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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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와 법의 지배: 현대 입헌민주주의의 스펙트럼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 현대 입헌민주주의의 스펙트럼
저자
김비환
역자
-
분야
정치/외교학 ▷ 정치/외교 일반
출판사
박영사
발행일
2016.06.23
장정
페이지
469P
판형
변크라운판
ISBN
979-11-303-2894-2
부가기호
강의자료다운
-
색도
정가
18,000원

중판발행 2021.05.06

초판발행 2016.06.23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는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이상들이다. 그리고 입헌민주주의는 이 두 가지가 결합하여 구성된 정치체제다. 우리나라도 이런 입헌민주주의를 표방한다. 대한민국 헌법의 존재와 헌법 제1조―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는 그 점을 명백히 밝히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입헌민주주의의 특성과 작동 메커니즘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가? 입헌민주주의 체제에서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혹은 헌정주의)는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나아가서 우리의 입헌민주주의 체제는 이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가? 그것은 입헌민주주의의 가치와 규범을 얼마나 잘 구현하고 있는가? 만일 우리의 정치생활이 입헌민주주의의 이상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어떤 점이 잘못되었고 또 어떤 점이 미흡한가? 입헌민주주의 체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어떤 의식과 태도를 갖추어야 하는가? 우리의 정치생활을 향상시키려면 어떤 개선책이 필요한가? 이 책에서 입헌민주주의에 관한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이론들을 비교·고찰해봄으로써 이런 문제들에 대한 답변을 찾아보고자 했다.
대개의 경우 정치생활에 대한 일상적인 이해는 협소하고 피상적이다. 대의원들을 선출하는 선거절차나 정치지도자들의 통치행위를 정치의 핵심으로 간주하거나, 정치인들의 권력투쟁을 정치의 본령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시각은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명백한 한계가 있다. 이런 시각은 정치체제의 전체적인 특성을 쉽게 간과해 버릴 뿐만 아니라 정치행위를 평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원칙이나 가치들을 포착해내기 어렵다. 그저 대중매체를 통해 접하게 되는 통치행위나 정치행위들의 전략적 가치들에 주목할 뿐이다.
하지만, 정치인들의 전략적 행위와 권력투쟁은 입헌민주주의라는 포괄적인 틀에서만 그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고 그 적절성이나 위대성이 평가될 수 있다. 만일 입헌민주주의가 부과하는 절차적·규범적 요구에 부합하지 못할 경우, 아무리 전략적으로 뛰어난 정치행위라도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으며 공동체의 정치생활에도 기여할 수 없다. 그러므로 입헌민주주의 체제의 성격과 작동방식―시민들의 의식과 태도를 포함해서―을 이해하는 것은 정치적 행위와 제도들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평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이 책에서 제시된 다양한 입헌민주주의 이론들은 제각기 독자적인 방식으로 정치생활을 설명하거나 정당화한다. 그것들은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를 다르게 이해한다.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의 상대적 비중을 다르게 설정하고, 그 두 가지를 다른 방식으로 결합시킨다. 하지만 그것들은 동일하거나 유사한 대상―예컨대, 미국헌정사나 영국헌정사―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상호간의 비판적인 대화를 통해 연구대상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이 책에서 현대의 대표적인 입헌민주주의 이론들 사이의 대화를 주선함으로써 현대 입헌민주주의 정치체제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켜보고자 했다. 동시에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할 바람직한 정치질서를 모색하는 데 필요한 통찰들도 도출해보고자 했다.
아무리 뛰어난 지능의 소유자도 혼자서는 정치세계의 비밀을 다 풀 수 없다. 더욱이 오늘날처럼 복잡하고 거대한 사회의 정치생활을 완벽히 이해하기란 불가능하다. 하지만 수많은 지적 탐험가들이 그런 도전에 동참한다면 정치생활의 신비를 벗기는 작업은 좀 더 용이해질 수 있다. 지구를 하나의 마을로 엮고 있는 정보통신기술과 대중매체 그리고 교통망의 비약적 발전은 그와 같은 협동을 뒷받침하는 좋은 조건이다. 학자들은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 창에 자판을 몇 번 클릭하는 것만으로 지구 반대편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연구들에 손쉽게 접할 수 있으며, 필요할 경우 그들과 소통함으로써 정치세계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킬 수 있다.
이 책에서 나는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학자들 사이의 지적 협력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했다. 현대 입헌민주주의 체제의 구성원리와 작동방식에 대한 대표적인 이론가들의 연구를 비교해봄으로써 우리 사회가 채택하고 있는 정치체제를 좀 더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평가할 수 있는 혜안을 얻기를 바랐다. 독자들이 입헌민주주의의 성격과 작동 메커니즘에 대한 탁월한 학자들의 이론에 접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정치체제를 더 잘 이해하게 될 뿐만 아니라 그것을 개선시킬 수 있는 지혜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이 책을 완성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여러 가지 난관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끝낼 수 있었던 데에는 많은 분들의 응원이 있었다. 먼저 한국정치사상학회의 가까운 지인들에게 심심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학회에서, 그리고 오고가는 차속에서 그들과 나눈 대화들은 내가 학문생활에 정진할 수 있는 중요한 자극제가 되었다. 또한 이 책을 쓰는 동안 나는 학회장이란 명분으로 학회의 이사들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는데, 그들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들은 내가 ‘우물 안 개구리’의 협소한 시각을 벗어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그들과 나눈 대화들은 나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아 있다.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의 제자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내 강의에 대한 제자들의 관심은 내가 학문에 더 정진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불러일으켜주었다. 특히 대학원 제자들과 여기저기서 나눈 대화들은 내가 이 책의 내용을 더 알차게 꾸리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들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 책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집필되었다(이 저서는 2012년 정부(교육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12S1A6A4020095)).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이 없었더라면 이 연구가 끝을 맺을 수 있었을지 의심스럽다. 재단이 부과한 연구일정표는 내가 이 책을 주어진 기간 내에 완성할 수 있도록 채찍질해주었다. 그 점에 대해 한국연구재단에 감사를 드린다.
박영사의 안종만 회장님께 특별한 혜택을 입었다. 오랜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출판계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전문적인 학술서의 출판을 선뜻 허락해준 안종만 회장님께 특별한 감사의 마음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얼마나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구독할 수 있을지가 지극히 불분명한 상황에서, 이 책을 접한 독자들이 한국정치발전의 잠재적인 기여자가 될 수 있었으면 하는 기대로 출판요청에 응해주셨기 때문이다. 한국의 정치발전과 더불어 박영사도 무궁히 발전하기를 기원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집필하는 동안 내내 곁에서 지켜봐주고 위로가 되어준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이제 어엿한 대학원생이 되어 미래를 위해 열심히 준비하는 큰 아들 대휘와, 다부진 각오와 함께 새로운 인생 목표를 향해 출발한 둘째 아들 재휘에게 고마움과 격려를 보낸다. 그리고 지난 30년 동안 한결같은 애정과 관심으로 내 곁을 지켜준 아내에게 마음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 책이 아내에게 작은 위로나마 되었으면 한다.

2016년 6월
명륜캠퍼스에서

저자 소개

지은이 김비환은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한나 아렌트의 정치적 행위 개념」으로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어 영국으로 건너가 케임브리지대학 사회정치학과에서 세계적인 석학 존 던(John Dunn)의 지도하에 「현대 자유주의-공동체주의 논쟁과 기술적으로 진보한 시대에 적합한 정치이론을 향하여」로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부임하여 현재까지 서구정치사상사와 정치철학을 강의하고 있다. 현재의 주요 관심사는 정치와 법의 관계, 정의론, 자유론, 그리고 인간의 존엄 등이다.
저서로는 『정의는 불온하다』(2016), 『마이클 오크숏의 정치철학과 정치사상』(2014), 『이것이 민주주의다』(2013),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철학과 변증법적 법치주의』(2011), 『포스트모던 시대의 정치와 문화』(2005), 『자유지상주의자들, 자유주의자들 그리고 민주주의자들』(2005), 『맘몬의 지배』(2002), 『축복과 저주의 정치사상: 20세기와 한나 아렌트』(2001), 『데모크라토피아를 향하여』(2000)가, 편저로는 『인권의 정치사상』(2010)이, 역서로는 『정치의 생각』이, 그리고 공저로는 Michael Oakeshott's Cold War Liberalism(2015) 등 다수가 있다.
제1장 서론
제2장 민주주의, 법의 지배 그리고 헌정주의: 개념적 고찰
제3장 자유주의적 입헌민주주의 1: 다이시와 하이에크
제4장 자유주의적 입헌민주주의 2: 드워킨, 롤스 그리고 오크숏
제5장 자유-공화주의적 입헌민주주의: 애커만, 마이클만, 선스타인
제6장 민주적 헌정주의: 크레이머, 벨라미
제7장 현대 한국정치와 입헌민주주의
제8장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