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발행 2025.04.22
▶ 책 소개
악어 아빠에서 연못 만드는 유튜버로
나귀, 오리, 꿩 등 크고 작은 동물과 지내며, 식물을 알아가고 있는
생태 유튜버 김줄스의 첫 번째 이야기!
대한민국에서 일교차가 가장 크다는 강원도 홍천. 그곳에서 생태 연못과 동물의 집을 짓고 지내며, 수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유튜버 김줄스. 그는 원래 강남에서 악어를 키우는 유튜버로 유명했다. 영상이 올라갈 때마다 크고 작은 이슈들이 만들어졌지만, 오랫동안 봐 온 사람들은 그의 철학을 알기에 한결같은 마음으로 지켜보며 응원을 이어왔는데. 오랜 구독자들이 많은 유튜브 채널 김줄스는 어떻게 시작됐을까?
출발은 3평 방 안이었다. 고3 수험생이던 시절, 저자는 사업자를 내고 희귀동물 수입사업을 시작한다. 크고 작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원산지 정보를 바탕으로 건강한 환경에서 거래를 한다는 평을 받으며 줄스샵은 파충류를 비롯한 희귀동물 거래에 있어 압도적이었다. 그런 김줄스는 왜 강원도 홍천으로 귀농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패한다는 생태 연못 만들기를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지금은 생태 연못 곁에서 나귀, 양, 오리 등 크고 작은 동물들과 지내며 식물에 대해 배우고 있다는 김줄스의 첫 번째 이야기. 점점 더 짧고 강렬한 영상만을 클릭하는 시대에 사람들은 왜 천천히 변화하는 들풀과 연못의 풍경에 환호하는지. 나귀와 오리, 양과 공작이 함께 있는 모습을 왜 매일 기다리며 행복해하는지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
▶ 출판사 서평
“좋아하는 일을 해라.”
수족관의 꼬마 vip에서 고등학생 사장님으로
“동물을 언제부터 좋아했어요?” “왜 좋았아요?” 저자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어린 시절,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던 수족관을 중학교때까지 매일 찾던 아이는 온종일 동물들을 지켜보며 책으로 알 수 없고 말로 배울 수 없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이후 ‘동물은 책임감을 가지고 끝까지 키워야 한다’는 부모님의 말씀에 영향을 받고, 어린 나이에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작은 동물들을 키우기 시작한다. 그렇게 직접 동물을 기르며 깊게 교감하기 시작하자, 그 시간은 저자의 일상이자 삶이 된다.
새는 날아다니는 동물이다. 하지만 나는 케이지 문을 열어두고 자유롭게 키웠다. 잉꼬의 특징을 잘 파악하고 있었기에, 새장 문을 열어놓고 키운다는 게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경험을 통한 사육방식이었다. …… 글이나 사진으로만 정보를 모으지 않았다. 덕분에 동물과 더 깊게 교감할 수 있었고, 결국 더 자유로운 환경에서 키울 수 있었다.
_ 「수족관의 VIP 고객」 중에서
고등학생 시절, 목동에 살며 늦은 시간까지 학원을 다니던 저자는 진로를 고민하던 중 신해철의 영향을 받고 좋아하는 일을 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사업자를 내는 것에 나이 제한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자 고등학교 3학년, 자신의 방을 상점으로 한 희귀동물 수입업체 사장님이 된다. 온 가족이 살고 있던 아파트의 3평 자신의 방을 사업장으로 오픈한 것이다.
신해철은 라디오에서 장래를 고민하는 청취자들을 상대로 “좋아하는 일을 해라”라는 말을 제일 많이 했다. 동물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대체로 그렇듯 나도 오랫동안 수의사를 꿈꿨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 성적으로 수의사가 되는 건 힘들 것 같았다.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하다 문득 신해철의 말이 떠올랐다. ‘내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게 뭘까?’ …… 우선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하자. 이것이 대학을 가는 것보다 나을 거다.’ 이렇게 생각이 정리됐다.
_ 「청계천 파충류 시장의 현실」 중에서
사업과 안 맞는 MBTI지만, 저변 확대는 해야했다
말을 많은 사람을 좋아하지 않고, 혼자서 조용히 동물과 지내는 걸 좋아하는 성향의 저자. 사회 생활 경험이 없던 고등학생이 시작한 사업은 당연한 수순으로 어려움과 직면한다. 특히 한국과 비즈니스 환경이 달랐던 아프리카 업체와 거래를 하며 크고 작은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 그로 인해 좌절도 경험한다. 하지만 이 일은 저자가 좋아하는 동물과 관련된 것이었다. 생물들의 건강한 거래를 통해 저변 확대를 하고자 하는 의지도 있었기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업은 번창하기 시작한다.
수중에는 300만 원이 있었다. 용돈과 신문 배달 알바비를 모아 마련한 돈이었다. …… 1월 경이었다. 엄청나게 추웠다. 주문한 것이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아버지 차를 타고 인천공항에 갔다. 그런데 상품을 받자마자 포장 상태를 보고 깜짝 놀랐다. 주문할 때 반드시 핫팩과 스티로폼으로 포장을 해달라고 신신당부를 했는데, 핫팩은 전혀 없었다. …… 물고기가 들어있는 물과 박스가 모두 꽁꽁 얼어있었다. 당연히 물고기도 전멸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딜러는 보내지도 않은 물고기를 인보이스에 잔뜩 기재해 놓고, 거기다 물도 많이 넣어 과포장을 하는 바람에 관부가세와 운송비도 어마어마하게 나왔다. 관세만 500만 원 정도 나왔는데, 나는 이날 인생이 끝나는 줄 알았다.
_ 「첫 거래, 그리고」 중에서
유튜브 채널의 오픈 그리고 악뚜의 등장
주로 커뮤니티를 통해 홍보를 하던 저자는 어느 순간 희귀동물과 관련된 유튜브 채널이 많아지고 있다는 걸 알게된다. 그런데 대부분이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바탕으로 자극적인 것을 강조하거나, 분양하면 안 되는 생물을 특이하다는 이유로 쉽게 소개하고 있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환경에서 파충류를 기를 수 있게 하고 싶었던 저자는 지금까지 함께 지내오고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유튜브를 시작한다.
파충류를 키우는 것은 개를 키우는 것과 다르다. 병원도 없고 일반인이 정보를 얻을 방법도 없다. 현실적 어려움에 전전긍긍하던 소비자는 키우던 생물이 죽으면 절대 파충류를 다시 키우지 않는다. 질려버렸기 때문이다. …… 이렇게 동물을 입양한 사람들은 더는 파충류를 키우지 않게 되고, 입양하는 사람이 줄어드는 것은 파충류 산업 전체를 봐도 좋을 게 없다. 이런 이유까지 더해져, 사육 환경을 제대로 연구하지 않은 상태에서 특이한 외모만을 부각해 홍보하는 것이 걱정스러웠다.
_ 「유튜브를 시작하다」 중에서
악어는 일반 대중에게 낯설고 공포스러운 동물이다. 그러나 악어도 종류가 다양하고 그 중에는 순하여 반려동물로 사육할 수 있는 종도 있다. 사람들은 이런 점을 잘 모르고 악어라는 것을 하나의 종으로 생각하고 두려워한다. 저자는 악어도 애정을 가지고 키우면 귀여운 생물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직접 기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유튜브에 악어가 등장하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쏟기 시작했고, 김줄스는 악어 아빠로 불리기 시작한다.
블로그만 운영하다가 유튜브에 달리는 수십만 사람들의 의견을 보면서 힘든 부분이 있기는 했다. 방생이니 유기니 하는 식의, 살면서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것을 문제 삼았으니 말이다. 나는 당연히 모든 동물을 끝까지 책임지고 키울 생각이었다. …… 악어가 물고기를 먹는 것을 보고 물고기 학대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먹이사슬 안에서 누군가는 먹이가 되기 마련이고, 이건 어쩔 수가 없다. 또 생존과 번식의 관점에서 본다면 사람이 동물을 키우는 것이 종 전체에게 나쁠 것은 없다. 설령 그 동물이 식용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_ 「악어 키우는 김줄스」 중에서
귀농할 생각은 없었지만, 생태 연못이 완성됐다
서초구 매장에서 악어를 키우면서 경찰 신고와 민원이 쏟아졌다. 문제는 어떤 게 잘못된 건지를 물어도 정부 기관은 명확한 답을 하지 못한다는 것. 규정대로 했기에 잘못한 것이 없었지만, 김줄스는 지쳐갔다. 혼자서 조용히 동물과 있는 것을 좋아하던 저자. 사업은 너무나도 잘 되고 있었지만, 사람으로 인해 지치게 되자, 아무도 없는 곳에서 연못을 만들어 좋아하는 동물과 지내고 싶다는 생각에 닿는다.
악어와 가물치를 키우며 연못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생태계 관리라는 것을 알게 되고, 적당한 곳을 찾다가 강원도 홍천에 자리를 잡는다. 그때까지도 귀농에 대한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가물치 연못과 오리 연못이 완성되고, 오리·염소·거위 등과 지내기 시작하자 김줄스는 강원도의 자연으로 들어간다.
열여덟 살에 창업을 하고 서른한 살까지 동년배의 그 누구보다 바쁘게 살았다고 자부한다. 바쁘게 산 것이 사람들이 말하는 성공이나 성취와는 동떨어진 개념일 수 있으나, 정말 바빴다. 그 사이 너드(Nerd)들이 키운다는 인식이 강했던 파충류는 대중문화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이 변화 속에서 나는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생각한다. …… 다만,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느꼈다. 생물보다는 자본의 논리, 일 년 뒤를 보기 보다 내일이 급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여기서 내가 더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_ 「귀농을 할 생각은 없었다」 중에서
동물의 집과 들풀 사이에서
복합생태공간을 꿈꾼다
대한민국에서 일교차가 가장 크다는 강원도 홍천. 그곳에서 몇 해를 보내며 김줄스는 자연의 힘을 경험한다. 생태 연못을 통해 흙과 물, 바람에 대해 알아가고, 식물도 논물을 찾아보며 공부한다. 생물은 알아야 키울 수 있다는 신념이 다시 고등학교 3학년 사장님 시절로 돌아가게 한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공부를 해도, 직접 겪으며 깨닫는 힘은 이길 수 없다. 함께 지내던 동물들이 떠나는 일이 발생하고, 큰 기대 속에 심은 꽃들이 피어나지 못하는 시간을 보내면서 저자는 새로운 경험을 하는 중이다.
동물과 사람, 문화가 어우러질 수 있는 복합생태 공간을 꿈꾸며 하루하루를 지내는 중이다. 크고 작은 동물들이 환경의 변화에도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동물의 집을 건축하고, 자연의 힘으로 꽃과 나무가 단단하게 뿌리내리는 땅을 보며 김줄스만의 새로운 꿈을 꾼다.
동물들끼리도 식구나 동료의 개념은 있는 듯 보였다. 처음에는 양이 근처만 와도 기겁했던 나귀가 지금은 옆에서 밥을 먹어도 가만히 있는다. 앞에서 냄새를 맡아도 마찬가지다. 닭들은 나귀가 밥을 먹는 옆에서 놀고 있고, 오리와 거위들도 자유롭게 돌아다닌다. 다른 종류의 동물들끼리 싸움이 난 적이 없다. ……
최근 1년 사이에도 새로운 동물이 탄생하고 함께 했던 동물을 떠나보내는 과정을 겪었다. 이미 여러 차례 경험한 일이지만,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다.
__ 「동물의 집을 만들다」 중에서
원고 작업을 막 시작했을 때는 수국을 뒤덮고 올라오는 들풀을 매일 뽑았고, 그해와 다음 해까지 홍천의 겨울을 버티지 못한 수국과 식물들을 보며 좌절했습니다. 반쯤 자포자기해 들풀 제거를 하지 않고 별다른 관리도 하지 않은 올해에는 자연 월동에 성공했습니다.
그새 식물들의 뿌리가 자리를 잡아 같은 생육 기간에도 보다 굵은 가지가 발달했고, 이로 인해 겨울을 버틸 힘을 얻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주변에서 나는 들풀들과의 경쟁으로 더 강하게 성장한 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가만히 있는 식물도 들여다보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듭니다.
__ 「에필로그」 중에서
▶ 책 속으로
집에서 10분 거리에 수족관이 있었다. 물고기뿐만 아니라 다람쥐, 십자매, 기니피그, 토끼 등을 함께 분양하는 곳이었다. 그곳은 나에게 놀이터이자 학교가 됐다.
“십자매를 키우려면 통은 얼마나 커야 해요?”
“다람쥐는 어떤 특징이 있나요?”
“기니피그가 너무 시끄럽지는 않은가요?”
초등학생 때부터 드나들기 시작한 수족관은 중학생이 된 후에도 변함없는 나의 아지트였다. 동물은 직접 보고 교감해야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기니피그의 울음소리가 기분에 따라 미묘하게 다르다는 것은 책이나 영상, 사진에서는 알 수 없었다. 매일같이 직접 만나고 만져보면서 더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었고, 호기심은 애정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_ 「수족관의 VIP 고객」 중에서
그전까지는 파충류를 좋아하기는 했지만, 파충류를 분양하는 시장 분위기는 몰랐었다. 동네 수족관의 생물들도 대부분 청계천을 거쳐 오지만, 소량이라 나름대로 관리가 잘 되었다. 하지만 청계천 시장을 눈으로 직접 보고 난 후, 파충류를 비롯해 한국의 희귀동물 분양 판매 시스템에 대해 엄중한 문제의식을 느꼈다. 생물을 오로지 상품으로서만 바라보는 이 시장을 바꾸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에 대해서도 깊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_ 「청계천 파충류 시장의 현실」 중에서
손님들은 항상 나에게 나이를 물어봤다. 어려 보여서 궁금했던 거겠지만 이런 질문을 받는 것 자체가 싫었다. 그럴수록 ‘내가 더 많이 배워야지’하는 욕심이 생겼다.
재수를 하기로 결정했다. 지식에 대한 욕구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공부를 못해서 회피하려고 창업한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공부는 인터넷 강의만 들으며 했다. 그러다 수능 100일 전, 잠시 매장 운영을 중단했다. 사이트 홈페이지에 공지를 올렸다. ‘개인 사정으로 인해 당분간 운영을 중지합니다.’ 그런데 이 공지를 보고는 신기하게도 이런 댓글이 달렸다.
_ 「분주해진 3평 매장」 중에서
카이만의 사육장은 가로·세로의 길이와 높이, 물의 깊이, 육지의 면적, 잠금장치 등이 법으로 정해져 있다. 아무 데서나 키울 수 없고, 법에서 정한 규정에 맞게 사육장 시설을 갖추어야만 사육을 할 수 있다.
문제는 이것이 성체 악어를 기준으로 만든 규정이라는 것이다. 당시 물 높이가 80cm가 되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었는데, 이 물 높이에서는 막 태어난 30cm짜리 새끼 악어를 사육할 수 없다.
악어가 수중 생활을 하는 파충류이긴 하지만, 물고기처럼 아가미 호흡을 하지는 않기 때문에 물에 빠져 죽을 수 있다. 법을 지키다가는 생물이 죽을 수 있는 기가 막힌 상황이 생기게 된다. 당국에도 설명했지만 이해하는 척해도 결론은 같았다.
…… 어쨌거나 나는 악악이를 그렇게 키울 수는 없었다. 가로 3m에 세로 1.5m, 높이 1.5m 정도 되는 초대형 수조 안에 벽돌을 쌓아서 높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이 수조로 사육 허가를 받았다. 그리고 작은 수조를 따로 두어 악악이가 어느 정도 커질 때까지 여기서 사육하기로 했다.
악악이가 클 때까지 대형수조를 마냥 비워둘 수는 없었다. 그래서 ‘드워프카이만’이라고 하는 성체 악어 악뚜까지 입양했다.
…… 악뚜 덕분에 유튜브 채널이 많이 성장했다. 등장만으로도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는데, 악뚜가 등장하는 영상의 조회수는 업로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40만을 기록했다. 악뚜가 금붕어를 먹는 영상은 조회수가 190만이 넘는다. 그러자 우리를 따라 악어를 키우는 유튜버들이 생겨나기도 했다.
_ 「악어 키우는 김줄스」 중에서
물고기를 키울 때는 어떤 종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구피도 흔한 종이 있는가 하면 귀한 종이 있고, 새우도 종류가 수십 가지이다. 열대어의 종류가 그만큼 다양하다. 같은 구피라도 형질마다 특징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여과 사이클, 필요한 식물, 조명의 밝기 정도 등이 다르다.
이들의 특징을 잘 파악해 두는 것이 꼭 생물에게만 좋은 것은 아니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더 효율적으로 수조를 관리할 수 있기에 키우는 사람도 현실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_ 「앎이 필요한 파충류의 사육 환경」 중에서
사람들이 처음 연못을 만들고 주로 실수하는 것 중 하나가 처음부터 자기가 좋아하는 생물을 잔뜩 넣는 것이다. 특히 낚시를 좋아하는 분들은 직접 잡은 향어나 메기 같은 큰 물고기를 맨 먼저 넣는다. 이렇게 하면 대체로 실패한다.
연못에는 작은 생물부터 투입해야 한다. 큰 민물고기는 먹는 양이 많고 그만큼 대사 활동을 많이 하기 때문에 수질이 빠르게 오염된다. 그러면 잉여 물질로 인해 녹조는 손 쓸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발생한다.
나는 비단잉어도 큰 개체를 넣지 않고 일부러 치어를 넣었다. 유튜브를 생각하면 당연히 크고 예쁜 성체를 넣어야 한다. 어그로를 엄청나게 끌 수 있으니. 그러나 그러지 않 았다.
_ 「연못을 만들기로 했다」 중에서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가물치 연못에 만들고 싶었다. 모든 식물에는 그 식물의 생태에 맞춰 서식하는 동물들이 있다. 그래서 최대한 다양한 식물을 식재하는 것이 미관상이나 생태적으로나 좋다고 봤다. 실제로 ‘딱새’는 매년 연못 부지의 말채 나무에 산란을 하고 있고, 이걸 본 ‘뻐꾸기’까지 탁란을 했다.
식물 식재를 계획할 때는 부지의 특징을 잘 파악해야 한다. 나도 지형에 대해 꼼꼼히 공부했다. 가물치 연못은 산꼭대기에 있어 햇빛을 오롯이 다 받는다. 이로 인해 초반에는 연못에 녹조가 많이 생겼다. 어떻게 하면 보완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느티나무를 선택했다. 큰 나무가 있으면 햇빛을 조금이라도 가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높이가 10m가 넘었고 뿌리만 해도 성인 남성 키를 훌쩍 넘었다. 무게도 15톤에 달하는 대형 나무여서 심는 데 애를 먹었다.
지금 이 나무는 가물치 연못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커다란 그늘을 만들어 주어 내가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긴 것은 물론이고, 해마다 벌이 찾아와 벌집을 짓기도 한다.
_ 「식물을 알아가다」 중에서
나는 교감은 사실 인간이 느끼는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동물들끼리도 식구나 동료의 개념은 있는 듯 보였다. 가족이라고 하기엔 너무 깊은 개념이고 같이 밥을 먹는 식구 정도가 맞지 않을까. 식구가 아닌 타인이 얘를 괴롭힌다면 가서 싸우지만, 나도 얘를 괴롭힐 수도 있고 하는 정도.
내 강아지는 겁이 많고 굉장히 예민한데, 내가 키우는 동물들에게는 짖거나 덤빈 적이 없다. 무서워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해코지하고 싶은데 내가 막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존재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듯하다.
처음에는 양이 근처만 와도 기겁했던 나귀가 지금은 옆에서 밥을 먹어도 가만히 있는다. 앞에서 냄새를 맡아도 마찬가지다. 닭들은 나귀가 밥을 먹는 옆에서 놀고 있고, 오리와 거위들도 자유롭게 돌아다닌다. 다른 종류의 동물들끼리 싸움이 난 적이 없다.
요즘에는 거위들이 항상 오리들을 쫓아다니면서 가드 역할을 해준다. 한 마리라도 없으면 나올 때까지 울부짖어서 귀가 터질 것 같은데 오리들은 알아듣지를 못해서 그런지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다.
그렇지만 서로 다른 종의 동물이 처음 만날 때에는 미리 공부하고 조심하는 편이다. 아무래도 야생의 환경이나 습성이 다르기 때문에, 초기에 먹이를 넉넉하게 주고 간섭을 하지 않도록 막아주어야 한다. 그러고 나서 조금씩 서로를 인지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영원히 원수가 되거나, 식구가 되었다.
_ 「동물의 집을 만들다」 중에서
김동영(김줄스)
인생의 기억나는 매 순간마다 동물과 있었다. 수의대에 갈 성적이 되지 않아 열여덟 살 때 동물무역회사 ‘줄스’를 창업, 아프리카 가나에서 희귀 어류를 수입한 것을 기점으로 동물이 조금 더 많아졌다. 지금은 사람보다 동물이 더 많은 강원도 홍천에 귀농해 동물뿐만 아니라 식물도 키우고 있다. 영상도 만드는 중이다.
1장
1. 수족관의 VIP 고객
2. 청계천 파충류 시장의 현실
3. 첫 거래, 그리고
4. 분주해진 3평 매장
2장
1. 저변 확대의 시작
2. 유튜브를 시작하다
3. 악어 키우는 김줄스
4. 동물은 모두 똑같은 생물이다
5. 함께한 동물들만 등장하는 유튜브
3장
1. 민감한 주제도 다루고 싶었다
2. 앎이 필요한 파충류의 사육 환경
3. 연못을 만들기로 했다
4. 귀농을 할 생각은 없었다
5. 식물을 알아가다
4장
1. 가물치 연못의 생물들
2. 공사를 또
3. 오리 연못을 만들기로 했다
5장
1. 동물의 집을 만들다
2. 농가에 한 발 들어가 보니 알게 됐다
3. 김줄스 채널에 대해
6장
1. 연못 만들기
2. 계절별 연못 관리법
3. 생태계에 대한 이해가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