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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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과 배움(개정판)
인간의 삶과 배움(개정판)
저자
심승환
역자
-
분야
교육학
출판사
박영스토리
발행일
2017.08.30
장정
페이지
534P
판형
크라운판
ISBN
979-11-88040-36-0
부가기호
강의자료다운
-
색도
정가
27,000원

중판발행 2024.04.05

개정판발행 2017.08.30

초판발행 2015.08.30


사람들은 가정, 직장, 학교, 사회에서 매일 주어진 일들을 하며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바쁜 일과 중에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해 잊고 살아간다. 나는 누구인가? 우리는 누구인가? 사람 개개인은 각자의 정체성이 있겠으나 우리는 인간으로서 모두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사람이 자신의 정체성을 몰라도 잘 살 수 있을까?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모든 사물은 각자의 목적이 있다고 하였다. 사물이 각자의 목적에 가장 잘 부합할 때 그것은 가장 탁월한 상태가 된다. 의자가 의자의 목적을 다할 때 피아노가 피아노의 목적을 다할 때 그것이 최선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인간으로서의 목적을 다할 때 인간의 최선의 상태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사람이 사람으로서의 목적을 구현하려면 먼저 인간의 목적을 알아야 한다. 만약 사람이 사람으로서의 목적을 모르고 산다면 그 목적을 구현할 수 없고 좋은 상태, 잘 삶을 이룰 수 없게 된다. 사람은 왜 존재하는가? 사람은 본래 어떤 존재인가? 사람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인간의 목적을 근본적으로 탐구하려면 이와 같은 질문들에 대한 깊고 넓은 성찰이 필요하다. 즉, 인간의 목적 구명은 인간의 본성, 정체성, 성향, 사명, 임무 등에 대한 포괄적 탐구와 관련된다.
인간이 본디 어떤 존재이며 무엇을 추구하여야 하는가는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수많은 사람들이 탐구한 근원적인 질문이며 학자들의 연구과제였다. 철학, 심리학, 사회학, 역사학, 자연과학 등 인간과 관련된 모든 학문이 사실 이 근원 문제를 탐구하였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학문은 인간의 탐구의욕을 배경으로 하며 인간의 잘 삶을 이루려는 목적과 관련되므로 이는 당연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인간의 근원적 관심은 바로 자신이 어떤 존재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이다. 그런데 이러한 근원적 관심은 모든 것이 빠르게 움직이는 현대 사회에 접어들면서 오히려 뒷전으로 밀려났다. 현대에는 “그것은 무엇인가?”와 “그것은 왜 그러한가?”와 같은 “정체성”과 “이유”에 대한 근원적 관심이 쇠퇴하고 “어떻게 할 것인가?”와 “어떤 효과가 있을 것인가?”와 같은 “방법”과 “기능”에 대한 관심이 팽만하여 있다.
무엇이 본래의 모습인가? 무엇이 최선의 상태인가? 무엇을 추구하여야 하는가? 이와 같은 근원적 질문을 잊은 채 사람들은 어느새 주어진 것을 그냥 하고 있고 어떻게 하면 보다 많이 효과적으로 그것을 달성해 내는가에만 골몰하고 있다. 인간의 본디 모습에 대한 근원적 성찰과 추구가 없는 삶은 나침반 없이 표류하는 배와 같다. 배가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으나 그것이 잘못된 방향인지도 모르고 가듯이 인간의 삶이 왜곡되고 잘못되어도 그것이 잘못인지도 모르고 사는 삶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사람들은 자신과 사회를 피폐화시키는 일을 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어떻게든 효과적으로 많이 빠르게 달성해내는 것이 잘하는 것이라 착각한다.
우리 시대는 진지함이 상실된 시대가 아닐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려고 하고 취직하려고 하고 대학에 들어가려고 한다. 왜, 무엇을 위하여, 무엇이 근원적으로 필요하고 좋은 것인지에 대한 깊고 진지한 성찰이 상실되었다. 그 결과 명문대를 진학하고 원하는 직장을 얻고 많은 돈을 벌고도 자살하는 것과 같은 비극적 사태를 보게 된다. 자신이 불행한 것뿐 아니라 범죄, 해킹, 사기, 도박, 폭력 등에 우수한 능력을 기울임으로써 타인과 사회도 불행하게 만든다. 이렇게 심각한 범죄를 생각하지 않아도 인간의 정체성과 목적에 대한 성찰의 부재는 무엇이 좋은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 없는 삶을 가져온다.
인간의 정체성과 목적이 무엇인지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것은 깊고 넓은 탐구와 성찰을 필요로 한다. 어쩌면 이 문제는 정답이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현대인들은 이런 정답을 찾기 힘든 추상적 탐구를 의미 없는 행동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에 대한 지속적인 탐구 과정은 분명히 보다 나은 인간의 삶을 만들 것이다. 우리가 어떤 거대한 산을 다 알 수 없다 하여도 지속적으로 탐사한 만큼 그 산의 실체는 더 많이 알게 되고 그 산을 오를 때나 그 산에서 생활할 때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거대한 산을 탐사하듯이 인간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은 엄청난 시간과 노력의 과정을 필요로 한다. 그것은 지식, 인격, 기술, 태도 등 다방면의 성숙과 관련된다. 인간과 인간이 사는 세계에 대한 넓은 지식, 인간과 세계를 대하는 자세와 기술,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다양한 체험 활동 등이 인간에 대한 앎을 돕는다. 바로 이러한 측면에서 인간 존재에 대한 성찰은 인간의 배움과 관련된다.
배움이란 인간이 지적, 인격적, 기술적, 영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이다. 이것은 한편으로는 인간이 스스로에 대한 앎을 더욱 깊이 있게 하는 과정이요 다른 한편에서 보면 본래의 인간, 완전한 인간으로 되어가는 과정이다. 즉, 배움은 인간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한 탐구의 과정인 동시에 그 목적을 구현하는 실천의 과정인 것이다. 그런데 현대인들의 배움에서 이러한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과 실천을 볼 수 있는가?
말로는 평생학습을 주장하고 있으나 진정 요람에서 무덤까지 참된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에 대한 깊은 성찰과 그러한 존재로 되기 위한 폭넓은 실천의 노력은 찾기 힘들고 어떻게 하면 특정한 수량적 목표를 잘 이룰 것인지에 혈안이 되어 있다. 유치원에도 들어가지 않은 아이들에게 영어단어를 얼마나 많이 외우게 하느냐가 가정에서 엄마의 학습 목표이다. 무엇이 아이에게 좋은 것인지에 대한 깊은 성찰보다는 선행학습, 남보다 앞서려고 하는 근시안적인 목표가 중요하다. 남보다 앞서서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그것은 성적, 대학입학, 결혼, 취업 등과 같은 또다른 목표들에 맞물려 있다. 과연 상대적으로 나은 성적, 좋은 대학, 좋은 배우자, 직장을 얻게 되면 그것이 그 아이에게, 인간에게 좋은 삶을 가져올 것인지에 대한 깊고 진지한 성찰 없이 그저 남들이 하니까, 세태를 따라 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가끔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잖아요.”라고 하면 선생님과 부모들은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공부해!”라고 한다. 아마 공부와 경쟁 사회에서의 성공과 실패, 이에 대한 강박관념이 강하게 자리하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그 과정상에서 괴로워하는 학생들에 대하여는 생각해 보았는가? 전교 1등 하던 아이가 전교 2등하였다고 투신자살하는 사태를 보고 무어라 말하겠는가? IVY리그, 국내 명문대 들어가서 자살하는 학생은 왜 그런가? 연봉이 수십억 되는 사람이 자살하는 경우는 무엇으로 설명해야 하는가? 그저 이 사람들은 이상한 별종이기에 그렇고 일반 사람들은 안 그렇다고 단정 지을 문제인가?
인간의 배움이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물음과 성찰에 뿌리박지 못하는 한 그것은 특정한 단편적인 기능을 높여줄 수 있을지언정 결코 인간에게 근원적이고 지속적인 행복, 좋은 삶을 가져다 줄 수 없다.
바로 이러한 배경과 문제인식에 터하여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이 책의 키워드는 인간, 삶, 배움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의 문제는 종합적인 사고를 요하는 근원적 질문으로서 먼저 깊은 철학적 성찰이 필요하나, 이에 더하여 인간은 실제 삶의 현장에서 활동하는 존재이기에 그 삶의 구체적인 양상을 살펴보아야 하며, 인간은 정태적 존재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존재로서 특히 인간성의 완성을 지향하여 자라가는 존재이기에 인간을 논함에 있어서 배움에 대한 탐구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이러한 취지에서 1부에서는 인간의 합리성, 자연성, 본래성, 영성의 네 차원의 특성을 통해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고찰하고, 2부에서는 인간의 삶의 구체적 양상들을 정치적, 문화적, 종교적인 영역을 통해 살펴보며 이 영역들은 각기 인간의 배움과 어떠한 관련을 맺고 있는지 고찰하였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인간 배움의 구체적 문제들과 관련하여 무엇이 좋은 배움이며 이것이 어떻게 이루어지며 좋은 인간성을 실현할지를 구체적으로 고찰하였다.
이 책은 특정한 독자층 없이 누구나 폭넓게 읽는 교양 도서이다. 물론 <교육과 인간>, <교육학개론>, <교육철학> 등 대학교양과목 및 교육학 과목의 교재로도 쓰일 수 있겠으나 글쓴이의 의도는 이 책을 통해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인간과 배움에 대해 두루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나를 이 자리에 있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나의 영적인 스승인 예수님과 공자님께 감사드리며 나를 지도해주신 많은 은사님들, 특히 강선보 교수님, Robert Roemer 교수님께 감사드린다. 낳으시고 기르신 부모님과 사랑으로 힘이 되어주는 우리 가족들, 사랑하며 존경하는 나의 제자들에게 감사드린다.
바쁜 일정에도 추천사를 써주신 한국교육철학학회 회장 고려대 신창호 교수님께 감사드리며 또한 출판을 맡아 수고해 주신 박영사에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정유년(2017) 팔월 삼십일 수리산 자락에서
심 승 환

저자소개
심 승 환
[약 력]
서울고등학교 졸업
고려대학교 교육학과 졸업
고려대학교 대학원 교육철학 전공 석사
Loyola University of Chicago, Ph.D.(박사)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현재 안양대학교 교수
한국교육학회 사무국장, 한국교육사상연구회 감사

[저서 및 역서]
Two Model Teachers Jesus and Confucius (PA: Xlibris)
가르침과 배움의 철학 (교육과학사)
탈구조주의와 교육 (교육과학사)
현대 교육철학의 다양한 흐름 (학지사, 공역)
교육철학 및 교육사 사유와 실천 (신정출판사)
사고와 표현 열린 생각 즐거운 소통 (태학사)

[주요논문]
A Philosophical Investigation of the Role of Teachers: A Synthesis of Plato, Confucius, Buber and Freire (Teaching and Teacher Education)
A Study on the Significance of Spiritual Learning and Teaching Through Augustine's Confessions (Religious Education)
인간 본성의 교육적 의미: 합리성, 자연성, 본래성의 통합적 고찰 (교육철학연구)
교육철학 연구의 학문지도 (교육사상연구)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의 종합적 고찰을 통한 가르침의 목적 고찰 (한국교육학연구) 외 다수

제1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제2부 삶의 유형과 배움
제3부 바람직한 배움이란 무엇인가