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판 2008. 8. 10.
초판 2004. 7. 20.
중국 경제의 규모가 날로 거대화하고 있다. 1992년 이후 중국은 2003년까지 평균 9.1%대의 고속성장을 지속하여 이제는 세계 제 6위의 GDP(2003년 1조 3,449억 달러), 제 6위의 무역대국(2003년 8,512억 달러)이 되었다.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액에 있어서도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제 1위(2003년 574억 달러)로 부상하였고, 외환보유고 면에서도 2004년 3월말 현재 4,157억 달러로 일본에 이은 세계 제 2위를 자랑하고 있다. 1인당 구매력도 늘어나, 2003년을 기점으로 중국인의 1인당 GDP는 공식통계만을 기준으로 1천달러 (1,070달러)대를 돌파하였고, 구매력 평가 기준으로는 이미 2,500달러를 상회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더욱이 2008년에 베이징 올림픽, 2010년에 상하이 엑스포를 개최할 예정으로 있는데다가, 동북지방 재개발사업도 추진될 계획이어서 중국 경제의 고도성장 모멘텀은 건설·수송·통신·물류 부문에 대한 인프라 투자 확대를 통해 앞으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중국이 향후 2010년까지 평균 6.5~7%의 GDP 성장률, 0.8~1.0%대의 인구 증가율을 지속하게 된다면, 중국의 GDP는 2010년이면 2조7천억 달러 규모로 커지게 되고, 2천달러의 1인당 GDP, 13억5천만 인구를 가진 경제대국이 된다. 또 지출국민소득(GNI)에서 점하는 58%(2002년 기준) 소비 비중이 지속된다고 가정할 때, 중국의 소비시장 규모는 1조5,660억달러로 커져 ‘BRICs’라고 불리우는 신흥시장 중에서 최대 규모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몇 째 안되는 거대시장 규모로 팽창하게 됨을 의미한다.
시장규모의 팽창과 함께 우리의 주목을 끄는 것은 2001년말 WTO 가입이후 중국 내 무역장벽과 진입장벽이 단계적으로 완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고관세율 하에 있던 자동차·가전제품 등 공산품에 대한 수입관세율이 단계적으로 낮아지고 있고, 보조금·통관절차·수입허가·비관세 등 무역장벽도 단계적으로 철폐·완화되고 있으며, 정밀전자·자동차·통신장비·통신서비스·도소매 유통·금융 등에 존재하던 법규·정책적 진입장벽도 단계적으로 철폐·완화될 전망이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2006년 말이면 중국은 기본적으로 내수시장 개방도와 무역 장벽 면에서 대만·한국 등 선발개도국 수준에 근접하는 시장이 된다.
포천(Fortune) 500에 드는 초·다국적 기업의 2/3이상이 중국에 진입해 있고, 90년대 말이후 매년 평균 500억 달러 이상의 외국인직접투자가 중국에 몰려드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중국 내수 시장의 거대한 규모와 시장확대 잠재력 때문이다. 한국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중국은 이미 우리 최대 수출시장이자 최대 직접투자 대상지로 부상하였다. 총수출의 18.1%(2003년 기준; 홍콩 포함시 25.8%)가 중국으로 향하고 있고, 해외직접투자 액수의 37%(2003년)가 중국에 투자되고 있다. 실제로 삼성, LG, 현대자동차, SK, POSCO 등 한국의 기업집단들은 90년대 중반 이후 ‘제2 내수시장화’를 외치며 중국 시장에 뛰어들고 있고, 2000년 이후에는 진출 업종이 단순 자본집약적 업종에서 IT 장비 제조업, R&D 센터 설립 등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대중 직접투자의 70% 이상을 점하는 중소기업들도 투자 목적을 원가절감형(cost-seeking) 투자 일변도에서 시장지향형(market-seeking) 투자로 바꿔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빠른 시장규모의 팽창과 관련 법규·제도의 엄청난 변화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수 시장에는 여러 가지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흔히 지적되는 차이나 리스크(China risk)로는, 지역별·소득계층별로 ‘분절된 시장’(fragmented market) 구조, 공급과잉하의 가격경쟁과 채산성 악화, 밀수품·불법 복제품·모조품에 의한 시장교란, 온라인 결제상의 신뢰(trust)·결제·물류 인프라의 부족, 매출채권 회수의 어려움 등이 있다. 이외에도, 민족산업 보호·선진기술 획득·자체 표준 설정을 위한 중국 정부의 과도한 기술이전 요구, 시장에 대한 관료적 개입 등도 문제점으로 자주 지적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진입한 초·다국적 기업들중 일부는 중국에서 철수했거나 사업의 일부를 구조조정하고 있다. 또 중국 내 소비재 공산품의 유효수명주기가 빨라짐에 따라, 기술력, 브랜드 파워, 자금력, 조직력, 영업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중국 시장 내 생존가능성이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
한마디로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중국은 ‘큰 시장기회’(big market opportunity)이면서도, 진입·마케팅 전략을 잘못 수행할 경우 엄청난 리스크와 매몰비용(sunk costs)을 부담·지불해야 하는 ‘거대한 함정’(big trap)이기도 한 것이다. 그동안 중국 시장에 관해 출판된 단행본은 대부분이 체험담 위주의 단편적 지식 전달에 그쳐서 중국 시장에 대한 균형적인 지식·정보를 전달하지 못했다. KOTRA·무역협회·대한상의 한중민간경제협의회·수출입은행 등의 보고서나 출판물도 중국 시장의 이해에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지나치게 법규·정책 변화 위주의 실무적 지식·정보의 소개에 그쳐 중국 시장 전반의 구조적 특성과 마케팅 전략, 사례를 개괄적·체계적으로 소개하지는 못했다. 기존의 마케팅 원론, 마케팅 전략, 국제마케팅 등의 교과서 역시 구미 다국적 기업이나 한국 기업의 사례에 많은 지면을 할당하고 있어, 점차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중국 시장에 대한 마케팅 전략과 사례를 이해하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많았다.
본서는 바로 이같은 갭을 메꾸려는 조촐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리하여 본 저자는 중국 시장에 대한 진입과 인적자원관리, 생산·물류, 구조조정과 철수 등 중국 내 기업경영을 개괄적으로 다룬 중국투자론: 이론과 실제(박영사, 1999. 9)를 출판한 직후, 곧바로 중국 시장 마케팅: 전략과 사례의 저술을 구상하게 되었다. 이와 관련, 2000년부터 약 4년간에 걸쳐 저널 논문·중국 신문·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관련 자료를 수집·분석하고 중국의 관련 기업의 CEO를 방문하는 등 초보적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제야 졸저를 내놓게 되었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으나, 국제경영·국제마케팅 시각에서 중국 시장 내 마케팅을 공부하는 학부생, 일반대학원생, 국제대학원 중국지역전공 학생은 물론, 중국 시장 개척 업무를 담당하는 현지 임직원이나 본사 해외영업부 임직원, 그리고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한국 기업 경영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도록 내용을 편성하였고, 범위, 전략·사례의 구체성, 다양성, 난이도 등도 조정하였다.
본서는 4부 11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 1부에서는 거대 신흥시장 중국 진출의 전략적 중요성과 중국 경제의 현 상황(제 1장)을 소개한 이후, 중국 내수시장의 구조적 특성과 차이나 리스크(제 2장), 중국 내 마케팅 조사(제 3장) 등을 논의하였다. 제 2부에서는 중국 내수 시장의 진입 장벽과 진입전략 (제 4장), 중국인의 소비자 심리와 소비자 행동(제 5장) 등을 다루었다. 제 3부에서는 마케팅 이론적 시각에서 중국 시장의 세분화, 표적시장의 선정 및 포지셔닝 전략을 검토하였다(제 6장). 제 4부에서는 중국 내 마케팅 믹스 전략을 각론별로 살펴봤는데, 중국 시장 내 마케팅 전략(제 7장)을 개관한 다음, 중국 시장 내 상품·기술·표준전략(제 8장), 중국 시장 내 브랜드 전략 (제 9장), 중국 시장 내 가격전략(제 10장), 중국 시장 내 유통경로, 판매촉진 및 고객관리(제 11장) 등 4P 전략을 차례로 검토하였다. 다만, 지면과 시간상의 제약으로 인해, 광고 및 PR전략은 본서에 담지는 못했으나, 이는 차후 개정판 혹은 별도의 서적으로 보완할 예정이다.
본서에서 저자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중국 내수 시장의 지역별·소득계층별·업종별 특성, 국내외 기업들의 현지 마케팅 전략과 관련 사례를 가급적 많이 소개하려고 시도하였다. 그러나 자료·시간·지면상의 제약으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서에 포함된 여러 가지 마케팅 믹스 전략 사례와 [차이나 포커스]란 박스를 통해 소개된 시장환경 정보는 중국 시장의 구조적 특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무쪼록 본서가 그간 미진했던 차이나 마케팅 연구의 일각을 채우고, 중국 시장의 구조적 특성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거나 대중국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데 조그마한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졸저가 출판되기까지에는 많은 사람의 도움과 사려깊은 배려가 있었다. 우선, 본서는 2003년도 상반기 고려대학교 교내 특별연구비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음을 밝혀두고자 한다. 또한 이 자리를 빌어 본서 출간을 흔쾌히 승낙해 주신 박영사의 안종만 회장님, 여러 임직원 여러분, 그리고 본서의 디자인과 교열에 노력을 아끼지 않으신 김희경 대리님께 심심한 사의를 표하고 싶다. 그리고 원고의 교정에 힘을 쏟아준 FES 동아리의 여러 학생들, 저자의 연구실에서 본서가 출간되도록 도표의 작성과 자료 보완 등에 힘써준 석사과정 학생 최혁승 군, 김필수 군, 윤지연 양에게도 마음 속 깊이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미국 대학교에서 아빠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열심히 학업에 정진하고 있는 자랑스런 내 딸 나영이, 아들 동훈이, 그리고 자식들을 위해 이국만리에서 외로움도 마다하지 않고 혼자 고생하고 있을 나의 사랑스런 아내 김인숙에게도 나의 변함없는 사랑을 고백하며 이 책을 바치고자 한다. 그리고 혼자 사는 기러기인 저를 항상 염려해 주시는 고향의 부모님께 집필과 교정 때문에 자주 찾아가 뵙지 못함을 사죄드리며, 옥체 강녕하심을 빌고자 한다.
2004년 7월
안암동 LG-POSCO 경영관 연구실에서
저자 金 益 洙
저자 김익수(金益洙; Icksoo Kim)는 1995년 3월부터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국제경영 분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 중국전공 주임교수, 경영대학 무역학과장, 경영대학원 국제경영 전공 주임교수를 역임한 바 있다. 대외적으로는 현대중국학회 회장(2004년 9월~ 현재), 동북아 경제학회 부회장(2004. 3~ 현재), 국제경제학회 사무국장 (2004. 3~현재), 국제경영학회 이사(2004. 3월~현재) 직을 맡고 있으며, 전경련(FKI) China Forum 전문위원(2003. 7~ 현재)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 1995년 이후 현대중국학회 수석부회장(2002. 9~2003. 8), 국제경영관리학회 부회장(2001.3~2002. 2), 국제경제학회 감사(2003. 3 ~ 2004. 2), 한국동북아경제 연구간사 및 이사(1995. 3 ~ 1999. 12) 한국동북아경제학회 중국 및 환황해 경제분과 위원장(2000. 3 ~2003. 8), 비교경제학회 연구이사(1995. 3~1999. 2)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저자는 재학 중 제 19회 행정고시에 합격, 총무처(현 행정자치부), 산업연구원(KIET) 등에서 근무하다가, 제 2대 John Swire & Sons Scholar로 선발되어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유학하였고, 1991년 3월 “Over-Investment in China: Sources & Processes, 1979-1988"란 논문으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귀국 후 고려대에 부임하기 전까지 3년 9개월 동안은 재정경제부 산하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서 연구위원으로 재직하면서, 중국 경제에 관한 많은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였고, 1992년 이후 2년 6개월 동안은 두만강개발사업(TRADP) National Team 비정부부문 총괄간사로서 활동하기도 했다.
저자는 1984년 이후 20여년동안 중국 경제·경영와 관련된 많은 연구 실적물을 냈다. 해외 영문 저널·단행본에 “Accession into the WTO: External Pressure for Internal Reforms in China," "Entry and Distributional Barriers in China and The Possibility of Strategic Alliance among Foreign Firms," "Challenges of the Chinese Economy as a Market and Competitor," "The Rajin-Sonbong Economic & Trade Zone (RSETZ): The Sources of Difficulties and Lessons for the Future," "The Political Economy of Investment Control in Post-1978 China," "Vietnam and China: Choosing Among Asian Models" 등 10여편을 발표하였고, [중국투자론: 이론과 실제](1999. 9), [중국의 WTO 가입이 동아시아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1999. 12), [사례를 통해 본 대중국 투자 및 기업경영전략](1998. 4), [중국 소비시장에 대한 기업의 마케팅 전략](1996. 2), [일본기업의 대중 직접투자 전략](1993. 12), [중국의 공업발전 전략과 산업정책](1993. 5), [중국의 기업집단 육성현황과 전망](1992. 6) 등 17권의 저서를 출간한 바 있다. 특히 [중국투자론: 이론과 실제](박영사: 1999. 9)는 매일경제신문사로부터 정진기 언론문화상 경제·경영 부문 우수도서 장려상(2000. 7. 12)을 수상하였다.
저자의 이메일 주소는 iksu@korea.ac.kr이며, 저자의 홈페이지는 http://www.zaijian.net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