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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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레기를 피하는 53가지 방법: 찾다, 만나다, 듣다·, 쓰다
신간
기레기를 피하는 53가지 방법: 찾다, 만나다, 듣다·, 쓰다
저자
송승환
역자
-
분야
일반 단행본
출판사
박영사
발행일
2021.10.29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260P
판형
신A5판
ISBN
979-11-303-1342-9
부가기호
03300
강의자료다운
-
정가
11,000원

초판발행 2021.10.29


찾고 만나서 듣고 쓰다


‘기레기’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리는 요즘이다. 시민들은 왜 언론과 기자에 화가 나 있을까.

2016년 수습기자를 떼고 첫 부서인 법조팀에 배치 받았을 때가 아직도 생각난다. 점심시간에 순댓국집에 데려간 L선배는 나에게 “괴물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검찰청을 출입하다보면 검사들과 어울리게 되는데, 이들과 거리두기를 제대로 못하면 ‘괴물’이 된다고 경고했다. L선배가 그때 말한 괴물이 기레기였단 걸 이제야 깨닫는다.

뉴스 기사에 달린 댓글을 읽으면서 기자들은 답답해한다. 어떻게 기사가 나오는지도 모르면서 욕만 한다고 억울해 한다. 하지만 어떻게 기사가 나오는지 친절하게 설명해주려 하는 기자는 드물다.
이 책을 쓰게 된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시민은 언론개혁을 요구하고, 기자는 억울해 하는 상황에 다리를 놓고 싶었다. 서로 잘 알아야 제대로 논쟁하고 이해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언론이 투명해져야 한다. 사회 모든 영역이 언론의 감시로 투명해지고 더 믿을만해졌다. 언론만 빼고. 언론은 감시 받지 않기 때문에 언론이 가장 불투명하다.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려진 게 없는데 자꾸 결과물을 내놓으면서 믿으라고만 한다. 이제 눈높이가 높아진 시민은 생산 과정을 알 수 없는 결과물은 믿지 않는다.

언론이 작동하는 방식, 기사를 만드는 과정을 시민에게 투명하게 알리려 한다. 알아야 언론에 대한 비판과 견제도 더 날카롭고 정확해질 것이고 억측도 줄어들 수 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 언론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고치자는 내용은 빠져 있다. 처벌과 규율로 바로잡을 수 있단 위험한 발상도 자주 힘을 얻는다. 언론에 재갈을 물렸을 때 가장 이득을 보는 쪽은 어딜까. 언론을 더 투명하게 들여다보면서 언론개혁 논의가 진행되길 바란다.
책의 구성인 ‘찾다-만나다-듣다-쓰다’는 나에게 저널리즘의 ‘가나다’를 가르쳐 준 L선배의 취재 지론이다. 기자가 하는 일은 이 네 단계로 나눌 수 있다. 매일 기삿거리를 ‘찾고’, 취재원을 ‘만나서’, 중요한 정보를 ‘듣고’, 쉽게 읽을 수 있게 ‘쓰는’ 일이다. 그 일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쌓은 경험과 원칙을 사례를 중심으로 정리했다.

기자들이 쓴 다른 책들처럼 과거 취재를 회상하는 영웅담에 그쳐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저널리즘 기본서를 몇 권 읽고 주요 개념을 요즘 언론 환경에 적용해 생각을 정리해봤다. 이 책에서 [생각하다] 말머리가 붙은 글들이다. 이 내용은 중앙일보·JTBC 입사동기인 서효정, 이태윤, 정해성, 최수연 기자와 함께 한 공부모임 ‘주저스(주니어기자 저널리즘 스터디)’를 진행할 때 내가 발제했던 내용을 고쳐 쓴 것이다.

출간을 앞두고 내가 이 책을 낼 자격이 있는지 여러 번 고민했다. 더 오랜 시간 고민하고, 더 실력 있는 기자들에게 역할을 미뤄둘까 생각도 했다. 하지만 기자가 된 지 너무 오래 되지 않아 아직 시민의 입장에서 생각이 가능하고, 대단한 특종 기자보다 평범한 대다수 기자의 시각으로 이야기를 해보는 게 의미가 있을 거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럼에도 매일 발제와 취재도 제대로 못 하면서 저널리즘에 대해 말한다는 게 부끄럽기만 하다.

취재 윤리에 대한 생각을 글로 남기는 것에 부담감도 컸다. 취재 윤리는 시기와 상황에 따라, 보는 사람에 따라 얼마든지 기준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원고를 조금씩 오랫동안 썼는데 다 써놓고 다시 앞부분을 보니 그 사이 생각이 달라진 부분이 보인다. 다른 기자나 시민의 시각에서, 시간이 지나 나중에 읽힐 때 부끄러워질 일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래서 그땐 맞았어도 지금은 아닐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아놓는다.

멀리서도 항상 사랑과 격려를 주는 가족, 책을 쓸 시간을 내어주고 응원해준 아내 경희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취재 현장에서 도움을 주는 선·후배, 동료 기자들에게도 빚을 많이 졌다.

이 책을 통해 시민과 기자의 거리가 조금 더 좁혀지길 희망한다.

2021년 10월
송승환

송승환

2016년부터 중앙일보와 JTBC에서 신문과 방송 기자로 일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에서 커뮤니케이션과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2017년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우수언론인상, 2019년 민주언론시민연합에서 이달의 좋은보도상 등을 받았다. 2020년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언론 신뢰 회복을 위해 조직한 포럼에 분과위원으로 참여했다. 2021년엔 언론재단의 취재고민상담소에서 모더레이터로 활동했다.

들어가며 찾고 만나서 듣고 쓰다 ∙ 1
추천사 ∙ 5


01. 찾다
1 서초경찰서에서 첫날밤 살인 사건이 터졌다
대형 사건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2 우병우 민정수석이 기자를 째려본 그날 이야기
평소와 다르게 보이는 변화를 찾아라

3 달리던 BMW 차량의 선루프가 펑! 터졌다 
방송 기사는 ‘그림’이다

4 군용 침낭 중고거래 하다가 대법원까지 간 사연 
‘군대 이야기’와 방문자 분석의 통계학

5 전동킥보드 규제 풀어준 국회의원 무슨 생각인지 물어보니 
국회 회의록은 진주 섞인 모래사장

6 “비트코인 수익, 세금 신고 안 해도 되나요?” 
내가 궁금한 것부터 쓰자

7 한 번은 사건, 두 번은 반복, 세 번은 유행 
사소한 제보도 꿰어놓으면 기사가 된다

8 “자료를 못준다고?” 직접 전수조사를 하면 되지 
기자의 질문할 수 있는 권한

9 붉은 수돗물 나온 문래동에서 ‘이삭줍기’ 
발제가 힘들 땐 지난 사건을 다시 보자


02. 만나다
10 제보자가 기자에게 입을 여는 101가지 이유 
누구나 말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

11 10번 중 9번은 실패하는 ‘뻗치기’를 하는 이유 
유일한 취재 수단 ‘뻗치기’

12 인터뷰 가서 영정사진 찍고 온 사연 
무대 뒤까지 챙겨라

13 “염병하네” 청소노동자 임애순씨가 겪은 특검 50일 
가장 상징적인 인물을 만나자

14 ‘확인 불가’에는 ‘답정너’로 돌려주자
한·일 수출 분쟁과 삼성전자 홍보팀

15 “흰 연기는 수증기 입니다?” 포스코 제철소의 거짓말 
말할 권한이 있는 입을 찾자


03. 듣다
16 ‘나쁜 남자’의 마음을 얻는 방법 
인터뷰는 마음을 얻는 일

17 가계부 안 쓰면 과태료 물린다는 통계청 
제보는 시민의 눈높이에서 듣자

18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두 번째 한국 기업은? 
통역과 번역에 의존하는 국제뉴스

19 자고 있던 김기춘을 깨운 조윤선의 반격 
다 같이 보고 있어도 나만 쓸 수 있는 기사가 있다

20 “정치인은 밥 먹듯이 거짓말을 한다”는 말의 진실 
정치인의 말은 무조건 의심해라


04. 쓰다
21 서술어에 밑줄을 치면 기자가 숨겨둔 의도가 보인다 
서술어에 밑줄 치기

22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 날짜를 알고도 보도를 안 했다면 
보도의 제1 원칙 : “알면 알린다”

23 복잡한 글보다 강력한 그래픽 한 장
기사는 기자에게, 그래픽은 디자이너에게

24 단독 취재를 하고도 부장에게 크게 혼났던 이유 
있는 그대로만 써라

25 우병우 수사하고 ‘빈손’ 결론 낸 검사에게 던진 질문 
강자에겐 가장 아프게 써라

26 나는 보도자료를 보면 광어회가 떠오른다 
공급자 관점을 피해라

27 실력 있는 기자는 국제노동기구를 보고 손흥민을 떠올린다 
알아야 하는 내용을 알고 싶게 써야

28 신조어를 잘 쓰면 착한 ‘제목 낚시’도 가능하다 
뻔한 내용을 돋보이게 하는 신조어

29 ‘가성비’ 최고는 철야 당직 후 쓰는 아침 기사 
뉴스 소비 패턴에 맞게 써라

30 뉴스를 안 보면 쉽게 쪼개서 떠먹여주자 
중앙일보 ‘썰리’의 초단문체


05. 생각하다
31 유튜브 받아쓰는 기자와 밥그릇 지키기 
저널리즘과 기자의 현실

32 그 많은 기자가 앞으로도 필요해? 
취재 경쟁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

33 뉴스와 마라톤은 뿌리가 같다? 
뉴스-민주주의-시민의 삼각관계

34 기자의 진실 추구는 눈 감고 코끼리 뒷다리 만지기 
진실은 N차원의 복잡계

35 사망 선고는 의사가 한다. 그럼 기자는? 
사실 확인의 저널리즘

36 “나를 의심해줘” 기사 품질과 편집자의 실력은 비례한다
객관적 글쓰기를 완성하는 ‘데스크’

37 ‘기레기’는 개인적으로 탄생하지 않는다 
제도화된 선택·강조·배제의 원칙

38 “누구냐 넌” 기사 속 ‘핵심 관계자’의 정체 
관계자 저널리즘과 익명 취재원

39 주관적인 기사도 이것만 지키면 가능하다 
의견 저널리즘이 지켜야 할 원칙

40 기자와 취재원이 ‘썸’을 타도 되나? 
기자와 취재원의 독립성

41 “너는 밥 먹고 똥 싸는 것도 뉴스야?” 
뉴스 가치를 결정하는 편집회의

42 차트 역주행 곡과 ‘학폭’ 논란의 공통점은? 
언론이 유행을 결정하던 시절은 갔다

43 출입처 ‘고인물’ 속에서 괴물이 된 기자들 
출입처 저널리즘의 장단점 

44 탐사보도는 만루홈런 아니면 삼진 
탐사보도 저널리즘의 명과 암

45 깊고 어두운 비밀, 정보원은 누구인가 
기자와 정보원의 힘겨루기

46 기자는 뉴스 댓글에 영향을 받을까 
기자와 뉴스 이용자의 관계

47 사생활을 침해하는 ‘뻗치기’ 취재 해도 되나? 
사생활 침해와 취재 윤리

48 세월호 참사 그 이후 재난 보도는 달라졌나 
재난 보도 취재 윤리

49 설리, 악플, 그리고 언론의 자살 보도 
자살 보도 어떻게 할 것인가

50 2차 가해와 성폭력범죄 입증 사이의 딜레마 
222성폭력범죄 보도 취재 윤리

51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후보”라는 말은 없다 
줄 세우기식 선거 보도의 문제점

52 파리와 미얀마를 바라보는 한국 언론의 온도차 
국제 뉴스와 서구중심주의

53 뉴스로 돈을 벌어야만 하는 이유 
돈과 뉴스 품질의 관계


마치며 언론이 팔고 있는 신뢰의 값어치 ∙ 239

손석희 JTBC 순회특파원·前 대표이사
흥미롭게 읽었다. 송승환이 말하는 53가지 방법은 늘 실천할 수 있으리란 법도 없고, 늘 통하리란 보장도 없다. 그러나 중요해 보이는 건, 그 방법들이 틀린 건 아니라는 것. 그러면 해보는 것이라고 믿는다. 한창 현장에서 뛰고 있는 기자들의 고민이 무엇인가를 들여다보게 되었고, 또한 나이 들고 무뎌져서 잊고 있었던 것들을 되새기며 배웠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언론 불신의 시대에 성찰적 기자가 되는 일이 가능할까. 여기 한 젊은 기자의 취재, 제작, 보도 경험을 담아낸 담담한 고백록이 있다. 고백이 재현하는 장면마다 기자로서 고민의 흔적을 찾을 수 있고, 선택과 결정의 이유를 추적해 볼 수 있다. 이 책은 모름지기 기자란 그저 ‘쓰는 자’가 아니라, 보고 듣고, 발굴하고 확인하며, 남보다도 자신을 돌아보며 쓰는 자여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모든 쓰는 자에게 이 책을 권한다.


심석태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교수·前 SBS 보도본부장
모든 저널리즘 판단에는 윤리적 쟁점이 관련돼 있다. 하지만 기자협회 윤리강령은 물론 소속사 윤리규범도 읽어보지 않은 기자가 많다. 체계적인 교육 없이 선배로부터 전수되는 관행에 따라 일하는 문화 때문이다.

막상 윤리강령을 읽어봐도 실제 상황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사례를 중심으로 윤리적 쟁점을 따져보는 훈련이 필요한 이유다. 그래서 누군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윤리 쟁점을 풀어주면 좋겠다 싶었는데, 송승환 기자가 내가 생각한 바로 그 작업을 해냈다. 저자가 6년차 기자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사례를 꼼꼼히 분석하고 현실적인 제언까지 담았다. 무엇보다 53개의 장면 하나하나가 눈을 떼기 어려울 정도로 생생하다.

일반 독자들도 언론 보도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들여다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겠다. 나아가 저자의 희망처럼, 이 책이 언론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오해를 줄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정은령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SNU팩트체크센터장·언론학박사
여기,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기자와 언론사가 굳이 필요할까를 묻는 젊은 기자가 있다. 생각할 시간을 허용하지 않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도 저자 송승환은 끊임없이 자신의 일을 되돌아보고 고백한다.

기자에게 필요한 것은 대단하고 숭고한 원칙이 아닌 현장에서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사소한 취재 윤리라고, 기레기는 개인적으로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적으로 길러지는 것이라고, 무엇보다도 사회에 투명성을 요구하는 언론이 정작 그 자신은 투명하지 않다고.

저자는 그 모든 결함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언론이 필요하다’는 답에 이른다. 그 과정에서 저자가 펼쳐낸 고민과 제안은, 좋은 기자가 되기를 꿈꾸는 언론인 지망생, 언론이 달라져야 한다고 요구하는 시민들, 현장 기자들의 고뇌로부터 동떨어져있는 선배 기자들과 경영진이 모두 귀 기울여 들어야할 값진 무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