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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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를 탄 미얀마
신간
롤러코스터를 탄 미얀마
저자
이상화
역자
-
분야
정치/외교학
출판사
박영사
발행일
2022.09.10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276P
판형
신A5판
ISBN
979-11-303-1610-9
부가기호
93340
강의자료다운
-
정가
17,000원

중판발행 2022.09.30

초판발행 2022.09.10


책 제목을 정하는 데 많은 고민을 했다. 그동안 미얀마에 대해 적지 않은 서적들이 나왔다. 모두 저자의 관점에서 좋은 내용들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책 타이틀은 그 책에 담긴 내용을 압축하여 짐작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저자들이 제목을 정하는 데 상당한 고민을 할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미얀마에 관한 대부분 저서들의 제목에는 큰 틀에서 공통점이 있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국민, 천불천탑 불교 문화, 느림의 문화가 지배하는 곳, 그리고 미얀마가 2011년 개혁 개방의 길로 접어들면서 공유되는 관찰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무한한 가능성, 잠재력의 땅이라는 것이다.
필자가 이 책의 제목을 “롤러코스터를 탄 미얀마”로 정한 데는 2021년 2월 1일 미얀마 군부가 일으킨 정변이 크게 작용했다. 당초 이 책은 2020년 말 책 내용의 상당부분 집필을 마친 상태였다. 그 시점에서는 아웅산 수찌 여사가 이끄는 NLD(National League for Democracy; 민주주의민족동맹)가 2020년 11월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었고, 2021년 2월 새로운 의회가 개원하고 4월에는 NLD 2기 정부가 출범하는 밝은 청사진을 그리고 있던 때였다. 미얀마의 그런 밝은 미래는 군부의 정권

찬탈로 하루아침에 끝을 짐작키 어려운 깊고 어두운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2021년 2월 그날이 오기 전까지 필자가 3년 반여 기간 동안(미얀마에 부임한 2018년 1월 중순부터 2021년 8월까지) 관찰한 미얀마는 여러 가지 한계와 도전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희망적이었다.
미얀마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리고 미얀마가 가진 잠재력과 기회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에게 작지만 도움이 되고자 미얀마의 2020년 말 모습을 통해 10년 후를 그려보자는 취지에서 이 책을 집필했던 것이다. 그런 만큼 2021년 봄 이 책의 거의 모든 부분에 당초 전혀 예기치 못했던 군사 정변으로 인한 상황 변화를 반영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또 투자해야만 했다.
외교관이라는 직업은 국제정치와 역사에 관심을 많이 가질 수밖에 없고, 부임하는 국가에서 제대로 역할을 하려면 그런 쪽에 공부를 많이 해야만 한다. 외교관 생활 30년을 넘게 하면서 터득한 교훈 가운데 하나는 현재 시점에서 역사를 평가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일은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발 하라리(Yuval Harari)의 세계적 명저 《사피엔스》(Sapiens)는 인류 역사라는 큰 흐름을 저자의 관점에서 기술하는 거대한 시도를 하는 가운데 아래와 같은 사려 깊은 단서를 달았다.
(어느 한 시점이 평화의 시대냐, 혼돈의 시대냐 하는 문제에 대한) 답은 타이밍(timing)의 문제이다. 과거에 대한 우리의 관점이 왕왕 불과 몇 년 사이에 벌어진 일들에 의해 곡해될 수 있다는 점은 섬뜩하기까지 하다. 만약 이 책이 1945년(제2차 세계대전 종식) 또는 1962년(쿠바 미사일 위기) 때 쓰였다면 이 책의 관점은 확실히 암울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이 2014년에 쓰였기 때문에 현대 역사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인

어프로치를 담을 수 있었을 것이다.
(역사를 평가하는) 낙관론자와 비관론자 모두를 만족시키자면, 아마도 우리는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천국과 지옥 경계(threshold of heaven and hell)에 있고, 한 쪽 문에서 다른 쪽 문을 초조하게 오가는 모습일 것이라고 기술해야 할 것이다. 역사가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앞으로 전개될 우연처럼 보이는 수많은 일들이 우리를 그 어느 쪽으로든 이끌게 될 것이다.
《크리스마스 캐롤》, 《위대한 유산》 같은 위대한 작품을 남긴 소설가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가 프랑스 혁명을 그리면서 “프랑스 역사에 있어 최고의 순간일 수도 있지만, 최악의 순간”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가 남긴 명언대로 어쩌면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하나의 희극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한 나라의 현재를 평가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일은 더더욱 어렵고 조심스럽다.
2018년 1월 미얀마에 제17대 대사로 부임한 이후 사회 여러 분야에서 필자가 대학시절과 사회 초년병시절을 보낸 한국의 1980년대와 1990년대 초 모습을 연상케 되었다. 그때 한국 사회의 변화와 발전은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단어가 어울릴 것이다. 2021년 봄 미얀마의 모습은 혼돈 그 자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여전히 미얀마의 미래에 대해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2021년 2월 이전까지 수년간 지켜본 미얀마는 낙관과 비관, 긍정과 부정, 희망과 좌절이 혼재된 속에 필자는 가능성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필자가 미얀마에서 교분을 쌓은 정부인사들, 미얀마에 진출한 한

국 기업인들과 동포사회 여러분으로부터 미얀마가 앞으로 잘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I am cautiously optimistic”, 조심스럽게 낙관한다는 말이다. 외교관은 단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데 극히 인색하다. 이는 세계사와 역사 공부를 통해서 체득한 교훈이기도 하지만, 필자처럼 30년간 직업외교관으로 외교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 경우 갈수록 불확실성이 커지는 현 상황에서 단정적인 전망을 내놓는다는 것이 신중하지 못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2021년 말 미얀마를 떠나는 필자의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없다. 4년간 미얀마에 살면서 미얀마라는 나라, 특히 미얀마 사람들에게 애정이 많이 쌓였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고 생각한다. 도전과 역경이 많지만 미얀마가 가진 무한한 잠재력에 큰 기대를 걸었던 사람으로서 미얀마가 이 위기를 넘어 다시 도약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천불천탑에 담긴 부처님의 마음을 좇는 미얀마 사람들이 가진 미소와 넉넉함이 헛되지 않기를 기원한다.

이상화(李相和)

고려대학교 졸업과 함께 1991년 제25회 외무고시에 합격, 외교부 본부 군축원자력과 유엔과 등에서 근무하였으며, 2001년부터 뉴욕 주재 주유엔대표부에서 3년간 첫 해외근무를 한후 주콜롬비아 한국대사관에서 참사관으로 근무하였다.
2006년 당시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의 유엔사무총장 진출 태스크포스에 참여한 후, 2007년부터 유엔사무총장 비서실에서 7년여간 근무하였다. 2014년 3월 외교부로 복귀, 정책기획관실 심의관 겸 상황실장, 그리고 외교장관 정책보좌관으로 일하였다. 이후 북핵외교기획단장직을 수행한 후, 2018년 1월 제17대 주미얀마 대사로 부임하여 4년 가까이 재임했고, 2021년 12월 본부로 복귀하여 현재 공공외교대사로 재직중이다.
저서로는 ‘외교현장에서 만나는 군축과 비확산의 세계’(공저, 2005), ‘유엔본부 38층’ (2014) 등이 있다.



들어가며 _2

01  미얀마 키워드
1. 장군의 딸 그리고 타마도(Tatmadaw) 8
2. 평화, 멀지만 원대한 꿈 12
3. 정체성 28
4. 아픈 이름, 라카인 41
5. 불교 52
6. 중국의 큰 그림자 61

02 미얀마 현 정국 
1. 코로나19를 통해 본 미얀마 현주소 70
2. 2020 총선 드라마 80
3. 국가비상사태 91

03 한반도와 미얀마 
1. 닮은 듯, 아닌 듯 114
2. 고마운 사람들이 놓은 다리 126
3. 알고 보면 재미난 사실들 141
4. Big Three 153
5. 미얀마 투자를 위한 조언 162

04 알에서 깨어나는 공작새 
1. 넘어서야 할 도전들 170
2. 열릴 듯 열리지 않는 황금시장 190
3. 미얀마의 도시들 – 미래를 보여주는 현재의 거울 215

05 미얀마, 깊이 새겨야 할 교훈들  
1. 비정상의 정상화 248
2. 피플 파워 252
3. 잃어버린 기회, 다시 만들어야 할 미래  2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