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판발행 2024.10.30
초판발행 2021.04.30
개정판 머리말
저는 오늘도 모니터 앞에서 속으로 중얼거립니다. ‘10만 원을 올려 강제조정을 하면 피고가 이의할까? 그렇다고 10만 원을 내리면 원고가 분명히 이의할 텐데…’, ‘이 조항만으로 집행이 가능할까?’, ‘이렇게 조정을 하면, 나중에 피고들 사이에 구상권 행사 문제는 없을까’, ‘피고가 돈을 5년 동안 나눠서 주고 싶다고 하는데, 너무 긴 기간은 아닐까?’, ‘당사자들이 원하는 조정안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지는 않을까?’, ‘당사자들이 이 조항을 두고 서로 다르게 해석하지는 않을까?’ 깜빡이는 커서가 제 마음을 재촉하면, 저는 안경을 고쳐 쓰며 고민하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벌어봅니다. 당사자가 원하는 분쟁해결 방법이 단순하더라도, 이를 조정조항으로 옮겨 쓰는 과정이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습니다.
조정업무를 시작한 지 벌써 6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났는데, 조정조항을 다듬는 일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아니, 오히려 점점 더 어렵게 느껴집니다. ‘용감한 무식이인 때를 지나 반(半) 무식이가 되고 있는 걸까’라고 생각하며, 돌다리를 열심히 두드려 볼 뿐입니다. 조정이 업(業)인 저도 이런데, 법원에 올 일이 평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하는 조정당사자분들은 조정조항이 마치 외국어처럼 느껴지지 않을까요? 판결주문이 더 익숙한 소송대리인분들도, 조정업무를 막 시작하신 조정위원분들도 조정조항이 생소하기는 마찬가지이겠죠. 그런 분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안지현 상임조정위원님과 이 책을 만든 지 벌써 3년이 지났습니다. 그 기간 동안의 경험을 보태어 조정 실무에서 자주 사용하는 예시조항들을 보다 폭넓게 정리하였습니다.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듯, 다양하기 그지없는 민사 분쟁을 조정으로 해결하는 일 역시 정답도, 오답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겪고 있는 분쟁의 ‘맞춤형 해답’을 찾으려는 분들에게, 이 책이 마치 문제집 안에 살며시 꽂혀 있는 ‘풀이과정 부록’처럼 느껴지면 좋겠습니다. 나만의 해답을 찾아 열심히 조정하시는 분들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이 사건은 조정으로 꼭 해결할 수 있습니다!”
김혜영 올림
안지현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
사법시험 42회, 사법연수원 32기
법무법인 소명, 법무법인 인앤인 변호사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사무관
대전고등법원 상임조정위원
(현) 대전고등법원 상임조정위원장
김혜영
한양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
사법시험 55회, 사법연수원 47기
제58회 2차 사법시험 검토위원
대전지방법원 조정전담변호사
(현) 대전고등법원 상임조정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