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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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 돈 이야기
신간
인프라 돈 이야기
저자
김재연
역자
-
분야
공학
출판사
박영스토리
발행일
2023.02.28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260P
판형
신A5판
ISBN
979-11-6519-365-2
부가기호
93530
강의자료다운
-
정가
17,000원

초판발행 2023.02.28


사실 나는 반쪽짜리 엔지니어였다. 지금도 그런 것 같다고 항상 생각한다. 너무 오랜 기간 본사에서 해외 견적업무를 했고, 다른 동료, 형, 동생들이 현장에 가서 ‘진정한 건설 엔지니어의 삶’을 사는 동안 책상에 앉아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아무리 날고 긴다고 하더라도 나를 반쪽이라고 평가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지금 그분들이 나에게 그렇게 이야기했다는 것을 기억이나 하실지 모르겠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경제 관련 기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금리나 채권, 거시 및 미시경제학 등 금융에 대한 기초 지식 하나 없이 금융업에 넘어왔고, 지난 몇 년간 내가 지금 보고 경험한 것들을 내 방식대로 소화하면서 느끼고 배운 것들을 글로 남겼다. 그래서 여전히 나는 나 스스로를 기본이 부족한 채 현재를 소화하기 바쁜 반쪽짜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누군가 관심 있게 읽을지 모르는 이 머리말을쓰고 있는 이유는, 세상 그 어느 누구도 특정 산업과 삶의 모든 것을 알거나 경험할 수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모두 가지고 있는 경험과 지식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 즉 “모두가 모두에게 장님이 코끼리 뒷다리 만지는 격으로 자신이 경험한 범위 내에서만 말하고 있다”고 생각해보려 노력하는 자만심(?) 때문일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스스로를 난독증이라고 평가하면서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던 지인이 하루는 나에게서 책을 빌려가더니 “책이라는 것이 한 사람이 경험한 세상을 담아낸 것인데 왜 그 생각을 지금까지 하지 못해서 책을 멀리해왔는지 모르겠다”고 한 적이 있었는데, 같은 방식으로, 나도 내가 경험하고 내 방식대로 씹어서 소화한, 미천한 경험과 지식을 남기면, 또 누군가가 (감사하게도) 이 책을 읽고 나머지 반쪽을 채워 더 대단한 것을 이루어가지 않을까 하는 어설픈 기대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예전부터 우리는 언젠가는 AI가 우리의 일자리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나도 한창 견적을 할 때는 과연 견적업무까지 그렇게 될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한 적이 있다. 견적업무를 직접 수행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은 단순하게 km당 도로 건설비가 얼마인지, MW당 발전소 건설비가 얼마인지와 같이 견적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 실제로 국내 태양광발전은 그런 식의 접근이 가능할진 모르지만, 일본과 우리나라의 태양광 건설비가 다르고, 같은 해상풍력이어도 대만과 북해는 크게 차이가 난다. 즉 같은 종류나 규모의 사업도 토목공사 비중에 따라, 쓰는 공법에 따라, 나라마다 정책에 따라, 해당 나라의 물가에 따라 모두 다 다르기 때문에 견적은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건설이라 함은 그 나라의 자연이나 제도, 문화를 바탕으로 각자 다른 방식의 최적화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해외 토목견적을 수행하는 사람을 탐험가라고 생각한다. 한 번도 고민해보지 못했을 것들을 고민하고, 많은 변수들을 정의하고 가정하면서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 가는 과정은 마치 밑그림조차 없는 백지에서 시작하는 그림이고, 이제 방금 ‘새로 만들기’ 버튼을 누른 엑셀이며,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구상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럼 금융은 어떠한가? 내 경험상 해외 인프라 금융은 해외 견적과 사실 비슷한 부분이 많다. 금융이라는 것도 건설과 마찬가지로 사람이 하는 일이라서, 그 나라의 문화와 제도가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특히 인프라의 경우는 공공성이 강하기 때문에 각 나라마다 고유한 정책과 제도가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쓰여진 다양한 내용과 방식의 계약이 존재한다. 이를 엑셀로 구현한 재무모델을 보고 있자면 가끔 현타가 오기는 하지만 어쨌든 이러한 자료의 바다를 헤집고 나서 나만의 방식과 논리로 정리한 ‘투자심사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은 방금 ‘새로 만들기’ 버튼을 눌러 만든 하얀 엑셀파일에서 최종 공사금액을 뽑아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의 차이점을 꼽자면, 한쪽은 “이미 어딘가 쓰여있는 정답”을 찾아가는 느낌이고, 다른 한쪽은 “현재 이 시점, 현재 시장에서 인정받는 정답”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상반된 내용이 앞으로 전개될 글에서도 그대로 드러날 것이다. 한쪽에서는 다른 한쪽을 “앞뒤 꽉 막혀서 자기들이 아는 것이 세상의 전부인 냥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치부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반대쪽에게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그때그때 다르다고 말하는 것은 나도 하겠다!”라고 한다. 당연히 어떤 방식이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해야 하는데 이것을 좋게 말하면 “융합”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반쪽짜리인 나는 사실 양쪽 모두가 불편해진 것 같아 안타깝지만 그래도 먹고는 살아야 하니 적응한다.

어쨌든 그러한 관점에서 반쪽짜리 엔지니어가 지난 기간 경험했던 인프라 돈과 관련된 내용을 내 방식대로 소화하여 정리한 것이니, 반쪽 정도만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코로나 및 미국의 급격한 금리상승 등 지난 수년간 너무 큰 변화가 일시에 몰려와서, 하루하루가 다른 시기이다 보니, 작성 시점에 느꼈던 부분이 현재는 조금 달라서 안 맞을 수도 있다는 점 귀엽게 이해해주시기를 바란다.


김재연

고려대학교에서 사회환경시스템공학을 전공하였다. 이후 대림산업에서 해외인프라사업 견적 및 입찰, 사업개발 등의 업무를 하면서 다양한 국가 다양한 프로젝트 및 사람들을 만났고, 그 과정에서 현업에 대한 재미 및 한계를 느꼈다.

이후 모교 글로벌건설엔지니어링 석사 과정을 통해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삼성증권 IB 인프라금융을 거쳐 현재는 신한은행 에너지금융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글로벌 인프라 사업에서 공학도들이 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가 있음을 알리고자 엔지니어링데일리에서 ‘인프라를 설명하는 남자들’ 및 ‘건설과 금융’을 연재하였고, ‘민관협력사업(PPP)의 개요와 이해(번역)’를 출간하였으며, 팟캐스트 ‘건설왕’을 진행하였다.



1 인프라에서 돈이란 1


2 인프라 건설기간의 돈 7

2.1 견적이라는 행위는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8

2.2 견적의 정확도에 대해서 11

2.3 공사 금액의 Hierarchy 16

2.4 비용의 구조 22

2.5 견적은 어떤 절차로 수행하게 될까? 25

2.6 기초단가 31

2.7 자재비 검토 33

2.8 노무비 혹은 인건비의 산정 44

2.9 노무비 혹은 인건비 산출 시 추가 고려사항 55

2.10 경비 혹은 장비비의 산정 64

2.11 견적기준 73

2.12 Q값의 이해 및 공정표 77

2.13 작업분개(WBS)와 물량산출(Take-off) 82

2.14 일위대가 및 복합단가의 산출 87

2.15 Mobilization Schedule의 검토 92

2.16 간접비의 산출 95


3 자금조달 시점의 돈 101

3.1 인프라 사업 금융조달은 무엇인가? 102

3.2 Value for Money라는 이유 111

3.3 프로젝트 리스크의 Allocation 117

3.4 세상에서 가장 중요했던 숫자 LIBOR 123

3.5 이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해지고 있는 숫자 SOFR 130

3.6 해외투자에 있어서 상대국의 기준금리의 의미 136

3.7 신용등급, 기준금리 그리고 스프레드(Spread) 142

3.8 Loan과 Bond 148

3.9 Bond 이야기 –자본시장에서 돈 빌리기 154

3.10 Termination Payment 혹은 해지시환급금/지급금의 의미 159


4 인프라 운영기간의 돈 163

4.1 유료 인프라의 이용 요금 164

4.2 인프라 자산의 가치 산정 169

4.3 금리와 환헷지 173

4.4 규제자산(RAB)과 공항 이야기 177

4.5 금융 헷지 상품 182

4.6 불가항력과 손해배상의 예정 186

4.7 대출약정서의 불가항력이 없는 이유? 192

4.8 조기상환 수수료의 의미 195


5 앞으로의 인프라 돈이 흘러갈 곳 201

5.1 통일은 대박인가요? 202

5.2 좋든 싫든 ESG 1부 –적도원칙 208

5.3 좋든 싫든 ESG 2부 –ESG채권 216

5.4 우주 산업도 인프라로 볼 수 있을까? 220

5.5 국제금융기구의 Neo-Colonialism 1부–대항해시대와 국제금융기구 225

5.6 국제금융기구의 Neo-Colonialism 2부–베냉의 수자원 PPP 사업 231

5.7 우리가 캠핑을 좋아하는 이유 235


결문 245

참고문헌 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