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발행 2026.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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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법조계의 중심인 서초동은 수많은 뉴스가 생산되고 소비되는 치열한 현장입니다. 법조기자는 사법 정의와 법치주의를 감시하는 매서운 눈의 역할을 합니다. 대한변호사협회 공보단은 이 거대한 파도와 가장 먼저 마주하는 파수꾼이며, 언론의 렌즈를 통해 협회의 철학과 사법 제도의 방향성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중책을 맡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도진수 변호사는 대한변호사협회 공보 업무를 직접 수행하며, 언론이라는 거친 현장에서 조직을 방어하고 진실을 알리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낸 전문가입니다. 저자는 본인이 서초동에서 겪은 치열한 경험과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으로서의 객관적 시각을 바탕으로, 단순한 홍보 이론이 아닌 현장에서 즉시 작동하는 ‘실전 야전 교범’을 이 책에 담아냈습니다.
이 책은 막연히 기자와 친해지는 법을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공보 담당자가 반드시 지켜야 할 공적 예의와 법적 기준을 엄격하게 제시합니다. 상대방인 기자가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등’에 해당함을 명확히 짚으며, 명예의 족쇄를 거부하고 팩트로 당당하게 언론을 상대해야 함을 역설합니다. 이는 공보 실무자 개인은 물론, 조직 전체의 도덕적 권위와 신뢰를 지키기 위한 원칙입니다.
특히 실무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위기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전략은 이 책의 가장 큰 가치입니다. 저자는 오보 발생 시 즉각적인 법적 대응을 자제하고 기자와 직접 소통하여 수정을 유도할 것, 반론은 반드시 문서 형태로 남겨 왜곡을 방지할 것, 그리고 포털의 선점 효과에 대응하기 위해 평소 우호적인 매체를 확보해 둘 것 등 현실적인 오보 대응 3원칙을 제시합니다. 기자를 단순한 홍보 대상이 아니라, 명예를 중시하는 독립된 전문가로 존중하며 그들이 완벽한 기사를 쓸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는 통찰은 매우 합리적입니다.
또한, 언론중재위원회 절차에 대한 설명은 여타의 지침서보다 실용적입니다. 중재부의 인적 구성을 파악하여 직군별 맞춤형 설득 전략을 세우는 법, 사건의 실질적 설계자인 조사관과 협력하는 법은 실무자에게 큰 무기가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비현실적인 거액의 손해배상을 고집하기보다, 손해배상을 협상 카드로 삼아 실질적 명예 회복인 ‘기사 완전 삭제’나 실효성 있는 정정보도를 얻어내는 패키지 딜 전략은 분쟁 해결의 핵심을 정확히 찌릅니다.
공보 담당자의 숙명은 조직 안에서는 비판적 조언자가 되고, 조직 밖에서는 기관의 명예를 지키는 ‘양면의 대리인’이 되는 것입니다. 이 책은 그 고독하고도 무거운 책임을 짊어진 이들에게 가장 명확한 길을 안내합니다. 기업, 관공서, 비영리단체 등 조직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위기를 관리해야 하는 모든 리더와 공보 실무자들에게 도진수 변호사의 『실전, 언론대응법』을 추천합니다. 복잡하고 치열한 언론 환경 속에서 조직의 진실을 지켜낼 가장 강력하고 현실적인 방패가 되어줄 것입니다.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김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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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법적 분쟁은 법정 안에서만 끝나지 않습니다. 치열한 여론의 전장에서 어떻게 명예와 신용를 방어하느냐가 조직과 개인의 생존을 좌우하는 시대입니다. 많은 이들이 언론의 오보나 비판 앞에서 억울함을 토로하며 ‘즉각적인 고소’나 ‘거액의 손해배상청구’라는 칼을 빼 들려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러한 감정적 대응이 얼마나 비현실적이고 위험한 하책인지 가차 없이 지적합니다.
도진수 변호사가 써 내려간 『실전, 언론대응법』은 막연한 홍보 개론서가 아닙니다. 현장에서 숱한 위기를 돌파하고, 법조계 최고의 야전사령관이자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으로서 수많은 분쟁의 민낯을 마주한 저자만이 쓸 수 있는 ‘냉혹한 현실 타개책’입니다.
이 책은 위기 발생 시 조직이 당장 실행해야 할 대응 매뉴얼을 극도로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오보를 접했을 때 기자의 자존심을 짓밟으며 데스크로 직행하는 실수를 피하고, 구두 반론으로 인한 왜곡을 막기 위해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문서로 기록을 남기며, 포털에 기사가 노출된 후 2시간의 골든타임 내에 우군 매체를 동원해 여론을 상쇄하라는 ‘오보 대응 3원칙’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조직을 지켜낼 강력한 무기입니다.
특히 이 책의 백미는 언론 분쟁의 종착역인 언론중재위원회의 작동 원리를 완벽하게 해부한 대목입니다. 법조계, 언론계, 학계로 구성된 중재부의 성향을 사전에 분석하여 직군별 맞춤형 설득 언어를 구사하는 방법과, 사건의 실질적인 설계자인 조사관을 내 편으로 만드는 세밀한 소통 기술은 어떤 법률 서적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귀중한 노하우입니다.
나아가 저자는 언론중재위원회에서 수천만 원의 손해배상을 받아내겠다는 환상을 버리라고 조언합니다. 대신, 그 손해배상 청구권을 강력한 협상 카드로 활용해 실질적인 명예 회복인 ‘기사 완전 삭제’를 얻어내는 ‘패키지 딜’ 전략을 제시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잃어버린 명예를 되찾고 2차 피해를 영구히 차단하는 진짜 승리입니다.
억울함이라는 감정만으로는 언론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넘을 수 없습니다. 법률가는 물론,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여론의 창과 방패를 쥐고 있는 모든 공보 실무자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냉혹한 언론 환경 속에서 가장 치밀하고 전략적으로 조직을 지켜낼 최고의 생존 지침서가 될 것입니다.
끝으로 이 책의 저자는 서울지방변호사회와 대한변호사협회 공보이사를 역임하면서 완벽한 역량을 발휘하고 치밀하면서도 마음은 한없이 따뜻한 도진수 변호사입니다.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으로서 완전한 보증을 하기에 자신있게 일독을 권합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조순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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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 출입 기자의 하루는 끊임없는 ‘팩트 추적’의 연속입니다. 수화기 너머의 취재원들은 때로는 방어막을 치고, 때로는 자신만의 논리를 쏟아냅니다. 기자는 그 틈새에서 진실의 조각들을 맞춰가며, 마감 시간이라는 절대적 압박 속에서 정확하고 공정한 기사를 써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법조인과 언론인 사이에는 종종 오해와 불신이 쌓이고, 불필요한 소모전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그런 현실 속에서 도진수 변호사의 『실전, 언론대응법』은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법조인을 위한 언론 대응 매뉴얼이 아니라, 기자인 제가 읽어도 “그래, 이게 바로 현장에서 통하는 방식이다”라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양측 모두의 현실을 정확히 포착한 보기 드문 저작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언론을 ‘관리해야 할 위험 요소’가 아니라 ‘함께 진실을 추구하는 동반자’로 바라본다는 점입니다. 저자가 일관되게 강조하는 “성실함, 신뢰, 청렴”이라는 공보의 기본 덕목은 기자 입장에서도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입니다. 우리가 공보 담당자를 판단할 때 보는 것은 결국 “말을 믿을 수 있는가”, “숨기는 게 아니라 설명하려 하는가”, “기본적인 선을 지키는가”입니다.
특히 청탁금지법 준수 하에서도 건전한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 불가근불가원의 적절한 거리 설정, 경조사 챙기기 같은 ‘사람의 일’을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도 부적절한 유착은 단호히 경계하는 태도는, 기자와 취재원 양쪽 모두가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합니다.
저자가 제시하는 오보 대응 3원칙 ? “법적 대응은 최후의 수단”, “반론은 반드시 문서로 남긴다”, “평소의 언론 인맥이 위기에서 가장 강력한 방패가 된다” ? 은 기자의 입장에서도 매우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접근입니다. 기사 한 줄에 소송장을 들이미는 방식은 결국 서로에게 상처만 남길 뿐입니다.
제 경험상으로도, 평소 성실하고 투명하게 소통해온 취재원은 위기 상황에서도 언론의 신뢰를 얻으며 공정한 보도를 이끌어내는 반면, 평소 언론을 무시하거나 일방적으로 대하던 곳은 위기 시 더욱 가혹한 보도에 직면하곤 합니다. 기사 한 줄을 바로잡기 위해 어느 시점에, 어떤 태도로, 누구에게 연락해야 하는지에 대한 저자의 구체적 조언은 실제로 기사 수정이나 반론 보도 가능성을 높이는 현실적 방법입니다.
『실전, 언론대응법』은 법조계를 위한 책이지만, 언론계에도 반드시 필요한 책입니다.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되 치열하게 묻고 답하는 과정, 그 속에서 우리 사회의 진실이 한 뼘 더 드러날 것이라 믿습니다. 이 책이 법조와 언론 사이의 상호 이해와 신뢰를 증진시키고,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알 권리와 인격권 보호라는 두 가치가 조화롭게 실현되는 건강한 소통 문화의 마중물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오랜 현장 경험과 깊은 통찰을 바탕으로 이처럼 균형 잡힌 책을 집필해주신 도진수 변호사께 법조 출입 기자로서, 그리고 한 명의 언론인으로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동아일보 법조팀장 유원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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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법조팀장으로 오랜 시간 현장을 누비며 저는 법조와 언론 사이에 놓인 수많은 갈등과 오해의 순간들을 직접 목격해왔습니다. 흥미롭게도 그 갈등의 대부분은 “기사가 나간 이후”가 아니라 “기사가 쓰이기 직전”에 어떻게 소통했는가에 달려 있음을 체감했습니다. 취재원과 기자가 한 번 더 확인하고, 한 번 더 설명하는 그 짧은 순간들이 기사 한 줄의 무게를 바꾸고, 때로는 당사자의 인생까지 바꿔놓기도 합니다. 기자는 마감 시간에 쫓기고, 취재원은 조직 내부의 시선과 법적 리스크를 동시에 의식하는 그 팽팽한 순간에 누가 어떻게 설명하고, 또 누가 어떻게 듣느냐가 모든 것을 결정짓곤 했습니다.
도진수 변호사의 『실전, 언론대응법』은 바로 그 ‘기사 이전의 세계’, 즉 대화와 소통의 현장에서 실제로 통하는 방법과 원칙을 담아낸 책입니다. 이 책은 법조인을 위한 언론대응 지침서이자, 기자였던 제게도 “상대방은 왜 그렇게 행동했을까?”를 돌아보게 하는 책입니다.
법조인은 법리의 정확성과 절차의 적법성을 우선하고, 언론인은 뉴스의 시의성과 독자의 이해를 중시합니다. 같은 사건을 두고도 전혀 다른 프레임과 시각이 충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저자는 이 간극을 외면하지 않고, 양쪽의 언어를 서로에게 ‘통역’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법조인에게는 기자가 왜 그 질문을 반복해서 하는지, 왜 어떤 표현에 민감해하는지를 알려주고, 기자에게는 공보 담당자와 변호사가 왜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신중할 수밖에 없는지를 차분히 설명해 줍니다.
실제로 경제지를 비롯한 언론사 기자들은 법률 용어의 복잡함과 법조계의 폐쇄성, 그리고 기업 및 공공기관 보도의 현실적 난관에 늘 부딪힙니다. 이 책은 바로 이 점에서 언론대응에 어려움을 겪는 법조인과 취재 난이도를 체감하는 기자 모두에게 ‘실전 매뉴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추상적인 원칙이 아니라 현장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해법을 제시한다는 점입니다. 저자가 일관되게 강조하는 “성실함, 신뢰, 청렴”이라는 공보의 기본 덕목은 취재 현장에서 기자가 취재원을 평가할 때도 가장 중요한 기준입니다. 말을 아끼더라도 일단 한 번 한 말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인지, 불리한 사실이라도 숨기지 않고 설명하려는 노력은 있는지, 청탁금지법의 테두리 안에서 투명하게 관계를 유지하려 하는지 여부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오랜 시간 공보의 최전선과 언론중재의 현장을 지키며 축적한 경험과 통찰을 아낌없이 풀어낸 도진수 변호사께, 한때 법조 현장을 함께 뛰었던 전직 법조팀장으로서 깊은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 책이 언론과 법조, 그리고 우리 사회의 신뢰 회복을 위한 소중한 이정표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이데일리 전 법조팀장 성주원 기자
들어가며
언론과의 인연에 대하여
철학을 전공했던 저는 한때 기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대학 졸업 후 예비 언론인들이 모인 다음 카페 ‘아랑’에 상주하며, 작문 스터디에서 밤늦게까지 기사 작성을 연습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한 언론사 공채에 도전했지만 글 쓰는 재주가 부족했던지 탈락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그 좌절 이후 몇 가지 직업을 전전하다 결국 변호사가 되었고, 개업 변호사로서 법무법인을 만들어 대표 변호사가 되면서 눈코 뜰 새 없는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언론과의 인연은 끈질겼습니다. 제 결혼식 사회를 맡아준 가장 친한 친구는 기자입니다. 제가 이루지 못했던 꿈을 알았는지 친구 덕분에 동아일보에 칼럼을 기고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마감 전날까지 문장을 고치고 또 고치며 문자 그대로 산고의 시간을 보냈지만, 전국에 배포되는 신문에 제 이름과 글이 인쇄되어 나온 날의 감격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제 칼럼이 나오는 날 전날 밤마다 설레서 잠이 오지 않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변호사로 일하면서는 운 좋게 승소한 사건들이 언론의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전례 없는 판결이라 보도된 사건도 있었고, 사회적으로 알려진 의뢰인의 사건이 자연스럽게 기사화됐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기자님을 알게 되었고, 전문가 의견으로 제 생각을 실어주신 분도, 직접 인터뷰해주신 분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기자와 변호사로서의 인연이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쌓여갔습니다.
고단하지만 즐거웠던 공보이사 경험
2024년 봄, 서울지방변호사회 공보이사 직책을 제안받았습니다. 평소 동경하던 기자들을 매일 만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지만, 제가 작성한 성명서와 논평이 전국에 배포되는 무게감 있는 직책이기도 했습니다. 경험도 능력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느끼던 때라 목을 걸지 않으면 기본도 못 하겠다는 막막함이 먼저 찾아왔습니다.
그때 제게 큰 가르침을 주신 분이 지금도 스승님으로 모시는 기자 출신 특별보좌관님이었습니다. 우리는 가장 먼저 모든 법조기자를 찾아다니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법원 기자실 명단을 손에 들고 점심이든 저녁이든 가능한 시간에 약속을 잡았고, 그 자리에서 기자님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재판 때문에 서울중앙지법 서관에 갈 일이 있으면 괜히 기자실 앞 1층을 한 바퀴 서성이다가, 아는 기자님이 보이면 반가운 마음으로 다가가 말을 걸었습니다. 서초동 곳곳에서 기자님들과 소박한 술자리를 가졌는데, 기사 배포를 부탁드리며 정중히 읍소해야 하는 날도 있었고, 명백한 오보를 두고 얼굴이 붉어져 언성을 높여야 했던 날도 있었습니다. 소주 한잔 기울이며 서로 인생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서운함과 고단함은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이후 2025년 초봄에 대한변호사협회 제1 공보이사로 임명되면서 업무 강도는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계엄 선포, 탄핵, 검찰청 폐지 등 과거에 참고할 선례가 없는 역사적 이슈들이 매일 터져 나왔습니다. 하루에 50통이 넘는 기자 전화를 받는 날이 적지 않았고, 수많은 성명서와 논평을 밤을 새워 쓰고 고쳤습니다.
무척 고단한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고생한 공보 담당 부협회장님, 제2 공보이사님, 수석대변인님, 두 분의 대변인님이 없었다면, 단 하루도 버티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당연히 늘 도움을 주셨던 법조기자님들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모두 감사한 분들입니다.
비록 특출한 것은 없지만 그래도 늘 공보에 진심이었던 공보이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능력이나 재주가 없어 몸을 갈아 넣었고, 만 2년이 되자 건강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당뇨가 심해져서 매일 관리가 필요해졌고, 번 아웃이 와서 심리적으로도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공보단 분들께 죄송스럽지만 어쩔 수 없이 공보이사 업무를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늘 많은 것을 느끼고 얻어가는 언론중재위원회
공보이사로 일하던 2024년 가을,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제안을 받았습니다. 공보 담당자로서는 더없이 영광스러운 자리였지만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 두려움도 컸습니다. 고민 끝에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답했고, 인사 검증을 거쳐 중재위원으로 위촉되었습니다.
첫 조정기일을 앞두고는 밤잠이 설 만큼 부담감이 컸습니다. 하지만 공보이사 경험 덕분에 신청인과 피신청인이 겉으로 내세우는 주장이 아니라 진짜로 무엇을 원하는지 직관적으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양 당사자의 감정과 논리를 모두 이해할 수 있었고, 운 좋게도 첫 사건들을 모두 조정 성립으로 이끌 수 있었습니다.
평소 친분이 있는 기자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인상적인 말을 들었습니다. 언론계 중재위원으로 위촉된 선배님들은 수십 년간 성실하게 기자의 길을 걸어온 기라성 같은 분들인데, 본인도 평생 기자 생활을 제대로 해서 언젠가는 그분들처럼 언론계 중재위원이 되는 게 꿈이라고 했습니다. 평소 조정실에서 언론계 중재위원님들의 날카로운 질문과 인생의 통찰을 옆에서 보아온 입장에서는 그 말에 전적으로 공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중재부에 함께 계시는 모든 중재위원이 훌륭하시니 자연스럽게 깊은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고, 언제나 진심으로 모든 사건에 임하고 헌신하시는 조사관님, 언론중재위원회가 훌륭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무국 등 어느 하나 최고가 아닌 것이 없어 그냥 허투루 지나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복과 겹쳐 언론중재위원회 내에서도 계간지 <언론중재> 편집위원회 위원도 하고 있습니다.
세 개의 창으로 본 언론의 풍경
공보이사로서의 시간은 ‘총성 없는 전쟁터’였습니다. 매일 쏟아지는 기사 속에서 아침부터 울리는 기자 전화벨에 잠이 깨고, 문장 하나, 조사 하나를 두고 치열하게 줄다리기하며 우리 측 입장이 최소한의 균형이라도 갖추도록 애써야 했습니다. 오보를 막기 위해서는 때로는 팩트로, 때로는 관계로, 또 어떤 때는 양쪽 모두를 총동원해서 설득해야 했습니다.
중재위원으로서의 시간은 ‘수술실’에 더 가깝습니다. 이미 포털과 SNS를 통해 널리 퍼진 기사 속에서 상처받은 당사자와 언론사가 한 테이블에 마주 앉습니다. “제 인생이 망가졌습니다”라는 신청인의 절규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보도였습니다”라는 언론사의 항변 사이에서, 법리라는 메스를 손에 쥐고 어디를, 얼마나 도려내야 할지 매 순간 고민해야 합니다.
변호사로서의 시간은 이 두 경험을 하나로 꿰는 실이었습니다. 때로는 신청인 측의 관점에서, 때로는 언론사 측의 관점에서 사건을 바라볼 수 있었던 덕분에 언론분쟁의 양쪽 얼굴을 모두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특정 시각에 치우치지 않기 위해 관련 법령과 최신 판례를 꾸준히 확인하며 균형을 잡고자 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
제1편 공보 담당자의 언론 대응 실무는 기사가 만들어지는 가장 앞단의 이야기입니다. 공보 담당자는 어떤 방식으로 기자를 상대해야 하는지, 어떤 선은 절대 넘어서는 안 되는지, 오보가 났을 때 어떤 순서와 톤으로 대응해야 하는지, 기자에게 환영받는 보도자료는 어떤 구조를 가져야 하는지, 제가 몸으로 겪은 시행착오와 그 끝에 얻은 노하우를 최대한 솔직하게 담았습니다. 이는 단지 언론을 이기는 법이 아니라 언론과 어떻게 건강하게 소통할 것인가에 대한 기록입니다.
제2편 언론중재위원회 조정 및 중재 실무는 이미 기사화된 이후의 분쟁 해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막연히 억울함을 호소한다고 해서 정정보도나 손해배상이 저절로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정정보도·반론보도·후속보도의 성격과 요건, 손해배상의 구조적 한계, 조정과 중재·소송 사이에서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해야 하는지, 조정실에서 실제로 어떤 일들이 오가는지 실무자의 눈으로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했습니다.
공공기관·전문단체·기업에서 언론 대응을 담당하는 공보·홍보 담당자들에게 이 책이 심심한 위로를 주는 한편 체계적인 지침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이 책이 언론보도로 고통을 겪고 있는 개인이나 기업에 실질적인 구제 방법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언론중재위원회 조정 절차를 염두하고 계시는 예비 신청인이나 신청인을 대리하는 변호사님에게는 실무 지침서가, 언론사 기자들과 언론 종사자들에게는 읽어볼 가치가 있는 참고서가 되길 바랍니다. 독자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2026년 봄
서초동에서
도진수 변호사 올림
약력
현) 법무법인 진수, 대표변호사, 2024
현)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2024
전) 대한변호사협회, 제1 공보이사, 2025 - 2026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공보이사, 2024 – 2025
전) 동아일보, 2030세상 칼럼니스트, 2019 - 2021
전) 법조신문, 청변카페 칼럼니스트, 2023 - 2024
차례
1. 공보 담당자의 언론 대응 기초
1.1. 대한변호사협회 공보단은 어떻게 일하는가 17
1.2. 기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기본기 25
1.3. 공보 담당자가 반드시 지켜야 할 성역 44
1.4. 공보의 숙명: 두 세계를 잇는 고독한 가교 58
2. 기자를 움직이는 실전 비법
2.1. 공보 담당자의 오보 수정 대응 3원칙 비법 67
2.2. 공보 담당자의 보도자료 작성 및 배포 비법 90
2.3. 공보의 꽃, 소속 기관장의 인터뷰 중개 비법 109
3. 언론중재위원회를 제대로 알아야 백전백승
3.1. 언론중재위원회는 어떤 곳인가 133
3.2. 중재부의 구성: 설득 대상을 알아야 백전백승 144
3.3. 언론중재위원회의 꽃, 조사관 157
3.4.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 및 중재 절차 172
4. 제대로 된 협상 전략을 짜야 백전백승
4.1 정정보도, 반론보도, 후속보도 및 손해배상 청구 183
4.2. 손해배상 한계 및 언론분쟁 전략 수립 196
4.3. 언론분쟁에서 이기는 알짜배기 전략 비법 208
4.4. 언론중재위원회 결정의 종류 및 법적 효력 216
부록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신청서 기재례(신문 및 인터넷) 229
언론분쟁에 바로 써먹는 판례 등 문구 30선 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