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발행 2024.04.15
머리말
용어(用語)란 어떤 분야에서 쓰이는 말입니다. 이것이 특정 분야에 국한되어 쓰이는 경우, 전문 용어(專門用語)라고 합니다. 이 책은 조경에서 쓰이는 지식과 정보 그리고 개념 및 용어에 관한 책입니다. 그래서 책 제목을 <조경을 위한 용어 에세이>라고 했습니다.
조경(造景)이라는 용어는 영어 Landscape Architecture(풍경 + 건축)의 번역어입니다. 저는 수목이나 꽃, 돌 혹은 물 등과 같은 자연(혹은 생명)을 소재로 하여 자연미를 표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조경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조경은 자연, 그중에서 나무(혹은 꽃)와 같은 자연의 특징을 잘 이해해야하며 특히 나무를 잘 심고 가꿀 줄 알아야 하는 직업입니다. 조경전문가는 나무를 기능적으로, 심미적으로 또 생태적으로 적절한 곳에 심고 가꾸고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필자는 그것이 바로 조경이 다른 건설업인 건축공학이나 도시계획 혹은 토목공학과 구별되는 원천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몽테뉴는 에세이를 “자기를 탐구하고자 애쓴 능동적이고 적극적이며 힘든 노력의 기록”이라고 했습니다. 필자는 조경의 용어를 나를 탐구하고 수동적인 수상록이 아닌 적극적으로 그동안 조경을 공부한 노력을 글로 펼쳐보고자 했습니다. 몽테뉴는 “이 에세이들은 나의 변덕스러운 생각이요, 그것들을 통해 내가 하려는 것은 사물에 대한 지식을 주는 것이 아니라 나에 대해 알게 하려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필자는 결국 이 조경 용어 에세이를 통하여 조경에 대한 지식보다는 나 자신을 이해하려 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지난 해 우연히 <와인을 위한 낱말 에세이>라는 제목의 책을 구입하였습니다. 재미있게 책을 읽다가 책 제목에 ‘와인’ 대신 ‘조경’을 대입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이 책 <조경을 위한 용어 에세이>는 그렇게 기획되고 집필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책에 인용된 용어들은 대부분 지금까지 제가 쓴 책에서 선별하였습니다. 조경을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용어는 아주 많지만 그 증에서 필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60여 개의 주제를 골라 글을 고치고 새로 썼습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용어마다 주제와 관련된 사진도 함께 넣었습니다.
<조경을 위한 용어 에세이>는 대학의 조경학과 신입생을 위하여 쓴 책이지만 일반 시민들께서 교양으로 읽으셔도 좋습니다. 모든 오해는 언어의 몰이해에서 비롯됩니다. 조경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경에 대한 초급의 용어를 제대로 이해한다면 조경전문가가 되기 위한 고급의 공부가 아주 쉬워질 것입니다. 조경학을 가르치면서 전문가와 조경 입문자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용어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이 책의 용어들이 조경 전문가가 비전문가가 서로 소통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AI시대에 조경 분야에서도 “소통될 수 있는 용어만이 가치가 있는 시대이며, 전문용어는 모두의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몇 분께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먼저 <와인을 위한 낱말 에세이>를 출판해 주신 김대표께 감사드립니다. 다음으로 유럽과 싱가포르의 최근 정원과 나무 사진자료를 제공해 준 조경계획연구실 제자 대학원생 최민지, 학부생 김은지 그리고 존경하는 후배 김종용 박사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저자를 믿고 이 책을 출판하여 주신 <박영사> 관계자분들 고맙습니다. 끝으로 가족의 기도 덕에 또 한 권의 책을 마무리 할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2024년 봄
계명대학교 공과대학 7305호 조경계획연구실에서
김수봉 씀
김수봉
저자는 대구에서 태어나 경북대학교 학부와 대학원에서 조경학을 공부했다. 영국 셰필드대학교(The University of Sheffield) 조경학과에서 ‘환경정책과 공원녹지계획의 새로운 관점’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육군 중위(ROTC)로 군 생활을 마쳤고, 셰필드대학교 연구 조교, 제3대 대구 녹색환경지원센터 센터장, 싱가포르 국립대(NUS) 건축학과 초빙 부교수(MLA과정), 대구시 녹화심의위원회 위원, 대구시 건축심의위원회 위원, 환경부 친환경기업 심사위원회 위원, 경상북도 도시계획심의위원회 위원, 대구광역시 도시공원위원회 위원, 경제 · 인문사회연구회 평가위원, 한국조경학회 교육부회장과 한국조경학회 영남지회장 등을 역임했다.
저자는 1996년부터 조경학을 처음 강의한 계명대학교 환경대학 환경정책학과에서 조교수와 부교수를 거쳐 2010년 신설된 계명대학교 생태조경학과의 첫 번째 교수 및 학과장으로 부임하여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다.
또한 대구그린트러스트(NPO)의 공동대표, 대구광역시 도시계획심의위원회 위원, 그리고 대구광역시 경관심의위원회 위원 등의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저자는 현재까지 셉테드 개념을 적용한 안전한 어린이공원(박영사, 2014), 우리의 공원(박영사, 2014), 자연을 담은 디자인(박영사, 2016), 지속가능한 디자인과 사례(박영사, 2017), 공원이용의 사회학(문운당, 2018), 이 나무는 왜 여기에 있어요(문운당, 2020), 도시풍경의 이해(문운당, 2021)등 30여 권의 책을 쓰고 번역했다.
차례
001 랜드스케이프 8
002 조경 14
003 정원 20
004 중국정원 24
005 일본정원 30
006 한국정원 34
007 에덴정원 40
008 아도니스 정원 46
009 이슬람정원 50
010 르네상스 이탈리아 정원 56
011 바로크 프랑스 정원 60
012 자연풍경식 영국정원 64
013 공원 70
014 버큰헤드파크 76
015 센트럴파크 80
016 프레데릭 로우 옴스테드 84
017 자연미(自然美) 90
018 디자인 96
019 마을 숲 102
020 환경심리학 106
021 개인공간 110
022 영역성 114
023 스케일 118
024 기후변화 122
025 생태학 126
026 도시생태계 130
027 리질리언스 134
028 랜드스케이프 어바니즘 140
029 도시열섬현상 144
030 지속가능한 개발 148
031 그린디자인 152
032 지속가능한 디자인 158
033 식재디자인 164
034 수목의 규격 170
035 수목의 분류 174
036 수목일기 178
037 호랑가시나무 184
038 이팝나무 188
039 자작나무 192
040 메타세쿼이아 196
041 일본칠엽수 200
042 동백나무 204
043 소나무 208
044 은행나무 212
045 배롱나무 216
046 벽오동 220
047 도시공원의 CCTV 224
048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 셉테드 228
049 환경 232
050 환경관 236
051 환경윤리 240
052 스톡홀름 인간환경회의 246
053 리후환경회의 250
054 교토의정서 254
055 요하네스버그
지속가능발전 세계정상회의 258
056 파리협정 262
057 바람길 266
058 슈투트가르트의 교훈 270
059 옥상녹화 274
060 지속가능한 정원 280
• 조경용어 선정에 참고한 책 285
• 색인 2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