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SITEMAP
전체메뉴닫기
닫기
사회학적 상상력을 통해서 보는 사회학
신간
사회학적 상상력을 통해서 보는 사회학
저자
김은정
역자
-
분야
사회학/미디어/언론
출판사
박영사
발행일
2024.11.15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280P
판형
신A5판
ISBN
979-11-303-2071-7
부가기호
93330
강의자료다운
-
색도
2도
정가
17,000원

초판발행 2024.11.15


들어가며


사회학을 가르치고 있는 필자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사회학이란 어떤 학문인가요?”, “무엇을 배우는 학문인가요?” 또는 조금 더 직접적으로, “사회학을 배워서 뭐 하고 사나요?” 등이다. 경영학, 심리학, 통계학에 대해서는 무엇을 연구하고 배우는 학문인지, 그리고 그 쓸모와 유용성에 대해 의문과 반론의 여지가 별로 없는 반면, 사회학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그래서 “사회학이 도대체 무엇을 배우는 학문인지 그 실체에 대해서 설명해 달라.”라는 질문이 많이 나오게 되는 것이라 짐작해 본다. 이런 질문들에 대해서 나는 짐짓 폼을 잡으면서 “어떤 사회현상을 볼 때, 그 사회현상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현상이 나오게 되는 사회적 맥락/환경을 보는 것이 사회학적 접근이다.”라고 이야기하며, 덧붙여 ‘거기로부터 사회학의 쓸모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나 자신도 잘 이해할 수 없는 답을 하곤 했다. 이러한 대답에 대해 사람들은 불만스러운 표정을 보였지만, 더이상의 질문을 하지 않았다. 나는 그 표정들 속에서 “결국 큰 그림을 보라는 이야기이군. 그런 이야기를 왜 저렇게 알아들을 수 없게 하지. 더구나 살아가는 데 하나 쓸모도 없구만….”이라는 속내를 읽을 수 있었다. 더이상의 질문을 하지 않은 것은 더 질문을 해봐도 별다른 답을 얻을 수 없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으리라. 나도 내심 제대로 된 답을 하지 못했구나 후회하면서도, 나서서 다시 설명하거나 설득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결국 나도 사회학이 무엇인지, 도대체 왜 배워야 하는지, 살아가는 데 사회학의 쓸모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자신 있게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몇 년 전에 근무하고 있는 학교의 교과과정이 학부제로 바뀌면서 이 답변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개편된 학부제에서는 1학년 과정의 1년 동안 각 전공의 특징과 성격을 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이를 위해 학교에서는 다양한 전공탐색 과목을 개설하는데, 1학년 학생들은 이를 수강하면서 각 전공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필자도 사회학이란 무엇인가를 설명하는 ‘전공탐색: 사회학’이라는 과목을 맡아서 가르치게 되었다. 이제는 꼼짝없이 사회학이란 어떤 학문인가, 또는 사회학의 쓸모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이야기해야만 했다.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첫 강의에 들어갈 때까지 이러한 고민을 하다가 혼자서 걱정할 일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물어보고 함께 답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여러분은 사회학이 어떤 학문이라고 생각하는지,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솔직하게 써서 전달해 달라.”라고 요청하였다. 학생들의 제출문을 읽어본 결과, 그들의 이야기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었다. 첫째, “사회학이 도대체 어떤 학문인지 도대체 모르겠다.”라는 것이다. 그 이유로 사회학이란 학문은 뭔가 뜬구름 잡는 것처럼 느껴지고, 그래서 굉장히 어렵게 생각되기 때문이라는 부연 설명이 따랐다. 둘째, “나는 대학에 들어와서 내가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이 많다. 그런데 사회학이 나의 이러한 고민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많이 나온 이야기는 사회학의 쓸모에 관한 것으로 “사회학을 공부하면 어떤 직종에 진출하게 되는지 막연하고, 그래서 진로를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라는 답변이었다.

학생들의 반응을 읽고 들었던 생각은 ‘하나같이 쉽지 않고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들’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피할 수 없었다. 어쨌든 내가 답변해야 하는 문제들이었다. 그렇다면 딱 떨어지는 정답이나 해답을 얻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답을 찾는 시도를 열심히 해보고 그것을 학생들과 공유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다짐을 가지고, 학생들이 말한 이야기들을 염두에 두면서 관련 자료를 찾고 분석하면서 생각을 정리해 나갔다. 이 책은 이러한 과정의 결과물이다.

이 책은 총 4개의 부로 구성된다. 제1부는 “사회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다룬다. 사회학이 어떤 학문인가를 설명하기 위해 ‘사회학적 상상력’이라는 개념을 소개하면서 ‘사회학적 상상력을 배양하는 학문으로서의 사회학’을 설명한다. 또한 사회학의 의의와 함께 사회학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살펴봄으로써, 사회학에 대해서 사람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생각과 평가를 성찰하고, 그로부터 시사점을 찾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미력하게나마 학생들이 갖는 의문인 “사회학이 도대체 무엇을 하는 학문인지 모르겠다.”에 답하고자 하였다.

제2부에서는 사회학의 대표적인 고전 사회학자인 마르크스, 베버, 뒤르켐에 대해서 설명하였다. 이들의 이론과 개념을 살펴보는 한편, 그것을 기반으로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어떻게 접근하고 이해할 것인가에 중점을 두면서 논의를 진행하였다. 즉 사회학 이론이 추상적이고 현실과 유리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유용한 도구일 수 있음을 설명하려고 한 것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생각, “사회학이란 학문은 뭔가 뜬구름 잡는 것처럼 느껴지고, 또 굉장히 어렵게 생각된다.”에 대해 “그렇지 않다.”라는 것을 이야기하고자 하였다.

제3부에서는 사회학 연구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였다. 양적, 질적 연구 패러다임을 소개하고, 패러다임에 따른 연구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또한 질적 연구 방법에 보다 중점을 두고 설명함으로써, 지금까지 양적 연구 방법에 비해 다소 소홀하게 다루어졌던 질적 연구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하였다. 한편, 사회과학 방법론의 이해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데 도움을 주며, 이것은 결국 사회적 맥락 안에 있는 나를 제대로 성찰하는 것으로 연결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제4부에서는 사회학적 상상력을 가지고 ‘인구’, ‘자아정체성’, ‘생애발달’ 그리고 ‘소설과 사회학’을 이해해 보는 작업을 시도하였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사회학을 설명하는 개론서에서 잘 포함되지 않는 주제들이다. 그러나 고령화가 진전되는 지금의 상황(인구문제)에서, 생애발달이 과거와 어떻게 다른 양상을 띄며(생애발달), 그 안에서 개인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자아정체성)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이 주제들을 반드시 짚어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이러한 주제들을 살펴봄으로써, 학생들의 질문, 즉 나는 누구이며, 나를 알아가는 데 사회학의 역할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그 답을 할 수 있을 때 사회학은 뜬구름 잡는 소리가 아니게 될 것이다. 마지막 장에서는 가장 어려운 질문인 사회학의 쓸모, 즉 “사회학을 공부하면 진로를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될까?”에 대한 답을 해보고자 하였다. 이에 대해서는 지금의 시대는 모든 것이 불확실하면서 불안한 시대라는 것을 지적하고, 사회학적 상상력이 이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언급하였다.

이상을 통해 학생들이 가졌던 의문과 질문, 문제의식에 답하고자 하였다. 혹자는 그 답이 적절하지 않거나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사회학적 상상력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필자의 역량이 부족한 탓이다. 그런데 그중 한 사람이 불충한 답에 불만을 갖고, “내가 한번 그 답을 해보겠어!”라고 하면서 스스로 답 찾기를 시도하게 된다면, 그것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한 것이 아닌가 하고 안심할 수 있을 듯하다.

2024년 11월

김은정

저자 약력

김은정

덕성여자대학교 글로벌융합대학 사회학 전공 교수이다. 개인의 생애 발달, 가족 관계 및 사회심리학 관련 이슈들을 중심으로, 주로 질적 연구 방법을 이용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언뜻 보기에 사적이고 개인적인 것처럼 보이는 이슈와 사안들이 역사 · 사회적인 맥락과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가를 살피는 데 관심이 많다. 


차례


들어가며 2


제1부 사회학은 어떤 학문인가? 8

제1장 사회학이란 어떤 학문인가? 사회학적 상상력으로 답하기 10

제2장 사회학의 의의란 무엇인가? 27

제3장 사회학이라는 학문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44


제2부 사회학적 상상력을 발휘한 사회학자들 60

제4장 마르크스: 희망 고문의 사회학적 상상력 62

제5장 막스 베버: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사회학적 상상력 80

제6장 뒤르켐: 나/우리/사회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사회학적 상상력 97


제3부 사회학적 상상력을 펼치기 위한 방법 찾기 116

제7장 연구 패러다임과 연구 방법 118

제8장 연구 방법의 선택 135

제9장 참여연구 패러다임: 포토보이스 연구 방법 153


제4부 사회학적 상상력을 통해 사회문제 살펴보기 170

제10장 사회학적 상상력을 통해 ‘인구문제’를 살펴보기 172

제11장 사회학적 상상력을 통해 ‘자아정체성: 나란 누구인가?’에 대해 답하기 193

제12장 사회학적 상상력을 통해 ‘개인의 생애발달’을 이해하기 211

제13장 사회학적 상상력을 통해 ‘허구의 이야기, 소설’을 읽어보기 228


나가며 사회학의 쓸모 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