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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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존재/인간질서의 의미에 관하여
신간
법과 존재/인간질서의 의미에 관하여
저자
베르너 마이호퍼
역자
심재우, 윤재왕
분야
법학
출판사
박영사
발행일
2022.09.28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312P
판형
신A5판
ISBN
979-11-303-4227-6
부가기호
93360
강의자료다운
-
정가
22,000원

초판발행 2022.09.28


베르너 마이호퍼는 12년에 걸친 잔혹한 나치 불법국가가 남긴 물질적, 정신적 폐허 속에서 법철학의 재건이라는 기치 아래 진행된 이른바 ‘자연법 르네상스’ 시기에 한스 벨첼Hans Welzel, 아르투어 카우프만Arthur Kaufmann 등과 함께 주도적인 역할을 한 법철학자이다. 형이상학으로 회귀할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해서 민주주의적 실정성에 희망을 품을 수도 없는 상황에서 마이호퍼가 끄집어낸 이론적 대안은 법질서를 포함한 인간질서가 인간이 결코 자의적으로 처분할 수 없는 토대에 기초하고 있다는 존재론적 사고였다. 그리하여 마이호퍼는 한편으로는 하이데거의 현존재 분석을 방법으로 끌어들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하이데거의 분석에서 간과되고 무시되는, (법질서를 포함한) 질서가 지닌 존재론적 구조를 밝히는 독특한 ‘법존재론’을 기획한다. 즉 하이데거의 존재론을 통해 하이데거와는 정반대되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러한 마이호퍼의 이론적 기획은 그의 교수자격논문 <법과 존재(1954년)> 그리고 교수자격을 취득한 직후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행한 강연 <인간질서의 의미에 관하여(1956년)>에 순수한 형태로 드러나 있다. 이 이후에 펼쳐진 마이호퍼의 법철학, 특히 청년 마르크스의 사회주의 사상 또는 사회학적 역할이론의 수용 등은 모두 이 초기의 법존재론적 기획을 모태로 삼고 있다.
마이호퍼의 유일한 외국인 제자인 나의 스승 심재우 선생님은 마이호퍼의 법존재론을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했을 뿐만 아니라 마이호퍼의 ‘난해한’ 법철학을 당신의 법철학적 사고의 주축으로 삼았다(마이호퍼 교수와 심재우 선생님의 사상적 끈에 관해서는 본 총서의 제1권인 <열정으로서의 법철학>에 실린 ‘편집자 후기’를 참고하기 바란다). 선생님은 독일 유학 전인 1962년에 지금은 없어진 명동의 ‘소피아 서점’을 통해 <법과 존재>의 독일어판을 구해 읽으신 후 마이호퍼의 법존재론에 압도당했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에드문트 훗설의 현상학과 하이데거 철학이 어떻게 법철학과 만날 수 있는지를 접하긴 하셨지만, 이 책의 진면목을 깨닫게 된 건 한참 후의 일이었다는 말씀과 함께. 독일 유학 후 여러 인연의 끈을 거쳐 결국 마이호퍼 교수가 선생님의 지도교수가 되면서 마이호퍼 스타일의 법존재론은 구체적인 현실로 다가왔고, 다가서면 다가설수록 멀어지는 이론적 지평처럼 이해의 폭과 함께 의문의 폭도 깊고 넓어졌던 것 같다. 그 때문에 이 책의 우리말 번역본 출간은 선생님이 귀국하신 이후 한참의 시간이 흐른 1996년에야 이루어졌다.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에 대한 끝없는 수정 과정을 거쳐 번역이 이루어졌고, ‘역자 서문’의 형태로 책의 개괄적 내용을 소개하는 짤막한 글을 쓰시는 데도 고심의 고심을 거듭하신 탓이었다.
나의 법과대학 대학원 학생 시절 전체를 동반한 ‘마이호퍼 법철학’과의 만남은 독일 유학 후에는 시대의 법철학적 흐름의 변화와 함께 상당히 뒷전으로 밀렸지만, 2002년 선배 차병직 변호사의 ‘선전 선동’에 힘입어 선생님의 70세 생신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인간질서의 의미에 관하여>를 번역하면서 다시 시작되었다. 번역 당시 마이호퍼 교수와 여러 번 편지로 책의 내용에 관한 질문을 했고, 내가 유학하던 프랑크푸르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살던 마이호퍼 교수가 집으로 초대했지만, 그분의 건강상 이유로 약속이 취소됐던 기억도 새롭다. 어쨌든 이 자그마한 책은 2003년 선생님 생신에 맞춰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이제 자매 관계에 있다고 얘기해도 무방한 두 권의 책을 한 권으로 묶어 출간한다. ??법과 존재??의 한국어판의 한자를 모두 한글로 바꾸었고, 문장을 가다듬고 두 책 사이의 용어를 통일했으며, <인간질서의 의미에 관하여>에서 <법과 존재>를 지적한 부분을 한국어판의 해당 부분과 병기했다. 나의 편견일지 모르지만, 어쩌면 두 책이 함께하는 것이 서로 떨어져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보기 좋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존재론’의 시대는 이미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는 인간에게 처분 불가능한 것은―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없는 것처럼 여겨지고, 설령 어떤 처분 불가능성을 전제할지라도 형식이나 절차 정도에 불과한 것 같다. 인류의 역사는 분명 처분 가능한 것 쪽으로 중심이 옮겨진 셈이다. 그런데도 인간은 끝없이 어떤 불변적이고 처분 불가능한 그 무엇을 추구한다. 어쩌면 처분 가능성의 확대가 처분 불가능한 영역의 확대를 불러일으키는 역설적 상황에 봉착하게 만드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든 ‘절대의 지향’ 또는 ‘절대에 대한 동경’이 자신의 신념을 포장하는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절대성이나 ‘존재 그 자체’를 갈구하는 성향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 상황에서 법과 관련해 어떤 절대성에 대한 욕구가 발생한다면, 바로 그 지점에서 ‘법존재론’은 단순히 이론사理論史의 차원을 넘어 소박하고 수줍은 정도일지라도 분명 정신적 위안을 주거나 근원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의 작업에 동인으로 작용했던, 나의 스승과 스승의 스승에 대한 회고가 단순히 회고로만 그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적어두어도 무방할 것이다.

이미 인쇄된 형태로 나온 책 두 권을 파일로 바꾸어준 오민용 박사와 최재원 씨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도서출판 ?박영사?의 조성호 이사님과 이승현 차장님께도 ?몽록 법철학 연구총서?의 지속을 위해 애쓰신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

2022년 여름
고려대학교 연구실에서
윤 재 왕

지은이

베르너 마이호퍼(1918-2009)
프라이부르크 대학교에서 법학을 수학하고, 같은 대학교에서 박사학위와 교수자격 취득. 자브뤼켄 대학교와 빌레펠트 대학교 법과대학의 법철학과 형사법 전임교수. 1972년 독일 자유민주당(FDP) 소속 국회의원으로 선출되어 빌리 브란트 총리 내각에서 특임장관, 헬무트 슈미트 총리 내각에서 내무부장관 역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피렌체 소재 유럽통합대학교 총장과 콘스탄츠 대학교 법과대학 초빙교수로 재직. 오랜 기간에 걸쳐 세계 법철학과 사회철학회(IVR)의 기관지 ARSP의 책임편집인을 지냈다.


옮긴이

심재우(1933-2019)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같은 대학에서 석사학위 취득 이후 독일 빌레펠트 대학교 법과대학에서 마이호퍼의 지도로 박사학위 취득. 귀국 후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법철학 및 형사법 담당 교수로 재직. 한국법철학회와 한국형사법학회 회장 역임.

윤재왕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법철학 및 법사상사 담당 교수로 재직 중.

<법과 존재> 차례

옮긴이 서문 3

서언 17
제1부  법존재론의 문제제기
제1장  법존재론의 과제와 법철학의 물음 21
1. 과제 21 / 2. 물음 23 / 3. 대답 24
제2장  실존철학의 물음과 법존재론의 착안점 27
1. ‘본래적’ 자아에 관한 이론(하이데거) 27 /
2. ‘본래적 요청’에 관한 이론(야스퍼스) 30 /
3. ‘구체적 도덕’에 관한 이론(사르트르) 32 /
4. 법과 비본래성 33
제3장  ‘본래적 일반인’과 법존재론의 문제제기 36
1. 정언명령의 ‘실존주의적 반복’(사르트르) 37 /
2. “너 자신이 돼라!”라는 명제에서 “일반적이 돼라!”라는 명제로의 전환(야스퍼스) 39 /
3. ‘δίκη(dike)’를 ‘존재의 본래성’으로 해석하는 입장(하이데거) 41 /
4. 법과 본래성 45
제2부  법존재론의 기초
제1장  존재론으로서의 법존재론 65
1. ‘존재론적 구별’ 65 / 2. 존재경험의 가능성 67 /
3. 존재물음의 방향 76
제2장  영역존재론으로서의 법존재론 81
Ⅰ. ‘선험적 현상학’으로서의 영역존재론 82
1. ‘자연적 태도의 일반정립’ 83 / 2. ‘선험적 판단중지’ 85 /
3. ‘선험적 현상학’의 이념(에드문트 훗설) 88
Ⅱ. ‘선험적 사물논리’로서의 영역존재론 95
1. 존재기반과 경험기반 97 / 2. 존재구조와 존재이해 99 /
3. ‘선험적 사물논리’의 이념(하이데거) 101
제3장  영역존재론으로서의 법존재론 104
1. 존재이해 분석으로서의 존재론 104 /
2. 실존분석으로서의 존재론 108 /
3. 법-내-존재 분석을 위한 거점으로서의 세계-내-존재의 기초분석 110
제3부  법존재론의 기초이론
제1장  세계 내에서의 개인의 실현 122
A. 개인적 세계로서의 세계 123
Ⅰ. 주변세계로서의 세계 127
Ⅱ. 공존세계로서의 세계 132
B. 개인적 존재로서의 인간 139
Ⅰ. 자기존재 140
Ⅱ. 법에서의 개인적 존재 142
1. 자기존재의 ‘근원상태’ 142 /
2. ‘실존적 자연권’으로서의 자기존재의 권리 144
제2장  세계 내에서의 사회적 형태 149
A. 사회세계로서의 세계 151
Ⅰ. 개인의 실현과 사회적 형태(‘객관화’ 현상) 152
1. ‘외부세계의 구성화’ 153 / 2. ‘반복’ 155
Ⅱ. 사회적 세계에서의 사회적 형태(‘위치지움’의 현상) 156
1. 공간과 시간 156 / 2. 존재와 의미 158
Ⅲ. 사회세계로서의 법세계(‘구체화’ 현상) 162
1. ‘타인들의 세계’ 163 / 2. ‘타인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의 존재 166
B.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 168
Ⅰ. ‘로서의 존재’ 169
Ⅱ. 법에서의 사회적 존재 173
1. ‘로서의 존재’의 ‘자리’ 174 /
2. ‘제도적 자연법’으로서의 ‘로서의 존재’의 법 178
제3장  자기존재와 ‘로서의 존재’ 181


<인간질서의 의미에 관하여> 차례

책머리에 189

서론―인간질서의 의미에 대한 물음 193

제1부  인간존재의 주관성으로부터 질서의 의미를 이해하는 길 195
Ⅰ. 칸트의 질서사상 196
1. 함께하는 질서(공존질서) 196 / 2. 명제: “보편적이 돼라!” 201
Ⅱ. 니체의 질서사상 209
1. 반대명제: “너 자신이 돼라!” 210 / 2. 등급질서 224

제2부  세계-내-존재의 객관성으로부터 질서의 의미를 이해하는 길 233
A. 세계-내-존재 : ‘로서의 존재’ 가운데서의 자기존재 234
Ⅰ. ‘충돌관계’ 234
1. 자기존재 235 / 2. ‘로서의 존재’ 243
Ⅱ. 에픽테토스의 질서사상 250
1. 세계에 대해 혼자 서 있음 254 / 2. 세계와 서로 일치함 257
B. ‘로서의 존재’의 ‘위치지움’으로서의 질서 266
Ⅰ. 질서의 존재에 관하여 266
1. 상응으로서의 질서 266 / 2. 질서의 두 가지 차원 271
Ⅱ. 질서의 의미에 관하여 274
1. ‘위치지움’으로서의 질서 274 / 2. 질서의 두 가지 목표 285
Ⅲ. 질서의 형성에 관하여 289
1. 상응하게 만드는 것으로서의 질서 289 / 2. 질서의 두 가지 길 296

옮긴이 후기 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