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발행 2026. 9. 01
한국의 독자들께
이 책을 한국어로 옮겨 한국의 교사, 예비교사, 그리고 교사교육자들이 이 책을 만날 수 있도록 해 준 조현희 교수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전 세계의 학자들은 이주민, 농어촌, 원주민 지역공동체와 같이 역사적으로 주변화되어 온 모든 지역공동체에 깃들어 있는 문화적 지혜와 전문성(cultural wisdom and expertise) 을 교사들이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데 의견을 같이합니다. 또한 학자들은 교사와 교사교육자 모두에게 나타나는 이러한 지식과 경험의 부족이 결국 이들의 학생들에게, 그리고 그 학생들을 가르치는 초임 교사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교육의 질을 제약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끝으로 학자들은 교원 양성 과정에 학생의 가족과 지역공동체 구성원들을 진정 협력적인 방식으로 참여시킨 프로그램이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에도 의견을 같이합니다.
학생을 교육하는 과정에서 학생의 가족 및 지역공동체와 협력할 수 있도록 교사들을 준비시키는 일, 그리고 교사교육자가 예비교사들에게 가족 및 지역공동체 관여(engagement) 의 본을 직접 보이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에 관해 국제 학계에서 많은 논의가 이루어져 왔습니다. 그러나 정작 가족 및 지역공동체와 협력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교사를 준비시키는 일을 우선순위에 둔 교사교육 프로그램은 극히 드뭅니다.
이 책에서 나는 여러 교사교육 프로그램 사례를 독자들에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프로그램들은 문화적으로 감응적인(culturally responsive) 교사를 길러 내는 과정에 역사적으로 주변화되어 온 가족과 지역공동체를 참여시키고자 했으며, 그러한 노력이 성공적이었음을 연구를 통해 입증해 낸 사례들입니다. 오십 년 가까운 세월 동안 미국과 여러 나라의 교사교육에 몸담으며 쌓아 온 경험과 관련 문헌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이들 사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Ken Zeichner
역자 서문
자이크너와의 만남
이 책의 저자 자이크너 선생님을 처음 만난 날을 잊을 수 없다. 2012년, 미국 워싱턴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하던 해였다. 첫 학기에 수강한 그의 교사교육 수업. 어느 날 그는 나지막이 오른 주먹으로 책상을 두드렸다. 세게도 약하게도 아닌, 무언가를 각인시키려는 듯한 힘이었다. 책상에 닿은 두 번의 소리와 박자를 맞추며 전해진 두 단어, Social Justice. 그 두 단어가 귓가에 처음 닿던 순간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날 이후 ‘사회정의를 위한 교육(teaching for social justice) ’은 교사교육자로서 나의 여정을 이끄는 키워드가 되었다.
이 책을 번역하는 시간은 자이크너 선생님과의 대화를 이어 가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의 수업에서 ‘사회정의를 위한 교육’에 이어 마지막으로 다루었던 주제가 ‘지역공동체 기반 교육(community-based teaching) ’이었기 때문이다. 지역공동체 기반 교육은 주류 중심의 교사교육과 교육과정에서 소외되고 주변화되어 온 집단들, 그들이 지닌 지적 자산(funds of knowledge) 과 문화적 풍요(cultural wealth) 를 재조명하는 데서 출발한다. 사회정의로 향하는 여정에서 지역공동체 기반 교육은 교육학 안팎의 여러 학자와 연결된다. 제3의 공간 개념을 제안한 호미 바바. 민주적 전문성을 개념화한 알버트 주르. 지식과 권력을 둘러싼 인식적 부정의를 파헤친 미란다 프리커. 『지민의 탄생』을 통해 시민지식동맹의 분투를 그려낸 김종영. 지역공동체 기반 교육 이후의 여정에서 내가 만난 학자들이다. 이들과의 만남이 자이크너 선생님과의 대화에 결을 더해 주었다.
이 책은 ‘지역공동체’라는 키워드를 교사교육의 무대 위에 올려놓는다. 그 의미가 어떻게 사용되고,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를 공시적으로, 통시적으로 살펴본다. 책의 제목에 주목해 보자. 공동체(commu¬nity) 가 아니라 공동체들(communities) 이다. 시대와 맥락에 따른 지역공동체의 다양한 의미를 드러내기 위한 선택일 것이다. 그중에서도 이 책은 ‘주변으로 밀려난 지역공동체들(non-dominant communi¬ties) ’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리즈 편집장의 말처럼 공동체라는 단어는 좀처럼 부정적으로 사용되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나 “따뜻한 설득력”을 지닌다. 그러나 이 책은 그 따뜻함의 이면을 함께 들여다본다. 지역공동체의 의미는 어떻게 생산되고 유통되는가. 어떤 텍스트에 실려오는가. 지역공동체를 둘러싼 대화와 담론에는 어떤 힘의 논리가 작동하는가. 저자는 이 키워드를 둘러싼 사회적 맥락, 관계의 역동, 은폐된 모순을 저자 자신의 학문과 삶에 대한 성찰을 통해 가감 없이 드러낸다.
이 책은 누구에게 필요한가
이 책은 한국의 교사와 예비교사, 교사교육자 모두에게 시사점을 준다. 그중에서도 민족적으로, 언어적으로, 사회경제적으로, 또는 지리적으로 소외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이들에게 유용하다. 이주배경학생이 밀집한 학교, 교육복지 대상 학생들이 많은 학교, 농어촌 학교. 주변으로 밀려난 학교와 교실에서 아이들을 마주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새로운 통찰을 제공할 것이다.
저자가 지적하듯, 교사들은 종종 서툰 열정에 사로잡힌다. 소외된 집단, 낙후된 지역의 학생들을 가족과 지역공동체로부터 “구출”해 내야 한다는 열정. 저자는 이를 ‘젊은 선교사적 열정’이라 부른다. 그리고 그 오래된 시선을 뒤집는다. 가엾게 내려다보던 지역공동체 안에 지식의 자산과 문화적 풍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가여운 눈으로 바라보던 소수집단 학생과 그 가족들을 그들의 자산(assets) 에 기대어 다시-보도록 하는 것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이 책은 또 하나의 물음에 답한다. 교사교육자로서, 연구자로서 주변화된 지역공동체에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가. 『가난 사파리』의 저자 대런 맥가비는 날카롭게 지적한다. “선의를 가진 학생, 학자, 전문가들이 줄줄이 가난 깊숙이 내려와 필요한 걸 뽑아내고는 고립된 자신들의 집단으로 물러가 가난 사파리에서 가져온 인공 유물을 검토한다.” 이 책은 이러한 지배적인 방식에서 벗어나는 길을 보여준다. 그들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연구하는 길. 독자들은 이 책에서 설명하는 참여(involvement) 와 관여(engagement) 의 차이를 통해 그 여정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용기를 당부한다. 학계의 지적 특권, 대학의 ‘요새 문화’를 넘어서는 용기. 역자로서 이 책이 교사교육자와 연구자들에게 그 용기를 전해 주길 기대한다.
한국 교사교육에 주는 시사점
마지막으로, 이 책은 국내 학교현장실습에 유용한 시사점을 준다. 미국의 교사교육은 크게 세 국면을 거쳐 왔다. 대학 중심의 교원 양성이 지배적이었던 교사교육 1.0 시기의 예비교사들은 주로 대학 부속학교(lab school) 에서 실습을 수행했으며, 이후 공립학교로 실습 현장이 확대되었다. 이어진 교사교육 2.0 시기에는 대학 기반 양성 체제에 대한 비판과 함께 ‘규제 완화’ 및 ‘교육의 시장화’가 가속화되면서 대학 외부의 대안적 교원 양성 프로그램-예컨대 Teach for America, Relay Graduate School, 차터스쿨 자체 양성 과정 등-이 확산하였다. 이러한 흐름에 대한 비판에서 시작된 교사교육 3.0은 지역공동체 기반 교육을 골자로 한다. 지역공동체의 지식과 전문성을 교원 양성의 정당한 자원으로 인정하는 데에서 출발하여, 궁극적으로는 지역공동체와의 협력을 토대로 ‘공동체 교사(community teachers) ’를 길러 내는 지점에 도달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교사교육 3.0은 민주적이고도 장소 기반적인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우리 현실에 비추어 교사교육 3.0의 주목할 만한 점은 실습학교와 실습지의 인식론적 - 지리적 확장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이주민의 증가와 밀집화, 지역 불균형과 지역 인구의 소멸, 학군의 계층화 등과 같은 인구지리학적 변화로 인해 학교 현장이 나날이 다변화되고 있다. 그러나 학교현장실습은 소위 말하는 ‘잘 갖춰진’ 혹은 ‘평균적인’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이러한 학교에서 실습을 마치고 교단에 선 초임 교사들이 - 실습 현장과 사뭇 다른 실제 학교 현장에 배정되었을 때 - 극심한 괴리를 경험한다는 점이다. 이주배경학생이 절반을 넘는 학교, 교육복지 대상 학생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학교, 농어촌 통합학교, 장애학생 통합학급을 운영하는 학교에서 교직의 첫해를 맞이하는 신규 교사들은 ‘준비되지 않았다’는 자괴감에 시달리면서도, ‘그래도 잘할 수 있다’는 효능감을 잃지 않으려 매일 고군분투한다. 이러한 현실에서 이 책은 공립학교 실습이 보다 다양한 현장을 포용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을 조심스레 건넨다.
다시 음미하는 가족과 지역공동체의 의미
2024년 여름, 시애틀 그린 레이크 근처의 작은 카페에서 자이크너 선생님을 만났다. 이후 번역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송구스럽게도 두 해가 훌쩍 지났다. 2026년에 접어들며 가족들과 프랑스 니스로 여행을 떠났고, 그 끝자락에 마침내 번역을 마무리했다. 가족과 함께한 열흘. 번역에 쓸 시간은 줄었지만, 번역을 해낼 평안은 두터워졌다. 그래서 가능했다.
평안은 삶에서 지친 순간들을 다독인다. 가끔은 엄두도 못 낼 일들까지 묵묵히 해내게 한다. 학생들에게도 가족과 지역공동체는 그런 존재다. 평안을 줄 수 있는 존재. 그 평안으로 이주배경학생, 저소득층학생, 지리적으로 소외된 학생들은 결코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일들을 묵묵히 해낼 수 있다. 더불어, 이주배경학생들은 가족과 지역공동체의 울타리 안에서 자라며 무언가를 배웠다. 그 무언가를 잘 안다. 또는 그 무언가를 잘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인정받을 때 행복감을 느낀다. 아이들을 가족과 지역공동체에서 “구출”해 내려는 교실에서는 결코 그 무언가를 발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교사들은 학생만 보아서는 안 된다. 학생과 가족, 그리고 이들이 살아가는 공동체를 함께 보아야 한다. 관계를 맺고, 함께 이야기해야 한다. 기꺼이 다가가 말을 걸고, 다가오는 이들을 기쁘고 반갑게 맞이해야 한다.
번역을 마치며
부끄러운 고백을 해야겠다. 다문화교육을 전공하고 연구하고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2016년 귀국 이후 연구는 쌓여 갔지만 정작 이주배경학생들을 직접 마주할 기회는 거의 없었다. 이주배경학생 밀집 학교에 관한 지역교육청 정책연구를 책임할 때도 그랬다. 주로 만난 이들은 비이주배경교사와 학생들이었다. 이주배경학생들과 서로의 눈에 들어앉아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거의 없었다. 초등교사 시절 담임으로 가르쳤던 4학년 아이. 필리핀 출신의 어머니를 두었던 그 아이가 내가 직접 만나고, 이야기하고, 친밀한 관계를 맺은 유일한 이주배경학생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지난해 연구의 한 켠에서 만난 이주배경학생들. 이들과의 만남은 다문화교육 학자이자 교육자로서 나의 부족함을 처절히 깨닫는 시간이었다. 면담이 시작되자마자 한국에서의 첫해를 떠올리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학생이 있었다.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나의 오래된 게으름에 대한 성적표였다. 한국에서 만난 많은 교사들도 종종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교실에서 이주배경학생을 처음 만났을 때, 따뜻하지만 서툰 마음으로 대하게 된다고. 아이들이 하나둘 늘어가면 막막해진다고. 어느 순간 그 아이들에게 둘러싸인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고. 솔직히 조금은 두려울 때도 있다고.
우리는 주변화된 지역공동체와 그들의 아이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이 책이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나와 독자들에게 작은 통찰을 건네길 바란다.
2026년
니스에서
편집자의 글
이 시리즈는 웨일스 출신의 문화 이론가 레이먼드 윌리엄스(Ray¬mond Williams, 1976) 가 처음 정교화한 “키워드(keywords) ” 개념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리즈를 구성하는 도서 한 권 한 권은 교사교육에 대한 분명한 목적을 지니고 있다. 겉보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고 완전히 확립된 것처럼 보이는 어휘들을 문제화하고 흔들어 놓는 것이다. 윌리엄스의 관점에서 키워드란 말과 글에서 빈번하게 등장하여 대화를 가능하게 하면서도, 문화, 정치, 역사 내부와 그 사이에서 의미의 심층적인 차이를 드러내는 단어와 구절이다. 교사교육에서는 실천(practice) , 지식(knowledge) , 질(quality) , 전문성(expertise) 등과 같은 키워드가 있다. 이러한 키워드를 분석함으로써 우리는 교사교육 담론과 실천 속에서 새롭게 부상하는 의미가 어떻게 진화하는지 그리고 잔존하는 의미가 어떻게 유지되는지를 추적할 수 있다. 따라서 키워드 분석을 통해 갈리(Gallie, 1955) 가 “본질적으로 논쟁적인 개념(essentially contested concepts) ”이라 칭한 것들이 어느 범위까지 해당하는지를 해명할 수 있다. 해당 개념이 등장하는 분야의 변화에 대한 비판적이고 역사적인 이해를 촉진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키워드(Keywords) 』 초판에서 윌리엄스는 “미학(Aesthetic) ”에서 “노동(Work) ”에 이르는 108개 항목을 수록했다. 1983년에 제2판이 출간되었고, 이후 다른 저자들이 이 개념을 활용하여 윌리엄스의 모음집을 확장하거나 특정 영역에 적용해 왔다(예: Bennett et al., 2005; MacCabe & Yanacek, 2018) . 이 시리즈는 이 개념을 교사교육에 적용한다. 이 시리즈의 목적은 윌리엄스의 프로젝트와 동일하다. 교사교육 분야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는 단어들을 선별하여 시간에 따른 이념적 차이와 사회적 갈등을 추적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교사교육의 키워드(Keywords in Teacher Education) 』는 단순히 여러 권으로 이루어진 어학사전이 아니다.
키워드에 초점을 맞춘 분석은 어원학이나 역사적 의미론을 넘어선다. 윌리엄스는 키워드를 선별하고 분석함으로써 다음과 같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키워드를 선별하고 분석함으로써] 의미의 역사와 복잡성을 발견한다. 의식적인 변화, 의식적으로 다른 사용법, 혁신, 쇠퇴, 전문화, 확장, 중첩, 전이를 발견한다. 명목상의 연속성에 가려진 변화들도 발견한다. 수세기 동안 지속적이고 일반적인 의미를 지녀온 것처럼 보이는 단어들이 실제로는 근본적으로 다르거나 가변적인, 그러나 좀처럼 인식되지 않는 의미와 함의를 표현하게 되었음을 발견한다. (Wil¬liams, 1976, p. 17)
교육 정책과 교육에 관한 공적 논쟁에서 교사교육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분야의 키워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시의적절하고 필요한 일이다. 교사 양성의 어휘에 내재된 차이와 갈등을 드러내고 흔들어 놓는 것은 정책 형성과 공적 담론의 기저에 놓인 정치적, 사회적 토대를 수면 위로 드러내고, 이로부터 행동 가능성을 높인다.
이러한 조직 원리를 통해 『교사교육의 키워드』 시리즈는 현재 교사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와 질문들을 다룬다. 이 시리즈는 직접적이고 접근 가능한 문체로 쓰인 짧은 도서들로 구성되어 있다. 각 도서는 하나의 키워드를 출발점으로 삼아 그 문화적 의미를 역사적으로 면밀히 검토하면서, 마침내 그러한 의미의 차이와 갈등이 낳는 사회적 힘과 물질적 결과를 규명한다. 시리즈를 구성하는 각각의 도서는 국제적으로 저명한 연구자들이 집필하고 동료 심사를 거쳤으며, 해당 분야 안팎의 접근 가능한 연구들에 대한 깊은 지식을 바탕으로 키워드에 대한 선도적인 분석을 제공한다. 이 시리즈의 목표 중 하나는 관련된 인문학 및 사회과학 문헌과 더욱 체계적으로 교류함으로써 교사교육 연구의 시야를 넓히는 것이다. 윌리엄스가 인정했듯이, 단어, 텍스트, 그리고 그 의미가 생산되는 다중적 맥락 사이의 사회적 관계를 이해하고자 할 때 우리의 이해는 깊어지고 행동의 잠재력은 강화된다.
공동체(Community) 는 윌리엄스의 초판 『키워드』에 수록된 원래 키워드 중 하나였다. 윌리엄스는 그 의미가 일관되게 지닌 매혹적인 성격을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진술했다.
공동체는 기존의 관계들을 묘사하는 따뜻하고 설득력 있는 단어일 수도 있고, 대안적인 관계들을 묘사하는 따뜻하고 설득력 있는 단어일 수도 있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 조직을 지칭하는 다른 용어들(국가, 민족, 사회 등)과 달리 공동체라는 용어는 결코 부정적으로 사용되지 않는다는 점일 것이다. 공동체라는 용어와 대립하거나 구별되는 긍정적인 용어는 존재하지 않는 듯하다. (Williams, 1976, p. 66)
자이크너는 이 시리즈에 개인적 성찰과 비판을 담아 기여했다. 지역공동체들(communities, 복수형) 의 의미, 그리고 교사교육 분야에서 그 의미가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이러한 의미들은 교사교육 담론이 관련 분야의 다른 담론들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형성되어 왔다. 여기에는 “풀뿌리(grass roots) ” 실천주의 감각을 지닌 정치학과 “실천 공동체(communities of practice) ”를 통한 인간 발달에 관심을 지닌 심리학 등이 포함된다. 공동체란 누구이며 무엇을 의미하는가? 공동체들 사이의 관계는 어떠하며, 어떠해야 하는가? “지역공동체 관여(community-engaged) ”와 같은 표현은 보다 민주적인, 민주화하는, 제도화된 형태의 교사 양성을 어느 범위까지 대표하는가? 공동체라는 단어의 사용이 언제 어디서나 그토록 “따뜻하게 설득력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그리고 이 따뜻한 설득력은 어떤 모순을 은폐하는가?
자이크너는 이러한 질문들을 둘러싼 여러 질문을 직접적으로 다룬다. 이 책은 교사교육과 같은 전문화된 활동 영역과 형평성 및 사회정의와 같은 더 넓은 사회적 우선순위 사이의 관계에 대한 그의 오랜 그리고 독특한 관심을 응축하고 있다. 바로 이러한 사회적 우선순위를 다루면서 자이크너는 공동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정의의 명료함이 왜 그토록 중요한지를 보여 준다.
Viv Ellis
멜버른, 2023
저자 서문
“공동체(communities) ”라는 용어는 학계 안팎과 일상에서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는 모호한 개념이다(Delanty, 2018; MacCabe & Yanacek, 2018; Williams, 1976) . 이 책은 “공동체”라는 개념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교사교육 분야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다양한 의미를 갖게 되었는지를 다룬다. 교사교육에서 공동체라는 용어는 교사교육자들 사이의 관계를 가리키기도 하고, 예비교사들 사이의 관계를 뜻하기도 하며, 교사를 양성하는 지역에 거주하는 교육자 및 주민들과 교사교육자들 사이의 관계의 성격과 질을 설명하는 데 쓰이기도 했다.
이 장에서 나는 조금 다른 곳에 시선을 두고자 한다. 교사 양성 프로그램 바깥에 있는 사람들, 그러니까 예비교사들이 가르침을 배우러 가는 학교 근처에 살고 있는 학생들의 가족과 이웃들이 어떻게 교사교육에 참여해 왔는지를 들여다보려 한다. 예비교사들은 자신이 가르칠 학생들의 가족에 대해, 그 가족이 살아가는 공동체에 대해 무엇을 배우는가? 그리고 그 배움을 교사로서 어떻게 활용하는가? 마지막으로 이 책은 세계 곳곳의 교사교육 프로그램들이 중점적으로 다루어온 특정한 공동체들에 주목한다. 이렇듯 특정한 공동체 맥락을 소개하기에 앞서 먼저 나 자신의 이야기부터 꺼내 보려 한다. 공립학교 교사로서, 그리고 교사교육자로서 걸어온 길과 공동체 안(in) 에서, 그리고 공동체와 함께(with) 일한 경험이 교육자로서 나의 성장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를 말이다.
1969년 7월,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기 일주일쯤 전이었다. 필라델피아의 템플대학교에서 법학 예비 과정을 막 마친 나는 시러큐스대학교로 향했다. “도심 교사 양성과정”이라 불리는 1년짜리 석사 프로그램에서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의 교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였다. 이 프로그램은 빈곤에 크게 노출된 소수 집단 공동체를 위해 설립된 “Title I” 학교1 에서 가르칠 교사를 양성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었다.
필라델피아 공립학교에서 보낸 고등학교 시절의 경험을 통해 나는 교육 기회의 불평등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직접 보고 경험했다(Kitzmiller, 2022) . 이러한 경험이 나를 도심 학교로 이끌었다. 그 당시 도심 학교(urban school)1) 에는 미국 사회의 많은 이들이 추구하던 광범위한 사회 변혁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내재해 있었다. 그 무렵 거리에서는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한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졌고, 흑인의 헌법적 권리를 침해하는 강제적인 인종 분리 및 유권자 탄압 법안에 맞선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다. 시민권과 투표권이 전국적으로 법제화된 지 불과 몇 년이 되지 않은 시점, 전국의 도심 곳곳에서는 오랫동안 빈곤에 시달리며 지역 내 학교에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 못했던 공동체들이 자신들의 공립학교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확보하고자 나서고 있었다. 이는 인종차별과 배제에 맞서 공동체의 삶 전반을 바꾸어 내려는 소수 집단의 광범위한 노력의 일부였다.
늦여름 무렵, 도심 공동체에 관한 사회학 과목과 여름학교 실습을 마친 나는 9개월간 인턴십을 수행할 한 초등학교에 배정되었다. 인종적으로 분리된 지역에 위치한 이 학교는 대부분 저소득층 아프리카계 미국인 학생들이 다니는 곳이었다. 학교는 최근 이들 가정의 요구에 더욱 감응하는 방향으로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해 오고 있었다. 인턴 교사로서 첫날부터2 나는 분명히 느꼈다. 우리가 돌보아야 할 학생들, 그들의 가족들, 그리고 더 넓은 공동체가 학교 교육 활동의 중심에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내가 학교에 도착하기 직전 새로 부임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교장은 몇몇 교사, 학생들의 가족, 지역공동체 구성원으로 구성된 “학교 자문위원회(school cabinet) ”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새로운 학교 운영 모델을 도입했다. 이 자문위원회는 학교 자원의 활용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교직원의 채용과 평가에도 참여했다. 이 학교를 비롯해 미국 도심 지역의 많은 학교들이 그동안 지역공동체 안에서 일종의 요새처럼 존재해 온 관행에서 벗어나, 학교를 공동체 전체를 위한 실질적인 자원으로 전환하고자 했다(Cuban, 1969) .
내가 그 학교에서 근무한 7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지역사회 연계 담당자가 채용되었고, 성인과 청소년을 위한 강좌들이 야간과 주말에 개설되었다. 강좌는 지역공동체의 강사와 학교 교직원이 함께 운영했으며, 주제는 지역공동체의 선호도에 따라 정해졌다. 학교 자문위원회에 참여하는 지역공동체 구성원들 외에도 여러 지역의 학부모들이 수업 보조교사나 급식 보조 인력으로 학교 일에 참여했다. 학교 현관 근처 복도에는 “이곳은 지역공동체 학교입니다. 모두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큰 표지판이 걸려 있었다. 우리 학교는 공립학교가 지역공동체 전체를 위한 자원으로 전환하는 것을 지원하는 모트 재단(Mott Foundation) 으로부터 보조금을 받았다(Oakes, Maier, & Daniel, 2017) .
초임 교사였던 나는 교사의 역할이 단지 학생들과 함께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다. 교사는 더 넓은 지역공동체의 복지에도 기여해야 했다. 이러한 배움은 당시 교사교육 프로그램에 만연한 지배적인 인식과는 상반되는 것이었다. 빈곤 지역은 ‘문화적으로 결핍되어 있으며’ 학생들을 그러한 ‘망가진 공동체’로부터 구출해야 한다는 인식 말이다(Reissman, 1962) .
당시 학교장은 모든 교사에게 새 학년이 시작되기 전 교내 모든 학생의 가정을 방문할 것을 요구했다. 학생의 가족들과 신뢰로운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였다. 교장은 또한 지역 내에서 장을 보고, 지역 행사에 참석하고, 지역 사람들과 자원을 알아가도록 격려했다. 그 지역의 자원과 문화적 자산을 수업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파악하라는 것이었다. 나는 이 학교에서 4학년, 5학년, 6학년을 가르쳤고, 그 7년이 나의 전체 공립학교 교직 경력이 되었다. 공립학교 교사로서 나의 삶은 교실 수업이 자연스럽게 지역공동체로 확장되는 삶이었다.
때로는 교직원들 사이에, 때로는 교직원들과 지역공동체 구성원들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 이들 중에는 학교에서 일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 학교와 지역공동체의 협력이 늘 쉽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학교와 지역공동체 구성원들 사이에 신뢰가 쌓여 갔고, 이 신뢰가 모든 것을 가치 있는 일로 만들었다. 수업의 질과 적절성이 높아졌고, 학교에 대한 지역공동체의 믿음도 더욱 단단해졌다.
교사교육자로서 나의 첫 여정은 Teacher Corps(TC) 와 함께 시작되었다. TC는 미 연방정부 프로그램으로, 빈곤에 심각하게 노출된 도심 및 농촌 75-100개 지역에서 운영되었다. 이 프로그램의 목표는 Title I 학교에서 교사들이 성공적인 경험을 쌓으며 오랜 기간 근속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것이었다(Edelfelt, Corwin, & Hanna, 1974) . TC는 하나의 이념을 기반으로 설립되었다. 심각한 빈곤에 노출되어 자녀를 교육하는 공립학교에 오랫동안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지역공동체들이 자녀가 다니는 학교 교육뿐 아니라 그곳에서 일할 교사들을 교육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각 TC 프로젝트는 지역 이사회와 대학, 학교, 지역공동체 구성원들이 동등한 비율로 참여하는 운영위원회에 의해 운영되었다. 2년간의 초임 교사 자격 취득 프로그램에 참여한 TC 인턴들은 전체 시간의 약 25%를 지역공동체 구성원들과 함께하는 프로젝트에 할애해야 했다. 지역공동체 구성원이 주도하면서 더 넓은 공동체에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프로젝트였다(Masla & Royster, 1976) . 나는 5명으로 구성된 TC 인턴 팀의 멘토이자 지도교수로서 그들의 교실 수업 활동과 지역공동체 활동을 감독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교사이자 교사교육자로 성장하는 이 여정에서 나는 한 가지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 빈곤에 크게 노출된 지역의 공립학교가 성공하려면 지역공동체의 목소리와 전문성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이는 빈곤이 초래하는 수많은 “파괴적 결과들”을 극복하기 위한 핵심이었다(Schorr, 1988) .
교사이자 교사교육자가 되기 위한 배움의 여정에서 내가 경험한 것은 당시에도, 그리고 오늘날에도 미국과 여러 나라에서 대부분의 교사, 예비교사, 교사교육자들이 경험하는 것과 뚜렷이 대조된다. 7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학교교육과 교사 양성 프로그램에서 가족과 지역공동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풍성한 담론이 이어졌다(예: Flowers 외, 1948) . 그럼에도 실제로 미국을 포함한 세계 여러 지역에서, 특히 빈곤의 영향을 크게 받는 지역공동체에서, 가족 및 지역공동체와 함께 일할 수 있도록 예비교사들을 준비시키는 일에는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예: deBrune 외, 2014; Epstein & Sanders, 2006; Thompson 외, 2018) . 가족 및 지역공동체와의 협력을 중시하는 교사교육 프로그램의 경우에도 협력의 방식은 대개 가족과 지역공동체 중심이 아닌 대학 또는 학교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빈곤에 노출된 가족과 공동체의 경우 이러한 경향은 더욱 두드러졌다(Baquedano-Lopez, Alexander, & Hernandez, 2013) .
이러한 학교 및 대학 중심의 접근은 빈곤에 크게 노출된 가족과 지역공동체를 결핍된 존재로 바라보는 시각을 반영하며, 이들이 학교의 방식에 맞춰야 한다는 기대를 전제로 한다. 그 결과 학교는 오히려 가족과 지역공동체로부터 배울 수 있는 잠재적 가치를 간과하게 된다(Ishimaru, 2019; Schutz, 2006) . 교사교육 프로그램에서도 마찬가지다. 지역공동체 참여의 중요성에 대한 담론은 많고, 교사교육자들은 예비교사들에게 지역사회에 대한 참여와 실천을 학교 현장에서 활용하라고 가르친다. 그러나 정작 교사교육자들 스스로 이를 실천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이 이야기하는 가족과 지역사회 참여의 중요성은 설득력을 잃게 된다. Cuban(1969) 의 지적이 이를 잘 보여 준다.
교수들은 지역사회 참여와 그 역동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렇게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지역공동체 구성원들을 캠퍼스에서 거의 볼 수 없고 학생들만 가끔 현장 견학을 나가는 정도에 그친다면… 그 안에는 모순이 있다. 행동과 실천은 말보다 훨씬 더 큰 무게를 지닌다. (pp. 260-261)
지역공동체는 미국과 국제사회의 예비교사 교육 프로그램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연결되어 왔다. 다만 이 책에서의 논의는 역사적으로 소외되어 온, 그리고 빈곤에 크게 노출된 가족과 지역공동체에 초점을 둔다. 모든 가족과 지역공동체가 자녀 교육과 자녀를 가르치는 교사 교육에 대해 진정성 있고 영향력 있는 목소리를 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자녀 교육에서 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었던 이들은 대개 빈곤에 크게 노출되고 역사적으로 소외되어 온 가족과 지역공동체이다.
도심 내 [빈곤한] 지역공동체는 학교 운영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전반적으로 참여가 부족한 존재로 취급되어 왔다. (Cuban, 1969, p. 253)3
나는 이러한 특정한 가족과 지역사회를 지칭하기 위해 “비지배적(nondominant) 가족과 지역공동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자 한다. Ishimaru와 그녀의 동료들(2019) 은 비지배적 가족과 지역공동체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인종, 계급, 언어, 이민 상태 등을 이유로 주변화와 같은 구조적 억압을 경험하는 사람들. (p. 9)
이 책에서 나는 지역공동체와 교사교육에 관한 연구를 포괄적으로 정리하기보다 미국 및 국제 맥락의 교사교육에서 사용되는 “지역공동체(community) ”의 다양한 의미를 규명하는 데 초점을 두고자 했다.
제1장에서는 비지배적 공동체에서 학교와 지역사회의 연계가 왜 중요한지를 묻는다. 이 관계는 어떤 성격을 지니는가? 어떤 질적 특성을 보이는가? 그리고 그것은 학생들의 배움과 성장에 어떤 혜택을 가져다줄 수 있는가? 이와 함께 비지배적 공동체의 학생들을 위한 예비교사 교육에서 학교, 가정, 지역사회 간의 긴밀한 연계가 왜 중요한지, 학생들의 문화에 감응하고 그 문화를 지속시키는 방식으로 가르칠 수 있도록 교사를 준비시키는 일이 학생들의 배움과 성공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룬 연구들을 토대로 논의를 이어간다.
제2장은 지난 75년간 미국 교사교육에서 “지역공동체(communi¬ties) ”라는 개념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개괄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러한 역사적 고찰을 바탕으로 교사교육 맥락의 다양한 지역공동체 사례들에 나타나는 개념과 실천상의 주요 변이 양상을 보여 주는 유형론을 제시할 것이다. 이 유형론은 세 가지 차원으로 구성된다. 첫째, 교사교육 프로그램에 지역공동체 구성원이 참여하는 것, 둘째, 예비교사들이 프로그램 내에서 지역공동체를 경험하는 것, 셋째 비지배적 지역공동체 출신의 인재를 해당 공동체 안에서 교사로 양성하고 준비하는 것이다.
제3장에서는 지역공동체 중심의 실천을 위한 교사 양성 프로그램의 설계 원리들을 논의한다. 기존 연구들이 제안하는 일련의 원리들이다. 제2장에서 제시한 유형론의 세 영역-지역공동체 참여, 지역공동체 경험, 비지배적 지역공동체 출신의 교사 양성-에서 교사교육자는 어떤 조건들을 조성해야 하는가? 이 장은 그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제4장에서는 앞서 제시한 설계 조건들을 요약한 뒤,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교사 양성 프로그램들이 지역공동체 참여를 일시적 시도가 아닌 본질적인 영역이 되도록 지지하고 지속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이를 둘러싼 구조적, 자원적, 정책적 현안들을 살펴본다. 나아가 대학 기반 교사교육과 지역교육청 기반 교사교육 프로그램이 상호 이익과 존중을 바탕으로 지역공동체와 진정성 있게 협력할 수 있는가, 아니면 이러한 공동의 책임을 보다 보편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수행하기 위해 새로운 구조가 필요한가를 논의한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이 책에서 ‘교사교육 프로그램’이라는 표현은 최근 수십 년간 국제사회에 등장한 다양한 형태의 교사교육을 모두 포함한다. 미국과 다른 OECD 회원국들에서는 여전히 대학 기반 교사교육이 주된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영국과 미국을 포함한 세계 여러 지역에서는 대학 밖에서 이루어지는 교사 양성 프로그램들이 점점 더 일반화되고 있다. 나는 이 책에서 한 가지 주장을 펼칠 것이다. 오늘날 존재하는 대부분의 예비교사 교육-전통적인 형태든 새로운 형태든-이 비지배적 지역공동체를 위한 교사교육에서 가족과 지역공동체의 역할을 크게 간과해 왔다는 점이다. 학교와 대학 또는 대학 외 기관이 협력하여 운영하는 ‘교사 레지던시 프로그램(teacher residency program) ’ 같은 새로운 프로그램들도 예외가 아니다. 다만 제2장에서 다루는 Grow Your Own (GYO) 프로그램은 다르다. 이 지역공동체 기반의 원주민 교사교육 프로그램에서는 지역공동체나 부족 공동체의 관점이 프로그램의 모든 활동 중심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앞서 제시한 결론들과 다른 결론을 보여 준다.
감사의 글
이 책을 집필하는 과정에 기여해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초고를 읽고 유용한 피드백을 전해 주신 분들, 내 요청에 응해 자료를 보내 주신 분들, 교사 양성에 있어 지역공동체와 더 나은 협력자가 되는 법에 관한 중요한 교훈을 가르쳐 주신 분들, 또는 이 모든 과정을 함께해 주신 분들이다. 초고를 심사한 세 분의 익명 심사자들께도 감사드린다. 그리고 이 시리즈의 편집자인 Viv Ellis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구체적이고 사려 깊은 피드백과 제안을 아끼지 않았음에 감사한 마음이다.
Lynne Boyle-Baise, Megan Bang, Meghan Barnes, Dawn Bennett, Marisa Bier, Anthony Craig, Gloria Ladson-Billings, Michael Bowman, Margaret Caspe, Andreal and Arlington Davis, Chinh Nguyen Duc, Jolyn Gardner, Lauren Gatti, Jen¬ny Gawronski, Geneva Gay, Maureen Gillette, Amaya Gomez, Lin Goodwin, Margery Ginsberg, Carl Grant, Rita Green, Lore¬na Guillen, Demetria Iazzetto, Ann Ishimaru, David and Scott Imig, Mary Klehr, Rita Kohli, Kerry Kretchmar, Jo Lampert, Robert Lee, Ethan Loewenstein, Filiberto Barajas-Lopez, Susan Melnick, Lucy Mule, Peter Murrell, Noshini Naidoo, Jennifer O’Malley, Nadine Peterson, Kate Napolitan, Paul Ontooguk, Katie Payne, Thomas Phillip, Christine Sleeter, Dawn Hardi¬son-Stevens, Kerry Cooley-Stroum, Beth West, Eva Zygmunt
<저자 소개>
켄 자이크너(Ken Zeichner)는 워싱턴대학교 시애틀 캠퍼스와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 캠퍼스의 명예교수이다. 위스콘신대학교에서 33년간 재직하며 교사교육 - 국제교육 담당 부학장을 지냈고, 2009년부터 2020년까지 워싱턴대학교 보잉 석좌교수(Boeing Professor of Teacher Education)로 일했다. 미국교육한림원(National Academy of Education) 회원이자 미국교육연구학회(AERA) 석학회원이며, 미국교사교육대학협회로부터 평생공로상(2009)을 비롯한 여러 상을 받았다.
반세기에 걸쳐 그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교사교육을 연구하며, 그 개혁의 역사적 궤적과 밑바탕에 놓인 전제들을 밝혀 왔다. 특히 사회정의를 지향하는 교사교육에 천착했으며, 나미비아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교사교육 개혁을 지원해 왔다. 최근에는 지역공동체 구성원을 교원 양성에 참여시키는 일이 예비교사와 지역 멘토 모두의 배움을 어떻게 바꾸어 놓는지를 탐구해 왔다. 이러한 오랜 문제의식이 응축된 이 책에서 그는 ‘지역공동체(communities)’라는 키워드를 교사교육의 무대 위에 올려놓고, 그 따뜻한 설득력의 이면에 자리한 의미와 모순을 파고든다. 주요 저서로 『교사교육의 영혼을 위한 투쟁』(2017), 『교사교육과 사회정의를 위한 투쟁』(2009) 등이 있다.
<역자 소개>
조현희는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교수이다. 미국 워싱턴대학교에서 교육과정 전공, 다문화교육 세부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교육 현장에 일상화된 소외와 배제, 타자화 문제와 더불어, 교육과정 정책과 실행의 사잇공간에서 포용을 위한 대안적 공간을 창출해 가는 교사들의 실천을 탐구하고 있다. 특히 국내 이주배경학생 밀집 지역과 학교를 연구해 오면서, 지역공동체와 교사교육을 잇는 이 책의 물음이 우리 현실과 맞닿는 지점을 살펴 왔다. 다름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 대해 늘 고민한다.
<차례>
한국의 독자들께 1
역자 서문 3
편집자의 글 9
저자 서문 14
감사의 글 23
제1장 교사교육에서 지역공동체가 왜 중요한가? 27
제2장 미국 교사교육에 나타난 지역공동체의 궤적 49
제3장 교사교육에서 지역공동체의 다양한 의미 75
제4장 문화적으로 감응적이고 지속 가능한 지역공동체중심의 교사 양성하기: 교사교육 프로그램 설계를 위한 환경 조성 111
주석 141
참고문헌 146
그림 3.1 교사교육에서의 지역공동체들 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