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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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상담
신간
목회상담
저자
이효주
역자
-
분야
기타
출판사
박영사
발행일
2025.11.05
장정
무선
페이지
232P
판형
신A5판
ISBN
979-11-303-2419-7
부가기호
93230
강의자료다운
-
색도
2도
정가
18,000원

초판발행 2025. 11. 05

머리말


2005년, 나이아가라 폭포로 여행하던 중 캐나다와 미국 사이에 자리한 싸우전드 아일랜드(Thousand Islands)를 방문한 적이 있다. 배를 타고 세인트 로렌스 강(St. Lawraence River)을 따라 흩어져 있는 천여 개의 섬들을 바라보며, 그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으려 애썼던 기억이다. 어떤 섬에는 작은 오두막이 있었고, 또 어떤 섬에는 유럽식 석조 성이 웅장하게 서 있기도 했다. 사람이 사는 듯한 섬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텅 비어 보였다. 아름답게 꾸며진 작은 섬들을 감탄하며 바라보다가도, 보트와 같은 이동 수단이 없다면 섬에서 섬으로 옮겨갈 수 없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서로 단절되어 있다면, 결국 섬은 외로움의 또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 장면은 종종 우리네 삶을 떠올리게 한다. 직업을 갖고 경제적으로 독립하며 살아가다 보면, 우리 역시 저마다의 성을 쌓으며 둥둥 떠 있는 섬처럼 고립되어 가는 듯하다. 어린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이웃과 어울려 노는 모습과 달리, 성인이 된 후에는 낯선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건네거나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는 일은 쉽지 않다. 결혼을 통해 일정 부분 고립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제도적 결혼이 곧 정서적 친밀감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독립을 향해 나아가지만, 정작 나이가 들어갈수록 독립이 아니라 고립 속으로 내몰리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예수께서는 요한복음 10장 10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다.”

마치 우리의 고립과 외로움을 아셨던 듯, 예수님은 단지 죽음 이후의 영원한 삶만이 아니라 지금 이 땅에서 ‘더 풍성한 삶’을 누리게 하시려 이 땅에 오셨음을 말씀하셨다. 나는 오늘날 교회가 바로 이 사명을 이어가야 한다고 믿는다. 섬처럼 흩어진 개인들을 공동체로 불러 모으고, 스스로 쌓아 올린 벽을 허물어 서로 관계 맺고 성장하도록 돕는 것, 이것이 교회의 본질적 사명이다. 급속히 발전하는 AI와 다양한 기술들을 생각할 때, 교회에게 주어진 이 사명은 더욱 절실하다. 

미국의 이민 교회는 이민자들에게 단순한 종교기관 이상의 역할을 감당해 왔다. 아이들에게 한국 문화를 전해주는 교육기관이자, 주중에 영어와 다른 문화를 접하며 살아가는 이민자들이 교회에 와서 한국어로 소통하고 한국 음식을 함께 나누며 소속감과 정체성을 회복하는 공간이었다. 물론 때로는 신앙보다 생존이나 사회적 필요 때문에 교회를 찾는 경우도 있어 ‘주객이 전도되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이민 교회뿐 아니라 전 세계 교회가 종교적 기능을 넘어서 돌봄과 사랑의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믿는다.

예수님은 죄 사함만이 아니라 병든 자를 고쳐주시고, 눈먼 자를 보게 하셨다. 굶주린 이들을 위해 떡과 물고기로 먹이시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으셨다. 그리고 부활 후에도 이러한 돌봄 사역은 초대 교회를 통해 이어졌다. 사도행전 6장에서 일곱 집사가 선출된 이유도, 헬라파 과부들과 히브리파 과부들 사이의 음식 분배 문제 때문이었다. 곧, ‘더 풍성한 삶’을 위해 교회가 반드시 감당해야 할 사명 중 하나는 바로 ‘돌봄’이다.

이 돌봄의 사명을 위해 목회자를 훈련하고 교육하는 것은 신학교육에서 매우 중요한 영역이다. 실제로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정신질환으로 고통받는 네 명 중 한 명은 성직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Philip S. Wang, et al., “Patterns and Correlates of Contacting Clergy for Mental Disorders in the United States,”Health Services Research 38:2 (2003), 647.

고 한다. 연구자들은 성직자가 여전히 정신건강 돌봄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으며, 목회자가 질환의 심각성을 알아차리고 전문 의료인과 협력할 수 있는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국에서도 오랜 전통을 지닌 심방 문화는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한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상담사 제도 법제화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한국목회상담협회를 포함한 종교계 단체들에서 이루어지는 돌봄을 평가절하하지 않는 지혜와 통찰이 있길 바라본다.

목회상담은 1925년 미국에서 시작된 이후 다양한 형태로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 왔다. 정푸름은 이를 “목회상담(pastoral counseling), 목회신학(pastoral theology), 목회심리치료(patoral psychotherapy), 임상목회상담(CPE), 그리고 목회돌봄(pastoral care)으로 나눌 수 있다”  정푸름, “탈근대주의 목회상담과 상호성에 관한 연구,” 「목회와상담」 34 (2020), 400. 각 용어에 대한 설명은 정푸름의 논문을 참고하시오. 

고 소개하기도 한다. 목회돌봄이 인간돌봄에 관한 가장 기본적인 이해와 지식을 전달하는 입문 단계라면[이런 의미에서 개별 교회들에서도 소그룹 지도자들이 돌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갖출 수 있도록 교육 과정을 제공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라 본다], 목회상담이나 목회심리치료는 교회 목회를 전문적으로 하지 않고 각 교단과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자신의 목회자로서의 신분은 유지하지만, 상담을 전문적으로 하기로 선택한 사람들을 훈련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현재 한국목회상담협회는 신학을 전공한 목회자를 ‘목회상담사’로, 비전공자를 ‘기독교상담사’로 구분하고 있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가장 기초적인 단계인 목회돌봄에 초점을 두고 있다. 목회상담과 목회심리치료를 더 깊이 배우고자 한다면, 이 책을 바탕으로 적절한 교육기관에서 훈련과 감독 수련을 이어갈 수 있길 권한다. 이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목회신학의 기초와, 안톤 보이슨의 삶, 교회 돌봄에서의 윤리적 고려, 신학적 성찰, 경청과 공감의 기술, 목회상담의 패러다임 확장, 그리고 포스트모던 시대의 목회상담을 위한 제언까지 폭넓게 다루었다. 1장과 2장이 다소 이론적이라 느껴진다면, 3장부터 읽어도 좋고, 실제 기술에 흥미가 있다면 5장과 6장을 먼저 시작해도 무방하다. 각 장이 교회 안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형태의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들의 이해함과 민감성을 키울 수 있기를, 그리하여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손과 발이 되어 사람들을 섬기는 길에 작은 안내서가 될 수 있길 소망한다.

이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수고해주신 출판사 박영사와 교정에 정성을 다해주신 김판임 교수님 그리고 조영은 대리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늘 변함없는 정서적 지지로 함께해 준 남편 문영석 씨, 그리고 나에게 공동체의 기쁨을 경험케 해주며 돌봄의 실천을 살아내도록 허락해주는 ‘기쁨의 공동체(community of Joy)’의 모든 분들께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무엇보다 더 건강한 교회 공동체를 만들어가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돌봄에 빛도 없이 소리도 없이 헌신해 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풍성한 삶으로 인도함 받기를 바라며 부족함이 많은 글을 내놓습니다.


2025년 11월

저자 이효주


이효주

 

현 목원대학교 조교수

기독교대한감리회 목사

학력

목원대학교 신학 학사

Drew University M.Div.

Claremont School of Theology Ph.D. 목회상담

임상 및 자격

Clinical Pastoral Education 6 Units 수료

The Clinebell Institute 상담훈련 27개월 수료

한국목회상담협회 전문가

임상심리사 2

HeartMath 회복탄력성 트레이너

Vancouver School for Narrative Therapy 기초과정 수료

목차

 

1장 목회신학(pastoral theology)이란? 9

2 안톤 보이슨(Anton T. Boisen)의 삶과 공헌 37

3 돌봄에서의 윤리 67

4 신학적 성찰(Theological Reflection) 69

5 경청하기 133

6 공감(Empathy) 147

7 살아있는 인간 문서에서 살아있는 인간 망으로 169

8 포스트모던 시대의 목회 상담을 위한 제안 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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