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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초의 전장
신간
0.1초의 전장
저자
김성훈
역자
-
분야
학술 단행본
출판사
박영사
발행일
2027.01.02
장정
무선
페이지
388P
판형
신A5판
ISBN
979-11-442-0058-6
부가기호
93390
강의자료다운
-
색도
1도
정가
24,000원

초판발행 2027. 01. 02


결심은 누구의 것인가


두 권의 번역서가 이 책의 출발점이다. 미국 해군연구소(Naval Insti-tute Press)가 펴낸, 탕그레디 · 갈도리시 편저 『전쟁의 게임체인저, AI』 (AI at War, 박영사, 2025)와 두 사람의 공저 『알고리즘 전쟁』(Algorithms of Armageddon, 박영사, 2026)이다. 두 권을 번역하는 동안 원고에서 손을 뗀 순간이 몇 번 있었다. 저자들이 묘사하는 전장이 다음 세대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라벤더가 20초 안에 표적을 결정하는 구조, 드론 군집이 인간의 판단을 압도하는 장면, 데이터가 결심을 대신하기 시작하는 순간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었다.

그때 질문 하나가 남았다. 한국은 어디쯤 있는가. 이 책은 그 질문에 스스로 답해보려는 시도다.

두 책은 다른 자리에서 같은 곳에 닿는다. 『전쟁의 게임체인저, AI』 는 미 해군대학과 해군사관학교, 해군대학원, 해군정보전투센터의 전문가 30여 명이 열아홉 개 장에 걸쳐 해군의 AI를 해부한 종합서다. 로버트 워크 전 국방부 부장관과 폴 샤레가 필자로 참여했고, 제16장은 “손자병법 ‘해상 해킹’”이라는 표제 아래 AI 시대의 기만을 다룬다. 2,500년 전의 병법서가 해군 AI 교범 한가운데 놓여 있었다.

『알고리즘 전쟁』은 우크라이나와 가자, 대만해협을 배경으로 AI가 전쟁의 판도를 어떻게 바꾸는지를 추적한다. 제9장이 특히 그랬다. 중국이 미 해군 기동타격단에 192개의 탄두를 4분의 경고 시간 안에 동시 발사하는 상황을 상정한다. 인간이 결심 과정에 직접 개입하는 방식으로는 20개, 인간이 감독만 하는 방식으로도 40개가 한계였다. 나머지는 막지 못한다. 인간 통제의 한계가 윤리 논쟁이 아니라 숫자로 제시되어 있었다.

그러나 두 책이 서 있는 자리는 미국이다. 미 해군의 예산, 미 국방부의 조직, 실리콘밸리의 기업. 그 조건 위에서 나온 답을 한국에 그대로 옮길 수는 없다. 한국은 다른 곳에 서 있다. 휴전선 너머에서는 자폭무인기에 인공지능을 도입하겠다는 공언과 시험이 반복되고 있고, 황해 건너편에서는 지능화 전쟁 교리가 실행되고 있으며, 그 사이에서 동맹의 기술에 기대야 하는 나라다. 번역서의 결론을 그대로 가져오면 답이 어긋난다.

그래서 번역자의 자리에서 저자의 자리로 옮겨 앉았다. 30여 년을 해군에서 보내며 함교에서 결심을 내렸고, 훈련과 평가를 맡아 다른 함교의 결심을 밖에서 들여다보기도 했다. 같은 상황에서도 어떤 함교는 결심이 서고 어떤 함교는 서지 않는다. 그 차이가 어디서 오는지가 오래 남은 질문이었다.

AI가 전장의 결심을 어떻게 바꾸는지는 연구실에서 보이지 않는다. 결심을 내려야 하는 자리에서 보인다. 이 책이 기술 해설서가 아니라 결심에 관한 책이 된 이유다.

이 책은 전장의 이야기다. 그러나 전장에 가본 적 없는 사람을 위해 썼다. 동시에 전장에 있었던 사람을 위해서도 썼다. 둘은 멀어 보이지만, 한 가지 질문 앞에서 같은 자리에 앉는다. 결심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그리고 그 결심을 점점 더 빠르고 정확한 기계에게 넘길 때, 인간은 어디에 서야 하는가.

이 질문은 군인만의 것이 아니다. AI가 판독 결과를 먼저 내놓는 진료실, 알고리즘이 지원서를 먼저 걸러 내는 채용, 모델이 신용을 먼저 점수로 바꾸는 대출 심사. 아직 시작 단계지만 방향은 같다. 기계가 먼저 답을 내고 인간이 그 답을 확인하는 순서다. 그 순서가 굳어질 때 인간의 판단은 어디에 남아야 하는가. 전장은 이 질문이 가장 극단적인 형태로, 가장 먼저 나타나는 장소일 뿐이다.

그래서 이 책은 전쟁을 다루지만, 전쟁에 관한 책만은 아니다. 결심의 자리에 서 본 적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한 책이다.

1부는 라벤더와 GIS 아르타(우크라이나 전장 AI 표적 시스템)가 어떻게 결심을 이주시키는지를 추적한다. 2부는 그 전장을 움직이는 다섯 가지 연료를 해부한다. 데이터, 반도체, 전기, 위성, 인재. 3부는 미국 · 중국 · 러시아 · 이스라엘이 이 전쟁을 어떻게 설계하고 실험하는지를 확인한다. 4부는 스웜 · 사이버 · 피지컬 AI · 인지전이라는 전장의 새 언어를 읽는다. 5부는 그 끝에서 하나를 묻는다. 아무도 쏘지 않은 전쟁이 어떻게 일어나는가.

이 책은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완성됐다. 무엇보다 샘 J. 탕그레디 (Sam J. Tangredi)와 조지 갈도리시(George Galdorisi)에게 빚을 졌다. 두 사람의 책을 옮기지 않았다면 이 질문을 붙들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들이 미국의 전장에서 던진 물음을 한반도로 가져온 것이 이 책이다. 원고의 구조부터 문장 하나까지 함께 다듬어 준 박영사 편집부, 초고를 읽고 군인의 눈으로 짚어 준 해군 동료들에게도 감사드린다. 오류가 남아 있다면 전적으로 저자의 몫이다.

마지막으로 가족에게. 바다에 나가 있던 시간과 원고에 매여 있던 시간을 합치면, 함께 보냈어야 할 시간의 상당 부분이 사라진다. 그 자리를 대신 지켜 준 아내와 아이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2026년 가을

김성훈



프롤로그


0.1초: 인간의 인지가 멈추는 시간


1983년 9월 26일. 자정을 막 넘긴 시각.

모스크바 남쪽, 세르푸호프-15 핵 조기경보 벙커. 지하 깊은 곳에 있는 통제실에서 소련 방공군 중령 스타니슬라프 페트로프(Stanislav Petrov)가 당직 근무 중이었다. 그날은 원래 그의 차례가 아니었다. 동료가 아프다는 연락이 와서 대신 들어간 것이었다.

경보음이 울렸다.

스크린이 붉게 변했다. 조기경보 시스템이 탐지 신호를 보내왔다. 미국에서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발사됐다는 것이었다. 한 발. 잠시 후 두 발. 이어서 세 발, 네 발, 다섯 발.

경보 레벨은 최고 단계였다. 최고 신뢰도.

교전 규칙은 단순했다. 탐지하면 보고한다. 보고하면 상층부가 대응 절차를 시작한다. 절차가 작동하면 소련의 핵탄두가 날아간다. 이후의 과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설명이 필요 없었다.

페트로프는 경보를 미국의 공격으로 보고하지 않았다.

시스템이 틀렸다고 판단했다. 미국이 핵 선제공격을 감행한다면 다섯 발을 쏘겠는가. 수백 발이 아니라 다섯 발로. 이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위성 탐지 시스템이 오작동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경험이 그쪽을 가리키고 있었다. 직관이 그쪽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러나 증거는 없었다. 스크린의 붉은 불빛만 있었다.

그 벙커 안에서 페트로프 혼자 버티고 있었다. 옆에는 부하들이 있었다. 그들의 눈이 페트로프를 향해 있었다. 규정은 명확했다. 시스템이 최고 신뢰도로 탐지했을 때 인간이 해야 할 일은 보고뿐이었다. 판단이 아니었다. 판단은 상층부의 몫이었다. 페트로프의 역할은 신호를 전달 하는 것이었다.

그는 신호를 공격으로 보고하지 않았다. 판단이 규정을 이겼다. 23분이 지났다. 핵폭발은 없었다. 오경보였다. 위성이 특수한 기상조건에서 햇빛의 반사를 미사일 화염으로 착각했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다. 그 순간 페트로프는 알 수 없었다. 그가 가진 것은 최고 신뢰도의 경보와 수화기와 규정과, 그 규정을 따르지 않겠다는 자신의 판단뿐이었다.

그 판단에 걸린 시간은 23분이 아니었다. 실질적인 결심은 경보음이 울린 직후, 오경보로 판단한 찰나에 이루어졌다. 몇 초 안에.

페트로프는 그날 밤 영웅이 되지 않았다. 소련군은 그를 포상하지 않았다. 기록에도 남기지 않았다. 규정을 따르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그는 이후 조용히 보직이 바뀌었고, 2017년 세상을 떠났다. 세계가 그의 이름을 안 것은 그보다 앞선 1990년대 말이었다.

이 사건은 흔히 인간 판단의 승리로 읽힌다. 나는 다르게 읽는다. 페트로프를 구한 것은 인간의 직관이 아니었다. 시간이었다. 23분.

눈을 한 번 깜빡이는 데 0.1초가 걸린다.

정확히는 0.1초에서 0.4초 사이다. 이것이 인간 시각인지 체계의 물리적 한계다. 눈꺼풀이 내려갔다 올라오는 동안 뇌는 시각 정보 처리를 잠시 멈춘다. 나는 이 구간을 인지 공백이라고 부른다.

0.1초 동안 인간은 아무것도 보지 못한다. 그리고 그 사실을 모른다. 인류가 전쟁을 시작한 이래, 결심은 언제나 인간의 것이었다. 페트로프처럼 경보를 공격으로 보고하지 않기로 결심하는 것. 공격할 것인가 후퇴할 것인가를 판단하는 것. 어떤 표적을 먼저 칠 것인가를 고르는 것. 이 결심들은 느리고 불완전했다. 때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그러나 결심의 자리에는 언제나 인간이 있었다.

이제 그 자리가 비어가고 있다.

페트로프의 결심이 성립한 조건이 있었다. 시간이었다. 23분. 그 시간 동안 그는 데이터를 의심할 수 있었다. 직관을 신뢰할 수 있었다. 경험을 꺼낼 수 있었다. 그 시간이 없었다면, 규정을 거스를 여지도 없었다. 그날 밤은 다른 결말이었을지 모른다.

전장에서 결심에 주어지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그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2023년 10월, 가자지구.

라벤더(Lavender)라는 이름의 AI 시스템이 작동했다. 이스라엘 군 정보부가 개발한 표적 생성 시스템이었다. 라벤더의 임무는 하나였다. 하마스 전투원을 식별하라.

라벤더는 230만 명의 팔레스타인 주민 데이터를 분석했다. 소셜미디어 활동 패턴, 통화 네트워크, 위치 이동 기록, 접촉 인물 그래프. 이 데이터를 교차 분석해 각 개인이 하마스 전투원일 확률을 산출했다.

이 값이 임계치를 넘으면 표적 목록에 올렸다.

라벤더가 이 작업을 수행하는 속도는 인간 분석관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인간이 케이스 하나를 검토하는 데 수십 분이 걸리는 동안, 라벤더는 수백만 건의 데이터 교차 분석을 인간의 눈 깜빡임보다 빠른 속도로 처리한다. 인간 분석관에게는 검토 시간이 주어졌다. 20초.

20초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보자. 이 문장을 여기까지 읽는 데 걸린 시간이 대략 그 정도다. 한 사람의 삶과 죽음을 가르는 판단에 주어진 시간이, 문장 하나를 읽는 시간과 같았다.

20초 안에 라벤더의 결론을 확인하거나 뒤집어야 했다. 대부분의 경우 확인이 이루어졌다. 뒤집는 것은 시간이 걸렸고, 시간은 없었다. 인터넷 매체 +972와 로컬 콜이 확인한 이스라엘 정보 장교의 증언은 명확했다. ‘인간으로서 나는 승인 도장 외에는 아무 가치도 더하지 못했 다.’ 20초는 결심이 아니었다. AI의 결론에 도장을 찍는 행위였다.

라벤더는 3만 7천 명의 표적 목록을 만들었다.

AI의 결론을 인간이 추인하는 구조. 결심처럼 보이지만 결심이 아닌 것. 페트로프의 경우와 정확히 반대였다. 페트로프는 시스템의 결론을 거부했다. 라벤더의 분석관들은 시스템의 결론을 통과시켰다. 차이는 시간이었다. 23분 대 20초. 페트로프는 23분을 가졌다.

라벤더의 표적을 검토하는 분석관에게는 20초가 주어졌다.

숫자가 말하는 것이 있다. 1983년에 핵 보복 결심에 허락된 시간은 23분이었다. 2023년에 한 사람의 생사를 가르는 결심에 허락된 시간은 20초였다. 다음 세대의 시스템은 어떨까. 20초가 2초가 되고, 2초가 0.2초가 되는 방향이다. 결심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인간이 개입할 기회의 창은 좁아진다.

0.1초. 인간의 인지가 멈추는 시간. 그리고 이제, AI가 전장의 결심을 완성하는 시간.

총이 칼을 대체했을 때, 전쟁의 거리가 바뀌었다. 탱크가 기병을 대체했을 때, 전쟁의 속도가 바뀌었다. 미사일이 포탄을 대체했을 때, 전쟁의 범위가 바뀌었다. 이 모든 변화에서 전쟁의 주어는 인간이었다. 기술이 무기를 바꾸었지만, 결심을 내리는 것은 인간이었다.

이제 처음으로, 그 주어가 바뀌려 하고 있다.

알고리즘이 표적을 선택한다. 드론이 스스로 협력한다. 사이버 공격이 선전포고 없이 시작된다. 딥페이크가 지휘관의 목소리로 명령을 내린다. 이 모든 것에서 인간의 결심이 차지하는 비중이 달라지고 있다. 줄어들거나, 형식화되거나, 추인으로 대체되거나.

전장의 문법이 바뀌었다. 누가 결심하는가. 얼마나 빠르게 결심하는가. 그 결심에 누가 책임을 지는가. 이 세 가지 질문의 답이 달라지고 있다.

인간이 결심한다. 그것이 느리고 불완전했다. 이제 알고리즘이 결심한다. 그것이 빠르고 정확하다. 그러나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 라벤더가 3만 7천 명의 이름을 목록에 올렸을 때, 그 결심의 책임은 알고리즘인가 분석관인가, 시스템을 만든 개발자인가, 전쟁을 수행한 국가인가.

이 변화가 지금 일어나고 있다. 이론이 아니다. 가자지구에서,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대만해협에서.

한국은 이 변화의 한가운데 있다.

북한은 자폭무인기에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하겠다고 공언하며 성능 시험을 반복하고 있다. 중국의 지능화 전쟁 교리가 황해 건너편에서 실행되고 있다. 한국군은 2030년대까지 AI 기반 전투체계를 갖추겠다는 국방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방산 기업들은 AI 표적 추적과 자율방어 시스템을 개발하고 수출한다. 그 시스템들이 전장에서 작동할 때, 결심의 자리에 누가 있을 것인가.

이것이 추상적 질문이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날 밤 페트로프가 경보를 미국의 핵 공격으로 보고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소련의 핵탄두가 날아갔을까. 미국이 보복했을까. 아무도 모른다. 알 수 있는 것은 하나다. 그날 밤 결심의 자리에 페트로프가 있었다는 것. 틀릴 수도 있었다. 틀렸다면 그것도 페트로프의 결심이었다. 결심에는 주체가 있었다.

2023년 10월 이후 가자지구에서 라벤더의 표적 목록에 이름이 올라간 3만 7천 명의 경우, 그 결심의 자리에 누가 있었는가. 20초가 주어진 분석관이 있었다. 그 20초가 진짜 결심이었는가, 아니면 알고리즘의 결론에 도장을 찍는 행위였는가.

이 질문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기술이 전장을 바꿀 때마다 같은 질문이 되풀이됐고, 그때마다 답을 먼저 찾은 쪽이 이겼다.

맥스 부트(Max Boot)는 500년 전쟁사에서 다섯 가지 불변 법칙을 도출했다. 그 첫 번째가 이것이다. 기술만으로는 결정적 우위가 없다. 전술, 조직, 훈련, 지휘가 기술과 맞물릴 때 기술이 전투력이 된다.

라벤더는 이 법칙의 최신 증거다. AI 기술이 있어도 그것을 쓰는 조직의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기술은 결심을 앞당기는 것이 아니라 결심을 대체한다. 20초 검토가 기술과 조직의 불일치가 만들어낸 공백이다. 부트의 두 번째 법칙도 있다. 군사혁신에 올라타는 나라가 역사의 승자였고, 뒤처지는 나라는 소멸했다. 한국이 라벤더를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AI 윤리 때문만이 아니다. 적이 라벤더의 논리로 싸우는데 우리가 아직 킬체인의 논리로 싸운다면, 그 격차가 전쟁의 결과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 법칙이 더 무겁다. 혁신의 속도 자체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화약혁명이 성숙하는 데 200년이 걸렸다. 산업혁명은 150년이었다. 정보혁명은 30년이었다. AI 혁명의 주기는 얼마인가. 3년인가, 5 년인가. 한국군의 무기체계 획득 주기는 평균 7~10년이다. 혁신 주기가 획득 주기보다 짧아진 시대에, 이 간격은 전략적 공백이다.

이 질문에서 전장의 새로운 문법이 시작된다.

1장은 라벤더가 그날 밤 정확히 무엇을 했는지에서 시작한다.

0.1초. 인간의 눈이 한 번 깜빡이는 시간. 알고리즘이 결심을 완성하는 시간. 그리고 인간이 개입할 기회의 창이 닫히는 시간.


김성훈

현역 해군 중령. 1999년 해군사관학교 전산학과를 졸업하고, 2006년 해군 최초로 일본 방위대학교에서 안전보장학 석사를 취득했다. 현재 충남대학교 국방경영공학 박사과정에 재학중이며, 신기술이 전쟁의 문법은 바꾸어도 알고리즘 시대에 변하지 않는 전략의 본질과 인간의 결심은 무엇인지를 탐구하는 저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기술을 이해하는 전략가이자 전략을 아는 기술 전문가다. 해군 전투병과 장교로서 30여 년간 해상 · 육상의 주요 지휘관 및 참모직을 역임하며 동 · 서 · 남해 전 해역에서 고속정부터 이지스 구축함까지 다양한 함정을 직 · 간접 적으로 경험했다. 국방정보본부에서 일본의 군사정책과 전략을 분석했고, 해군 미래혁신연구단에서는 AI를 포함한 첨단 군사기술을 기술적 · 정책적 차원 모두에서 연구하고 국방 연구개발로 연결하는 일을 총괄했다. 합동군사대학교 합동 전략교관으로 육 · 해 · 공군 및 해병대 영관급 장교들에게 합동군사전략을 가르쳤다. 번역서로 『전쟁의 원인』(박영사, 2026), 『알고리즘 전쟁: AI가 바꾸는 미래 전쟁 의 판도』(박영사, 2026), 『전쟁의 게임체인저, AI』(박영사, 2025), 『도해 세계의 미사 일 로켓 병기』(AK 커뮤니케이션즈, 2018), 『바다의 닌자 잠수함』(북스힐, 2017)이 있다.


프롤로그 — 0.1초: 인간의 인지가 멈추는 시간 v

1부. 전장의 문법이 바뀌었다


제1장. 라벤더의 밤 3

AI는 어떻게 방아쇠를 당기는가 3

살상 공장 5

20초 — 형식이 된 인간 검토 7

45초와 20분 사이 — 줄어드는 결심 시간 10

라벤더는 언제 한반도에 오는가 11

SGR-A1: 라벤더는 이미 와 있다 14


제2장. OODA 루프의 붕괴 17

인간이라는 병목 17

OODA 루프의 탄생과 전제 20

같은 경기, 다른 결론 22

정보의 역설 — 더 많이 알수록 느려진다 24

한반도의 C4ISR — 연결될수록 커지는 취약점 27


제3장. 양이 곧 질이다 31

란체스터의 방정식 31

란체스터 법칙의 귀환 33

정밀 무기 시대의 착각 35

400달러의 반란 38

한반도 — 수량의 귀환이 묻는 것 40

각자의 답 — 2026년의 드론 지도 43


제4장. 도구에서 지휘관으로 45

에이전트 AI의 탄생 45

자동화에서 자율로 47

에이전트가 전장에 들어왔다 50

멀티 에이전트 전장 52

한반도 — 에이전트가 싸우는 전쟁 54



2부. 전쟁을 움직이는 다섯 가지 연료


제5장. 데이터의 늪 61

살아있는 정보를 낚아채는 자가 이긴다 61

전장 데이터의 폭발 63

팔란티어의 전쟁 65

살아있는 정보와 죽은 정보 67

데이터 전쟁의 이면 69

한반도 — 정보 경쟁의 비대칭 71

데이터 지옥 — 쓸 수 없는 데이터 72


제6장. 컴퓨팅 전쟁 75

반도체가 미사일보다 중요한 이유 75

무기체계 속 반도체는 어디서 오는가 77

TSMC 딜레마 — 세계의 무기 공장이 해협 하나에 78

미중 반도체 전쟁의 군사적 의미 81

한국의 98.9% — 국방반도체의 민낯 83

왜 남의 두뇌를 빌리는가 — 국방반도체의 특수성 85


제7장. 전기를 먹는 하마 87

AI 전력 쟁탈전 87

AI는 얼마나 많은 전기를 먹는가 89

전력이 새로운 군사 자원이 된 이유 91

데이터센터라는 새로운 군사 시설 94

한반도 — 전력망과 AI 전쟁의 취약점 96

전력 효율화 — AI 군사화의 지속 가능성 98


제8장. 신의 눈 100

저궤도 위성과 우주 전장 100

저궤도 혁명 103

AI와 위성의 결합 — 분석 속도의 혁명 105

상업 위성이 만든 전쟁 107

우주가 전장이 됐다 108

한반도 — 한국의 우주 전략 현실 111


제9장. 인재의 징집 115

실리콘밸리의 연봉을 이기는 방법 115

70 대 1의 격차 117

중국의 해법 — 선택권을 없애다 119

이스라엘의 해법 — 군을 스타트업 학교로 120

병영이 놓친 8200부대 122

군 AI 인재의 세 얼굴 125



3부. 패권과 실험실


제10장. 펜타곤의 뇌수술 129

CDAO — 펜타곤의 AI 사령탑 129

메이븐의 교훈 — AI가 군에 들어오는 방법 131

GenAI.mil과 JADC2 133

실리콘밸리와 저항하는 군대 — 기술보다 어려운 문화 135

예산의 현실 137

한반도에 오는 JADC2 139

한국의 선택 — 동맹의 눈, 결심의 손 140

후발자의 전략 — 미국이 치른 실패를 수업료로 141

한국판 자가면역 시스템 142

예산 없는 기획자들 143


제11장. 딥시크의 충격 146

중국의 역습과 지능화 전쟁 146

지능화 전쟁 — 중국의 개념 148

딥시크가 열어보인 것 150

인민해방군의 AI 전장 — 실제와 허상 153

대만해협 — 지능화 전쟁의 시험장 155

딥시크 이후 — 미중 AI 경쟁의 새 국면 157


제12장. 전쟁이 만든 실험실 160

러시아 · 우크라이나 · 이스라엘, 실전이 쓴 교과서 160

러시아의 실패 — AI 없이 싸운 전쟁 162

우크라이나의 혁신 — 전쟁이 강제한 실험실 165

이스라엘의 완성 — 50년 피드백 루프 169

세 실험실이 세계에 수출하는 것 172

한국이 배워야 할 것 173


제13장. AI 주권의 역설 176

누구의 AI로 전쟁을 치를 것인가 176

두 가지 결함 178

앤트로픽 사태 — AI 주권의 경고등 180

AI 주권의 세 차원 183

결심 이주를 설계한 자들 185

자주와 의존 사이 — 현실적 딜레마 187

한국의 AI 주권 전략 — 현주소 188

신뢰할 수 있는 AI의 조건 189



4부. 전장의 새 언어


제14장. 늑대 떼의 사냥법 195

거미줄 작전 — 떼가 전장을 뒤집은 날 196

스웜 — 떼의 논리 198

전쟁의 새로운 경제학 201

레플리케이터 — 미국의 응답 203

실패한 다음에 온 것 205

소프트웨어가 무기다 205

KDDX와 FPV 드론 사이 207

인구 절벽과 스웜의 연결 208


제15장. 보이지 않는 칼 211

칼이 먼저 움직인다 212

세 가지 무기: 훔치기, 파괴하기, 속이기 213

코드가 원심분리기를 터뜨린 날 214

AI가 해커가 되다 216

주파수를 지배하라 221

가장 가까운 칼: 라자루스 그룹의 실체 222

보이지 않는 전쟁의 논리 225

강해질수록 부서지기 쉽다 226


제16장. 경계의 붕괴 228

경계가 사라진 날 229

3,000달러짜리 군대 231

피지컬 AI: 몸을 가진 알고리즘 233

중국의 이중 게임: 민간과 군사의 융합 235

K-로봇이 돌아오는 길 237

경계 없는 전쟁의 논리 238


제17장. 뇌를 해킹하라 241

여섯 번째 전장 242

딥페이크라는 무기 244

AI 규모의 조작 246

인지전의 진짜 표적 249

한반도의 취약성 251

방어의 역설 252


5부. 인간의 자리


제18장. 알고리즘은 속을 수 있다 257

거북이가 소총이 된 날 259

학습 데이터에 심은 독 261

실전은 테스트가 아니다 263

블랙박스 — 왜 그런 결정을 했는가 265

함교의 마지막 단계 268

적이 당신의 AI를 알고 있다면 271

인간도 틀린다 —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275


제19장. 아무도 쏘지 않은 전쟁 279

책임의 해부 280

공결(空決) — 빈 결심 281

빈센스함 교훈 — 인간 시대의 공결 283

법이 따라가지 못한다 288

한반도의 공결 구조 291

0.1초의 윤리 292

결심 공간의 설계 — 인간이 머물 자리 294


에필로그 — 함교를 비워서는 안 된다 297

주요 개념 및 용어 해설 303

출처 312

더 읽을거리 — 주제별 추천 경로 348

색인 360

저자 소개 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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