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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판 2019. 9. 5
초판 2018. 9. 20
<한국정치론> 제 2 판을 낸 지 3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지만, 그새 한국 정치에는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그 기간 중 2020년 국회의원 선거, 2022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등 세 차례 전국적 선거가 있었다. 2021년에는 정치적으로 의미가 큰 서울과 부산 시장 보궐선거가 실시되기도 했다. 선거는 그 시점의 한국 사회의 상황과 변화의 요구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언제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선거에서의 민심은 때로는 미래지향적 기대감을 반영하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 이전 시기에 대한 회고적 평가를 담기도 한다. 이번에 개정판을 내기로 한 데에는 무엇보다 그간 몇 차례의 선거를 통해 확인된 한국 정치의 변화를 정리해야 할 필요성 때문이었다.
이와 함께 주목할 만한 사회적 변화도 나타났다. 과거 대북정책은 이념 갈등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최근 들어 20-30대 젊은 세대의 북한에 대한 태도는 이전 세대와는 확연하게 다른 특성을 보인다. 또한 시민사회는 그간 여러 차례의 촛불집회가 보여주듯이 제도권 정치가 제대로 대표하지 못하는 중요한 정치적, 사회적 요구를 표출해 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오히려 정파적으로 동원되면서 양극적으로 분열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한국 정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살펴보고자 했다.
또한 2022년 1월부터 전면 개정된 지방자치법이 시행되었다. 1988년 이후 33년 만에 지방자치법이 전부 개정된 것이다. 오랜만에 대폭 개정된 지방자치법의 내용과 그 의미에 대해서 논의할 필요가 있었다. 이외에도 그동안 제도적으로나 상황적으로 한국 정치에서 나타난 변화를 이 책에 반영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이유로 새로운 개정판을 내게 되었다.
개정판을 준비하면서, 짧은 기간이었더라도 그간의 한국 정치의 변화를 세심하게 들여다볼 기회를 가졌던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한국 정치가 반드시 좋은 방향으로만 가고 있지 않다는 우려도 갖게 되었다. ‘제3의 물결’로 불린 세계적 민주화 현상 속에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낙관론이 강했던 30여 년 전과 달리 최근에는 민주주의 후퇴나 쇠퇴 현상이 여러 나라에서 나타나고 있다. 민주주의 후퇴가 명백한 나라들에 비해서 다소 나은 편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역시 그런 위기 징후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볼 수는 없다. 이런 현상은 민주주의는 완성된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도전에 직면하면서 원칙과 가치를 지켜나가려는 노력 속에서만 유지될 수 있다고 하는 교훈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 우리 민주주의가 건강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한국 정치의 기원, 제도, 작동 방식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그것을 토대로 한 애정 어린 비판과 성찰이 필요하다. 이 책이 그것을 위한 조그마한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2023년 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