였고, 변용되어 왔는지를 문화교류사 관점에서 검토하고 전망한 결과를 도출하였다.
둘째, 실크로드로 연결된 각 국가별 전통무예, 무용, 유희 종목들을 상호 비교하여 그 공통점과 차이점을 밝히고, 각각의 신체 문화 종목들이 상호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는지를 제시하였다.
셋째, 실크로드 국가의 전통무예와 무용, 유희에 관한 사료, 유물, 그림, 사진, 연구물 등을 수집하여 학술적 토대연구 자료로 체계화하고 후속 연구를 위한 다양한 자료로 제시하였다.
넷째, 동아시아를 포함한 중앙유라시아 국가들의 전통문화에 대한 우리 사회의 학문적, 대중적 관심과 이해를 돕도록 실크로드를 통한 문화교류의 공통점과 상이점을 연구하는 데 주력하였다.
다섯째, 아시아 7개국의 전통무예, 무용, 유희 종목과 관련된 자료수집, 분석을 집대성한 연구결과를 종합해 실크로드로 연결된 중앙아시아와 동아시아 국가 간의 신체문화에 대한 현대적 의미를 고찰, 제시하였다.
이 연구를 진행함에 있어서 동아시아를 비롯해 중앙유라시아에서 실행하고 있는 전통스포츠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수집해 좀 더 심층적인 비교를 통한 문화의 교류사적 연구 결과와 성과를 ‘전통무예’와 ‘전통무용’, ‘전통유희’로 나누어 연구하였다. 전체를 아우르는 1권과 각 국가의 전통신체문화 7권, 그리고 이 7개국의 신체문화를 총망라한 교류사 부분 1권으로 구성하여 단행본으로 출판하게 된 첫 번째 책이다.
이 연구의 가장 중요한 의의를 꼽는다면, ‘신체활동을 매개체로 한 주변 민족과의 문화교류 현상’을 밝히는 것이다. 교류에는 개인 간의 교류에서부터 지역 및 민족 간의 교류, 대륙 간의 교류 등 다양한 수준의 교류가 있으며, 지금은 우주를 왕래하는 시대를 맞이하여 위성 간의 교류도 상정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연구는 사회를 구성하는 각 개인의 신체를 매개체로 한 전통무예와 무용, 그리고 유희 종목으로 나누어 국가(민족)별로 그것들의 역사적 탄생 및 변용과 발전과정 등의 민족적 다양성과 연계성을 조사하여 분석함으로써 인간의 신체활동과 관련된 문화적 지식의 폭을 넓히고 확장하여 전통신체문화의 교류사적 문화사를 재현할 수 있다고 판단하게 되었다.
이 책은 일반 대중을 위해 평이한 수준으로 쉽게 기술하고자 하였고, 다양한 사진과 그림 자료를 첨부하려고 노력하였으나 저작권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에 그림 및 사진 자료들을 더 많이 분석하고 해석한 내용을 제시하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또 연구 도중에 세계적으로 유행한 코로나19의 여파로 각국을 방문해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나 그러한 역경을 이겨내고 연구자들 나름의 결과물을 제시하게 된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 책이 향후 실크로드로 연결된 인류의 전통신체문화사의 발전과 한국 전통신체문화의 논의의 지평을 더욱 확장하는 계기가 되는 데 기여하기를 바라며, 덧붙여 전통문화와 관련된 교육 자료로 활용됨으로써 후학들의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데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기초학문 발전을 위한 한국연구재단의 재정적 지원과 격려에 고마움을 전한다. 공동 연구와 집필에 참여한 각 연구자, 연구보조원, 그리고 출판을 위해 편집과 사진 작업 등을 맡아준 박영사를 비롯한 많은 분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2025년 8월
실크로드 아시아 7개국의 전통무예, 무용, 그리고 유희연구 연구책임자
한국외국어대학교 한국글로벌스포츠건강문화센터 소장 김태영
김태영(한국외국어대학교 한국글로벌스포츠건강문화센터 소장)
황의룡(한국외국어대학교 한국글로벌스포츠건강문화센터 책임연구원)
김태양(영산대학교 전통무예진흥연구소)
이명희(공주대학교 역사교육과)
박귀순(영산대학교 동양무예학과)
박태근(한국외국어대학교 미네르바교양대학)
문창학(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언어문화학부)
이지은(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학과)
유달승(한국외국어대학교 페르시아어·이란학과)
민성희(숙명여자대학교 무용학과)
원유미(대원대학교 운동재활학과)
이택균(한국외국어대학교 미네르바교양대학)
박효주(경희대학교 태권도학과)
임종범(평택대학교 IT공과대학)
발간사 i
제1부
문화교류 통로로서 실크로드
동서를 잇는 실크로드란?
제1절 실크로드의 문화적 해석 3
제2절 실크로드 3대 간선과 5대 지선의 검토 6
제3절 실크로드를 통한 문화교류 사례 13
제2부
한국․일본․중국의 전통무예, 무용, 그리고 유희
제1장 한국, 일본, 중국의 전통무예
제1절 한국의 전통무예 21
1. 들어가며 21
2. 삼국(고구려․백제․신라)의 전통무예 23
3. 고려의 전통무예 26
4. 조선의 전통무예 29
5. 개화기 및 일제강점기의 전통무예 33
6. 근현대의 전통무예 37
제2절 일본의 전통무예 39
1. 들어가며 39
2. 고대의 전통무예 40
3. 중세의 전통무예 42
4. 근세의 전통무예 44
5. 근현대의 전통무예 46
제3절 중국의 전통무예 52
1. 들어가며 52
2. 고대(선진․진한삼국․양진남북조․수당오대)시기의 전통무예 52
3. 중세(송․요․금․원)시기의 전통무예 59
4. 근세(명․청) 시기의 전통무예 61
5. 근현대시기의 전통무예 63
제2장 한국, 일본, 중국의 전통무용
제1절 한국의 전통무용 67
1. 고대의 전통무용 67
2. 삼국(고구려․백제․신라)의 전통무용 71
3. 고려의 전통무용 78
4. 조선의 전통무용 82
5. 근대의 전통무용 86
6. 현대의 전통무용 96
제2절 일본의 전통무용 100
1. 고대의 전통무용 100
2. 중세의 전통무용 105
3. 근세의 전통무용 111
4. 근현대의 전통무용 117
제3절 중국의 전통무용 121
1. 고대의 전통무용 121
2. 중세(송․원)의 전통무용 137
3. 근세(명·청)의 전통무용 140
4. 근현대의 전통무용 144
제3장 한국, 일본, 중국의 전통유희
제1절 한국의 전통유희 148
1. 고대의 전통유희 149
2. 삼국(고구려․백제․신라)의 전통유희 152
3. 고려의 전통유희 168
4. 조선의 전통유희 177
5. 근현대의 전통유희 186
제2절 일본의 전통유희 201
1. 고대시대의 전통유희 201
2. 중세의 전통유희 215
3. 근세의 전통유희 220
4. 근현대의 전통유희 227
제3절 중국의 전통유희 238
1. 고대의 전통유희 238
2. 중세(오대십국․요․송․금․원)의 전통유희 256
3. 근세(명․청)의 전통유희 262
4. 근현대의 전통유희 269
제3부
몽골․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이란의
전통무예, 무용, 그리고 유희
제1장 몽골의 역사와 전통무예, 무용, 유희
제1절 몽골 역사의 개괄 277
1. 들어가며 277
2. 고대 몽골 사회(B.C. 3-12세기) 282
3. 몽골제국의 시기(13-14세기) 285
4. 몽골제국 이후의 시기(15-17세기) 287
5. 18-20세기의 몽골인 축제 288
제2절 나담축제 속의 전통무예 289
1. 들어가며 289
2. 나담축제의 의미 290
3. 부흐 293
4. 활쏘기 298
5. 말타기 301
제3절 몽골의 전통무용 304
1. 들어가며 304
2. 비엘게 306
3. 샴 310
4. 현대 몽골의 전통춤 정책 313
제4절 몽골의 전통유희 314
1. 들어가며 314
2. 판놀이 315
3. 샤가이 놀이 318
제2장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의 전통무예, 무용, 그리고 유희
제1절 중앙유라시아에 관한 문명사적 이해 323
1. 지역 범주와 문명사적 정의 323
2. 중앙유라시아의 역사 326
3. 중앙유라시아 전통문화의 다원성 344
제2절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의 전통무예, 무용, 유희 347
1. 정주문명 전통권(우즈베키스탄)의 전통 신체문화 347
2. 유목문명 전통권(카자흐스탄)의 전통 신체문화 359
제3장 이란의 전통무예, 무용, 그리고 유희
제1절 이란의 역사적 배경 371
1. 고대사회의 시대적 배경 371
2. 중세·근세사회의 시대적 배경 374
3. 근·현대사회의 시대적 배경 375
제2절 전통무예, 무용, 유희 375
1. 전통무예의 역사와 전개 양상 375
2. 전통무용의 역사와 전개 양상 378
3. 전통유희의 역사와 전개 양상 3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