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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론적 인지와 발달: 정당화와 진리의 심리학
신간
인식론적 인지와 발달: 정당화와 진리의 심리학
저자
David Moshman
역자
-
분야
교육학
출판사
박영스토리
발행일
2025.03.20
장정
무선
페이지
278P
판형
크라운판
ISBN
979-11-7279-073-8
부가기호
93370
강의자료다운
-
색도
1도
정가
22,000원

초판발행 2025.03.20


<한국 독자들을 위한 서문>

‘Epistemic Cognition and Development’의 한국어판 서문을 쓰게 되어 진심으로 기쁘고 또한 영광입니다. 이인태 교수에게 한국어판 서문을 부탁받은 후, 어떤 내용으로 서문을 채워야 할지 결정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처음에는 이 책의 주요 내용과 핵심 아이디어를 소개할까 했지만, 곧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책의 서문과 서론에 이 내용이 모두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이 출판된 이후, 인식론적 인지가 학계에 미친 영향과 이와 관련된 역사적 추세에 대해 이야기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Google Scholar로 검색해 보면, 이 책은 136회 인용되었으며, 다양한 학술서, 학술지, 논문에서 매년 12회 이상 인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심리학(인지 심리학, 발달 심리학, 그리고 교육 심리학), 철학(주로 인식론), 교육학(특히 과학 교육)에서 내 책을 많이 인용하고 있습니다. 내 책을 인용한 연구자들은 전 세계, 수십 개국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내 책에서 학문적 아이디어를 얻어 다양한 유형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 중 여섯 편은 한국인 저자가 수행한 것입니다. 그들은 2020년에서 2024년 동안, 유수의 학술지에 문헌 연구, 이론적 분석, 경험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이 중 네 편은 수학/과학 교육과 관련이 있고, 나머지 두 편은 도덕성 문제와 관련이 있습니다.

내 책을 한국어로 번역하기 위해 노력해 주신 공주교육대학교의 이인태 교수와 공주대학교 신호재 교수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그들의 노력을 통해, 이 책을 읽는 한국 독자가 늘어나기를 희망합니다. 저는 앞으로 내 책이 한국에서 얼마나 많이 인용되는지 주시할 겁니다! 

내가 이 책을 쓴 이후, 진리의 중요성은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우 리가 이제 “탈진리post-truth”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걱정하곤 합니다. 제가 사는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식론적 위협은 만연해 있습니다. 즉 거짓 정보의 광범 위하고 빠른 확산, 허위 정보의 의도적이면서도 계산된 사용, 전문성을 비하하고 무 시하는 사람들의 태도, 지적 자유 혹은 학문적 자유에 대한 정치적 공격이 만연해 있 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진리가 중요하다”라고 말하는 것만 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진리의 본질과 가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야 하며, 이러한 생각을 정당화, 객관성, 주관성, 추론, 합리성, 메타인지 등과 연결하고 자 하는 철학적, 그리고 심리학적 탐구를 시작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진리에 헌신해야 합니다. 우리가 진리라고 생각하는 특정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진리 그 자체에 우리는 헌신해야 합니다. 이는 누가 그렇게 하 라고 했기 때문이 아니라, 진리를 충분히 이해함으로써 왜 그것에 헌신해야 하는지 우리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해야 하는 것입니다. 모쪼록 한국은 물론, 다 른 나라의 독자들이 인식론적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하며, 인식론적 발달을 위 해 학생들을 가르치고 촉진하는 데 ‘Epistemic Cognition and Development’가 도움 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2025년 2월 

데이비드 모시먼


<추천사>

데이비드 모시먼이 이 책을 집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그가 문 제의 핵심에 접근하여 광범위하면서도 다양한 문헌들에 견고한 개념적 틀을 부여할 것이라는 점을 이미 알고 있었다. 때문에 나는 이 책에 대해 논평할 기회를 갖기를 기대했다. 앎의 방식과 적어도 느슨하게나마 연관된 광범위한 질문에 다양한 집단의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하여, 그간 다양한 경험적 연구들이 수행되어 왔 고 많은 연구 결과가 축적되었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절실히 필요한 것은 연구 결과 의 토대가 되는 개념적 틀이다. 인식론적 유형을 식별하는 방법으로서, 겉보기에 관 련이 있어 보이는 항목들에 대한 점수를 단순히 합산하는 것만으로는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 모시먼이 이 작업에 처음 도전한 사람은 아니지만, 나는 그가 이 도전을 우아하게, 가장 포괄적으로, 빈틈없이 수행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그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 생각으로는, 늘 그렇듯이 모시먼의 견해가 거의 옳다고 생각한다. 그의 처방이 지닌 두 가지 중요한 강점 중 하나는 그가 모호함이나 느슨한 용어 사용을 허용하지 않는 예리한 분석을 지향한다는 점이다. 모시먼은 인식론적 사고의 본질을 엄격하게 식별하면서, 사고, 추론, 추리, 그리고 메타인지와 같이 핵심적이면서도 정의하기 어려운 다른 구성 요 소들과의 관계 속에서 인식론적 사고의 위치와 경계를 분명하게 설정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강점이 그의 분석을 현학적으로 만들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는 큰 그림 에 지속적으로 연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다른 강점은 모시먼의 분석이 발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인식론적 이해가 발달이라는 개념적 틀에서만 올바르게 이해될 수 있다고 독자들에게 말하고 있다. 아동기 초기에 타인이 가진 믿음을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어린이는 진리와 정당화에 대한 인식론적 고려를 토대로 자신의 사고를 규제할 수 있게 되지만, 이는 매우 점진적으로 이루어진다. 처음에 진리는 인간의 마음을 통한 매개 없이 직접적으로 인식되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이후에는 인간의 마음이 앎의 유일한 원천으로 이해된다. 즉 보다 유용하고 성숙한 인식론으로의 중요한 전환이 일어날 때까지, 주관주의가 인식론을 지배하게 된다. 모시먼은 주관주의를 넘어서는 전환을 “합리적인 과정을 통해 주관성이 제약될 수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이 진화가 단일하고 일원화된 과정으로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모시먼은 개인의 인식론이 세 가지 입장(객관주의, 주관주의, 합리주의)의 일부를 모두 포함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 주제에 대해 수많은 사람들이 집중해 온 영역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는 발달의 순서를 무효화하는 것이 아니라, 앎의 객관적 요소와 주관적 요소의 점진적 조정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영역별로 서로 다른 도전이 존재한다. 사회적 영역에서의 가장 큰 도전은 인간의 해석이 “편향”된 형태를 띠며, 관리하기 어려운 압도적인 역할을 한다는 견해를 극복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자연과학에서 이러한 도전은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다. 대신 인간의 해석이 과학적 지식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자연과학에서의 가장 큰 도전이다. 따라서 자연과학에서는 실재가 직접적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객관주의적 이해를 넘어서 인간의 앎이 대단히 중요한 매개자임을 인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반면에 사회적 영역에서는 주관주의적 입장을 넘어 합리주의가 성취한 앎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을 다시 받아들이려고 노력해야 한다.

종종 오해를 받는 도전적인 주제에 질서를 부여한 것 외에도, 인간의 사고와 그 진화에 대한 인식론적 이해의 중심성 및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모시먼의 주장은 굉장히 큰 의의를 지닌다. 실제로 그가 지적한 바와 같이, 인지는 인간의 생애 주기 전반에서 대부분의 시간 동안 자동적이고 직관적으로 작동한다. 그러나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직관적인 사고가 아닌) 점진적인 발달을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 해야 하는 사고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개인적으로든 집단적으로든 인간의 진보에 본 질적으로 기여하기 때문이다. 모시먼이 강조한 것처럼, “합리주의자적 인식론은 심 의 민주주의의 핵심인 지적 자유의 기초가 된다.” 

나는 “인식론을 갖는다는 것은 지식 일반을 설명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깨닫는 것”이라는 모시먼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싶다. 그는 우리 모두가 철학자들의 전 문 분야인 일종의 명시적인 숙고를 수행하기를 기대한다. 이 점에서 나는 그가 너무 멀리 나간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우리 모두는 “지식 전반을 설명하는 것”에 대해 그리 큰 걱정을 하지 않으면서도, 매일 수많은 판단과 결정의 과정에서 인식론적 이 해를 활용한다. 우리가 정당하다고 믿는 주장을 할 때마다, 우리는 그 주장이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인식론적 이해를 활용한다. 우리가 그렇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거의 의식하지 못하면서 말이다. 정당화된 주장이란 논증이고, 논증은 아동 기 때부터 어디에나 존재하며(Mercier & Sperber, 2011; Mercier, 2011; Kuhn, Hemberger, & Khait, 2014), 보통 우리가 가장 관심을 갖는 것들의 핵심이다. 그러나 어떤 논증은 실 제로 다른 논증들보다 더 잘 정당화되며, 그러한 차이의 근원에는 무엇이 주장을 정 당화하는지에 대한 인식론적 이해의 차이가 위치해 있다. 우리가 참이라고 믿고 말 하는 것의 기저가 되는 인식론적 표준은 인간 활동의 여러 분야에서 매우 중요하다. 배심원과 교사의 역할은 양자의 연관성을 잘 보여 주는 두 가지 사례이다. “얼마나 확신할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은 모든 배심원이 암묵적으로 고려하는 인식론적 질문이다. 

인식론적 이해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소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은 교육이라고 사료된다. 따라서 인식론적 이해의 발달을 촉진하는 보다 구체적인 종류의 경험을 연구하는 것은 가치가 있다. 환영할 만한 모시먼의 이 책은 이러한 노력에 반드시 필요한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디에나 쿤

2014년 6월

참고 문헌
Kuhn, D., Hemberger, L., & Khait, V. (2014). Argue with me: Argument as a path to developing students’ thinking and writing. Bronxville, NY: Wessex Press.
Mercier, H. (2011). Reasoning serves argumentation in children. Cognitive Development, 26, 177-191.
Mercier, H., & Sperber, D. (2011). Why do humans reason? Arguments for an argumentative theory. Behavioral and Brain Sciences, 34, 57-111.


<서문>
나는 1970년대부터 인식론적 인지의 발달에 대해 연구해 왔지만, 1990년대까지 내가 연구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했다. 이에 대해 굳이 변명을 하자면, 아마 1980년대까지 인식론적 인지에 대해 들어본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점 을 지적하고 싶다(Kitchener, 1983). 그러나 내가 연구하고 있는 것이 인식론적 인지임 을 깨닫는 데 10년이나 더 결렸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후 나는 많은 사람들이 서로의 작업을 의식하지 못한 채, 인식론적 인지와 그 발달의 여러 측면을 연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들 속에 서 내가 발견한 문제 중 하나는 인식론적 인지를 연구하는 모든 사람들이 인식론적 인지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인식론과 관련된 용 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다양한 메타인지 현상을 연구하지만, 그들이 연구하는 것이 모두 동일하게 인식론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나는 일련의 출판물에서 인식론적 인지에 관한 다양한 문헌을 조정하려고 시도했다. 이를 위해 나는 용어를 정의하고, 관련된 이론과 연구 프로그 램을 찾아내면서, 사람들이 정당화와 진리를 어떻게 이해하고 그러한 이해가 어떻게 발달하는지에 대한 통합적인 심리적 설명을 제공하고자 하였다. 이 작업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기회를 준 Psychology Press, 그리고 조젯 엔리케스Georgette Enriquez에 게 감사드린다. 
수년에 걸쳐 많은 사람들이 내가 인지, 발달, 인식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특히 이 책의 초기 제안에 대한 익명의 검토자 네 명에게 감사드린다. 또한 원고의 다양한 부분에 대해 자세하고 유용한 피드백을 제공한 심리학자와 철학자들, 특히 사리트 바르질리아Sarit Barzila, 마이클 챈들러Michael Chandler, 프랭크 에들러Frank Edler, 매트 맥크러든Matt McCrudden, 하비 시겔Harvey Siegel, 레스 스미스Les Smith, 피나 타리코네Pina Tarricone, 그리고 아나트 조하르Anat Zohar에게 감사드린다. 이 책의 내용이 그들의 견해를 대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들의 의견은 나의 견해와 다르다. 하지만 그들의 의견 덕분에 이 책은 더욱 좋아졌고, 나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토론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끝으로 자애롭고 사려 깊은 추천사를 써준 디에나 쿤에게 감사드린다. 나는 이 책 때문에 촉발될 논쟁에 대해 그 누구도 최종 결정권을 가지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녀가 첫 번째 결정권을 갖게 되어 매우 기쁘다.
데이비드 모시먼
2014년 6월

참고 문헌
Kitchener, K. S. (1983). Cognition, metacognition, and epistemic cognition: A three-level model of cognitive processing. Human Development, 26, 222-232.





<역자 서문>
어떤 학생(이 학생을 A라고 해 보자.)은 도덕 수업 시간에 배우는 다양한 도덕적 지 식을 절대 틀릴 수 없고 확실한 ‘사실’의 집합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반면에 또 다른 학생(이 학생을 B라고 해 보자.)은 사람마다 특정 사안에 대한 도덕적 주장이 다르기 때 문에 도덕적 지식이란 잠정적이고 주관적인 것, 즉 단지 ‘개인적인 견해나 주장’ 정 도라고 생각할 수 있다. 두 학생과는 다르게, 어떤 학생(이 학생을 C라고 해 보자.)은 지 식이 그것을 인식하는 사람에 의해 구성 및 해석된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주관적인 것이고, 따라서 사람들은 다양한 도덕적 지식을 갖거나 주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 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동등한 가치를 지니는 것은 아니며, 어떤 것은 좋은 논거에 의해 뒷받침되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있고 그 밖의 다른 것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우리는 A와 B, 그리고 C가 도덕적 지식에 대한 다른 이해, 즉 도덕적 지식이란 무엇이고, 그 지식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다른 방식의 이해를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우리는 아마 C의 경우, A처럼 외부에서 주어지는 도덕적 지식을 일방적으로 수용하거나, 혹은 B처럼 타인의 도덕 적 주장을 개인적 선호의 문제로 치부하면서 일방적으로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 예상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C는 다양한 주장의 논거를 두루 살펴보고 평가하여 가장 좋은 논거를 선택할 것이기에, 도덕적 문제 사태에서 A나 B에 비해 보다 합리적인 판단을 하고, 더 나아가 이 판단을 근거로 보다 올바르게 행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우리의 생각 속에 핵심적으로 자리 잡고 있는 개념이 바로 ‘인식론적 인지’이다.
이 책은 데이비드 모시먼의 책, 『Epistemic Cognition and Development: The Psychology of Justification and Truth』를 완역한 것이다. 도덕 · 윤리교육을 전공한 역자들은 평소 도덕과 교육이 상정해야 할 발달적 목표가 도덕성의 합리적인 측면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왜냐하면 도덕적인 행동을 추동하는 원천이 원초적인 것이든(쾌락주의 원리로서의 접근/회피 등) 생득적인 것이든(하이트가 주장한 도덕 기반 등) 혹은 정서적인 것이든(호프만이 주장한 공감 등) 그 무엇이든 간에, 그것이 지향해야 하는 도덕적 목표는 합리적인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즉 도덕적 목표는 합리적으로 구성되어야 하며, 더 나아가 이를 가능케 하는 인간의 합리성은 교육을 통해 발달한다는 것이 역자들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이러한 생각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책을 찾는 과정에서 역자들은 모시먼의 『청소년의 합리성과 발달: 제3판』(이인태 · 신호재 공역, 2024)을 번역하게 되었고, 또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또 다른 책인 『Epistemic Cognition and Development: The Psychology of Justification and Truth』를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에 도달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 모시먼은 인간의 ‘합리성’, 즉 좋은 이유를 찾고 그것에 근거하여 믿고 행동하는 행위자의 자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식론적 인지’, 즉 믿음의 정당화와 진리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이해해야 한다고 설득력 있게 주장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인간의 합리성을 발달시키고자 한다면, 사람들의 인식론적 인지가 어떻게 발달해 가는지에 대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그는 인식론적 인지와 관련된 다양한 문헌들을 광범위하게 검토하면서, 인식론적 인지와 그 발달에 관한 10개의 핵심 개념과 14개의 명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이 책에 제시하고 있다.
역자들의 전공이 도덕 · 윤리교육인 만큼, 이 책의 번역 역시 도덕 · 윤리교육을 전공하는 교대 · 사대 학부생 및 대학원생을 염두에 두고 시작되었다. 그러나 책의 목차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모시먼은 인식론적 인지가 논리, 과학, 도덕성, 사회적 관습, 역사, 정체성이라는 영역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이 러한 점에서 이 책은 교육학 일반은 물론, 과학과 교육이나 사회과 교육을 전공하는 학부생 및 대학원생에게 일독을 권할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인식론적 인지와 발달’이라는 제목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이 책에는 ‘인식 론’(철학)과 ‘발달 심리학’(심리학)에서 다루는 전문적인 용어들이 등장한다. 이 점에 서 역자들은 이 책의 번역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게 번역하 고자 최선을 다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타난 오역의 문제에 대해 너그러운 마 음으로 이해해 주시기를 독자들께 청한다. 
공주에서 이인태, 신호재 
2025년 3월

메타인지의 철학적 핵심인 인식론적 인지는 믿음의 정당화와 진리에 대한 사람들의 지식과 관련이 있다. 심리학과 교육학 분야의 여러 문헌들은 인식론적 인지의 여러 측면들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이 다양한 문헌들은 일관된 개념적 틀의 부재로 인해 대부분 서로 소통하지 못하고 있고, 때때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인식론과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는 인식론적 인지와 그 발달에 대해 체계적이면서도 이론적인 이해를 얻고자 하는 모든 노력을 복잡하게 만든다. 디에나 쿤Deanna Kuhn은 이 책의 추천사에서 “모시먼이 이 작업에 처음 도전한 사람은 아니지만, 나는 그가 이 도전을 우아하게, 가장 포괄적으로, 빈틈없이 수행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썼다.

이 책은 철학적 인식론과 인지 심리학의 기초를 검토한 후, 아동기 및 이후 단계에서 지식의 발달적 변화를 다룬다. 특히, 객관성과 주관성, 합리성, 정당화, 그리고 진리와 같은 근본적인 개념과 관련된 지식의 변화를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 그 후 과학, 논리, 도덕성, 사회적 관습, 역사, 정체성과 관련된 영역-특수적인 인식론에 대해 자세하게 다룬다. 끝으로 이론적 결론, 교육적 · 사회적 적용, 추가적인 연구를 위한 제언을 제시한다.


데이비드 모시먼은 네브라스카-링컨 대학교University of Nebraska-Lincoln의 교육 심리학과 교수이자, 응용 발달 심리학 학술지의 서평 편집자이다. 그의 이전 저작으로는 청소년의 합리성과 발달: 인지, 도덕성, 그리고 정체성(3판)Adolescent Rationality and Development: Cognition, Morality, and Identity (3rd edition), 자유와 학습: 교사와 학생을 위한 학문적 자유Liberty and Learning: Academic Freedom for Teachers and Students 등이 있다.


<역자 약력>

이인태는 공주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이다. 경인교육대학교를 졸업하였고, 서울대학교 윤리교육과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기도에서 10여 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했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부연구위원으로 재직했다. 학문적 관심 분야는 도덕 심리학, 발달 심리학, 도덕과 교육과정, 도덕과 교수 · 학습 방법 및 평가 등이다. 저서로는 『초등도덕과 교육론』(공저), 『도덕과 교재 연구 및 지도법』(공저), 『유덕한 시민을 위한 인성교육론』(공저)이 있고, 역서로는 『청소년의 합리성과 발달』(공역), 『도덕 발달과 실재』(공역)가 있으며, 그 외에도 도덕 · 윤리과 교육 관련 수십 편의 학술 논문을 발표하였다.

신호재는 경인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윤리교육과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부연구위원으로 재직하며 교육과정, 교과서, 교수 · 학습, 교육평가 등 도덕과 교육과정의 구성과 실행에 관련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였다. 현재는 공주대학교 사범대학 윤리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학문적 관심 분야는 도덕과 교육의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도덕 심리학과 도덕철학, 인성교육, 시민교육 등이다. 주요 저서로는 『‘미디어와 인격권’ 교육: 커리큘럼 및 활성화 방안』(공저), 『현대 한국사회와 시민성』(공저), 『유덕한 시민을 위한 인성교육론』(공저)이 있고, 역서로는 『청소년의 합리성과 발달』(공역)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국가 인성교육 정책의 방향 설정을 위한 기본 틀 연구」, 「디지털 시민교육의 의의 및 도덕과 접근 방안 탐색」, 「민주시민교육에서 세계시민교육까지」 등이 있다.


한국 독자들을 위한 서문 ............................................................................... 1

인식론적 인지와 발달 .................................................................................... 3

추천사 ...................................................................................................................................... 4

서문 ......................................................................................................................................... 8

역자 서문 ............................................................................................................................... 10


I

Ⅰ 인식론과 인지

1. 명왕성에 닥친 위험 ....................................................................... 22

위험에 빠진 명왕성 ............................................................................................... 22

세 가지 인식론 ..................................................................................................... 25

행성 문제 ............................................................................................................. 30

이 책의 개요 ........................................................................................................ 31

2. 진리와 정당화에 대한 연구............................................................. 34

인식론: 지식에 대한 이론 ...................................................................................... 35

정당화된 참인 믿음으로서의 지식 .......................................................................... 35

정당화, 진리, 그리고 회의주의 .............................................................................. 39

지식 유형의 구분 .................................................................................................. 43

철학과 심리학 ...................................................................................................... 45

피아제의 발달적 인식론 ........................................................................................ 48 

결론 .................................................................................................................... 50 

3. 인지와 메타인지 ............................................................................ 52 

인지: 지식과 추리 ................................................................................................. 52 

메타인지와 자기규제 ............................................................................................ 55 

합리성의 세 가지 개념 .......................................................................................... 57 

어디에나 존재하는 추리 ........................................................................................ 59 

이중 처리 ............................................................................................................. 62 

인지 발달 ............................................................................................................. 66 

결론 .................................................................................................................... 68 



Ⅱ 인식론적 인지와 발달


4. 인식론적 인지 ............................................................................. 74 

페리의 이론,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 ........................................................................ 75 

아동 발달에 관한 세 가지의 문헌 ........................................................................... 78 

교육에 관한 두 가지의 문헌 ................................................................................... 81 

너무나 많은 영역들 ............................................................................................... 85 

결론 .................................................................................................................... 88 

5. 아동기의 인식론적 발달 ................................................................. 90 

거짓 믿음의 발견 .................................................................................................. 91 

미취학 아동의 마음 이론 ....................................................................................... 93 

구성주의자적 마음 이론 ........................................................................................ 97 

인식론적 발달의 과정 ......................................................................................... 102 

결론 .................................................................................................................. 105

6. 아동기 이후의 인식론적 발달 ........................................................106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페리의 연구 .......................................................................107

성찰에 대한 킹과 키치너의 연구 ..........................................................................111

객관성과 주관성에 대한 맨스필드와 클린치의 연구 ..............................................115

청소년에 대한 챈들러의 연구 ..............................................................................118

추론에 대한 쿤의 연구 ........................................................................................121

인식론적 발달의 패턴 .........................................................................................125

결론 ..................................................................................................................128


Ⅲ 인식론적 영역


7. 과학과 논리의 인식론 ...................................................................134

메타논리적 이해 .................................................................................................135

메타논리적 이해의 발달 ......................................................................................137

메타논리적 이해의 구성 ......................................................................................142

과학의 인식론 ....................................................................................................144

과학 인식론의 발달 .............................................................................................146

논리적 추론과 과학적 추론 ..................................................................................150

결론 ..................................................................................................................153

8. 도덕성과 사회적 관습의 인식론 .....................................................154

도덕 인식론 ........................................................................................................155

도덕 발달 ...........................................................................................................157

원칙에 입각한 도덕 추론 .....................................................................................164

사회적 관습의 합리성 .........................................................................................168

선례에 기반한 추론 .............................................................................................170

헌법적 추론 ........................................................................................................173

결론 .................................................................................................................. 176 

9. 역사와 정체성의 인식론 ................................................................177 

확장의 위험성 .................................................................................................... 177 

역사의 인식론 .................................................................................................... 178 

역사는 과학인가? ............................................................................................... 184 

정체성의 인식론 ................................................................................................. 187 

인식론적 영역의 합리적 구성 .............................................................................. 192 

결론 .................................................................................................................. 193



Ⅳ 진리에 대한 진리 

10. 이론적 결론 .................................................................................198 

인식론적 인지에 관한 발달적 이론 ....................................................................... 198 

10개의 핵심 개념 ............................................................................................... 201 

인지와 발달 ........................................................................................................ 203 

인식론적 인지와 발달 ......................................................................................... 204 

결론 .................................................................................................................. 213 

11. 인식론의 실천 ............................................................................. 215 

응용 인식론 ........................................................................................................ 215 

창조, 진화, 그리고 과학 교육 ............................................................................... 217 

정체성, 역사, 그리고 도덕성 ................................................................................ 223 

심의와 민주주의 ................................................................................................. 227 

결론 .................................................................................................................. 231 

12. 향후 연구 전망 ............................................................................ 232 

인식론의 범위 .................................................................................................... 233

메타인지 ............................................................................................................236

지식의 원천에 대한 지식 .....................................................................................240

인식론적 영역에 대한 지식 ..................................................................................243

인식론적 덕과 합리적 정체성 ..............................................................................245

결론 ..................................................................................................................246

용어 정리 ........................................................................................ 248

참고 문헌 ........................................................................................ 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