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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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세대 역사학도 청년이 염원하는 남북관계와 한반도의 미래
신간
2030 세대 역사학도 청년이 염원하는 남북관계와 한반도의 미래
저자
박준규
역자
-
분야
정치/외교학
출판사
박영사
발행일
2022.04.15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192P
판형
신A5판
ISBN
979-11-303-1550-8
부가기호
93340
강의자료다운
-
정가
16,000원

초판발행 2022.04.15


삶에 있어 매 순간이 저마다 꽃다운 요소들을 지니고 있지만, 특히나 ‘청년’이라는 호칭 속에는 가장 ‘꽃다운 순간 중 한순간’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한다. 청년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언제나 어른들께서 흐뭇하게 웃으시며 “좋을 때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 말을 듣는 우리는 성장하면서 “뭐가 좋다는 거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도 앞서 삶을 살아오신 분들과 비슷한 말을 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중학교 때는 초등학교 때가 좋았다. 고등학교 때는 중학교 때가 좋았다. 대학생 때는 취업과 진로를 걱정하며, 학생 때가 좋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학부를 졸업하고 사회인이 되어 돌아보니 대학생 시절만큼 좋았던 적이 없다. 그러던 얼마 전 SNS에서 이런 글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그때가 좋았다.”라는 말을 우리는 매 시기마다 한 번씩은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말들을 돌아보면 결국 우리는 좋지 않았던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SNS에서 위의 글을 읽고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이처럼 우리의 삶은 울고 웃고 슬프고 행복한 순간들로 점철되어 있고 그 속에서 우리는 각자 나름의 삶의 의미를 찾게 되는 것 같다. 사람들은 오늘을 살아가고, 살아가는 하루하루들이 모여 일생을 이루어낸다. 인류의 역사는 그렇게 흘러왔다. 살아가는 사람들은 ‘생각’한다. 그 생각들은 개개인의 몸짓, 즉 언행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개개인의 작은 몸짓 하나하나가 모여 사회가 형성되었고 그 몸짓들은 우리 몸속의 세포들처럼 지속해서 작용해나갔다. 이러한 작용들이 모여 인류의 역사가 쓰였고, 그 역사는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를 만들어냈다.
역사라고 불리는 사학을 전공하면서 배웠던 많은 사람들의 삶에 관한 이야기들은 늘 나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했다. 나는 누구이며, 어떠한 모습과 생각을 하고 이 세상 속에서 어떠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현재까지의 나를 늘 이렇게 불렀다.
‘청년’
그리고 어느 순간 ‘청년’이라는 이 익숙한 단어에 어떠한 의미가 내재되어 있는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어떠한 모습과 면모를 보고 나와 내 동료들을 ‘청년’이라고 부르는지 돌아보고자 했다.
‘청년’이라는 단어로부터 나오는 키워드는 다양했다. 나이, 역동성, 체력, 힘, 젊음, 꽃다움, 국가의 미래, 사회의 미래, 사회의 엔진 등등 많은 것들을 내포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단순히 나이의 개념을 넘어서서 역동적이고 활발하며 삶에 있어 가장 열정적으로 무엇인가를 해나가는 사람을 ‘청년’이라고 칭했다. 물론 사회에서 칭하는 청년기에 속하시지 않은 분들 역시 청년들이 품고 있는 긍정적인 요소들을 모두 갖추고 계신다. 하지만 발현되는 역량이 가장 도드라지며, 수많은 가능성을 가장 많이 내포하고 있는 시기를 사회는 ‘청년기’라고 부르고 있었다.
근래에 대한민국 사회에서 ‘청년’이라는 단어가 사회적 키워드로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2030 세대, MZ 세대 등 청년들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작용을 하기 시작하면서 그 특징들과 역할들에 맞춰 청년들을 칭하는 단어들이 다양하게 등장하기 시작했다. 앞서 논했던 청년이라는 단어가 내포하고 있는 성질에, 청년들의 사회적 특징과 역할이 더해져 새로운 키워드들이 생겨났다. 이는 곧 청년들이 사회에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연 청년들이 사회에 어떠한 영향력을 어떻게 미치기 시작했을까? 먼저 본 질문에 대한 답변을 찾아 나가기 전에 명시하고자 하는 것이 있다. 청년 세대를 논하다 보면 사회적으로 현재 세대 갈등이 문제가 되면서 청년 세대와 대립하고 있는 세대로 ‘기성세대’라는 표현이 많이 보인다. 기성세대의 정의를 인터넷 플랫폼 어학사전에서 찾아보면 ‘현재 사회를 이끌어 가는 나이가 든 세대’라고 표기되어 있다. 뒤에서 다시 한번 명시하겠지만 이 책을 써 내려가는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는 세대 갈등을 조금이나마 풀어보기 위한 독자들을 향한 설득이다. 여기서 독자들은 특정 세대를 집어 말하는 것이 아닌, 모든 사회구성원들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사회가 필요에 의해 분리해 놓은 각 ‘세대’들의 삶을, 역사적 맥락에서 돌아보고자 한다. 그리고 각 세대들이 왜 특정 안건에 대해서 각각의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이해해보는 자리를 가져보고자 한다. 또한 그 이해를 통해 현존하는 세대 갈등의 골을 회복시키는 것이 가장 큰 목표 중 하나이다. 고로 이 시점부터, 세대 간의 대립적 이미지를 내포한 나이를 개념으로 지니고 있는 ‘기성세대’라는 단어를 글 내부에 쓰지 않을 것임을 명시하는 바이다. 사회구성원들이 세대 갈등을 가장 처음이자 가장 많이 느끼는 곳이 가정이라는 구조적인 측면을 고려할 때 조금 더 유화된 표현이자 세대 갈등의 부정적 감정의 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믿는 용어 교정을 해보고자 한다. 나는 본 책에서 기성세대를 대신하여, ‘부모님 세대’라는 단어를 사용하고자 한다. 고조부, 증조부, 조부, 부모님들은 약 150년 내에 한반도를 고향이자 터전으로 살아오신 분들이다. 이분들이 살아오신 삶을 돌아보고 또한 우리 세대가 어떠한 성장 과정을 경험했는지를 돌아본 뒤, 단순한 감정 갈등에서 벗어나 서로에게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장을 형성해 보고자 한다. 배려와 화합을 통해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작은 출발점을 함께 형성하는 것이, 본 책을 저술하는 가장 큰 목표 중 하나이며 감히 과감하게 도전해 보고자 한다.
청년들은 일반적으로 10대, 20대를 의미했었다. 근래에 들어 2030 세대, MZ 세대라는 단어와 함께 30대 역시 청년으로 칭해지기 시작했다. 이는 사회적 위치의 변동, 즉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나이가 기존의 사회형태보다 늦춰졌으며, 이에 혼인, 육아 또한 늦어진 영향도 있을 것이다. 또한 구체적인 의학적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평균 수명의 연장과 건강 수명의 수치 역시 상승함에 따라 ‘젊음’의 척도에도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10대 그리고 20대와 30대들은 사회의 중요한 분류 집단 중 하나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이들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그 외의 모든 사회 구성 요소들 속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큰 영향력을 형성해 내고 있다고 평가받기 시작했다. 축구선수 손흥민, BTS 방탄소년단 등 글로벌 스타들의 활약 속에서 보여지는 역동적인 이미지를 중심으로 국제사회 속 대한민국 청년들의 영향력이 함께 탄력을 받아 증가하기 시작했다. 또한 성장 과정 속에서 터득한 급속도로 진행되는 사회변화에 빠르게 적응해 나가는 능력을 기반으로, 정신없이 진행되는 기술 발전에 따른 사회 변화 속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의도와는 무관하게 키워나갔고 그 결과들이 이제 사회 곳곳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SNS의 확산 그리고 은행 업무와 같은 수많은 사회 필수 구성 요소들의 디지털화는 거시적으로나 미시적으로나 청년 세대의 영향력 증가에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로 작용했다. 급변화해 가는 사회 속에서 부모님 세대들은 청년 세대에게 의지하기 시작하셨으며, 그렇게 청년들은 사회 속 자신들의 역할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사실 이전까지 청년들에 대한 사회적 시선은 긍정적인 이미지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측면도 있다. 청년층의 투표율, 청년층의 통일인식, 청년층의 실업률 등과 같은 이슈들이 사회적 안건으로 논의되었다. 그리고 청년들의 현실과 현실 극복 능력에 있어 그 의지와 노력에 대해 그 외의 사회구성원들에게 부정적인 시선과 평가를 받아왔다. 현재 존재하는 세대 갈등의 시작은 여기서부터 비롯되었다. 청년들의 실업 문제 등과 같은 현실과 관련되어 있는 안건들은 이미 많은 분들께서 체감하고 말씀하고 계시지만, 사회적 안건으로 떠오른지 그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되었다. 대선후보들의 공약에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이라는 항목이 자리 잡았던 역사를 돌아보면 청년 실업 문제가 장기간동안 대한민국의 고질적인 돌파 관문으로 자리잡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게 청년들은 현실에 치어 사회적으로 목소리를 낼 의지조차 잃어갔다. 이 시점에서 ‘세대 갈등’이라고 불리는 부모님 세대들과의 갈등의 씨앗이 자라기 시작했다.
청년들의 실업률은 뉴스 토픽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 이슈가 되었고, 선거 때마다 청년 투표율이 저조하다는 사실 역시 지속되는 현상으로 사회에 인식되었다. 이러한 힘든 현실 속에서 코로나와 같은 많은 사회 내의 악재들이 매 시기 겹쳐 왔으며, 이는 청년들을 더욱더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고단한 현실은 청년들과 부모님 세대 간의 여러 사회 이슈들에 대한 의견 차이를 더욱더 심화시켰다. 그중 통일인식이 가장 자주 등장하는 안건 중 하나가 되었다. 부모님 세대에게 통일은 가장 큰 소망이자 꼭 이룩해야 하는 숙명이었다. 분단과 전쟁을 경험하시고 그 경험 속에서 가족, 삶 그 외의 너무 많은 것들을 잃으셔야 했다. 원래 하나였던 나라가 둘로 갈라져 이념이라는 소용돌이 속에서 형제들에게 서로 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겨야 했다. 가족들과 생이별해야 했고 이별한 가족들이 시신이 되어 돌아왔으며, 또는 생사조차 모른 채 여전히 살아가고 계신다. 이러한 역사적 경험을 안고 살아오신 부모님 세대분들께서는 통일이 곧 가족과의 재회이며, 잃어버린 것, 상처받은 것에 대한 ‘치유’인 것이다. 그렇게 부모님 세대들의 통일에 대한 염원은 단순히 막연한 소망이 아닌 개개인의 경험과 상처에서 나오는 치유에 대한 소망이자, 후대에게 이 악순환의 고리를 물려주고 싶지 않은 바람이다. 하지만 청년 세대의 성장과정을 돌아본다면, 청년들이 바라보는 남북관계는 부모님 세대와는 사뭇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1990년대 생들의 기억 속에는 연평해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목함지뢰 사건, 핵실험, 무력도발과 남북정상회담의 장면들이 공존하고 있다. 그리고 소위 남남갈등이라고 불리는 대한민국 내부에서 존재하는 이념 갈등과 그 갈등에서 파생되어 나오는 보기에 민망한 일부 극단적인 사회구성원분들의 언행들이 청년들에게 답답함과 노곤함을 느끼게 했다. 정리하자면 청년들은 북녘에 있는 한반도민분들과 성장 과정에서 동질감 형성을 위한 접촉의 기회조차 없었기에 부모님 세대와는 전혀 다른 관점을 갖고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거기에 현실적으로 너무도 힘든 상황이 청년들 앞에 놓여있다는 점까지 감안한다면, 청년들에게 통일은 생각하기조차 너무도 버거운 안건이다. 이처럼 청년 문제라는 거시적인 틀 속에서 시작된 이슈들이 그 틀을 넘어서 사회 내의 수많은 세부적인 안건들에 도미노와 같이 연쇄적으로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나, 둘, 벌어지기 시작한 부모님 세대와의 의견 차이는 또 다른 사회적 현상이자 해결해 나가야 할 안건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회 내에서는 청년 세대와 대립 중인 집단을 ‘기성세대’라고 칭한다. 사회에서 말하는 ‘기성세대’ 속에는 거시적으로 봤을 때 두 개의 큰 역사적 맥락을 품은 연령층들이 속해있다. 분단과 전쟁을 경험하시고, 전쟁 이후 초토화된 국토 속에서 나라를 일으키기 위해 온 힘을 다해 평생을 바쳐 이례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해 내신 산업화 세대분들과 기약 없는 민주화를 위해 목숨 걸고 목놓아 외치셨던 민주화 세대분들이다. 즉 우리의 부모님 세대인 것이다. 역사적 맥락을 헤아려보면 앞 세대를 살아오신 분들은 의식주와 관련된 가장 기초적인 요소를 위협했던 역경들을 극복해내셨다. 전쟁 이후 국토가 초토화되었고 사회 구성 요소들 역시 ‘0’의 상태에서 다시 시작해야 했다. 그렇게 손에 잡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살아남기 위해 해오셨다. 우리를 포함한 사회는 이분들을 산업화 세대라고 불렀다. 그다음은 민주화였다. 군부 독재하에서 벗어나 민주주의를 확립시킴으로써 국민 국가를 이룩해 내기 위한 외침은 수많은 희생 속에서도 계속 이어졌다. 그렇게 현재의 대한민국이 부모님 세대분들께서 살아오셨을 때보다 의식주를 포함한 삶의 질적 수준이 월등하게 개선되었다는 것은 확고한 사실이다. 이러한 삶을 살아오신 부모님 세대분들께서 바라보시는 현재 청년들의 모습은 너무도 안타깝고 청년들의 현실에 대한 대응 방식이 이해가 되지 않으실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전문가분들 및 사회 갈등에 대해서 연구하시는 분들께서 이곳저곳에서 많이 언급을 하신 바와 같이, 단순히 역경을 극복하려는 의지와 대응 자세만으로 청년들의 역경과 부모님 세대의 역경을 단순 비교할 수 없다. 막연하게 바라봤을 때 단순히 청년들의 의지와 역량 문제로 보일 수 있지만, 각 세대들이 살아온 시대 배경을 자세히 돌아본다면 그 당시의 상황과 여건들은 현재 청년들이 처해 있는 상황들과 너무도 다르고 변화한 것들이 너무도 많아 본 문제를 위해서는 단순 비교를 넘어서는 세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먼저 현재 적용되고 있는 ‘비교’라는 맥락 자체가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있어, 얼마나 밑거름이 될 수 있는지를 모두가 함께 고찰해봤으면 한다. 청년들 또한 다 같은 청년으로 일반화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회는 수많은 변화의 세월을 거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구조적으로 세분화 되었고, 청년들뿐만 아니라 그 속에서 삶을 꾸려나가야 하는 사회구성원들 모두 각자가 처해 있는 상황들이 너무도 다르기 때문에 소모적인 감정적 갈등에서 벗어나 사회 대단위적인 연구와 고찰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개인적으로 수많은 사회 갈등 중, 세대 갈등은 가장 우선시 해결되어야 하는 안건이며, 현존하는 사회 안건들 중 가장 안타까운 이슈라고 생각했다. 현재에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한국 사회는 늘 가족공동체를 사회 구성단위 중 가장 중요한 단위로 받아들여 왔다. 식민지배와 분단, 전쟁과 같이 뼈아픈 역사를 너무도 많이 경험했던 만큼 가족에 대한 소중함과 중요성은 국민들 스스로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뼈아픈 역사적 경험들로 인해 혈족을 잃어 느끼게 되는 극도의 공포감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을 직접적으로 겪어야 했던 부모님 세대에게 이별은 세대 전체가 함께 공유하는 집단 트라우마로 현재까지 남아있다. 고로 이러한 문제들을 모두가 힘을 합쳐 한마음, 한뜻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예상과는 거리가 너무도 멀어져 있으며, 이제 더 이상 멈추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상처가 사회구성원들을 깊이 파고들고 있다.
사회문제에 대해서 동료들과 함께 모여 논의한 적이 있다. 현재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정치, 젠더, 세대 등 존재하는 여러 갈등들이 어떠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으며, 어디에서부터 그 뿌리를 찾아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함께 고찰했다. 여러 번의 논의와 토론 끝에 동료들과 찾을 수 있었던 공통적이 키워드는 바로 ‘가정’이었다. 현재 청년 세대가 사회의 현재와 미래, 자녀 세대들을 위해서라도 돌아보고 가야 할 가장 중요한 사회 구성 요소가 ‘가정’이라는 것을 모두가 공통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한국 사회나 한반도의 역사를 보면 유교의 영향과 역사적 경험이 결합되어 가족공동체에 대한 중요성을 그 어느 지역사회나 국가보다 강조해온 측면이 있다. 하지만 더 이상 그 내부에 존재해왔던, 현재까지도 오작동하고 있는 부분들을 들춰내어 치료하지 않으면 공동체 사회 속에 존재하는 문제들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이 힘들 것이라는 공통 의견이 모아졌다.
현대의 사회 구조 속에서 가장 작은 공동체 단위이자 개인이 성장 과정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단위는 ‘가족’이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삶에 있어 대부분의 개인이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는 가족이라는 가장 소단위 공동체 속에서 우리는 자아 형성에 관여하는 거의 대부분의  것들을 보고 느끼고 체득하게 된다. 그리고 현재 존재하는 수많은 사회 갈등의 뿌리가 가정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이미 많은 분들께서 말씀해오셨다. 가장 예민한 사회 이슈로 논해지는 세대 갈등, 젠더 갈등 그 외의 이슈들을 보면, 대다수의 갈등 원인은 가정에서 발현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반도민들은 대한제국 말기부터 일제강점기, 독립과 분단, 전쟁,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치면서 격동의 근·현대사를 버텨내야 했다. 한반도가 경험해야 했던 수많은 시대 배경 속에서 가정 내 갈등에 대한 논의는 늘 존재해왔다. 매 시기마다 존재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현재 세대 및 젠더 갈등이 사회가 해결해 나가야 할 가장 큰 안건으로 분석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그 문제들의 뿌리를 찾기 위해 우리는 당연히 과거를 돌아봐야 한다. 대표적인 예시로 ‘가부장적인 아버지’에 대한 논의는 늘 사회 키워드로 등장을 해왔었다. 그렇지만 가정 내 존재하는 다수의 문제들이 하나의 원인으로 결부될 수 없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는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 원인을 찾아내어 분석하는 것 역시 가장 중요한 과정이지만, 가장 기초적이며 핵심적인 키워드는 우리가 이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그 과정 자체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갈등을 올바르게 해결해 나가는 법을 본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정비하고 터득해 나가야 한다.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며, 문제 해결 및 긍정적인 목표를 위해 함께 나아가는 법을 우리는 과연 올바르게, 알맞은 방법을 통해 실천하고 있는지, 문제 해결 과정 그 자체를 돌아봐야 한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분들께서 노력과 분석을 진행 중이신 상황에서, 전문가도 아닌 내가 감히 이래서 이렇다고 확답을 내릴 수는 없지만, 부모님 세대를 위해서도 그리고 우리의 자녀 세대들을 위해서도 우리는 가장 작은 단위인 가정에서 서로가 서로를 공감하고 이해하기 위해 함께 모여 논의하고,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존중과 배려, 가족 간의 사랑 속에서 공유하며 갈등을 현명하게 해결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를 돌아보면 많은 사회구성원들이 이러한 부분에 있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애초에 대화와 소통을 시도조차 해볼 수 없으며, 힘과 권위를 앞세워 서로의 의견을 관철시키기에 급급하다고 느끼는 분들이 대다수이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가정 내에서의 문제만이 아니다. 이 부분에 있어 사회 내에서 사람들은 이제 사회 속 인간관계에 대한 환멸을 느끼는 상태에까지 도달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몸과 마음을 닦아 수양하고 집안을 가지런하게 하며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한다.)의 뜻처럼 이미 조상 대대로 가정이 평온해야 그다음 단위의 사회 공동체들이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오래전부터 예의, 공경과 배려, 존중을 몸과 마음속에 품고 살아왔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서로를 감싸 안고 품어주고 공감하며, 고난과 역경을 돌파해 왔다. 나는 현재의 난관 역시 한반도의 사회구성원들 모두가 함께 힘을 합쳐 보기 좋게 돌파해 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고로 이제 감히 그 힘을 모으기 위한 출발점을 그려 넣기 위해 책을 써 내려가 보고자 한다.
한반도의 2030 세대와 남북관계, 한반도의 2030 세대와 한반도의 사회 안건들을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해, 처음 공식적으로 언론이라 불리는 플랫폼에 글을 기고한 곳은 2021년 7월 매일경제 칼럼란이었다. 그 뒤 현재까지 한반도의 MZ 세대 그리고 남북관계, 한반도의 MZ 세대와 한반도의 사회 안건들에 대해 글을 이곳저곳에 연재해 왔다. 매일경제에 처음 기고되었을 때부터 현재까지, 매번 글이 기고가 되는 것을 목격할 때마다 사실 아직도 이게 진짜인가 다시 확인을 해볼 정도로 믿기지 않는다. 그저 단 한 명의 사회구성원이자, 한 명의 대한민국 청년으로서 동료 청년들과 함께 논의했던 것들을 글로 써 내려갔다. 언론은 사회 속에 존재하는 가장 큰 사회 소통 플랫폼이다. 그만큼 수많은 사람들이 글 기고 의뢰를 위해 원고를 보낸다고 들었다. 고로 사회 속 최대 플랫폼에 내 글을 싣기 위해서는 독자들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공감대를 형성해 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독자들에 대한 설득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렇기에 기고에 대한 심사 절차는 더욱 까다로우며, 단순히 글의 질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당시의 사회 기류와도 적합하게 맞아떨어져야 한다. 언론이라는 거대 플랫폼이 주목을 받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사회에서 약속한 정보 소통의 창구라는 점에 있다. 물론 언론 속에서도 수많은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활개하지만, 동일한 글이 SNS 계정에 업로드되는 것과 네이버의 뉴스 플랫폼에 기고가 되는 것에 대해 사람들이 느끼는 기본적인 글에 대한 신뢰성은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언론 플랫폼에 기고가 되었다는 것 자체로 어느 정도 검증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글을 읽어보거나 귀를 기울이고는 한다. 또한 그만큼 언론 플랫폼들이 보유하고 있는 구독자 숫자가 크기에 그 파급력은 클 수밖에 없다. 늘 내가 쓴 미흡하기 짝이 없는 글들이 기고가 될 때마다 놀라게 된다. 그만큼 파급력과 노출도가 높다는 것은 내가 짊어지고 가야 할 글에 대한 무게감 또한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로 더욱더 신중해지고 견고해지기 위해 심사숙고하고 글쓰기에 임하게 되었다. 고작 한 명의 청년이 청년들 전체를 대변할 수 없지만, 가능하다면 최대한 많은 사회구성원들에게, 청년들에 대한 사회 속 부정적인 통념들과는 다르게, 다수의 청년들이 통일 및 그 외의 다양한 사회 안건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그 난관들을 돌파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가능하다면 그 일을 동료 청년들과 함께 이어나가고자 한다. 더 나아가 가능할지는 그 결과가 판단하겠지만, 이전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사회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갈등 및 안건들에 대해, 사회구성원들 전체가 소통을 통해 함께 풀어나갈 수 있도록 그 밑거름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어젠다들을 형성해 내어 전달하고 싶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구성원들 간의 심리적 간극을 좁힐 수 있는 새로운 어젠다들을 청년 동료들과 함께 모여 지속적으로 축적해 나가고 싶다. 또한 그 과정들을 통해 함께 공감해주며, 마음을 함께해주는 청년들과 사회구성원분들을 찾아 나가고 더욱더 많은 생각들을 함께 공유하여 사회 갈등 해결에 필요한 양질의 메시지를 보충해 내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영화처럼 글이 쌓이면 쌓일수록 다양한 분야의 많은 분들께서 다양한 경로로 관심과 지원을 보내 주셨다. 격려와 함께 협력 작업과 다양한 유형의 지원을 제안해주시는 분들을 보며, 내가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지 걱정이 되면서도 희망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그렇게 이루어진 다양한 분들과의 소통 속에서 출판사 분들께서도 긍정적인 의미를 담아 협력 제안을 해주셨고, 본질적인 문제 해결에 자그마한 기여라도 조금 더 해내기 위해 이렇게 책 집필을 결심하게 되었다.
본 책을 쓰기 시작하게 해준 것은 은사님의 가르침 속에서 개인적으로 머릿속에 깊게 뿌리박힌 질문이다. “우리는 과연 갈등을 현명하게 풀어나가고 있는가?, 혹은 갈등을 올바르게 풀어나가는 법은 우리는 알고 있는가?”였다. 이 질문을 기반으로 하여 한반도의 역사 속 현 청년 세대가 어느 시점에 서 있는지를 돌아볼 예정이다. 약 100년 전부터 현재까지 한반도에서 선대들은 어떠한 일들을 겪어야 했고 그 경험들이 과연 역사 속에만 남아있는지, 아직도 현재의 우리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지 돌아보고자 한다. 그다음으로 우리는 현재 우리의 모습을 돌아볼 것이다. 현재 우리는 어떠한 생각을 하고, 어떠한 삶을 살며, 어떠한 미래를 꿈꾸고 있는지를 돌아볼 것이다. 과거의 선대들의 삶을 돌아보고 현재 우리의 모습을 분석한 뒤, 우리의 자녀 세대들은 어떠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지, 현재 우리의 모습을 토대로 그 모습을 그려보고자 한다. 이는 곧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마주하며, 이를 토대로 미래를 그려나가는 역사학의 가장 기초적인 과정이다. 단순히 분석을 통해 정확히 예측해 나가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세상 속에 변수는 너무도 많기에 정확도를 판단해나가는 그 과정 자체로도 너무도 어렵다는 것을 이미 역사가 증명해주었다. 하지만 그 분석과 예측의 과정을 통해서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일들에 있어, 정말 중요한 요소이지만 우리가 놓쳤거나 그동안 간과하고 있었던 것들을 찾아낼 수 있다. 또한 단순히 찾아내는 것에서 끝이 아닌, 그 속에서 새로운 통찰력을 얻어내어 사회가 나아가는 방향성에 새로운 긍정적 이정표를 제시할 수 있다. 고로 이 논의와 과정들은 긍정적 사회변화를 위한 방법론을 제시하는 것에 앞서 필요한 가장 중요한 과정 중 하나이다. 사회구성원분들과 우리 모두의 긍정적인 의식 변화를 위한 작은 신호탄이 되어 주기를 간절히 기도하면서 감히 첫 문장을 적어 내려가 본다.

박준규
본 책의 저자는 한반도청년미래포럼 박준규 대표이다. 박준규 대표는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사학과·Global Business Culture 과정을 졸업했다. 그 뒤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 정책기획수석비서관직을 수행하신 고 박세일 서울대학교 명예교수께서 설립하신 싱크탱크 안민정책포럼에서 청년회원으로서 활동해왔다. 매일경제, 디지털 타임스 등 언론사에 ‘한반도의 2030 세대와 한반도의 미래’를 주제로 하여 약 10편이 넘는 칼럼을 기고했다. 지속적인 저술 활동과 함께 안민정책포럼 청년회원으로 활동하면서 한반도청년미래포럼을 창립했다. 한반도청년미래포럼은 한반도의 청년들이 함께 남북의 경계를 넘어서서 하나의 한반도 내에 존재하는 사회 안건들에 대한 청년 어젠다를 형성, 사회에 전달하기 위한 청년 리더 포럼이다. 정치·경제·사회·문화·과학·예술·인문·외교·통일 그 외 사회적 키워드로 떠오른 안건들에 대해 한반도 청년들이 함께 논하고, 실무자, 전문가분들의 자문을 거쳐 한반도 사회에 2030 세대 청년 어젠다를 제시·전달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그 외 남북관계 관련 분야 활동 또한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국제 비정부기구 Liberty in North Korea(LINK)에서 지속형 활동가 양성 프로그램 코크리에이터스 프로그램 1기를 수료했으며, 사단법인 NKDB 북한인권정보센터 기획·홍보팀에서 6개월간의 인턴십을 수료했다.

들어가며  •iii

2030 세대 역사학도 청년이 염원하는
남북관계와 한반도의 미래
아버지와 나 그리고 역사 •3
‘기록’의 기능과 가치 •13
역사의 소용돌이 속 사람들의 삶 •17
선대를 기억하며 현재를 돌아본다 •25
현재의 한일관계와 청년들 •31
청년 세대의 성장을 통해 본 현재와 미래 •38
한반도의 역사 속 청년 세대의 위치 •50
청년 세대가 바라보는 한반도와 남북관계의 미래 •65
한반도의 청년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71
북한의 2030 세대 ‘장마당 세대’의 태동 •89
북한 수뇌부의 체제 유지를 위한 인권탄압 실태 •93
남북 청년들의 통일 준비: ‘동질감 형성’을 위한 국가의 역할 •100
한반도의 미래를 기약하며 •108
한 세기를 함께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115
2030 세대와 한반도의 미래 언론 칼럼 기고문
한반도 전역에 2030 바람이 분다 •121
2021. 7. 13. 매일경제 기고문
남북 청년 소통채널 구축하자 •123
2021. 9. 7. 디지털 타임스 기고문
“통일 꼭 해야 돼?”에 대한 답변  •127
2021. 9. 28. 디지털 타임스 기고문
‘청년과 북한’ 희망을 놓지 말자  •131
2021. 10. 19. 디지털 타임스 기고문
북한 2030 ‘장마당 세대’서 희망을 본다  •135
2021. 11. 16. 디지털 타임스 기고문
역사 속 대한민국은 어디에 있는가 •140
2021. 12. 7. 디지털 타임스 기고문
2030은 대선후보들에게 무엇을 원하나  •144
2022. 1. 5. 디지털 타임스 기고문
선대를 기억하며 현재를 돌아본다  •148
2022. 1. 19. 디지털 타임스 기고문
청년들이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  •153
2022. 2. 13. 디지털 타임스 기고문
우크라 교훈, 평화는 구호로 못 만든다 •158
2022. 3. 14. 디지털 타임스 기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