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발행 2024.09.10
서문
연수원을 수료한 뒤 1991년 4월 변호사사무실을 내고 그때부터 현재까지 같은 자리에서 변호사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모든 개업 변호사가 느끼는 심정이겠지만 출근하면 사건 수임을 걱정하고 수임을 한 뒤에는 그 사건을 마무리할 때까지 고군분투합니다. 예상하지 못한 사건의 결과에 밤잠을 설치기도 하고 사건을 처리하다 보면 일주일, 한 달, 일 년은 쏜살같이 지나가 버립니다. 돌아오는 변론기일에 대한 부담은 아직도 나아질 기미가 없고 그 기일이 지나면 다소 마음이 홀가분해집니다. 개업 당시보다 사건의 질과 종류도 많이 변하였습니다. 개업 변호사는 생각 이상으로 많아졌고 그에 비례하여 사건의 난이도는 복잡하고 어려워졌습니다.
종중사건을 자주 의뢰받아 처리하면서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비해 종중사건도 다양해지고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수많은 종중과 관련된 판결을 접하게 되면 그 판결 뒤에 있는 숨어 있는 기록의 양과 복잡한 사실관계를 생각하게 합니다. 그리고, 그 복잡한 사실관계와 주장을 법리에 맞추어 풀어 정돈한 판결내용을 읽게 되면 위 판결에 관여한 법조 선후배님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게 됩니다.
종중과 관련한 이 책은 종중사건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반적인 쟁점을 설명하고 제 나름대로 이를 체계화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 소종중은 그 종중마다의 특색이 있기에 발생하는 사건의 유형은 비슷한 것 같지만 사실관계는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저로서는 종중사건에 관한 법원의 선도적인 판결 그대로를 책에 반영하는 것이 부족한 실력을 감추는 방법이 될 수 있지만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나름대로 정리하여 보았습니다. 따라서, 이 책을 읽으시면서 당해 종중의 문제해결을 위해 보다 더 법리가 필요하다고 느끼시면 제시된 판례와 연관 판례의 사실관계를 심도 있게 파악하여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책을 쓰기 전 혼자 설악의 공룡능선을 무박으로 다녀왔습니다. 일단 능선에 접어들면 다른 탈출 등산로가 없다는 공룡능선의 등반은 이 책을 쓰는 용기를 주었고 저 또한 그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였습니다. 전문 등반가는 아니지만 이번 기회가 아니면 등반할 수 없고 부족하지만 이번 기회가 아니면 책을 쓸 수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 훌륭한 변호사님과 함께 일하게 되었는데 그 변호사님의 영민함이 제 부족한 점을 보완하여 주었습니다.
끝으로 존경하는 김종호 변호사님, 개업 당시부터 현재까지 사무실을 지켜 온 정영균 사무장, 소박한 사무실임에도 불구하고 함께 해 준 이해든 변호사, 직원 김혜란에게도 이 기회를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2024. 9.
변호사 신동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