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발행 2026. 01. 15
머리말
문화의 세기, 문화의 시대를 맞이하여 문화와 정치를 주제로 저술활동의 문턱에 서서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시절을 떠올리며, 떨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이 책을 쓴다.
그 어느 때보다도 문화가 중시되고 문화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국가와 사회는 물론, 우리의 실생활에서 문화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매우 커졌다고 할 것이다. 고도 산업사회와 현대 물질문명의 발전 속에 소외되어온 인간의 본래적 가치 창출 및 인간의 존엄성과 정체성을 회복하게 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살아가는 시대에 문화는 이제 실천적 명제로서 선택의 문제가 아닌 당위의 문제가 되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문명전환의 시대에 따라 과거의 왕권력, 군사력, 경제력을 거쳐 21세기에는 문화(창조)력이 국력을 좌우하는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 그만큼 문화의 영역은 시대적 요구와 정책 환경의 변화에 따라 다양하고 광범위해져 정치, 경제, 사회분야와 교류하고 융합하고 통합되는 현상을 통해 새로운 문화의 정체성과 다양성을 형성하게 된 것이다.
이제는 과거의 노동력과 물질적 자원을 중심으로 하는 생산력보다 창조력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하는 문화가 국부를 창출하는 핵심원천이며, 인간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따라서, 경제가 문화수요를 창출하던 패턴을 지나 문화가 경제력을 창출하며, 과거의 물질문명 중심에서 정신문명 중심으로, 생산주의 사회에서 문화주의 사회로 이행하는 문명사적 패러다임의 변화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 모든 분야에 있어 수동에서 능동으로, 소극적 행태에서 적극적 행태로, 관전 위주에서 참여 위주로, 엘리트 중심에서 대중 중심으로, 객체에서 주체로 추세가 변화하듯이, 문화도 관람 중심에서 참여 중심으로 언제 어디서나 모든 국민이 문화향유권을 누리며 문화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정책 환경과 기반조성을 위해 근본적으로 변화와 혁신을 꾀해야 할 때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과 변화에 부응하여 국가차원에서의 적극적인 정책 개발과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국내외적으로 핵심 문화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K?Culture의 지속적인 육성과 확대 강화로 문화강국을 이루어나가야 할 것이다.
한편 학술적으로는 문화분야의 연구를 위해 정치, 경제, 사회분야와 정치학, 행정학, 정책학, 법학, 경제학, 경영학, 사회학 등 인접학문을 통해 다양하게 실무와 이론을 도입, 접목, 응용하여 오고 있지만 정책학을 제외하고는 크게 괄목할 만큼 활발한 편은 아니다. 특히 정치학과 사회학 등과의 학문적 접목과 융복합적 연구는 미흡한 편이어서 앞으로 더욱 다양한 학제간 연구의 시도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문화의 사회적 역할을 포함하여 문화현상을 분석하는 문화연구는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필요로 한다. 문화연구가 정책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은 문화의 정치적 측면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 이후이며, 문화정책 연구가 문화이론가와 문화정책 담당자들에게 새로운 학문의 길을 제시하였던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평소 정치에 관심을 갖고 많은 책을 읽고 정치사극도 즐겨보며, 한국의 정치사와 선거론 등에 집중하여 한국정치를 공부하였다. 입법고시를 통해 국회에서 입법행정에 직접 몸담고 직무를 수행하는 한편, 행정고시를 통해 평생을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에서 봉직하며,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한다는 마음으로 문화예술정책을 수립하고 정책 실무를 수행해왔다. 그런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의 문화정책이 시대에 따라, 정권과 지도자에 따라, 정치적 환경에 따라 어떻게 결정되고 시행되어 왔는지에 대하여 지대한 관심을 갖고 연구해보고 싶은 학문적 충동과 호기심을 갖게 된 것이다.
인접학문과의 융복합으로 학문의 지평을 넓히고 통섭의 학문을 실천한다는 차원에서 한국정치와 문화정책과의 상관관계 나아가 정치와 문화와의 관계를 통시적으로 살펴보고 규명하고자 하였다. 궁극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정치발전과 문화발전을 위한 방향과 방안을 모색하고 천착해보고자 하는 목적의식으로, 학문적 연구영역의 확장과 학제간 이론적 접목을 통해 폭넓은 문화정책 연구와 발전적인 문화정책의 실현에 일조한다는 사명감으로 연구를 시작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987년 문화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진흥원에 문화발전연구소를 두고, 한국문화 발전을 위한 연구과제를 개발하는 것을 시작으로, 정부의 체계적인 문화정책의 수립을 지원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하기 위하여 정책연구 기관을 설립하였다. 한국문화정책개발원을 거쳐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을 통해 문화와 문화정책이 행정학이나 정책학에서 연구대상이 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문화분야에 관한 학문적 연구활동은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다. 하지만 문화와 정치, 문화와 경제 또는 경영 등 타 분야와의 상호관계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았고, 특히 문화정책과 정치와의 상관관계나 문화정책의 정치성 등에 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정부의 정책현장에서 직접 직무를 수행한 저자 개인적으로도 평소 이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 속에 각별한 관심과 애착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문화정책과 정치적 결정요인을 중심으로 시대별, 정부별로 상호 특성과 관계를 비교평가 및 종합 분석하고 규명함으로써 아직도 일천한 문화와 정치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의 지평을 새롭게 열어, 동 분야에 대한 학문적 문제의식의 함양과 다각적인 연구의 시각과 논점 유발, 그리고 각종 연구 자료 및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나아가 앞으로의 연구 필요성과 방향 및 영역과 과제를 모색하고, 특히 문화정책에 대한 미래의 바람직한 방향과 발전방안을 강구해 나가는 데 기여하고자 한 것이다.
따라서 정치와 문화정책 간의 상관관계와 문제점을 중심으로 정치적 요인에 따라 시대적 환경에 의해 각 정부가 어떤 문화정책을 어떻게 수립, 시행하였는지를 통시적으로 살펴보고, 정치적 요인과 문화정책 간에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고찰한다. 이를 통해 향후 문화정책의 흐름을 파악하고, 문화정책의 목표인 문화 민주주의, 문화정체성, 문화다양성, 문화공공성, 문화복지 등의 실현을 통한 인간다운 삶의 질 향상과 궁극적인 문화사회 및 문화국가 건설을 위해 향후 문화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과제, 그리고 문화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치가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정책적 대안에 대하여도 제언하고자 한 것이다.
이 책은 정치적 결정요인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민주화 이후의 문화정책에 관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하여 집필한 것으로, 제1장 서문에서는 문화정책과 정치 연구의 목적과 범위 및 방법에 대하여 기술하였다. 제2장 문화정책과 정치적 결정요인에서는 문화정책의 개념, 이념과 목표, 그리고 문화정책의 정치적 결정요인에 대하여 이론적으로 살펴보고, 선행연구를 중심으로 문화정책의 연구에 대하여 기술하고 연구 분석의 틀로서 정치적 요인과 문화정책의 특성 분석모형을 제시하였다. 제3장에서는 우리나라의 정치환경과 특성을 민주화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고찰하고, 제4장에서는 우리나라의 문화정책에 대하여 민주화 이전과 이후로 구분하고, 특히 명실상부한 민주정부인 김영삼 정부, 김대중 정부, 노무현 정부의 문화정책의 특성을 집중적으로 고찰하였다. 제5장에서는 우리나라의 문화정책과 정치적 결정요인을 정치체제적 측면, 대통령의 리더십 측면, 정치상황적 측면에서 각 정부별로 정치적 결정요인이 각각의 문화정책의 특성과 내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제6장에서는 우리나라 문화정책의 나아갈 방향과 발전방안을 제시하였다.
기실 저자가 학문적 의지와 의욕은 앞섰지만, 학문적 연구활동을 전문으로 하는 학자나 연구자가 아니라서 걱정과 두려움이 앞선다. 학문적 조예나 지적 능력이 여러모로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어 내딛는 첫걸음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너그럽게 많은 이해와 배려, 혜량을 당부 드린다. 국내 대학과 연구기관에서 전문적으로 학문을 연구하는 교수나 연구원들, 특히 폭넓고 심도 있게 문화정책 개발과 정책대안을 제시하며 문화정책 발전에 크게 기여해온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연구영역을 넓혀 인접학문과의 융복합적, 학제간 문화연구와 문화정책 연구로 문화분야와의 통섭을 실행하는 데에도 힘써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저자도 겪었듯이, 공직자로서의 직무와 전공자로서의 학문을 접목시켜 실무와 이론을 바탕으로 학술적인 연구 활동을 수행한다는 것이 환경 여건이나 상황으로 보아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무 관련 지식정보와 자료 수집 등에 강점이 많고 연구과정상 유리한 점도 많으므로 평소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틈틈이 노력을 경주한다면 좋은 기회와 결실을 맺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따라서 정부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공직자는 물론, 문화예술 기관이나 관련단체에서 문화예술 업무를 수행하는 종사자와 관계자들도 평소 관심을 갖고 문화분야의 지평을 넓히는 학문적 연구 활동에도 노력을 기울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 책의 근간인 학위논문을 완성하는 데에 애정 어린 지도편달과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신 정용길 교수님, 황태연 교수님, 전인영 교수님, 신병현 교수님, 박명호 교수님과 본 연구과정에 많은 도움을 준 한국문화관광연구원과 참고문 헌 저자분들, 각종 참고자료와 데이터를 제공해주신 분들, 그리고 이 책을 출간하기까지 흔쾌히 호의와 배려를 베풀어주신 박영사 안종만, 안상준 대표님과 출판에 많은 도움을 주신 임재무 전무님을 위시한 정성혁 과장님, 전혜민 대리님과 편집진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각별히 이 기회를 빌려 저자가 태어나 자라고 공부하며 나름 성공적인 삶을 살아온 오늘날까지 무궁한 사랑과 성원과 은덕을 베풀어주신 부모님과 형제자매, 친인척과 은인들, 막역한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존경과 보은의 마음을 듬뿍 담아 감사를 드리며, 특히 공직자 가족으로서 내게 항상 큰 힘이 되어준 사랑하는 영원한 반려자 김선애 젬마와 지수, 승원, 채이, 백진에게 각별한 사랑과 고마움의 증표로 이 책을 헌정하고자 한다.
2025년 12월
진수재(進修齋)에서
토번(土繁) 백 익 씀
저자 프로필(앞날개)
서울대학교 사회대와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인디애나대 대학원과 연방정부 내무부 파견 연수를 거쳐 동국대학교에서 정치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입법고시와 행정고시에 합격하여 국회와 체육청소년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근무하였다.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의 준비 및 성공적 개최에도 기여하였으며, 공직생활의 대부분을 주로 문화예술행정 분야에서 고위공무원으로 재직하였다.
공직 퇴임 후에는 동국대학교 사회대와 행정대학원에서 초빙 객원교수로 정치학과 정책학을 강의하여 왔으며, 민간기업인 ㈜파라다이스 그룹에서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 조성사업을 위해 상임 경영고문을 역임하는 등 관계, 학계, 기업 등에서 다양하게 활동하였다. 지금도 여러 법인단체에서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현재 (사)한국체육개발원 원장과 한국시민스포츠연맹 회장을 맡고 있다.
저술로는 <우리나라 문화정책의 현황과 추진과제>, <21세기 환경변화에 부응한 문화정책의 발전방안>, <민주화 이후 한국의 문화정책에 관한 연구> 등 학위논문을 비롯하여 다수의 정책논문이 있다. 한편 <현대문예>를 통해 수필가로 등단하여 여러 간행서지에 다양하게 수필을 기고하기도 하고 <아름다운 시절 아름다운 세상> 등을 집필하며 저술활동도 하고 있다.
차례
제1장 서문 • 11
제1절 문화정책과 정치 연구 11
제2절 연구의 범위 및 방법 14
제2장 문화정책과 정치적 결정요인 • 19
제1절 문화정책의 개념 및 이념과 목표 19
1. 문화정책의 개념 19
2. 문화정책의 이념과 목표 31
제2절 문화정책의 정치적 결정요인 37
1. 정치체제적 요인 40
2. 대통령의 리더십 요인 49
3. 정치상황적 요인 59
제3절 문화정책 연구 65
제4절 분석의 틀 74
제3장 한국의 정치환경과 특성 • 79
제1절 민주화 이전의 정치환경과 특성 80
1. 일인지배 구조의 권위주의적 독재체제와 장기집권 81
2. 권위적 신군부독재와 과도기적 민주체제 86
제2절 민주정부의 정치환경과 특성 95
1. 문민화 정부의 출범과 정치개혁 95
2. 수평적 정권교체와 정치환경의 변화 99
3. 정권재창출과 탈권위주의 정치문화 103
제4장 한국의 문화정책 전개 • 109
제1절 민주화 이전의 문화정책의 변천 111
1. 문화정책의 생성과 규제위주의 행정(1948 - ’71) 111
2. 정책기반 조성과 추진체계의 정비(1972-’80) 117
3. 문화정책 활성화와 발전체제의 구축(1981-’92) 121
제2절 김영삼 정부의 문화정책 138
1. 행정체계 개편과 문화창달 5개년계획 138
2. 탈군사문화 정책과 민족정기의 확립 144
3. 문화산업 개발과 우리문화 세계화 146
4. 자율적 문화복지의 확대 150
제3절 김대중 정부의 문화정책 152
1. 문화관광부 출범과 행정체계의 확대 152
2. 새문화정책과 팔길이 원칙의 지원정책 158
3. 문화산업의 국가기간산업화 162
4. 햇볕정책과 남북 문화교류의 본격화 166
제4절 노무현 정부의 문화정책 169
1. 문화행정 쇄신과 조직혁신 169
2. 문화정책의 다양성과 다원화 177
3. 문화창의성과 문화예술 교육의 강화 180
4. 인사 및 언론정책의 개혁과 논쟁 185
제5절 문화정책의 특성 비교 190
1. 문화정체성 확립 190
2. 문화 민주주의 실현 192
3. 문화복지 증진 193
4. 지역문화 진흥 195
5. 문화산업 육성 196
6. 문화예술 진흥 198
7. 국제문화 교류 199
제5장 한국의 문화정책과 정치적 결정요인 • 203
제1절 정치체제적 측면 205
1. 노태우 정부 206
2. 김영삼 정부(문민정부) 208
3. 김대중 정부(국민의 정부) 211
4. 노무현 정부(참여정부) 214
제2절 대통령의 리더십 측면 217
1. 노태우 정부 217
2. 김영삼 정부(문민정부) 219
3. 김대중 정부(국민의 정부) 222
4. 노무현 정부(참여정부) 225
제3절 정치상황적 측면 229
1. 노태우 정부 229
2. 김영삼 정부(문민정부) 231
3. 김대중 정부(국민의 정부) 233
4. 노무현 정부(참여정부) 237
제6장 우리나라 문화정책의 발전방안 • 241
참고문헌 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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