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발행 2024.08.25
머 리 말
L. Gulick 교수와 L. Urwick 박사가 편저한 행정학의 고전 Papers on the Science of Administration을 다시 꺼내 읽었다. 이들은 193페이지 상단에서 행정학의 학문적 그리고 실제적 의미를 잘 정리해 주고 있다. 즉, 행정학의 기본선은 능률성에서 찾을 수 있지만 그 능률성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행정의 정치적 정합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H. G. Rainey 교수도 Understanding and Managing Public Organizations에서 공공조직을 비효과적으로 관리함으로써 발생하는 피해는 결국 국민이 지게 된다고 하면서 인사, 조직, 재무 등 다양한 관리 분야에서 공무원의 정책적 그리고 관리적 역량개발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인사행정의 새 교과서를 쓰기로 결심하고 난 후 가장 염두에 두고 붙잡은 두 논리이다. 두 가지 측면에서 ?인사행정과 정책?은 인사행정 교과서의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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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인사행정의 학문적 그리고 실제적 구성을 인사행정의 궁극적 목표 또는 존재 이유 중심으로 이해하고 설명하려 하였다는 점이다. 본서는 인사행정의 첫 번째 목표를 국민의 행정 서비스 만족도 제고란 관점에서 찾으려 했고, 인사행정의 두 번째 목표를 공무원의 삶의 질과 역량 증진을 중심으로 파악하였다. ‘인사가 만사’란 말도 인사행정이 국가 행정 수준 평가의 기준이 되며, 나아가 공무원의 삶과 업무 수행 역량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의미에서 여기저기서 자주 거론된다.
다른 하나는 인사행정의 주제 탐구가 공무원 사회가 안고 있거나 새로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다양한 문제나 가치와 관련된 새로운 정책 이슈로 확장되어야 한다는 데 있다. 그간 인사행정이 한국 행정학 발전에 지대한 기여를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아쉬웠던 부분이 바로 여기에 있다. 본서는 인사행정이 공무원 사회 내외부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여야 한다는 관점에서 인사행정의 어떤 주제가 가장 추구할 가치가 있는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개방형 임용, 경력 경쟁 채용, 연금 개혁, 보수 체계 개편, 부패근절 등이 대표적인 인사정책 이슈들이다.
본 ?인사행정과 정책?은 이와 같은 집필 취지에 동감해 주었던 중진 그리고 신진 인사행정 학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룬 결실이라 할 수 있다. 본서는 인사행정의 기본 제도에 기반을 두고 인사행정의 관리적 수단에 해당하는 주제들을 다루고 있고, 주요 이슈 중심으로 인사정책 부분을 설명해 나가고 있다. 이 점에서 본서는 인사행정을 연구하는 학생과 학자, 실무에서 인사행정을 직접 다루는 공직자들에게도 도움이 되겠지만, 공직사회의 다양한 문제들과 씨름하고 있는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 등 주요 헌법기관의 정책결정자들도 관심을 가질만한 사항들을 포함하고 있다.
제1부 인사행정의 기본 제도에서는 인사행정의 기본 개념과 의의를 필두로 실적제, 엽관제, 직업공무원제, 공직 분류, 중앙인사기관, 인적자원계획과 전략적 접근 등의 주제들이 기술되고 있다. 제2부 인사행정의 관리적 수단은 역량개발, 동기부여, 권익 보호, 성과 제고의 4개 큰 주제 프레임을 중심으로 다양한 주제들을 포함하여 설명하고 있다. 역량개발에서는 교육훈련과 역량평가, 경력개발 등을, 동기부여에서는 공무원 복지와 일 가정 양립 등을, 권익 보호에서는 공무원 단체활동, 소청 심사, 고충 처리 등을, 성과 제고는 근무성적평정의 핵심 이슈 등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제3부 인사정책은 채용, 보상, 윤리 등 대표적인 인사정책 이슈들을 설명하고, 현시점에서 중점 다루어야 하는 주제들을 추가로 서술하였다.
인사행정 분야 중점 이론과 새로운 연구 경향이나 사례를 성실하게 설명하려 노력했지만, 이 책도 다른 교재들처럼 한계를 가지고 있음을 부인하지는 않는다. 앞으로, 독자들의 따끔한 질책과 비판에 힘입어 이 책이 수정판을 거듭할수록 더욱 질적으로 내용이 충실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출간을 위해 오랜 기간 함께 고민하고 서로 격려해 주었던 최상옥 교수님 외 집필진 모두에게 큰 감사를 드린다. 아울러 이 책이 나오기까지 인내를 가지고 원고작업을 독려해 주신 박영사 안상준 대표와 조성호 이사에게도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2024년 7월
필자들을 대신하여
국민대 조경호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