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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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법
신간
계약법
저자
이상영
역자
-
분야
법학 ▷ 민법
출판사
박영사
발행일
2021.08.25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330P
판형
크라운판
ISBN
979-11-303-3955-9
부가기호
93360
강의자료다운
-
정가
22,000원

중판발행 2021.10.01

초판발행 2021.08.25


2013년 7월 어느 날 오후! 독일 남부 Freiburg市 외곽에 있는 Hans Stoll 교수님(독일유학 시 지도교수)의 자택으로 들어가는 골목에 차를 세우고 사모님과 약속한 방문시간을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승용차 운전석에 앉아 핸드폰을 들여다보던 내 눈앞에 나비 한 마리가 하늘하늘 춤을 춘다. 길가 풀섶에서 날아든 여러 마리의 나비들은 나에게 뭔가 전할 메시지가 있는 듯 번갈아가며 왔다갔다 내 시선을 끌었다. 하도 신기하여 몇 장의 사진을 찍었다.
직전 해 11월 늦은 가을, 교수님께서는 87세를 일기로 별세하셨다. 교수님께서 60세가 되던 해에 사제의 인연을 맺었고, 학위취득 후 귀국해서도 교수님과의 교류는 계속 이어졌다. 안부편지를 보내드리면 긴 답장을 보내주셨고, 댁을 방문할 때마다 당신이 발표하신 논문이라며 별쇄본을 건네주셨다. 돌아가시기 1년여 전 여름에 찾아뵈었을 때는 걸음걸이가 불편할 정도로 기력이 많이 쇠약해져 있었다. 그런데도 이전과 달리 대문 밖으로 나오셔서 배웅해 주셨다.
돌아가시던 해 여름! 매년 그랬던 것처럼 생신카드를 보내드렸는데 답신이 없으셨다. 많이 편찮으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독일에서 날라 온 전보를 받은 것은 오전 강의를 막 마친 시간. 황급히 비행기에 올라 교수님의 가시는 길을 지켜보았다. 직계가족과 가까운 친지만 초대하는 독일의 장례식은 순전히 고인을 위한 의식이어서 조촐하지만 엄숙했다. 사모님께 짧은 위로의 인사말만 건네고 돌아온 것이 못내 아쉬워서 이듬해 여름 다시 Freiburg를 찾았다.
운전석에서 본 나비의 잔상이 채 가시기 전에 교수님댁의 거실 소파에 앉았다. 책장이며 가구들 모두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그러나 교수님께서 계시지 않은 집안은 적막하고 쓸쓸했다. 댁 주변의 정원과 거실 앞뜰에는 풀이 높게 웃 자라있었다. 교수님이 돌아가신 후 사모님께서는 집안일에 손을 놓으신 것 같았다. 잠시 후 적막했던 집안 분위기는 화사하게 바뀌었다. 주방에서 커피를 내오시던 사모님께서 앞뜰에 수십 마리의 나비들이 날아다니는 것을 보신 것이다. 매년 날아다니던 나비가 금년에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아 지난겨울이 몹시 추워서 그런가보다 생각하셨단다. 교수님이 생전에 나비수집가였다는 것도 이날 처음 들었다. 그래서 장례미사에서 신부님이 ‘이제 고인께서는 나비가 되셨습니다’라는 말을 수없이 했나보다. 오늘 운전석 앞에서 그리고 거실 앞에서 날아다녔던 나비의 의미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 나비가 되신 교수님께서는 먼 동쪽 나라에서 온 제자에게 반가움을 표시하신 것이다.
일반적으로 머리말에는 흔히 그 책의 집필동기, 집필과정의 어려움, 이 책의 특징과 수강생들에게 어떻게 읽고 학습하라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그런데 뜬금없이 나비 이야기로 머리말을 시작하게 되었다. 나비가 되셨다는 신부님의 추모사에 의문을 품었던 아둔한 제자에게 당신 스스로 나비가 되셨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려 했던 것 같다. 사모님의 안내로 둘러 본 교수님의 서재에도 곳곳에 나비표본이 걸려 있었다. 생전에 교수님께서는 말씀도 간결하며 명쾌했고, 강의 또한 어려운 이론도 군더더기 없이 쉽게 설명하셨다. 특히 사례를 분석할 때에는 단 한 번의 도끼질로 장작을 패듯이 핵심을 찔러야 한다고 하셨다. 이러한 교수님의 가르침을 따르고 싶었다. 이런 맥락에서 이 책을 집필하려고 시도하였다.
우선, 강의용 교과서는 간결해야 한다고 보았다. 법학을 공부하는 모두에게 민법은 가장 어려운 과목이다. 다른 법률과목 보다 학설도 많고 판례도 많기 때문이다. 30년 넘게 민법을 강의해 온 필자도 민법은 아주 어렵다. 본인도 모르는 내용을 반복해 길게 늘어놓아 봐야 학생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설사 아는 내용이라도 학생들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다 공염불에 불과하다. 그래서 몇몇 필요한 부분을 제외하고 학설은 간략하게 판례는 핵심 키워드와 사건번호만 기재하였다. 자연스럽게 분량도 300쪽 이내로 줄었다.
다음은 학생들이 강의를 듣고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필자의 경험에서 보면 아무리 열정적으로 강의해도 오랫동안 기억하고 있는 것은 기막힌 비유와 재미있는 사례라는 것이다. 다양한 사례와 비유를 들어 가르쳐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기존의 교과서와 달리 각 절 앞부분에 사례를 미리 제시하였다. 이런 집필방식은 독일의 법률교과서가 취하는 일반적인 방식이다.
유학 당시 교수님께서는 민법연습 강좌를 수강할 것을 권유하셨다. 우리나라 법대에서도 제대로 배우지 못한 과목이어서 사례분석방법은 전혀 알지도 못했고, 독일민법의 기초이론조차 제대로 모르는 처지에서 사례를 이해하고 분석하여 필기시험과 레포트까지 작성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러나 단기간에 독일민법의 정수를 꿰뚫고 학점을 이수할 수 있도록 도와 준 것은 바로 교과서였다. 독일교과서는 우선 문장이 간결하여 읽기 쉽고, 앞부분에 해당 법률관계에 적용이 가능한 사례를 제시해 놓은 다음, 개념?요건?효과 등을 기술하면서 사례와 연계하여 해설해 주는 방식이었다. 민법을 처음 접하는 학생들도 편하게 학습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이 책에 사례를 제시하게 된 것은 이런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집필하면서도, 탈고하고 나서도 또 출판을 앞두고도 교수님에 대한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던 것은 아마 이런 이유였는지 모른다.
이 책에는 대략 60여 개의 사례가 제시되어 있다. 이들 사례는 독일 교과서와 판례 및 필자의 강의사례에서 발췌한 것들이다. 제시된 사례를 먼저 읽고 의문을 갖도록 동기부여를 해 놓은 다음, 이론에 판례를 곁들이면서 사례에 대한 문제점이 해결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방식은 실무는 물론 사회경험조차 없는 법학도에게 민법조문과 이론을 두려움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머리말을 마무리 하면서 정년 이후에도 돌아가시기 전까지 논문을 쓰셨던 교수님을 다시 떠올린다. 스스로 높은 산과 깊은 계곡이 되려고 하셨던 교수님은 학자로서 호학의 모범을 보이면서 제자들을 옥과 진주로 키우려고 하셨다. 80여 명의 제자들 중에서 교수님의 장례식에 초대받은 제자는 5명이었다. 필자는 그 중에서 유일한 외국인 제자였다. 나비의 모습을 통해 필자에게 참 학자의 길을 가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주시려 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수님께서 건네주셨던 별쇄본 논문은 죄송스럽게도 아직 다 읽어내지 못했다.
끝으로 이 책이 나오기까지 도움을 주신 여러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박영사의 이영조 팀장님은 이 책의 출간을 적극적으로 권유해 주셨고, 박가온 선생께서는 편집과 수정을 도맡아 처리해 주셨다. 그리고 석사과정의 김원선 조교는 편집된 원고를 여러 차례 읽으면서 사건번호와 내용상 오류까지 꼼꼼하게 지적해 주었다. 아낌없이 시간을 할애해 준 김 조교의 수고에 감사의 뜻을 표한다.

2021년 7월
이 상 영

이상영

동국대 법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
독일 Freiburg 대학 법학박사(지도교수 Prof. Dr. Hans Stoll)
대전대학교 부교수
독일 Kiel 대학 해외파견교수(동유럽법연구소, Institut für Osteuropäisches Recht)
동국대 법과대 학장
한국비교사법학회 회장
경찰대, 연세대, 중앙대, 충남대, 한남대 출강
사법시험․행정고시․외무고시․입법고시․변리사․세무사 등 각종 시험위원
현재 동국대 법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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