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발행 2023.02.25
이 책은 지난 10여 년간 강의했던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2년 전 한국경제해설을 출간했다. 그런데 강의하다 보니, 한국은행과 같은 기관에서 발표하는 통계의 기준 연도가 변경되고 새로운 통계도 추가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한국경제해설을 쓸 당시에 이미 많은 표와 그림이 삽입된 터라 몇 년 치의 통계만 추가하면 될 줄 알고 덥석 달려들었다. 하지만 표와 그림을 새로 다시 만들어야 했고, 지난번 설명한 내용도 급변하는 세계 경제와 한국 현실에 맞는지, 더 추가하거나 보완해야 할 것은 없는지 검토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많은 표와 그림의 정리가 힘들었다. 이 책의 생명이 통계에 있는지라 시간 싸움이 될 수밖에 없었다. 새벽까지 앉아있거나 밤샘하는 날이 잦아졌다. 거의 1년을 소비한 후에 탈고하고 보니, 내용도 이전과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그래서 책의 제목도 한국경제론으로 바꾸었다.
이 책을 만드는 데 가장 큰 고민은 두 가지였다. 우리 경제의 현황을 어떻게 설명하고 미래상을 제시할 것인가 하는 것과 이를 뒷받침하는 통계를 어떻게 제시할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저서 작성에 중점을 둔 것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제1장에 한국 경제의 현황과 문제점을 지적하고 미래상을 제시하고자 했다. 따라서 제1장은 이 책의 총론이자 결론이다. 선진국들의 경제발전사를 검토하여 우리의 미래상을 복지국가로 설정하였고, 나머지 장들은 이를 염두에 두고 서술했다. 물론 모든 장들이 제1장과 직접 연결되는 것은 아니며, 때에 따라서는 현황의 이해에 집중하여 서술된 부분도 있다. 그렇지만 본서에 제시된 주장이 타당한 것인지 끊임없이 자문하고 여러 자료를 통해서 확인하고자 하였다. 각 장의 어떤 부분부터 읽어도 무방하지만, 제1장을 읽고 다른 장을 읽으면 우리 경제의 현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둘째, 통계의 소개와 그림의 제작에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 통계는 현실을 반영하고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여러 기관에 산재한 통계를 찾아내 알기 쉽게 정리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새삼 통계의 의미와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
셋째, 되도록 장기시계열의 통계를 제시하고자 했다. 이는 우리 경제가 걸어 온 길을 이해하기 위한 필수적인 작업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다만, 모든 통계를 동일한 과거의 시점에서 보여주지는 못했다. 통계 기관에서 발표한 과거의 통계가 없어지거나 공표 기준의 변경 등으로 일관성 있는 작성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통계의 시계열 작성은 또 다른 독립적인 작업이다.
넷째, 국제 비교를 통해 우리의 위상을 파악하고자 했다. 국제 비교는 우리 경제의 위상은 물론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다섯째, 이해하기 쉽도록 소제목을 많이 달았고, 내용에도 첫째, 둘째 혹은 ①, ② 등의 번호를 달아서 설명했다. 또한 지난 저서에서 제시된 표와 그림 중 설명이 부족한 곳을 보완했다.
우리나라는 GDP 규모, 1인당 GDP 등에서 선진국 단계로 진입했지만, 저성장 경제로의 진입, 4차 산업에 대한 대응, 선진국과의 기술력 격차, 소득양극화, 세계 최저의 출산율과 세계 최고 속도의 고령화, 인구 절벽, 비수도권과 수도권의 격차 심화 등 난제에 직면해 있다. 특히 양극화, 인구 감소 및 고령화 대책은 해결해야 할 매우 시급한 과제이다. 기로에 서 있는 한국 경제의 앞날을 위해서는 재정정책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출간에 힘써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수많은 그림과 표가 포함되어 있어서 편집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편집을 책임지고 가독성을 높여 준 배근하 과장과 그림과 표, 내용을 순서에 맞게 조정하느라 고심했을 편집진은 이 책 출간의 가장 큰 공로자이다. 또한 이 많은 내용을 읽고 통계의 단위와 문장, 오탈자 등 꼼꼼하게 수정해 준 대학원생과 박사과정생 김 부권, 정재현 군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2022년 12월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