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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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철학
신간
법철학
저자
Gustav Radbruch
역자
윤재왕
분야
법학
출판사
박영사
발행일
2021.06.01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456P
판형
신A5판
ISBN
979-11-303-3678-7
부가기호
93360
강의자료다운
-
정가
28,000원

중판발행 2022.04.25

초판발행 2021.06.01


구스타프 라드브루흐와 그의 대표저작인 <법철학>에 대해서는 굳이 긴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우리나라 법(철)학에서는 매우 익숙한 학자와 저작에 해당한다. 나 자신도 이미 라드브루흐와 관련된 논문(‘법철학과 사회법―라드브루흐의 사회적 법사상을 중심으로―’)을 쓴 적이 있고, 그에 관한 번역서 두 권(<라드브루흐 공식과 법치국가>, <구스타프 라드브루흐―법철학자, 정치가, 형법학자>)을 출간하기도 했다. 특히 두 단행본의 후기에서 라드브루흐와 관련된 내용을 비교적 자세하게 서술했지만, 이 책의 부록 Ⅱ로 실린 논문 ‘시대의 거울에 비친 법철학: 구스타프 라드브루흐(1878?1949)’를 통해 20세기의 독일어권 법철학을 대표하는 이 학자의 생애와 사상을 훨씬 더 섬세하게 개관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때문에 여기 이 후기에서는 이 책과 관련된 몇 가지 측면만을 언급하겠다.

이미 1975년에 이 책은 서울대학교 최종고 교수님에 의해 번역 출간되었고 그 이후 판을 거듭해 현재 제4판이 나와 있다. 그런데도 이미 출간된 번역서를 다시 번역한 이유는 단지 “시대가 변하면 어투와 문법도 변하기 마련이다”라는 라드브루흐 본인의 말에 용기를 얻은 탓이다. 행여 최 교수님께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 책에서는 라드브루흐가 <법철학>의 신판을 위해 추가해 놓은 각주들을 과감히 번역에서 배제했다. 라드브루흐 사후 에릭 볼프Erik Wolf와 한스-페터 슈나이더Hans-Peter Schneider의 편집으로 판을 거듭한 <Rechtsphilosophie>, 아르투어 카우프만Arthur Kaufmann이 편집한 라드브루흐 전집(Gustav-Radbruch-Gesamtausgabe) 제2권에 실린 <Rechtsphilosophie>, 1999년 랄프 드라이어Ralf Dreier와 스탠리 폴슨Stanley Paulson이 학습용으로 편집한 <Rechtsphilosophie. Studienausgabe> 그리고 최종고 교수님의 번역판 모두 이 ‘예정된’ 각주가 함께 실려 있지만, 우리 독자들에게는 썩 중요하지 않다는 판단과 마치 각주에 각주가 딸린 것처럼 보인다는 시각상의 문제점 때문에 1932년의 제3판에 처음부터 실려 있던 각주만을 번역했다. 그 대신 라드브루흐의 사상적 궤적에서 분기점 역할을 한 논문 네 편을 부록 Ⅰ로, 그리고 라드브루흐 사후 70주년을 기념해 그의 생애와 법철학을 조망할 목적으로 집필된 논문 한 편을 부록 Ⅱ로 추가했다. 원문에 가끔 등장하는 명백한 오류는 바로잡아 번역했고, 이 점을 괄호에 명기했다. 라드브루흐가 각주에 인용한 문헌들을 표시하면서 인명, 서지, 연도 등을 잘못 기재한 경우가 상당수 있는데 이를 수정했지만, 별도로 명기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각 장의 절에 해당하는 제목은 본문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당시의 관행에 따라 목차에 기록한 제목을 따랐으며, 절의 번호는 라드브루흐가 명시적으로 번호를 표시한 것만을 반영했다. 번역은 원칙적으로 카우프만이 편집한 전집을 토대로 삼았지만, 오류의 의심이 있을 때는 다른 판본과 대조하는 과정을 거쳤다.
‘고전’이라는 표현 속에 표준 또는 쉬운 접근 가능성이라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오해해도 좋다면, 적어도 라드브루흐의 이 고전은 그런 의미와는 거리가 멀다. 이론적으로 볼 때 그의 법철학은 모든 문제에 내재한 긴장과 대립에 대한 탁월한 감각을 문자로 기록한 것이고, 여기에 그의 문학적 감수성까지 가세해 때로는 유려하게 읽히면서도 때로는 모호한 잔상을 남겨 놓는다. 이 측면을 고려하는 것만으로 라드브루흐 저작을 독해할 때 겪게 되는 어려움 그리고 나의 부족한 번역 능력에 대한 이른 변명을 지적하기에 충분할 것 같다.

한국어판 발간사를 써준 ‘구스타프 라드브루흐 재단’ 이사장이자 뮌헨대학교 법과대학 교수인 벗 프랑크 잘리거Frank Saliger와 라드브루흐 사망 70주기를 맞아 발표한 논문의 번역을 흔쾌히 허락해주신 스승 울프리드 노이만Ulfrid Neumann 교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우리 세 사람이 함께 모였던 기억이 가물거릴 시점에 한 권의 책에서나마 서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기쁨이다. 이밖에도 원고 전체를 읽고 교정을 해주었으며 라드브루흐에 관한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하고 있는 박석훈 변호사, 교정에 힘써준 한혜윤 변호사, 이요세피나 씨와 이유림 씨 그리고 고려대학교 대학원 법철학 세미나에서 번역 텍스트를 함께 읽어준 학생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도서출판 박영사의 조성호 이사님과 이승현 과장님은 이번에도 든든한 지원을 해주셨다. 감사할 따름이다.

끝으로 이 책이 나의 영원한 스승 심재우 선생님을 기리기 위해 창간된 <몽록 법철학 연구총서>의 세 번째 권으로 출간되는 기쁨을 말해야 한다. 여전히 미숙하고 어리석은 제자가 만들어 놓은 것을 조심스럽게 당신 앞에 펼쳐놓긴 하지만, 하늘에서 보시고 “윤 군, 수고했네!”라고 말씀해주시기를 바라고 또 바랄 뿐이다. 총서의 성립을 가능하게 해주신 사모님과 자제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2021년 봄
고려대학교 연구실에서
윤 재 왕

지은이
구스타프 라드브루흐(Gustav Radbruch)
1878년 11월 21일 독일 북부의 항구도시 뤼벡에서 출생. 문학을 좋아했지만, 아버지의 소망에 따라 뮌헨대학 법과대학에 입학한 이후 라이프치히 대학과 베를린에서 법학을 수학하고 1902년에 프란츠 폰 리스트의 지도로 형법학과 관련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스승 리스트의 주선으로 1903년에 하이델베르크 대학으로 옮겨 1904년 카알 폰 릴리엔탈의 지도로 교수자격을 취득했다. 당시 하이델베르크의 정신적 지주였던 막스 베버 그리고 철학자 빈델반트, 리커트, 라스크의 영향을 받아 리스트의 자연과학적, 진화론적 사고에서 벗어나 정신과학의 독자성을 표방하는 신칸트주의 법철학을 수용한다. 평생의 지기였던 헤르만 칸토로비치와의 만남 역시 신칸트주의라는 매개를 거쳐 이루어진다. 게오르그 루카치의 권유로 1914년에 「법철학 기초」를 출간한다. 같은 해 쾨니히스베르크 대학의 형법/법철학 교수가 되었고, 1919년부터 1926년까지 키일 대학교 교수로 재직했다. 1913년 사회주의자 아우구스트 베벨의 장례식에 참석한 이후 사회당에 가입해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두 번에 걸쳐 법무부장관직을 맡았다. 프리드리히 카알 폰 사비니가 1840년대에 프로이센의 법무부장관이 된 이후 독일 역사상 두 번째로 법학자가 법무부의 수장이 된 경우였다. 1926년에 그의 정신적 고향 하이델베르크 대학으로 초빙되어 법철학과 형사법을 가르쳤다. 1932년에 1914년의 「기초」를 전면개정해 「법철학」이라는 제목으로 바꾸어 출간한다. 이 책은 한스 켈젠의 「순수법학」, 허버트 하트의 「법의 개념」과 함께 20세기를 대표하는 법철학 저작으로 꼽힌다. 1933년 나치가 권력을 장악함과 동시에 교수직을 박탈당했고, 2차대전 종전과 함께 하이델베르크 대학에 복귀해 법과대학을 재건하는 학장을 맡았다. 71세 생일을 갓 넘긴 1949년 11월 23일 영면에 들어 멀리 ‘철학자의 길’이 보이는 산 위의 공동묘지에 묻혔다.

옮긴이
윤재왕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 문과대학 철학과, 대학원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교 법과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법철학, 법사회학, 법사상사 담당)로 재직 중이다.

한국어판 발간사 1

서문  7

차례 11
§ 1. 현실과 가치 15
§ 2. 법가치 고찰로서의 법철학  22
§ 3. 법철학의 경향들 35
§ 4. 법의 개념  59
§ 5. 법과 도덕 70
§ 6. 법과 관습 86
§ 7. 법의 목적   92
§ 8. 법철학적 정당이론  105
§ 9. 법이념의 모순과 대립   123
§ 10. 법의 효력 132
§ 11. 법의 역사철학 147
§ 12. 법의 종교철학 157
§ 13. 법적 인간의 심리학  165
§ 14. 법의 미학 178
§ 15. 법학의 논리 184
§ 16. 사법과 공법  205
§ 17. 인격 212
§ 18. 소유권 220
§ 19. 계약 235
§ 20. 혼인  243
§ 21. 상속법   256
§ 22. 형법 263
§ 23. 사형  275
§ 24. 사면  283
§ 25. 소송 288
§ 26. 법치국가  293
§ 27. 교회법  303
§ 28. 국제법 313
§ 29. 전쟁  325

[부록 Ⅰ]
법이념과 법소재―짧은 소묘 337
법이념의 문제점 349
법률적 불법과 초법률적 법 361
「법철학」 신판 후기 초고(1949) 378

[부록 Ⅱ]
시대의 거울에 비친 법철학:구스타프 라드브루흐(1878–1949) 403

옮긴이 후기 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