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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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외교안보 어젠다: 한반도 운명 바꿀 5대 과제
신간
대통령의 외교안보 어젠다: 한반도 운명 바꿀 5대 과제
저자
천영우
역자
-
분야
정치/외교학 ▷ 정치/외교 일반
출판사
박영사
발행일
2022.04.08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324P
판형
신A5판
ISBN
979-11-303-1542-3
부가기호
93340
강의자료다운
-
정가
15,000원

중판발행 2023.05.15

중판발행 2022.05.10

중판발행 2022.04.19

초판발행 2022.04.08


나는 1977년 외교부에 첫발을 들여놓은 후 36년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2013년 2월에 퇴직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2년 이상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맡아 비핵화 협상의 전면에 나섰고, 이명박 정부에서는 후반기 2년 반 동안 외교안보수석으로서 외교 정책 외에도 국방·통일 분야에 이르기까지 대통령을 보좌할 기회가 있었다. 이념과 비전이 다른 정부에서 요직을 맡아 내 능력 이상으로 국가에 봉사할 수 있었던 것은 과분한 행운이고 특권이었다.
나는 직업외교관들에게는 낯선 특이한 업무를 유난히 많이 맡았다. 그중에서도 내 공직의 진로와 운명을 결정한 것은 북한, 핵, 그리고 국가 안보와 맺은 숙명적 인연이었다. 이 세 가지 분야에서 쌓아온 지식과 경험이 나라에 쓸모가 있는 시대를 만났기 때문에 내가 외교·안보 정책의 중심 무대에서 잠시 조역이라도 맡게 된 것이다.
북한과의 인연은 1994년 1차 북핵 위기가 절정에 달하던 시기에 우연히 주오스트리아 대사관에 부임하여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북핵 업무를 맡으면서 시작되었다. 이런 인연이 이어져 1999년부터 2년간 ‘대북경수로사업기획단’의 국제부장을 맡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대북 경수로 사업에 관여하게 되었다. 미·북 제네바 기본합의에 따라 북한의 핵 포기 조건으로 함경남도 금호지구에서 진행한 경수로 건설 사업은 북한을 공부할 절호의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함경도와 평안도의 벽지를 수시로 여행하면서 북한의 속살을 들여다볼 기회가 많았는데 같은 민족이 어떤 체제와 지도자를 선택하는지에 따라 얼마나 판이한 운명을 만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또 북한의 미래에 대해서도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북한이 경수로 공사에 동원한 근로자들의 임금을 5배나 인상해 달라고 요구하자 기상천외한 방법을 동원하여 북한 최초의 노사 분쟁을 해결한 것도 북한 관료 사회의 문화와 생리를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이러한 경험은 2006년 2월부터 2년 넘게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맡아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주도하는데 유용한 밑거름이 되었다. 2007년 6자회담에서 ‘2.13합의’를 남북 수석대표 간의 직접 협상으로 타결하고 6자회담의 추인을 받는 형식으로 추진할 수 있었던 것도 내가 다른 수석대표들보다 북한과 핵 문제를 다루어 본 경험이 많았던 덕분이다. 6자회담 수석대표로서 노무현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받고, 이명박 대통령의 외교안보수석으로 발탁된 것도 북한과 핵 문제에 대한 경험과 지식 덕분이었던 것 같다.
안보 분야에서도 나는 다른 공직자들에 비해 공부할 기회가 비교적 많았다. 한국이 처음으로 1996~1997년 임기의 유엔 안보리 이사국에 당선되자 주유엔 대표부의 안보리 담당 참사관으로 안보리 논의 안건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과 발언문을 건의하는 업무를 맡게 되었다. 안보리가 전쟁과 평화의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힘도 동맹도 없는 국가들의 운명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현장에서 지켜보면서 국제 정치의 냉혹한 현실과 국가 안보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외교안보수석으로서 내가 앞장서서 달성한 성과 가운데 지금 되돌아보아도 뿌듯한 보람을 느끼는 일이 있다. 하나는 2011년 1월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우리 선원들을 구출하기 위한 ‘아덴만 여명작전’을 건의하고 관철해 해적들의 한국 선박 납치를 근절한 것이다. 또 하나는 2012년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 재임 중에 톰 도닐론(Tom Donilon)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의 직접 담판을 통해 ‘한미 미사일지침’을 전면개정해 한국의 미사일 능력을 획기적으로 증강할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2003 ~2004년간 유엔 미사일 패널의 위원으로서 세계적인 미사일 전문가들과 토론하면서 미사일을 집중적으로 공부한 것이 결정적인 도움이 되었다. 세 번째가 2010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이명박 정부가 북한의 모든 장사정포 진지를 5분 이내에 파괴할 수 있는 전술지대지미사일(KTSSM) 개발을 결정하는 데 일익을 담당한 것이다.
내가 유별난 경험과 털어놓을 스토리가 많다 보니 주변에서 내 경험을 자서전으로 출간하여 사료로 남기라고 권유하는 지인들이 많았다. 그간 신문 칼럼, 인터뷰, 유튜브 천영우TV 등을 통해 단편적으로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논평과 훈수는 자주 해왔지만 책까지 집필할 엄두는 내지 못했다. 그런데 막상 칼럼과 유튜브 방송을 접고 책을 쓰기로 하고 보니 지나간 스토리를 늘어놓는 데 몇 달을 투자하는 것보다는 현재와 미래의 외교·안보 정책에 길잡이가 될 만한 책을 쓰는 것이 더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명박 대통령의 외교안보수석을 맡은 2년 반 동안 매일 평균 30분 정도는 대통령과 독대해 외교·안보 현안뿐만 아니라 대통령이 숙지해야 할 주제에 대해서도 보고를 하고 토론을 했다. 이명박 대통령처럼 평생 외국 정부를 상대로 수주 활동을 벌이고 전 세계를 상대로 비즈니스를 해온 대통령도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지식이 제한되어 있었다. 앞으로도 이승만 대통령처럼 국제 정세와 외교·안보 문제에 해박한 대통령은 나오기 어려울 것이고 참모들이 단기간에 대통령의 식견과 안목을 넓히는 데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과거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을 보필한 경험을 토대로 대통령이 외교의 수장과 군 통수권자로서 책임을 이행하는 데 있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5개 주제를 골라 평소 생각을 정리해본 것이다. 6장에서는 현행 외교·안보 정책 운영 체제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 방안에 대한 제언을 담았다.
나는 국제 관계에서 규범이나 레짐(regime)보다는 힘의 역할을 중시하는 현실주의(realism)에 바탕을 두고 외교·안보 전략을 고민해 왔다. 내가 금과옥조로 삼는 두 현실주의자의 명언이 있다. 2400년 전 아테네의 역사학자 투키디데스(Thucydides)는 “강자는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약자는 당해야 할 고통을 당한다”(The strong do what they can and the weak suffer what they must)라는 말을 남겼다. 영국 빅토리아 시대에 총리를 지낸 파머스턴 경(Henry John Temple, The Viscount Palmerston)은 1848년 3월 1일 하원 연설에서 “우리는 영원한 동맹도 없고 영원한 적도 없다. 우리의 국익이 영원할 뿐이고 그 국익을 따르는 것이 우리의 의무다”(We have no eternal allies, and we have no perpetual enemies. Our interests are eternal and perpetual, and those interests it is our duty to follow)라고 일갈했다. 이는 국제 관계와 외교·안보 전략의 본질을 꿰뚫는 명언이다.
이 책은 대통령과 참모들에게 참고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것이지만 외교·안보 부처의 실무자들과 외교·안보 문제에 관심 있는 언론인, 학생 및 일반 국민에게도 유익한 관점을 제공하고 나아가 길잡이가 되기를 감히 기대해 본다.
이 책을 집필하도록 용기를 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다. 특히, 내 원고를 여러 번 꼼꼼히 읽고 보완과 교정을 해준 한반도미래포럼의 조윤영 박사의 노고에 각별한 감사를 표한다. 조 박사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책은 세상의 빛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저술 구상을 듣고 그 자리에서 선뜻 출판을 수락해준 박영사의 노현 이사와 편집을 맡아 수고를 아끼지 않은 한두희 과장에게도 깊이 감사한다.

2022년 3월, 천영우

천영우(千英宇)

1977년 외교부에 들어가 36년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2013년 퇴직하였다. 외교부에서 국제기구국장, 주유엔 차석대사, 외교정책실장,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주영국 대사, 제2차관 등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명박 정부 후반기 2년 반 동안은 외교안보수석을 지냈다.
1994년 1차 북핵 위기 당시 주오스트리아 대사관에서 IAEA의 북핵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시작해 주유엔 대표부의 안보리 담당 참사관(1996~1997), 대북경수로사업기획단의 국제부장(1999~2001), NSG(핵공급국그룹) 의장(2002), 유엔 미사일 전문가패널 위원(2003~2004) 등을 거치면서 북한과 핵·미사일 분야에서 실무 경험과 전문 지식을 쌓았다.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시절 김계관 북한 수석대표와의 담판으로 2007년 2.13합의를 이끌어냈다. 외교안보수석 재임 중 2011년 1월 ‘아덴만 여명작전’을 건의해 해적들의 한국 선박 납치를 근절했으며, 2012년 ‘한미 미사일지침’ 전면개정을 통해 한국 미사일 능력의 획기적인 증강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퇴직 이후에는 국내외에서 활발한 강연과 토론, 언론 기고 등을 통해 외교·안보 담론 형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2013년 (사)한반도미래포럼을 창설하여 매달 외교·안보 현안에 관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핵위기그룹’(NCG)의 위원으로 국제 핵 군축·비확산 노력에도 참여하고 있다.

프롤로그

제1장 북한 핵 문제의 해법
1. ‘시시포스의 신화’가 된 북핵 외교
2. 북한 핵이 왜 문제인가?
3. 북한의 생존 전략은?
4. 북한의 협상 전략과 전술
5. 북한은 핵을 포기할 수 있나?
6. 한미 양국이 선택할 비핵화 전략
7. 제재 무용론과 만능론의 함정
8. 종전선언이 왜 문제인가?
9. 중재자론, 한반도운전자론, 촉진자론의 허와 실

제2장 국방 전략
1. 핵에는 핵뿐인가?
2. 독자 핵무장 잠재력은 확보해야
3. 대북 억지가 실패할 상황에 대비해야
4. 시급한 한국의 독자적 거부 역량 확보
5. 북한의 변고에 대비한 군사적 역량도 확충해야
6. 국방 포퓰리즘과 자군 이기주의를 경계해야
7. 민방위 방호 체제를 시급히 보강해야
8. 전작권 전환은 미룰 일이 아니다

제3장 대북 정책의 목표와 방향
1.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은 무엇이 문제인가?
2. 대북 정책은 왜 실패하나?
3. 대북 정책의 목표와 방향

제4장 통일 정책
1. 표류하는 통일 담론
2. 통일의 기회는 언제 어떤 방법으로 다가오나?
3. 북한의 법적 지위와 남북관계의 성격
4. 대북 군사 개입의 법적 근거
5. ‘One Korea’ 원칙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
6. ‘One Korea’ 원칙에 대한 도전은 어디서 오나?
7. 통일 준비를 위한 핵심 과제
8. 북한 안정화의 과제
9. 통일 외교의 목표와 과제

제5장 미·중관계와 외교 전략
1. 진실의 순간을 맞은 한국 외교
2. 중국의 굴기와 ‘중국몽’이 재편하는 인·태 지역의 안보 지형
3.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현실화할 것인가?
4. 중국이 미국을 이길 수 없는 일곱 가지 이유
5. 한중관계의 실체
6. 한미동맹의 가치와 실체 
7. 미·중 사이에서 한국의 선택은?
8. 중국의 강압과 패권적 횡포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9. 한일관계의 해법
10. 현실주의적 외교 전략으로 21세기의 지정학적 도전에 대처해야

제6장 외교·안보 정책 운영 체제
1. 외교·안보 컨트롤 타워
2. 외교·안보 부처의 조직 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